[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윗사람을 해치는 세 유형의 간신] [ooo의 '反혁신 DNA'] ['진짜 같은 가짜'가 더 문제다]

뚝섬 2020. 8. 5. 06:14

 

윗사람을 해치는 세 유형의 간신

 

공자는 군자(君子)의 세 유형으로 인자(仁者) 지자(知者) 용자(勇者)를 말했다. 적어도 이 중 하나에만 해당해도 군자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자는 불우(不憂), 지자는 불혹(不惑), 용자는 불구(不懼)라고 했다. 인자는 공적인 일에 진정 애정을 쏟기 때문에 사사로운 근심은 없다는 뜻이다. 지자는 그릇된 사람이나 일에 미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용자는 매사에 떳떳하고 당당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공자는 '주역(周易)'을 풀이한 계사전(繫辭傳)에서 그 반대 유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움[德]이 두텁지 못하면서 지위가 높거나, 사리(事理)에 대한 앎이 작으면서 도모하는 바는 크거나, 역량은 작으면서 맡은 바가 무거우면 화(禍)를 당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이 셋은 각각 인자·지자·용자와는 반대되면서 높은 공직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첫째에 해당하는 인물은 누가 뭐래도 질문하는 기자를 향해 "××자식"이라고 욕하고 끝내 직접 사과하지 않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일 것이다. 둘째는 느닷없는 '천도론'으로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킨 같은 당 김태년 원내대표 말고 또 누가 있을까? 하긴 홍남기 경제 부총리도 이 분야의 만만찮은 경쟁자다.

그러면 셋째, 즉 별로 떳떳하지도 못하고 역량은 안 되면서 무거운 임무를 맡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 지면에 자주 등장했기에 일단 제쳐두고 생각하니 곧바로 떠오르는 인물은, 군인다운 기개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군료(軍僚)'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다. 나라를 지키라고 했더니 여기저기서 구멍이 새는데도 자기 자리 지키느라 여념이 없다.

공자는 세 발 쇠솥[鼎]의 비유를 끌어들여 이렇게 될 경우 "솥의 발이 부러져 임금에게 바칠 음식을 엎었으니 흉하다"고 풀었다. 신하들이 맡은 바를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피해는 임금에게 돌아간다는 말이다. 불인(不仁), 무지(無知), 비겁(卑怯)이 극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다.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조선일보(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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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의 '反혁신 DNA'

 

"한국형 혁신 모델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시내 면세점 사업을 법안 하나로 뿌리째 뒤흔든 정치인입니다."

면세점 업계 임원 A씨는 최근 기자와 통화하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불가론(不可論)'을 쏟아냈다. 홍 후보자는 민주통합당 의원이던 2012년, 면세점 사업권을 5년마다 원점에서 다시 심사하도록 규정한 이른바 '5년 한시법'을 주도했다. 이 법이 처음 적용된 2015년 겨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이 사업권을 잃었다. 연 매출 6000억원을 올리던 월드타워점은 6개월 넘게 문을 닫았고, 워커힐면세점은 결국 사업을 접었다. 직원 2200여 명이 일터를 떠나야 했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5년 한시법'을 '홍종학 법'이라 부르며 기업가 정신을 파괴한 대표적인 악법으로 꼽는다. 치열한 기업 간 경쟁과 '창조적 파괴'를 통해 경제 성장이 이뤄진다는 슘페터의 혁신(innovation)론에 정면 배치된다는 것이다.

 

2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시내 대형 면세점은 한국 면세점 업계가 창조한 '작품'이다. 한국 기업들이 공항에서 운영하던 면세점을 막대한 투자를 통해 시내에도 열어 편리한 쇼핑 서비스를 제공했다. 해외여행 붐을 타고 중국 관광객이 몰려들자 외환을 긁어모으는 창구가 됐다. 중국과 일본의 벤치마킹이 잇따르면서 "첨단 IT 분야 못지않은 혁신 유통 모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홍 후보자는 다른 기준을 갖고 있었다. "재벌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독식한다"며 '5년 한시법'을 밀어붙였다. "기업이 장기 투자를 꺼리고, 고용 안정도 보장하기 어려울 것",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엔 면세점 사업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 등 지적이 잇따랐지만 허사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사드 보복으로 방한 중국 관광객이 반 토막 나자 면세점 상당수가 개점휴업을 면치 못했다. 새로 사업권을 딴 면세점들은 개장 연기만 바라고 있다. "나눠먹기식 운영으로 국내 면세점 경쟁력이 하향 평준화됐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홍 후보자가 추진한 정책을 지켜본 이들은 "쏟아지는 의혹에 대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보다, 혁신에 대한 그의 시각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한다. 경쟁과 혁신을 통한 성공이라는 경제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를 무시하는 것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는 결격이라는 지적이다. 대기업 고위 임원 B씨는 홍 후보자가 2000년 발표한 '진화가설 대 암세포 가설' 논문을 보고 그의 머릿속에 '재벌=암세포'라는 등식이 깊이 새겨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혁신 가치를 최일선에서 이끌고 전파해야 할 부처다. 치우친 이념으로 혁신 성장을 가로막는 대표적 악법을 만든 홍 후보자가 혁신 성장을 이끌 부처를 이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벤처 중기인들은 "우리에겐 진정한 혁신 리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홍 후보자는 이런 바람을 이뤄줄 비전과 역량을 갖췄는가.

 

-채성진 산업1부 차장, 조선일보(1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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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가짜'가 더 문제다

 

홍종학 장관 후보자의 僞善은 左右 아닌 진짜·가짜의 문제
공직자가 似而非면 나라 해쳐…  

 

이건 좌우 문제가 아니다. 왼쪽에도 오른쪽에도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 진짜 같은 가짜가 더 문제다. 앞에선 정의를 말하지만 뒤로는 제 잇속을 챙기는 이를 '사이비(似而非)'라 한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감히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가 신고한 재산(49억5000만원)이 대한민국 가구 평균 재산(2억9533만원) 16배에 이르고 매년 1억2000만원 임대 수입을 올리기 때문이 아니다. 딸이 열한 살 때 20년 직장인 재산보다 많은 8억6000만원을 외할머니한테 증여받았기 때문도, 엄마가 어린 딸에게 2억2000만원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신종 '절세 기술'을 부렸기 때문도 아니다. 입으로는 부()의 대물림을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은 상속 이익을 챙긴 위선(僞善)이 문제다. 특목고 폐지를 주장하더니 자식을 특목중에 보낸 '말 따로 행동 따로'가 문제다. 그러고도 장관 되겠다고 나섰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진짜 같은 가짜'는 2500년 전에도 큰 문제였던 모양이다. 공자는 "사이비를 미워한다"고 했다. '군자인 척하는 사이비'[鄕愿·향원]를 가리켜 "덕(德)을 해치는 도적[賊]"이라고 했다. 명백한 가짜보다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더 크기 때문이다. 명백한 가짜는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진짜 같은 가짜는 본색이 세상에 드러나기 전까지는 진짜인 줄 안다. 맹자가 자세히 해설했다. "그(사이비 군자)의 태도는 충실하고 신의가 있는 것 같고, 그의 행동은 청렴하고 결백한 것 같다.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며 자신도 스스로 옳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와 함께 참다운 성현의 길로 갈 수 없다." 논에 뿌리내린 피가 더 문제인 까닭은 겉모습이 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이비가 미친 폐해는 지금 인터넷 공간에 두루 퍼져 있다. 진영 논리에 갇힌 댓글이 넘친다. "세금 다 냈다는데 뭐가 문제냐" "좌파라고 가난해야 하냐" "재벌 기업 상속이나 비판해라" 같은 내용인데 모두 핵심에서 벗어났다. 사인(私人)이라면 불법이 아닌 한 상속이나 절세를 문제 삼을 수 없다. 사인이라면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자라도 큰 문제가 아니다. 공직자는 사정이 다르다. 공직을 맡은 이가 사이비라면 '나라를 해치는 도적'이 되기 때문이다.

 

홍 후보자는 4년 전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교훈이 될 만한 좋은 말을 많이 했다. 그중에는 유대인 최초 미 연방대법관이었던 루이스 브랜다이스(1856~1941)가 "햇볕이 가장 좋은 살균제이고, 전등(電燈)이 최고의 경찰관"이라고 했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 문제를 드러내면 사람들이 고치게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동감이다. 곰팡이는 햇볕에 드러나면 저절로 사라지기 마련이다. 다만 그 말은 남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도 적용된다.

눈처럼 깨끗해야만 '겨 묻은 개'를 나무랄 자격이 있다는 말이 아니다. 홍 후보자가 시민단체 대표로, 대학교수 신분으로 한 말은 비록 위선일지라도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면 들어야 한다. 그 사람의 겉과 속이 같은지 다른지 여부는 관심 대상이 아니다. 공직자가 아니라면 굳이 따져 물을 필요가 없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엊그제 "신문 칼럼니스트가 '부의 대물림은 안 된다'고 썼다고 장모가 증여해주겠다고 하는데 안 받겠나"라며 홍 후보자를 옹호했다. 사인과 공직자의 차이를 혼동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 정권 핵심 인사의 공사(公私) 관념이 이 정도이니 '진짜 같은 가짜'가 넘친다. 신문 칼럼니스트도 공직에 나선다면 같은 검증을 받아야 한다.

정약용은 '목민심서' 첫 문장을 이렇게 썼다. "목민관은 구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미관말직도 그러한데 나라의 장관 자리를 가짜에게 맡길 수 없다. 좌우 문제가 아니다. 진짜냐 가짜냐의 문제다. 코드 인물 중에도 진짜가 있을 것 아닌가.

 

-이한수 여론독자부 차장, 조선일보(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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