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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자발적 기부율 0.2%가 보여주는 현실] [100억이면 코스닥 기업 어디든 공격 가능, 이게 ‘공정경제’는 아닐 것] [산은 회장이 ‘與 20년 집권’ 외쳐, 최소한의 분별도 버렸나]

뚝섬 2020. 9. 24. 06:32

 

[재난지원금 자발적 기부율 0.2%가 보여주는 현실]

[100억이면 코스닥 기업 어디든 공격 가능, 이게 ‘공정경제’는 아닐 것]

[산은 회장이 ‘與 20년 집권’ 외쳐, 최소한의 분별도 버렸나]

 

 

 

재난지원금 자발적 기부율 0.2%가 보여주는 현실

 

민주당이 1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결정하면서 '1조원 기부금'을 선전했지만, 실제 순수 기부금은 287억5000만원에 그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당시 민주당 이해찬(가운데) 대표와 김태년(오른쪽)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서약서를 들고 있다.

 

지난 5~8월 전 국민에게 지급된 1차 코로나 지원금 14조여원 중 국고로 기부된 금액은 1.9%인 2803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90%는 마감 날까지 신청하지 않아 기부로 간주된 돈이다. 이들 대부분은 공무원, 대기업 임원 등 사실상 강제 기부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지 않고 직접 기부 의사를 밝힌 자발적 기부금은 전체 지원금의 0.2%인 287억원에 불과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하위 50%’에서 ‘하위 70%’로, 다시 ‘전 국민’으로 확대하면서 ‘자발적 기부’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고소득자나 안정적 소득자 등 전체의 10~20% 국민이 지원금을 반납해 최대 2조원이 국고 환수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호 기부에 나서고, 세액공제 혜택까지 부여하면서 ‘제2의 금 모으기’ 캠페인까지 벌였는데 결과는 이렇다. 1조원 이상 회수될 기부금을 실업자 지원용 고용보험 재원으로 쓰겠다고 했지만 환상에 불과했다.

 

기부율 0.2%’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공짜 돈’은 돈이 많은 사람이냐 아니냐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유혹이 된다. 이것이 ‘현실’이다. 전 국민에게 현금 살포는 거대한 블랙홀과 같은 것이다. 국민이 한번 ‘공짜 현금 맛’을 알게 되면 돌이키지 못한다는 것은 남미와 남유럽의 실패 국가들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엊그제 국회에서 통과된 2차 재난지원금도 국민 46%가 ‘모든 사람에게 다 뿌려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했다. 이미 국민 사이에 ‘공짜 현금’ 기대 심리가 형성됐다. 여당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통신비 2만원 지원에 1조원 가까이 쓰겠다고 했다. 4000억원으로 깎자 이번엔 제외된 연령층에서 반발이 일었다.

 

지난 총선에서 여야 모두가 현금 살포의 위력을 실감한 것도 심각한 문제다. 자발적 기부율이 0.2%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현금의 위력을 새삼 증명했다. 앞으로 정권은 선거에 불리할 경우 반드시 현금 살포 카드를 빼 들 것이다. 코로나와 같은 핑계는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득표 경쟁을 하는 야당도 이를 견제할 수 없다. 나라가 구조적으로 포퓰리즘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나의 투자 손실을 다른 사람 세금으로 메꿔준다는 황당 펀드를 대통령이 내놓는다. 유력 대선 주자는 은행 대출을 안 갚아도 국민 세금으로 메워준다는 ‘기본 대출’ 구상까지 내놓았다. 야당도 ‘기본 소득’을 제1 정책으로 채택했다. 한때 재정 모범국으로 칭송받던 나라가 불과 몇 년 만에 재정 중독 국가로 가고 있다.

 

국민은 그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한다. 복지제도가 지속 가능하려면 수혜자이자 납세자인 국민이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번 것 이상으로 쓰는 사람이 망하듯 그런 나라도 망할 수밖에 없다. 번 것 이상으로 써도 괜찮다는 정치인부터 가려내야 한다.

 

-조선일보(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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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이면 코스닥 기업 어디든 공격 가능, 이게 ‘공정경제’는 아닐 것

 

손경식 경총 회장이 23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찾아가 민주당이 추진 중인 '기업 규제 3법'이 원안대로 국회에 통과되는 것을 저지해달라고 요구했다. /뉴시스

 

대주주 의결권을 3% 이내로 묶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도가 민주당 방침대로 실시되면 상당수 대기업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원하는 감사위원이 뽑힐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 많으면 기업들이 경영권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아예 투기자본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안뿐 아니다. 지금까지는 소수주주가 임시주총 소집이나 이사·감사 해임 청구, 회계장부 열람 청구 등의 권한을 행사하려면 ‘6개월 이상 주식 의무 보유’ 요건을 채워야 했다. 5년 전 삼성물산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을 겨우 방어한 것도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 보유 기간 6개월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법을 바꾸면 ‘6개월 보유’라는 최후의 방어 장치마저 없어지게 된다. 언제든 주식 3%만 모으면 사흘 만에 소수주주권으로 기업을 공격할 수 있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코스닥 기업들도 공격 대상이 된다. 100억원이면 코스닥 상장사의 85%인 1170곳을 노릴 수 있다. 정부가 혁신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신기술 벤처기업들부터 사냥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로 시가총액 6조원의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한 씨젠도 특정 세력이 2000억원만 모으면 경영권을 넘볼 수 있다. 이러니 기업들이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본체만체한다. 야당도 기업의 호소를 반영한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방어 수단을 잃어버리면 사업 확장·발전보다는 경영권 지키기가 최우선 과제가 된다. 누구에게 도움이 되나. 이것이 경제 민주화의 목적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정부가 “경제 전시 상황”이라고 할 정도로 경제 위기 국면이다. 어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정유, 화학,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의 한국 기업 실적 부진을 경고하고 향후 1년간 부정적 등급조정이 긍정적 등급조정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충격적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뿔을 고치려다 소를 잡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조선일보(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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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회장이 ‘與 20년 집권’ 외쳐, 최소한의 분별도 버렸나

 

이동걸(왼쪽) 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 전기 출판기념회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전기 만화책 출판기념회에서 “이 전 대표가 하신 말씀 중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것이 ‘우리(민주당)가 20년 (집권)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며 “민주 정부가 벽돌 하나하나 열심히 쌓아도 그게 얼마나 빨리 허물어질 수 있는지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가자!’고 외치면 모두가 ’20년!'으로 답해달라. 30년, 40년을 부르셔도 된다”고 건배사를 제안했다. 정치인도 아닌 국책은행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특정 정당의 장기 집권을 노골적으로 기원한 것이다. 이런 일은 처음 보는 것이어서 산은 회장 발언 맞느냐고 고개를 갸웃거린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 회장은 얼마 전 산업은행 수장으로서 26년 만에 연임이 확정됐는데 그에 대한 감사 표시를 이렇게 하는 건가.

 

덕담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이 회장 발언은 그런 차원이 아니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연간 40조원이 넘는 자금을 중소·중견기업에 공급·관리한다.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 정치를 하는 곳이 아니다. 그런 조직의 수장이 ‘여당 20년 집권’과 같은 너무나 노골적인 정치 구호를 외친다니 지금 산업은행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산업은행은 대북 불법 송금이란 범죄를 저질렀는데 이 회장의 여당 20년 집권 구호는 그 같은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처럼 들린다.

 

전 정권 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한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해 "본분을 망각한 망발”이라며 탄핵소추안까지 발의한 게 지금의 민주당이다. 그런 민주당이 정권을 잡자 국책은행장이 공개 석상에서 ’20년 집권으로 가자'고 한다. 민주당 인사들은 웃고 박수를 친다. 직분에 따른 분별을 지키고 국민의 시선을 의식해 자중하는 것은 이 정권의 오만한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덕목인 듯하다.

 

-조선일보(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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