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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이 하면 10만명 모여도 ‘살인자’ 집회 아니란 건가]

뚝섬 2020. 11. 14. 07:08

개천절 오후 서울 광화문에 집회 참석을 막는 경찰 버스 차벽이 세워져 있다. 이날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는 4대문 주변 도심 도로에서는 경찰이 임시 검문소를 설치해 일반 행인의 통행도 막았다. / 장련성 기자

 

정세균 총리가 민노총 등 좌파 단체들이 14일 전국 70여 곳에서 열기로 한 ‘민중 대회’ 집회와 관련해 “집회를 재고해 달라”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국민 걱정을 존중해 대규모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했다. 코로나 확산이 걱정은 되지만 공권력으로 집회를 막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민노총은 집회 인원을 1만6000명으로 당국에 신고했지만 “10만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렇다면 코로나 창궐 이후 최대 규모이고 불법 집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경찰은 “주최 측에 방역 수칙 준수를 요청했다”며 “당일 상황을 보고 필요에 따라 통제할 것”이라고 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방역 기준을) 이행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상 ‘방역’을 민노총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정부 비판 단체의 개천절 집회를 앞두고는 “어떤 관용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반사회적 범죄를 집회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옹호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사회적 범죄’라고까지 했다. 경찰이 집회 참여자는 현장 체포하고 손해배상 청구까지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감염 위험도 없는 차량 행진까지 막으려 들었다.

 

실제 정부와 경찰은 개천절과 한글날 서울 광화문광장에 경찰 버스 300대를 이어 붙인 총연장 4㎞짜리 ‘재인 산성’을 세워 도로와 인도를 갈라놓았다. 경찰 1만여 명이 곳곳에서 불심검문을 한다며 집회 참가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 통행까지 막으면서 근처 상인들이 수백만원어치 음식 재료를 내다 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를 본 외신 기자들이 “평양에서도 못 본 장면” “서울이 미쳤다”고 할 정도였다. 광화문이 봉쇄된 그 시각 전국 놀이공원과 산, 쇼핑몰은 휴일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지만 아무런 제재도 없었다. 방역이 목적이 아니라 정부 비판 시위를 봉쇄하려 코로나를 이용한 것이다.

 

그랬던 정부가 민노총이 집회를 한다고 하자 전혀 다른 대응을 한다. 정부 비판 단체 광복절 집회에 대해서는 “살인자”라고까지 했던 정부다. 그런데 민노총 집회에 대해선 “코로나 확산 우려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13일 코로나 확진자는 191명에 이르고 최근 엿새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개천절 직전인 10월 1일과 2일의 77명, 63명에 비해 몇 곱절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감염 확산 위험이 증가했는데도 ‘우리 편’ 민노총 집회를 합리화하기 위해 사실 호도까지 한다. 똑같이 사람이 모이는 집회인데 민노총이 하면 감염 위험이 낮고 정부 비판 단체가 하면 ‘살인 위협’이 되나. 코로나를 이용해 방역 정치를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2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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