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수치심 모르는 운동권 독재] [끝없는 뒤집기 神功]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안합니다”]

뚝섬 2020. 11. 30. 06:14

[수치심 모르는 운동권 독재] 

[끝없는 뒤집기 神功]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안합니다”] 

 

 

 

수치심 모르는 운동권 독재

 

‘괴물과 싸우다 괴물 되지 말라’
독재와 싸우다 독재에 물든 文정권
食言·말 뒤집기·궤변·안면 몰수…
尹징계·신공항·공수처로 폭주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지 말라. 일찍이 니체는 이렇게 경고했다. 인간 군상(群像)에서 예를 들자면 돈만 알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평생 증오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그런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해 있다거나, 비열한 라이벌과 경쟁하다가 어느새 그보다 더 비열해진 자신을 발견한다거나…. 소설이나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쓰이는 건 그만큼 우리 삶에서 왕왕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일 게다.

2020년 대한민국의 집권세력에게서 그런 괴물의 모습을 본다. 독재라는 괴물과 싸우다가 자신도 모르게 독재에 물든. 목적을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을 합리화한다는 좌파 운동권 논리가 체화(體化)된 그들. 권력을 쥐고서도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한다’는 위험한 비민주적 도그마에 사로잡혀 폭주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목적이란 게 뭔가. 말이 좋아 ‘주류세력 교체’지, 이미 입법 사법 행정 3권을 사실상 장악하고 주류세력 교체를 이룬 터에 걸리적거리는 거라면 뭐든 휩쓸어 버리고 가겠다는 식으로 내달리는 이유는 한 가지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한번 잡은 권력을 결단코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는 지독한 권력욕. 문재인 대통령이 이 땅에 만든 ‘한번도 경험 못한 나라’를 이대로 쭉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권력을 지키고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식언(食言)을 밥 먹듯 하고, 말 뒤집기쯤은 예사이며, 궁지에 몰려도 궤변으로 말 같지 않은 변명을 늘어놓고, 그래도 안 되면 안면몰수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어쩔래’ 한다. 듣는 사람은 숨이 턱 막히지만 자신들은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사람 사는 세상’, 아니 우리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을 써도 좋다고 자기 합리화를 한다. 그러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마냥 당당한 것이다.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아수라장도 ‘문파 장기집권’의 탄탄대로를 까는 데 돌멩이처럼 삐죽 튀어나와 걸리적거리는 사람을 쓸어버리고 가려다 일이 커진 것이다. 아무리 문 대통령이 직접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하라’고 했다고 감히 손을 대다니…. 알아서 기지 않는 검찰총수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문재인 나라’를 세우는 데 거슬리는 존재도 없을 것이다.

 

이미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멈췄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팀은 공중분해됐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라임 옵티머스 등 정권의 개입 연루 의혹 사건들의 수사는 권력의 입김으로 고사(枯死) 직전이다. 그런데도 허울뿐인 모자를 쓴 윤석열을 찍어내 다른 검사들도 감히 산 권력을 들여다볼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려다 이 난장(亂場)을 벌이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추 장관이 내세운 윤 총장 징계 및 직무정지 사유가 너무 졸렬하다. 첫째로 든 중앙일보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때 일이다. 그때야말로 윤석열이 날이 시퍼런 칼을 휘두르며 정권이 내린 적폐청산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때. 오죽 딱 떨어지는 건수가 없으면 자신들이 ‘충견(忠犬)’으로 부릴 때 일부터 첫째로 들이민 것이다. 다른 사유들도 없어 보이긴 매한가지지만.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대통령이 침묵을 깨라, 직접 나서서 해결하라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과연 제3자로 심판할 자격이 있나. 윤석열이라는 칼로 적폐청산의 칼바람을 일으키고, 산 권력에 엄정하라고 영혼 없는 립 서비스를 한 뒤, 진짜 산 권력에 손대자 추미애를 ‘상전’으로 세워 윤석열의 손발을 묶은 사람이 누군가. 오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막장 드라마의 각본가이자 연출가는 바로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새누리당 소속 경남 고성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자 ‘재·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며 이를 자당 당헌에도 집어넣었다. 그런데 70대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은 아무렇지 않게 그 규정을 휴지통에 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부산 표심을 흔들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던진 뒤 특별법을 만들어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독재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수단을 가리지 않는 통치 행태를 말한다. 윤석열 징계 사태와 신공항 사달을 보라. 더구나 ‘야당의 비토권 보장’을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탄생의 핵심 명분으로 내세운 뒤 이번에는 법을 바꿔 비토권을 빼앗겠다는 무도한 정치가 독재 아니고 뭔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폭력과 다를 바 없다.

-박제균 논설주간, 동아일보(20-11-30)-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끝없는 뒤집기 神功

 

프레임 장악력 남다른 정권… 법치 파괴는 검찰 개혁, 평판 조회를 불법 사찰로
유권자가 정신 바짝 차려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사람들은 ‘뒤집기 신공(神功)’이다. 정치적 ‘설정’ 변경을 공깃돌 다루듯 하는 프로그래머다. 야당은 발 벗고 뛰어도 안 된다. 저들은 20대 초반부터 학생회 선거를 치르면서 뒤집기를 몸에 익혔다. 6·25 남침을 전쟁 유도설로 바꿔 학우를 홀렸다. 이젠 해수부 공무원 피살도 평양의 귀에 거슬리지 않게 맥락을 뒤집는다. ‘총격 피살’이란 팩트를 ‘월북 사망’ 의혹으로 물타기한다. 최근 벌어진 검란의 시발은 “법무장관이 99% 가해자인 일방 폭행 사건”인데, 양쪽에게 과실이 반씩 있다는 식으로 ‘추·윤 쌍피 사건’으로 만든다.

 

지난봄 야당은 4·15 총선을 조국 사태가 빚은 정권 심판이라며 자기네 승리가 유력하다고 봤다. 게다가 코로나 위기까지 겹쳤으니 선거는 하나 마나란 성급한 판단도 했다. 그러나 가구당 재난지원금 100만원, 팬데믹의 ‘국기 결집 효과(Rally round the Flag)’, 즉 국가 위기 때 국민들이 정부나 지도자를 전폭 지지하는 현상이 진즉 판세를 뒤집었다는 걸 몰랐다.

 

프레임(frame)이란 원래 필름의 한 토막이나, 창틀, 골격 등을 뜻한다. 인식론적으로는 ‘어떤 문제를 바라볼 때 본질과 의미를 규정하는 직관적 틀’을 말한다. 가장 흔한 사례가 ‘물컵에 물이 절반밖에 안 남았네’ ‘절반이나 남았네’라고 보는 상반된 인식이다.

 

오거돈 전 부산 시장의 성추행 땜에 내년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는데, 현지 유권자들은 가덕도 신공항에 온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것들’이 자꾸 안 된다고 하는 데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여당은 그곳 분들의 인식 속에서 ‘오거돈’을 몰아내고 ‘가덕도’를 심어놓는 프레임 전환에 성공하고 있다.

 

작년에 일본이 한국에 수출하는 불화수소 같은 전략 물자를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고 통보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어느 날 보니 문재인 정권은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것 같은 프레임을 짜고 있었다. 대통령이 직접 “가해자 일본에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이를 앙다물었고, 당시 조국 민정수석은 항일 의병을 들먹이며 죽창가를 외쳤다. 과거에도 성공 확률이 꽤 높았던 반일(反日) 프레임은 ‘토착 왜구’란 프레임으로 진화했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농락한 ‘윤미향 사태’ 때도 효과를 발휘했다.

 

저들은 ‘농단(壟斷)’과 ‘개혁’이라는 상반된 프레임을 갖고 있다가 상대에겐 ‘농단’을 씌우고 자기들은 ‘개혁’을 독점한다. 윤석열 총장이 지휘했던 ‘살아있는 권력’ 수사는 ‘사법 농단’이고, 추미애 장관이 전횡한 인사 폭거는 ‘검찰 개혁’이 된다. 앞 정부가 ‘국정 농단’ 스캔들로 무너졌으니 국민 귀에 익은 ‘농단’이란 말이 퍼뜨리는 바이러스 효과는 대단하다. 당신은 농단 편인가 개혁 편인가 하는 섬뜩한 질문을 들이댄다.

 

적폐 청산, 네 글자에는 피아를 가르는 기막힌 프레임이 들어있다. 이명박 박근혜는 적폐의 줄기요, 노무현 문재인은 청산의 계보라는 프레임이다. 사람이 먼저다, 라는 슬로건에는 노조원과 비납세자가 먼저고 기업인 납세자는 나중이라는 프레임이 숨어있다.

 

정부도 기업도 사람을 만날 때 ‘평판 조회’를 한다. 그런데 공판 검사를 위해 판사에 대한 세평(世評)을 알아본 것을 추 장관은 ‘불법 사찰(査察)’이라고 뒤집는다. 사찰이란 말에는 도청, 미행, 계좌 추적 같은 음험한 그림자가 배어 있어 대국민 설명도 필요 없다. 야당은 설명하려다 진다.

 

씨름판 뒤집기처럼 저들도 상대가 들어오는 힘을 역이용한다. ‘성추행 단죄’ ‘인사 전횡 추궁’을 ‘신공항 변경’ ‘불법 사찰’로 되받아치면서 상대의 공격력을 내 힘으로 전환한다. 핵심은 스피드다. 기술이 빨라야 눈 깜빡할 사이 상대를 모래밭에 누인다. 야당은 나동그라진 뒤에야 그게 뒤집기 기술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야는 여를 못 따라간다. 뒤집기에 홀린 유권자를 원상태로 돌려놓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김광일 논설위원, 조선일보(20-11-30)-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안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앞둔 2016년 말 서울대 재학·졸업생 커뮤니티 사이트 ‘스누라이프’에 새누리당 의원들 휴대전화가 공개됐다. 탄핵 찬성을 압박하기 위해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라는 뜻이었다. 글쓴이는 “탄핵만이 살 길”이라며 30시간을 들여 국회 홈페이지 등을 검색해 만들었다고 했다. 전화번호는 급속히 퍼져나갔다. 그맘때 스누라이프는 ‘최악의 동문상’도 만들어 우병우 민정수석을 1위로 뽑았고, 조국 교수는 “저희 학교 학생들이 뽑았다”고 자랑하며 인용했다. 몇 년 뒤 자신이 최악의 동문에 오를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며칠 전 스누라이프에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는 13가지 사유를 들며 박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글쓴이는 “두 집 살림한다고 검찰총장 잘랐을 때 욕했는데 이번에 사찰한다고 검찰총장 찍어내는 거 보니 욕할 것도 아니었다. 미안합니다”로 글을 시작했다. “원전 때문에 ‘죽을래’라는 걸 보니 문체부 공무원 좌천시킨 건 정상 인사”라고 했다.

 

▶”최순실 딸을 욕했는데, 조국씨 아들딸의 서류 위조를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성실한 노력”이라고 했다. “국민은 집 사지 말라며 집값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라고 한 건 서민 위한 선견지명”이라고 했다. “사과하고 질문은 왜 안 받냐고 욕했는데 사과라도 하는 건 인품이 훌륭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정부가 최악이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과거에도 대통령 임기가 중반을 지나면 ‘차라리 OOO이 나았다’는 개탄이 나오곤 했다. 이명박 대통령 때도 “노무현 때가 나았다”는 말이 있었고 박근혜 대통령 때도 “차라리 이명박”이라고 했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한계였다. 그래서 퇴임을 앞둔 대통령의 측근들은 “우리 대통령이 그리워지는 날이 올 것”이라곤 했다. 언젠가 명예 회복의 날이 온다는 얘기였다.

 

▶문 대통령은 얼마전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되곤 했다. ‘노무현은 한미 FTA 등 나라에 꼭 필요한 일은 했는데 문 대통령은 뭐하냐’는 식이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스스로 못난 모습을 보여 노무현을 명예 회복시켰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제는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명예 회복시켜줄 모양이다. 4년 전 촛불 집회에선 “박근혜를 뽑아 자식에게 미안하다”는 말이 나왔는데 이제 “박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촛불’을 등에 업은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 환호는 어느새 “경험 못한 최악 정부”라는 말에 덮였다. 되풀이되는 역사가 두려울 따름이다.

 

-이동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0-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