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키라 했더니 주인 행세’ 바로 이 정권 얘기 아닌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을 감사하는 감사원을 겨냥해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든다” “주인 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 행세를 한다”고 했다. 집 주인은 정권인데 왜 감사원이 주인 행세를 하느냐는 것이다. 주인이 탈원전 하겠다는 데 왜 간섭이냐는 것이다. 참으로 오만한 발상이다.
나라의 주인은 정권이 아니라 국민이다. 5년 임기 정권은 국민이 5년 동안 행정부 운영을 맡긴 것에 불과하다. 집으로 치면 5년 전세 사는 것과 같다. 전세 사는 사람은 벽지를 바꾸는 도배 정도는 할 수 있지만 기둥을 뽑고 벽을 허물어선 안 된다. 국가 에너지 정책의 뿌리를 뽑은 탈원전은 기둥을 들어낸 것이다. 지난 대선에선 유권자 60% 가까이가 문재인 대통령을 찍지 않았다. 임기도 1년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전세 든 처지에 제멋대로 집 기둥을 뽑고 벽을 허문 정권이 그 과정을 감사받게 되자 ‘주인에게 덤비지 말라'고 한다.
대통령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탈원전을 결정했다. 이 충격적인 결정에 참여한 전문가는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없는 것이다. 국회는 고사하고 국민 공론화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 비전문적이고 즉흥적 결정으로 50년간 수많은 사람이 피땀 흘려 이룩해온 원전 기술과 산업이 송두리째 무너질 판이다. 7000억원 들여 새것이나 다름없이 만든 원전을 경제성 평가를 왜곡 조작해 폐쇄했다. 조작을 숨기려고 공문서를 삭제했다. 신한울 3·4호기도 어정쩡한 상태로 건설이 멈춰서 있다. 5년 대통령이 국가 백년대계를 마음대로 흔들 수 있는가. 임기 후 몰아닥칠 후폭풍을 문 대통령은 어떻게 책임질 건가.
5년 정권이 집 대들보를 들어낸 일은 헤아릴 수도 없다. 제멋대로 빚을 내 국가부채가 무려 340조원이나 늘어나게 됐다. 상상도 못한 일이다. 지역 토건사업에 매표용 돈을 뿌리려고 타당성 조사까지 없애버렸다. 거의 모든 전문가가 권하는 선별 재난지원금을 거부하고 선거용으로 전 국민에게 뿌렸다. 또 뿌리겠다고 한다. 4년 전 결론 난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고 10조원을 들여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겠다고 한다. 부산시장 선거 때문이다.
선거법을 선거 당사자인 야당이 반대하는데도 마음대로 뜯어고치고 나라의 형사 사법 시스템인 공수처법도 합의 없이 멋대로 만들고 변경했다. 국민의 삶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주택임대차보호법도 마음대로 고쳐 단독 처리했다.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황당한 실험을 하다 실패하자 모른 척하고 있다. 전국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를 2025년에 전부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시키겠다고 했다. 대한민국이라는 집의 기둥과 벽을 허무는 것도 모자라 구들까지 파헤치고 있다.
그러면서 정작 해야 할 노동개혁, 공공개혁, 구조개혁은 하나도 하지 않고 오히려 전부 퇴보시켰다. 보다 못한 국민들이 “이 나라가 네 것이냐”고 묻게 됐다. 이 정권이 그 물음에 내놓은 답은 ‘이 나라는 내 것이다'이다.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선거에 이기니 이렇게 오만한 것이다.
-조선일보(2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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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특혜 사건’ 힘없는 공무원만 징역, 文 정권다운 결말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작년 8월 비공개 개발 정보를 이용해 목포 지역 부동산에 차명 투기 등을 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친 손용우씨에 대한 독립유공자 특혜 선정 의혹과 관련, 서훈 재심사를 지시하고 국회에 허위 답변서를 낸 국가보훈처 국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손씨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사를 지시할 사유가 없었음에도 손혜원 전 의원과 면담 후 재심사를 지시했고, 사실과 다르게 (손 전 의원 오빠가 보훈처에 전화해 유공자 선정을 신청했다는) 국회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범행 방법 및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해당 국장이) 피우진 전 보훈처장의 지시를 거부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모든 일은 손 전 의원이 2018년 2월 피우진 전 보훈처장을 만나 부친 서훈 문제를 얘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피 전 처장의 지시로 직권 재심사가 이뤄졌고, 그해 8월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당시 보훈처는 사회주의 활동을 했어도 유공자 선정이 가능하도록 내규까지 바꿨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절친인 손 전 의원을 위해 국가기관이 발 벗고 나서서 특혜를 줬다고밖에 볼 수 없다.
손씨는 6차례나 보훈 신청에서 탈락한 사람이다. 손씨 조서에는 ‘(1947년) 월북해 밀명을 받았다’고 적시돼 있다. 또 6·25 전쟁 당시 경기도 설악면 세포조직책이었다고 했다. 단순한 사회주의 활동이 아니라 북한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적 행위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2018년 광복절에 손 전 의원 모친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직접 수여했다.
검찰은 불법행위의 직접 당사자인 손 전 의원과 피 전 처장은 소환 조사 한번 안 했다. 서면 질문서를 보낸 뒤 두 사람이 답변을 거부하자 ‘자료가 없다’며 면죄부를 줬다. 재판부는 피 전 처장이 지시한 일이라고 명시하면서 “독립유공자 선정의 공정성·투명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 정권은 실무 국장 한 사람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고 손을 털겠다는 것이다.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정권다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조선일보(2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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