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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이런 일 없어야”, 이 정권이 말할 자격 있나] [‘충성 서약서’ 쓴 與의원들]

뚝섬 2021. 1. 18. 06:44

 

“다신 이런 일 없어야”, 이 정권이 말할 자격 있나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형 확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징역 20년형이 확정되자 청와대가 “전직 대통령이 복역하게 된 불행한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어김없이 거듭되는 전직 대통령의 불행은 온 국민을 참담하게 한다.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는 말이 백번 맞는다. 그러나 과연 이 정권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4년여 전 전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으로 많은 국민이 분노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열망에 따라 탄생한 것이 문재인 정부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게 나라냐는 국민들의 질문에서 새로 시작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고 했다. 입만 열면 ‘촛불 혁명'의 후계자임을 자처했고, 전 정권이 쌓아 놓은 적폐를 쓸어내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공정 평등 정의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권 출범 이후 벌어진 온갖 불법·탈법과 상식을 벗어난 권력 폭주는 이제 일일이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지경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여당 공천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문 정권에선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울산 시장에 당선시키려 청와대가 총동원된 사실이 드러났다. 청와대가 야당 후보의 비위 첩보를 경찰에 넘겨 수사를 시작하게 했고,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등 1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공소장에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40번 가까이 등장한다. 박 전 대통령의 선거 개입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문 대통령을 ‘형’이라고 부른 유재수씨가 뇌물을 받고도 감찰을 피해 영전까지 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민정비서관이 ‘우리 편이니 봐줘야 한다’고 하는 등 유씨 구명에 정권 실세들이 총동원되다시피 했다. 신라젠·라임·옵티머스 사건에 실세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권은 증권범죄합수단을 없애버렸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은 “월성 원전은 언제 폐쇄되느냐”는 대통령 말 한마디로 시작됐다. 산자부 장관은 “너 죽을래” 하고 협박까지 하면서 공무원들을 조작으로 내몰았고, 공무원들은 야밤에 사무실에 들어가 증거를 인멸하는 전대미문의 짓까지 저질렀다.

 

문 대통령은 이런 사건들을 수사하는 검찰팀을 인사권을 이용해 공중분해시켰다. 피의자가 수사관을 잘라내는 초유의 직권남용이다. 사기꾼들의 일방적 폭로를 근거로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행사했다.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위법 감찰을 하고 엉터리 징계를 했지만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 과정 전체가 국정 농단 그 자체다. 검찰 총장 찍어내기가 실패하자 야당의 공수처장 거부권을 없애고 정권의 국정 농단을 비호하는 공수처를 서둘러 만들었다. 국민의 상식을 깔아뭉개 가며 파렴치 인물을 비호하고,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상대로 엽기 살인 만행을 저질렀는데 대통령의 행적은 의문투성이다.

 

문 정부의 불법·탈법 사례는 드러난 것만도 이 정도다. 이것만으로도 전 정부의 국정 농단을 능가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해놓고 뒤돌아서 ‘이런 일’을 되풀이해온 것이다. 제대로 규명하고 밝히면 정권 비리의 전모는 상상 이상일 수 있다. 전 정권 수사와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많은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

  

-조선일보(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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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서약서’ 쓴 與의원들

 

‘파란장미 시민행동’이라는 친문(親文) 단체가 최근 여권(與圈) 의원들에게 서약서 서명을 반(半)강요했다. “국회의원 ○○○는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반드시 실현하기를 원합니다.” 종교 집단 기도문 같은 도입부는 이렇게 이어진다. “국회의원으로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문재인 대통령께서 임기 내에 검찰 개혁의 양대 과제를 완수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입법 기관인 국회의원이 행정 수장인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라는 것이다. 삼권분립을 명시한 헌법에 어긋난다. 우리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40조),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한 정부에(66조),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101조)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특정 정파(政派)의 일원이기 이전에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국가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할”(헌법 46조) 의무가 있다. 국회의원 선서(국회법 24조) 역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10명 가까운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 의원이 ‘대통령께서’ 운운하는 이 문건에 서명했다. 헌법 수호 의무를 내팽개친 것과 다름없다.

 

“국회를 유신시대 유정회 국회로 퇴행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야당 대표 시절 새누리당에 했던 비판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새누리당은 표결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따라야 할 준거(準據)는 헌법, 복종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라고도 했다. 당시 야당 중진들도 가세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인가.”(박병석) “국회의원은 대통령 신하가 아니다.”(정세균) “그런 충성 서약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지켜지겠는가.”(추미애)

 

그런데 불과 6년 후 극성 친문 지지층이 전화·문자 폭탄을 동원해가며 ‘대통령 충성 맹세서’를 요구하고 있다. 삼권분립을 훼손한다는 점에선 유신정우회(維新政友會)를 계승한 유신문파회(維新文派會)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그토록 삼권분립 원칙을 강조했던 대통령은 물론, 현 국회의장, 국무총리, 법무부 장관 모두 침묵하고 있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적어도 ‘대통령 보위(保衛)’를 맹세하는 저런 서약서까진 쓰진 않았다.

 

1973년 출범한 제9대 국회에서 유정회 의원은 219석 중 73석으로 약 33%였다. ‘대통령 친위대’가 국회를 장악하자 행정부도 국회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의원 대우는 차관~차관보급까지 격하됐고, 국회 답변을 부처 국장들이 했다(강준만, ‘한국 현대사 산책‘). 2021년 현재도 이미 행정부 곳곳에선 “국회 질의 따윈 무시하면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유신문파회’의 독소(毒素)가 국회 울타리를 넘어 행정부·사법부까지 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파란 장미의 꽃말 중 하나는 중독(中毒)이다.

 

-원선우 기자, 조선일보(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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