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隨想錄]

[內功과 집중력] 스티브 잡스를 보면..

뚝섬 2011. 11. 14. 10:23

스티브 잡스를 보면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버려졌고, 가난한 집에 입양되어 배고프게 자랐고, 대학에 1년도 채 못 다니고 중퇴하였지만 성공하였다.

큰 인물들은 밑바닥의 쓰라린 환경에서 태어나 처절한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밑바닥에서 출생하는 이유를 하느님의 섭리라고 볼 수도 있고, 전생에 이미 공부해 놓은 성적이라 할 수도 있고, 팔자소관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 다음에는 후천적인 노력이 추가되면서 내공이 쌓인다
.

3가지 액체를 흘린 양에 내공은 비례한다. 피·땀·눈물이 그 3가지 액체이다. 피·땀·눈물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가에서 결판이 난다. 이거 안 흘린 사람들은 말을 해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카리스마도 별로 없다
.

'
맹자(
孟子)' '고자장(告子章)'에 이 대목이 잘 정리되어 있다. "천장강대임어시인야(天將降大任於是人也: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고 하면), 필선고기심지(必先苦其心志: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노기근골(勞其筋骨: 근육과 뼈를 깎는 고통을 주고), 아기체부(餓其體膚: 몸을 굶주리게 하고), 공핍기신행(空乏其身行: 그 생활은 빈곤에 빠뜨리고), 불란기소위(拂亂其所爲: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소이동심인성(所以 動心忍性: 그 이유는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기르게 하기 위함이며), 증익기소불능(曾益其所不能: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절해고도로 유배를 가서 처절한 고독과 고통을 겪을 때 방 안에 써 붙여 놓으며 스스로를 달랬던 글이 바로 이 '고자장'이다. 아마 이 '고자장' 없었으면 유배 가서 많은 이가 자살했을 것이다
.

내공을 쌓는 또 하나의 방법은 집중력이다. 스티브 잡스의 날카로우면서도 약간 매부리코 같은 코가 주목된다. 시비가 분명하고 군더더기를 용납하지 않는 아주 단호한 코이다. 잡스가 젊었을 때부터 선불교(
禪佛敎)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의 요지가 불립문자(不立文字), 단도직입(單刀直入)이다. 잡스의 이 매서운 코는 단도직입하는 칼과 같이 상대를 한칼에 쳐버리는 기세를 품고 있다. 인간적으로는 매정하고 피곤한 코이지만, 애플의 집중력과 추진력은 잡스의 이 코와도 무관하지 않았다고 보인다.

 

-조용헌살롱, 조선일보(1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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