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를 보면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버려졌고, 가난한 집에 입양되어 배고프게 자랐고, 대학에 1년도 채 못 다니고 중퇴하였지만 성공하였다.
큰 인물들은 밑바닥의 쓰라린 환경에서 태어나 처절한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밑바닥에서 출생하는 이유를 하느님의 섭리라고 볼 수도 있고, 전생에 이미 공부해 놓은 성적이라 할 수도 있고, 팔자소관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 다음에는 후천적인 노력이 추가되면서 내공이 쌓인다.
즉 3가지 액체를 흘린 양에 내공은 비례한다. 피·땀·눈물이 그 3가지 액체이다. 피·땀·눈물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가에서 결판이 난다. 이거 안 흘린 사람들은 말을 해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카리스마도 별로 없다.
'맹자(孟子)'의 '고자장(告子章)'에 이 대목이 잘 정리되어 있다. "천장강대임어시인야(天將降大任於是人也: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고 하면), 필선고기심지(必先苦其心志: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노기근골(勞其筋骨: 근육과 뼈를 깎는 고통을 주고), 아기체부(餓其體膚: 몸을 굶주리게 하고), 공핍기신행(空乏其身行: 그 생활은 빈곤에 빠뜨리고), 불란기소위(拂亂其所爲: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소이동심인성(所以 動心忍性: 그 이유는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기르게 하기 위함이며), 증익기소불능(曾益其所不能: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절해고도로 유배를 가서 처절한 고독과 고통을 겪을 때 방 안에 써 붙여 놓으며 스스로를 달랬던 글이 바로 이 '고자장'이다. 아마 이 '고자장' 없었으면 유배 가서 많은 이가 자살했을 것이다.
내공을 쌓는 또 하나의 방법은 집중력이다. 스티브 잡스의 날카로우면서도 약간 매부리코 같은 코가 주목된다. 시비가 분명하고 군더더기를 용납하지 않는 아주 단호한 코이다. 잡스가 젊었을 때부터 선불교(禪佛敎)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선(禪)의 요지가 불립문자(不立文字)요, 단도직입(單刀直入)이다. 잡스의 이 매서운 코는 단도직입하는 칼과 같이 상대를 한칼에 쳐버리는 기세를 품고 있다. 인간적으로는 매정하고 피곤한 코이지만, 애플의 집중력과 추진력은 잡스의 이 코와도 무관하지 않았다고 보인다.
-조용헌살롱, 조선일보(1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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