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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확진자 급감하는데 우리는 급증, 백신도 제일 늦어] [첫 단추부터 접종 차질, 백신 미리 확보했으면 없었을 일] [한번도 경험 못 한 설]

뚝섬 2021. 2. 18. 06:18

[세계 확진자 급감하는데 우리는 급증, 백신도 제일 늦어] 

[첫 단추부터 접종 차질, 백신 미리 확보했으면 없었을 일] 

[한번도 경험 못 한 설]

 

세계 확진자 급감하는데 우리는 급증, 백신도 제일 늦어 

17일 일본 도쿄의료센터의 아라키 가즈히로 원장(왼쪽)이 일본 내 최초로 신종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날 미국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며 의료계 종사자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선행 접종을 통해 안정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도쿄 로이터=연합뉴스

 

이달 들어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는 지난 1월 6~8일 하루 80만명 이상 나올 때와 비교해 최근 26만명대가 돼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의 하루 확진자가 1월 8일 30만명대에서 지난 15일 5만명대로, 일본은 같은 기간 6906명에서 1310명으로, 영국도 6만8053명에서 9765명으로 줄었다. 감소세가 뚜렷하다. 각국이 마스크 쓰기 강조 등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편 데다 백신 접종 영향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작년 말 1240명(12월 25일)을 정점으로 설 연휴에 300명대까지 내려갔다가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15일 457명, 16일 621명으로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공장·병원 집단감염 규모가 커지고 가족 모임, 교회, 학원 등에서 산발적 감염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설 연휴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이번 주말부터 새 확진자가 더 느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적지 않다. 대통령이 예고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도입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 확산세가 커지자 자칫 3~4월에 4차 대유행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것은 결국 백신만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7회원국 중 33국에선 이미 백신 접종이 한창이다. 일본은 17일 도쿄의료센터 원장을 시작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그런데 나머지 4국 중에서도 우리는 제일 늦은 26일에야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37국 중 우리가 꼴찌인 것이다. 이스라엘 같은 곳은 접종률이 50%에 육박하면서 일상 회복으로 다가가는데 우리는 아직 접종 시작도 못 하는 이유는 나중에라도 분명하게 규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의 방역 허점이 자꾸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처음 나온 것은 지난해 말이다. 그런데 방역 당국은 두 달 가까이 지나 변이 감염자가 100명에 육박할 때까지 변이 여부 검사 기간이 5~7일씩 걸리는 ‘거북이 검사’를 고수하다가 이제야 검사 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단계를 높일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미비점이 더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조선일보(2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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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부터 접종 차질, 백신 미리 확보했으면 없었을 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을 맡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3월 예방접종 계획'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는 당분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했다. 고령층에 접종 효과 논란이 있는 만큼 3월 말 임상 정보를 추가로 확인한 후 최종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치명률이 높아지는 코로나 특성상 요양시설 고령층을 최우선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지만, 효과 논란이 있는 이상 고령층 접종을 미룬 것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요양시설 고령층은 이동을 하지 않고 시설을 드나드는 종사자 등을 통해 감염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종사자만을 접종해도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불과 10여 일 앞두고 접종 계획이 흔들리게 됐다. 전체적인 백신 접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말 올 1분기에 전체 요양시설 고령층·종사자,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등 130만명을 접종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 발표를 보면 1분기 접종 인원은 54만3000명이 줄어든 75만9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46%에 불과하다. 이렇게 가면 정부가 공언한 ’11월 집단면역' 형성 계획 자체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화이자 백신 도입은 이번에 또 미뤄졌다. 정부는 지난달 코백스를 통한 화이자 도입 시기를 “이르면 2월 초·중순”이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르면 2월 중순 화이자 백신 6만명분이 국내에 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 도입 시기는 2월 말에서 3월 초로, 접종은 3월 8일로 늦춰졌다. 이것도 그때 가 봐야 확실해질 것이다. 지금 정부의 일처리를 봐서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한국은 여전히 코백스를 바라봐야 하는 불확실한 상황이란 사실이다. 이에 비해 일본 후생노동성은 14일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했고 17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정부가 백신 확보에 일찍 나서지 않은 것이 얼마나 뼈아픈 것인지 다시 한번 절감한다. 주요 선진국들처럼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조기 도입했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 자체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주요국들은 이런 경우를 대비해 미리 다양한 백신을 충분히 확보해 리스크를 분산시켰다. 반면 우리 정부는 지난해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백신 계약을 미적거렸다. 그렇게 1분기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목매는 상황을 자초했다. 그러지 않아도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등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접종 계획을 바로잡고 차질 없이 집행해야 한다.

 

-조선일보(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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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경험 못 한 설 

설 명절을 부모님 댁 아닌 내 집에서 보낸 건 결혼 25년 만에 처음이었다. 시골 부모님께 차례상 명목으로 돈을 부쳐 드렸다. 인터넷에는 기막힌 경험담이 나돌았다. ‘동생네 식구들과 외식하려고 식당에 전화했더니 5인 이상은 집합금지라며 예약을 각자 하란다. 시키는 대로 하고 식당에 가니 자리가 홀 이쪽 끝과 저쪽 끝이다. 밥 먹는 동안 대화는 휴대전화로 하고 조카들 세배도 전화로 받았다'는 것이다. 밥을 함께 먹었는지 아닌지도 애매했는데 조카들 세뱃돈은 카카오페이로 보냈다고 한다.

 

▶초유의 ‘비대면 설날’은 곳곳에서 낯선 풍경을 만들었다. 방역 기준을 지키기 위해 시간 차로 부모 댁을 찾는 교차 방문, 그도 여의치 않으면 자식 중 한 명만 가는 대표 방문을 했다. 각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이 고글을 쓰고 가상현실(VR) 공간에서 만나 세배하고 덕담 나누는 신기술도 등장했다. 이 집 저 집 모두 줌(ZOOM) 켜놓고 각자 밥상에 앉아 가족 모임을 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선 이혼이 급증했다. 코로나를 뜻하는 코비드(COVID)에 이혼을 뜻하는 디보스(divorce)를 합친 신조어 ‘코비디보스’가 유행했다. 우리는 반대로 이혼이 줄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9만7300여 쌍이 이혼해 재작년 같은 기간보다 4300건 넘게 감소했다. 마이너스 4.3%로 2017년 이후 가장 낮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이혼 재판이 열리지 않은 탓도 있지만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아 부부 싸움 줄어든 게 이유란 분석도 있다. 명절 차례로 인한 가족 내 갈등을 뜻밖에 코로나가 누그러뜨렸다.

 

▶명절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여행·쇼핑 업계는 특수를 누렸다. 제주도엔 15만명이 몰려들었다. 귀성객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관광객이었다. 서울의 대형 쇼핑센터와 전국 스키·골프장은 물론이고,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로 호텔까지 북적였다. 관광지 노점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비대면으로 이성 만날 기회조차 빼앗겼던 청춘 남녀는 언택트 설날 덕분에 고향 부모님의 결혼 압박을 안 받게 됐다며 안도했다. 취준생들도 “어서 취업하라”는 독촉, “누구는 졸업하자마자 취직했다더라”는 비교를 당하지 않았다며 귀성 무산을 반겼다고 한다. 코로나 설이 병 주고 약도 준 셈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명절이 아니다. 백신이 원래의 명절을 되찾아주기를 소망한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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