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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평전 “아버지가 때릴때마다 영웅 상상... ”] ....

뚝섬 2024. 11. 21. 09:20

[머스크 평전 “아버지가 때릴때마다 영웅 상상... 훗날 사업 자산 됐다”]

[‘비밀주의’ 잡스도 파헤친 이 시대 초상화가]

[머스크의 두 얼굴]

[화성 식민지]

[민간우주선]

[14세 테슬라, 114세 '자동차 제국' 넘다]

[일론 머스크]

 

 

 

머스크 평전 “아버지가 때릴때마다 영웅 상상... 훗날 사업 자산 됐다”

 

12일 한국 미국서 동시 출간 

 

12일 출간되는 일론 머스크 평전 /사이먼 & 슈스터

 

세계 최고 부자, 테크의 제왕(Techno King), 천재 기업인, 기행의 달인. 테슬라, 스페이스X, X(옛 트위터) 등 6개 기업을 통솔하는 일론 머스크(52)를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막강한 기술 권력을 쥐고 나라 간 전쟁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실판 ‘아이언맨’인 동시에, 철부지처럼 소셜 미디어에 끝없이 ‘망언’을 쏟아내는 그의 진짜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특이한 성격은 어떻게 형성됐고, 매일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며 살까. 전기 전문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지난 2년간 머스크를 근거리에서 관찰하며 집필한 최신 평전 ‘일론 머스크’가 그 답을 알려줄 것 같다. 아이작슨의 책은 12일(현지 시각) 미국과 한국 등에서 동시에 발매된다.

 

불우한 유년, ‘영웅 놀이’ 집착하게 만들어

 

아이작슨은 머스크를 변덕스러운 ‘다 큰 아이(Man-child)’라고 묘사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어 ‘사회적인 신호를 포착하지 못하는’ 공감성 결여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머스크는 자신과 세 자녀를 가진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가 지난 2020년 5월 아들 X를 출산하는 적나라한 장면을 찍어 친구와 가족들에게 공유했다. 겁에 질려 사진을 삭제하려고 시도했던 그라임스는 추후 아이작슨에게 “그는 내가 왜 화를 내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그라임스와의 세 번째 자녀인 ‘테크노 메카니쿠스’의 존재도 처음 드러났다. 머스크는 세 여성과의 사이에서 자녀를 10명 둔 아버지가 됐다.

 

아이작슨은 머스크의 성격을 형성한 트라우마의 원천으로 아버지인 에롤 머스크의 학대와 학교 폭력을 지목했다. 그는 “머스크의 머릿속 악마의 구석을 점유하는 특정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그를 자극하고 어둡게 하며 차가운 분노를 일으킨다. 그중 1위가 아버지”라고 했다. 영국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나 남아공에서 유년을 보낸 머스크는 어린 시절 수시로 또래 아이들에게 폭행을 당했고, 한 번은 일주일간 입원해야 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맞고 들어온 머스크를 되레 야단쳤다. 그 충격으로 강인한 척하지만 쉽게 상처받고, 기분이 급격하게 변하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성격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인수 후 인력 70%가 감원되고, 사명이 X로 바뀐 트위터./AFP연합뉴스

 

유년의 폭력은 머스크를 ‘영웅 놀이’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구타를 당할 때마다 자신을 세상을 구하는 영웅으로 상상하며 버텼고, 그 생각은 고스란히 그의 사업 아이디어가 됐다. 인류 문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는 아이디어로 시작된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그는 영웅이어야 하는 자신에게 대항하는 목소리를 질색하기도 한다. 아이작슨은 머스크가 논리적인 반대 의견을 청취하는 척을 하지만, 뒤에선 자신에게 항명하는 사람을 파괴자나 바보로 조롱하는 모습을 다수 목격했다고 썼다. 책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X를 인수한 후 내부 커뮤니케이션 기록과 직원들의 소셜 미디어를 샅샅이 뒤져 자신에 대한 비판을 늘어놓는 사람 수십명을 해고했다.

 

샘 올트만 오픈AI CEO./AP연합뉴스

 

그는 자신이 순수한 ‘비영리 목적’으로 창업했던 오픈AI를 돈 버는 기업체로 변모시킨 샘 올트먼에 대해서도 거친 분노를 표현했다. 챗GPT가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지난 2월 머스크는 트위터 본사로 한때 창업 동지였던 올트먼을 ‘소환’하고, “어떻게 비영리 프로젝트를 수억달러짜리 영리 목적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는지 설명해보라”며 다그쳤다는 것이다. 아이작슨은 “만남은 올트먼을 아주 고통스럽게 했다”고 썼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한 머스크

 

지난 2월 우크라이나 군인이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시스템을 실은 차량 옆에 서있다./로이터

 

뉴욕타임스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종은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대한 드론 공격을 멈추기 위해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끄도록 비밀리에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수차례 이 전쟁에서 자신은 ‘우크라이나의 편’이라고 밝혀 왔었지만, 스타링크 기술로 실현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러시아의 핵 반격을 일으킬까 두려워 긴박하게 통신을 끊었다는 것이다.

 

아이작슨은 당초 머스크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공격으로 통신이 끊긴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제공한 것도 ‘영웅 심리’의 연장선이라고 봤다. 실제로 그는 수백만달러 규모 스타링크를 무료로 설치해주며 우크라이나의 영웅이 됐다. 하지만 스타링크로 연결된 드론이 러시아를 공격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자, 머스크는 아이작슨에게 “이 전쟁에서 나는 어떤 역할인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스타링크는 전쟁에 참여할 의도가 없다. 그저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보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평화로운 일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것이다. 자신 때문에 전쟁이 커질 것이라 두려워한 머스크는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주미 러시아 대사와 통화를 하고야 마음을 놓았다고 아이작슨은 썼다.

 

갑작스러운 통신 중단으로 공격이 무산된 우크라이나 고위층은 머스크에게 전화와 문자로 네트워크 연결을 간청했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머스크에게 기밀 사항인 잠수함 드론의 성능을 알려주기까지 하며 네트워크 복구를 요청했다. 우크라이나와 머스크는 X에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 대통령 보좌관은 “우크라의 공격을 막은 결과 러시아의 군함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됐고, 결과적으로 민간인과 어린이들이 살해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러시아 함대를 공격하기 위한 네트워크 활성화 요구가 있었는데, 그 요구에 응했다면 스페이스X는 전쟁과 갈등을 더 격화시키는 데 연루됐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트위터 인수는 ‘대선 좌우하기 위한 것’

 

일론 머스크./로이터

 

아이작슨은 머스크의 복잡한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도 솔직한 묘사를 이어갔다. 지난해 440억달러에 X를 인수한 머스크는 거래가 이사회 승인을 받은 지 며칠 후, 자신의 10대 아들 네 명에게 “다음 미국 대통령 선거를 좌우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아이작슨에게 “2024년에 트럼프가 당선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농담조로 물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머스크가 트럼프 지지자인 것은 아니다. 아이작슨은 머스크가 정치를 단순하게 좌우로 분류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공화당 지지자로 ‘오해’를 받는 그는 아이작슨에게 “나는 트럼프의 팬이 아니다. 그는 파괴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럼프를 사기꾼으로 보고 있으며, 깊이 경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선 “수년 전 그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점심을 했는데, 한 시간 동안 웅얼거림을 반복할뿐 정말 지루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조선일보(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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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주의’ 잡스도 파헤친 이 시대 초상화가

 

이번엔 머스크 전기 쓴 아이작슨, 프랭클린·아인슈타인 전기 쓰기도 

 

윌터 아이작슨

 

일론 머스크의 전기를 집필한 윌터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와 아인슈타인, 헨리 키신저 등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인생을 글로 쓴 전기(傳記) 작가로 유명하다. 가디언 등 외신들은 그를 ‘이 시대 완벽한 초상화가’라 평가한다.

 

타임지 편집장 등을 지낸 아이작슨은 1992년 키신저를 시작으로 벤저민 프랭클린,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살아있는 사람과 이미 사망한 사람을 가리지 않고 전기 집필에 몰두했다. 살아있는 사람의 삶 전체를 조망하고 분석하는가 하면, 사망한 사람은 각 인물의 노트나 편지를 긁어모아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머스크도 아이작슨이 쓴 프랭클린 전기와 아인슈타인 전기를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책으로 소개해왔다.

 

아이작슨은 집요한 취재를 통해 책을 쓴다. 잡스의 전기를 쓸 때는 2년에 걸쳐 그와 40번 이상 인터뷰를 했으며 100명 이상의 가족과 친구, 동료들과 만나 잡스에 관해 물었다. 그가 유년 시절을 보낸 동네를 직접 찾아가 가족사와 학창 시절 등을 취재하기도 했다. 한 인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은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잡스에 이어 애플 CEO에 오른 팀 쿡은 “이 책은 잡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다”면서 “잡스는 (책에 묘사된 것처럼)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 사람이 아니었다”고 했다.

 

/사이먼& 슈스터

 

아이작슨의 글이 ‘불편한 진실’을 알리는데도 잡스나 머스크 같은 유명인이 전기를 맡기는 이유는 자신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개발 제품은 물론 사생활에서도 ‘비밀주의’를 고수해온 잡스나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있는 머스크가 아이작슨에게 자신의 전기를 부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화를 각색하거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며내지 않고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아이작슨의 접근법은 근본적으로 저널리즘적”이라며 “극도의 부지런함으로 인물에 대해 철저하게 종합적으로 접근한다”고 했다. 미 IT 매체 더버지도 잡스는 아이작슨을 통해 그에 관한 모든 것을 대중이 볼 수 있도록 자신을 내려놓았다고 했다.

 

-황규락 기자, 조선일보(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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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두 얼굴

 

일론 머스크는 “어릴 적 별명이 ‘천재’였다”는 모친 말대로 소년 시절부터 유별났다. 열두 살 때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500달러를 받고 게임 업체에 팔았다. 벌목꾼 등으로 고학하다 장학생 대우를 받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 편입한다. 물리학, 재료공학을 공부하며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진학했지만, ‘제2의 빌 게이츠’를 꿈꾸며 곧 자퇴한다.

 

▶처음 창업한 인터넷 지도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를 3억7000만달러(약 4200억원)에 팔아 28세에 벼락부자가 된다. 두 번째 창업한 전자상거래 기업 ‘페이팔’은 이베이에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팔려 31세에 억만장자가 된다. 거금을 쥔 머스크의 시선은 우주로 향한다. “인류 멸종을 막으려면 지구 밖에 제2의 문명을 만들어야 한다.”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명을 이주시킨다'는 목표로 2002년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를 창업한다.

 

▶화성 100만명 이주에 1회용 로켓을 쓰면 로켓 1만4600개, 제작비 3000조원이 소요되는 반면 재활용 로켓을 만들면 필요 로켓을 1000개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재활용 로켓 개발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 시절 ‘왜 우주 사업에 뛰어들었나’라는 질문에 머스크는 “재산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답했을 정도다. 로켓 회수 실험은 10번 이상 실패를 거듭한 뒤 2015년에야 첫 성공을 거둔다. 로켓이 원래 발사 자리로 돌아와 사뿐히 내려앉는 장면은 세계인들에게 머스크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전기차, 테슬라의 개발 역시 시행착오가 많았다. 전기차 출시가 지연되면서 공매도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10대 시절 캠퍼스 커플로 만나 쌍둥이, 세 쌍둥이 합쳐 아들 다섯을 낳은 부인과 이혼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온갖 시련을 딛고 일어서 순간 가속 능력이 포르셰를 능가하고 1회 충전에 400㎞ 이상 주행하는 전기차를 완성해 위기를 돌파했다. “스티브 잡스를 뛰어넘는다”(뉴욕타임스)는 찬사가 쏟아졌다.

 

▶머스크가 가상화폐 오락가락 언행으로 ‘사기꾼’으로 몰리고 있다. 비트코인을 띄우다가 갑자기 악담을 퍼부어 코인 투자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한다. 시가총액 2조달러를 웃도는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그의 말 한마디에 휘둘린다. 이런 언행으로 그는 돈을 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증시에서 이런 일을 했으면 중형을 받을 수 있다. 머스크의 진의는 아무도 모른다. 머스크는 “나는 사실 아스퍼거 증후군(의사소통 장애)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천재의 야누스 같은 두 얼굴을 보는 것 같다.

 

-김홍수 논설위원, 조선일보(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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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식민지

 

영국 작가 H G 웰스는 1898년 화성인이 지구를 공격하는 공상과학(SF) 소설 '우주 전쟁'을 발표했다. 1938년 미국 CBS방송은 이 작품을 라디오 드라마로 방송했다. '시민 케인'으로 불세출의 영화 작가가 되기 전 오슨 웰스가 이 드라마에 성우로 참여해 화성인의 지구 침공을 긴급 뉴스로 내보냈다. 얼마나 실감 났던지 상당수 청취자가 실제 상황으로 착각하고 피란길에 나서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SF 영화나 소설에서 지구를 침공하는 우주인은 늘 커다란 머리에 팔다리가 가는 화성인이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은 금성이지만, 평균 온도가 섭씨 462도에 이르고 기압도 지구의 90배나 되기 때문에 애초부터 우주인이 살 곳에서 배제됐다. 반면 화성은 기온이 최저 영하 143도에서 최고 영상 35도로 과학기술이 뛰어난 우주인이라면 충분히 살 만한 곳으로 간주됐다. 화성의 하루가 지구와 41분밖에 차이가 안 나는 점도 심리적 간격을 좁힌다.

 

▶늘 화성인의 침공만 상상하던 지구인이 이제 거꾸로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1일 민간 최초로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이기도 한 머스크의 다음 목표는 화성에 지구의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세울 때부터 "언젠가 수명이 다할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이주하겠다는 어린 시절 꿈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화성 식민지는 실리콘밸리의 괴짜만 생각한 게 아니다. 2년 전 세상을 뜬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생전 "인류가 멸종을 피하려면 100년 이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류가 직면한 위협으로 기후변화, 소행성 충돌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들었다. 최근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화성 식민지가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우주 선진국들도 잇따라 2030년대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3년 네덜란드 마스원이라는 단체가 화성 이주민을 모집하자 돌아올 길 없는 편도 티켓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20만명 넘는 사람이 신청했다. 마스원이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지만 지금도 희망을 버리지 않은 사람이 많다. 머스크도 출연했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화성 개척 드라마 '마스'에서는 한국계 여성 쌍둥이 엔지니어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SF의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논설위원, 조선일보(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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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우주선

 

일본 작가 다치바나 다카시가 1983년 '우주로부터의 귀환'을 썼다. 실제 우주를 다녀온 12명을 인터뷰했다. 우주 체험이 인생을 180도 바꿔놓은 경우가 많았다. 무신론자가 하느님의 존재를 증언하기도 하고,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를 받기도 하고, 정치인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작가는 "지구를 떠나보지 않으면 우리가 지구에서 가진 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구를 떠나는 일은 엘리트 조종사와 과학자 같은 선택된 소수에게만 허용됐다. 천문학적 비용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 로켓 모델 하나 개발하는 데 몇 조 원을 쓴다고 한다. 실패하면 날리는 돈이다. 일론 머스크가 2002년 인터넷 송금 업체 주식을 처분한 돈 1800억원으로 민간 우주선 개발 업체 '스페이스X'를 창업했을 때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다. 기술보다 자금 조달이 불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머스크는 혁신적 설계와 로켓 재활용으로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 추력이 작은 엔진을 만들고 이것을 여러 개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로 우주 로켓을 제작했다. NASA는 추력 500t짜리 로켓 개발에 4조5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지만 머스크는 3700억원으로 성공했다. 

 

▶머스크가 구상한 로켓 개발의 일등 공신은 톰 뮐러다. 벌목 트럭 운전기사의 아들인 그는 벌목 기계와 아버지 트럭을 수리하며 공대 학비를 벌었다. 덕분에 금속 가공과 용접에 익숙해졌다. 항공우주업체에 취직한 뒤 주말이면 로켓 마니아 회원들과 모하비 사막으로 몰려가 직접 만든 소형 로켓을 발사했다. 그 소문을 들은 머스크가 뮐러를 만나 '큰 놈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창업 6년 만에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가 민간 기업 최초로 우주 비행사 2명을 로켓에 태워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비행사는 NASA 소속이지만 스페이스X는 내년 말까지 일반 관광객 4명을 우주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1인당 비용은 수억 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와 민간 우주선 경쟁을 벌이는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도 지구 상공 100㎞ 체험에 1인당 2억~3억원을 받을 예정이다. 민간 우주선을 타겠다고 줄을 선 사람이 이미 1000명에 육박한다.

 

▶2001년 미국 억만장자가 8일짜리 우주 관광에 지불한 돈은 250억원이었다. 20년 새 가격이 100분의 1로 떨어졌다. 민간 항공기도 2차 대전 전에는 너무 비싸 일부만 이용했다. 우주선을 비행기처럼 타는 시대가 올 모양이다.

 

-한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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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테슬라, 114세 '자동차 제국' 넘다

 

주가 치솟아 포드 시가총액 추월

-"전기차가 미래 車산업 대세"
3900만원대 '모델3' 7월 출시, 안전 논란 털고 2조원 투자 유치
미국 자동차 1위 GM까지 넘봐… 머스크의 우주개발 사업도 탄력

 

 '몽상가'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설립된 지 14년 만에 시가총액에서 114년 역사의 포드 자동차를 넘어섰다.

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7.27%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인 298.52달러에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487억달러(약 54조4500억원)로 포드(456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었고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인 GM(512억달러)을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테슬라의 시총은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도요타·다임러·폴크스바겐·BMW·혼다 등에 이어 7위에 해당한다. 현대자동차(33조원)와 기아자동차(15조원)를 합친 것보다 많다. CNN은 "테슬라가 시총 540억달러인 5위 혼다도 곧 따라잡을 기세"라고 평가했다. 전기차와 태양광 발전 시설을 보급해 지구 환경오염을 늦추고 화성(火星) 식민지를 개척하겠다는 머스크의 공상과학(SF) 같은 꿈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골리앗 넘어선 다윗

테슬라와 포드는 매출이나 판매 대수 등 모든 면에서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할 수 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로드스터·모델S·모델X 등 세 종류의 차량만 출시했고 지난해 판매량은 7만6000여대에 그쳤다. 작년 매출 70억달러(약 7조8200억원)에 7억73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반면 포드는 지난해 665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1520억달러(약 170조원)의 매출과 45억96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매출만 따져도 포드가 21배나 더 많다.

 

외신들은 겉으로 보이는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를 테슬라의 미래 가치에서 찾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6개월이나 6년 후에 더 거대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반면 GM이나 포드에는 아무도 그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라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테슬라에는 호재가 넘쳐난다.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나 늘어난 2만5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테슬라 차량의 사망 사고가 테슬라 소프트웨어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서 안전성 논란에서 벗어났고, 생산·배송 지연 등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판매에 탄력이 붙고 있다. 지난달 29일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에서 17억8000만달러(약 2조원)를 투자받으며 곳간을 채웠고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 증설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7월 출시를 앞둔 저가 모델인 모델3에 대한 기대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모델3는 테슬라 앞에 놓여진 가장 큰 장애물인 '전기차 대중화'라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모델"이라며 "머스크는 모델3를 출시하면 내년까지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모델3를 올 4분기에 매주 5000대, 내년에는 매주 1만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기존 모델들이 7만~9만달러 수준인 것과 달리 모델3는 3만5000달러(약 3900만원)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고 미국 내에서는 7500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태양광·우주개발도 순항

테슬라 주가 상승과 판매 확대는 머스크의 다른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머스크는 테슬라 이외에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와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는 반면 당장 수익은 발생하지 않는 사업들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머스크가 전기차에서 번 돈을 새로운 사업에 쏟아붓는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며 "전기차가 탄력을 받으면 다른 사업도 이른 시일 내에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지난달 30일 역사상 최초로 한 번 발사했던 로켓을 회수해 다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로켓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스페이스X는 내년에는 달에 관광객을 보내고, 2022~2025년에는 화성으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번 세기 안에 100만명 규모의 도시를 화성에 건설하는 것이 머스크의 최종 목표이다.

솔라시티 역시 최근 태양광 패널 신제품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머스크는 미국 내에서 태양광 패널 무상 설치와 20년 임대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

 

-박건형 기자, 조선일보(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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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현실로 만든 사업가...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

 

일론 머스크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수퍼 히어로‘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어요. /블룸버그

 

전기차 회사 테슬라(Tesla)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Elon Musk ·46)는 '지구에서 가장 혁신적 CEO' '미래의 설계자'라고들 합니다. 각종 첨단 무기를 갖추고 악당을 물리치는 수퍼 히어로 '아이언맨(Iron Man)'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지요.

머스크는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공상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일을 현실로 만드는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해 7월부터 인간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해 기억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어요. 뇌에 초소형 인공지능 칩을 심어 실시간으로 기억을 컴퓨터 서버에 올려 보관하거나 외국어 지식을 인터넷에서 뇌로 내려받겠다는 겁니다.

1971년 남아공에서 태어난 일론 머스크는 홀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익혔고, 열두 살에 컴퓨터 게임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팔 정도로 영특한 아이였어요. 지구 환경 문제와 인류의 미래에 관심이 깊던 소년 머스크는 "휘발유 없이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고, 사람이 화성으로 이주해 살도록 하겠다"는 꿈을 품었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졸업한 머스크는 1998년 인터넷 결제 서비스 기업 페이팔(Paypal)을 창업해 대박을 터트렸어요. 4년 뒤 페이팔을 팔면서 그는 무려 1800억원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가 서른한 살 때 일이에요.

하지만 머스크는 안주하지 않고 어릴 적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에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 세계 최초 민간 우주 화물선 기업 '스페이스엑스(SpaceX)'를 창업했고, 2004년에는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를 인수했어요. 테슬라는 2008년부터 상용화된 전기차를 팔기 시작해 6년 뒤 매출 7억달러를 기록했어요.

스페이스엑스는 나사로부터 우주 화물 운송 계약을 따낸 뒤 자체 발사대를 갖추고 재활용 가능한 우주로켓을 개발했습니다. 머스크는 올해 안으로 '우주 관광'을 시작하고 2020년대 초반 화성으로 이주민을 보내는 데 성공하겠다고 공언하였어요.

하지만 "머스크가 무모한 몽상가(夢想家)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적지 않아요. 그가 운영하는 기업 중 안정적 수입을 내는 기업이 없고, 부채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가 내놓은 발명품이 사고·고장을 일으키는 일도 있었고요. "2020년대에 화성으로 가겠다는 목표는 너무 비현실적"이라거나 "부하 직원들을 냉혹하게 다루는 악덕 사업가"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머스크에게 열광하는 건 모두가 불가능이라고 믿은 공상을 현실로 만들어 낸 그의 비전과 실천력 때문이겠지요. 머스크의 '무한 도전'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배준용기자, 조선일보(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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