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아버지 콤플렉스']
[너무 커버린 ‘머스크 제국’, 美정부 불안도 커진다]
[일론 머스크가 그리는 큰 그림]
[게이츠와 머스크]
[억만장자 위 조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아버지 콤플렉스'
“머스크의 ‘아버지 문제’가 그를 트럼프 품에 안기게(fall into Trump’s arms) 했을 수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president-elect)과 테슬라·X(옛 트위터)·스페이스X 소유주 일론 머스크의 관계를 설파한(elucidate their relationship) 제목이다. 이 신문은 머스크가 3140억달러(약 438조원) 재산을 가진 세계 최고 부자지만, 안정적인 가정생활은 누려본(bask in a stable family life) 적이 없으며, 아버지 같은 존재(father figure)로 여기는 트럼프에게 또다시 버림받을(be abandoned)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핵심 집단(inner clan)에 자리 잡으며 권력 심장부에 진입했다(burrow into the heart of power).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의 몸에 머스크의 얼굴을 덧붙인(superimpose his face onto her body) 사진이 나도는가 하면, 이름을 합성한 ‘퍼스트레이디 일로니아 머스크’라는 별명도 등장했다.
머스크는 아버지(78)를 극도로 혐오한다(deadly loathe). “악마가 만들어낸 끔찍한 인간(terrible human being)”이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증오심(hatred)은 초등학교 때 시작됐다. 학교 폭력을 당해 병원에 다녀온 그를 보듬어주기는커녕 버럭 화를 냈다(fly into a rage). 한 시간 넘게 “멍청한 놈”이라고 소리를 지르며(yell at him) “아무짝에도 쓸모없는(be good for nothing) 놈”이라고 호되게 야단쳤다(give him a tongue-lashing). 그때 이후 그는 버림받는 걸 두려워하는 아이가 됐다.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게 된 건 2017년부터다. 아버지가 네 살 때부터 키워온 머스크의 의붓 여동생을 성폭행해 임신시킨(rape and impregnate his half-sister) 이후로는 아예 인연을 끊었다.
머스크에겐 가족 갈등(familial strife)이 끊이지 않았다. 결혼과 사실혼을 거듭했지만, 원만하게 끝난(end amicably) 경우는 없었고, 지금도 양육권 분쟁에 휘말려 있다(be locked in an ongoing custody battle). 그 사이에 낳은 아이들과도 서먹하게 지낸다(get along awkwardly). 여성으로 성전환한 둘째 아들은 “만사를 자기 뜻대로만 하는 비열한 사람(grubby control freak)”이라고 머스크를 성토하며(rail against him) 미국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머스크는 어릴 때부터 되뇌어 온(repeat to himself) 말이 있다. “I never want to be alone.” 그래서 그는 엄청난 재력을 배경으로 트럼프 가족을 ‘대리 가족(surrogate family)’으로 삼았다. 트럼프 손녀에게서는 이미 ‘삼촌’ 소리를 듣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절친했던 사람과도 느닷없이 사이가 틀어지는(fall out with his intimate friends out of the blue) 경우가 허다하다. 머스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상하이에 테슬라 최대 공장을 보유한 머스크가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외교 정책 핵심(central plank of his foreign policy)으로 삼고 있는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릴 경우, 한순간에(in an instant) 대리 가족에게서도 버림받는 신세가 될 수 있다.
[영문 참조자료 사이트]
☞ https://www.dailymail.co.uk/news/article-14098257/Elon-Musk-dad-Trump-bromance.html
☞ https://www.mamamia.com.au/errol-musk/
☞ https://people.com/human-interest/elon-musk-errol-musk-relationship/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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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커버린 ‘머스크 제국’, 美정부 불안도 커진다
첨단기업 4개 소유… 최근 친중행보 등 통제불능 ‘골칫거리’로
“일론 머스크가 미국의 핵심 전기차·우주·의료·통신·소셜미디어 기업을 장악하고 전 세계에 ‘머스크 제국’을 구축하면서 미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 시각) “일론 머스크가 미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테슬라·스페이스X 같은 첨단 기술 기업을 소유한 데 이어, 최근 언론 기능을 하는 트위터까지 인수하면서 점점 더 통제하기 어려운 인물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첨예한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 사업에 크게 의존하는 머스크가 친중(親中) 행보를 지속하는 데다 최근엔 친(親)푸틴 인사와 사진 찍는 모습까지 포착돼 미 정부 관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 왕국, 너무 커버렸나
머스크가 소유·운영하는 5개 기업 중 4개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테슬라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제조할 뿐 아니라 자율주행을 위한 반도체와 수퍼컴퓨터를 직접 설계하며, 인공지능 개발 역량과 로봇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형 로봇인 ‘테슬라봇’을 개발 중이다.
머스크는 미 정부의 우주 사업 파트너인 스페이스X도 갖고 있다. NASA(미 항공우주국)는 2000년대 초 우주왕복선 사업에서 손을 뗀 뒤, 2014년부터 스페이스X에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주선 발사 사업을 위탁하고 있다. 이달 초에도 NASA는 우주인 4명을 스페이스X 우주선에 태워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머스크가 추진하는 위성통신 사업 ‘스타링크’도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저궤도 위성을 다량으로 발사해 지구 전체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진 스타링크는 저개발국가나 오지에 통신을 제공할 수 있고, 특히 군사 목적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밖에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두뇌 칩을 개발해 인간 지능을 끌어올리겠다는 뉴럴링크, 지하 차도와 하이퍼루프(자기부상열차)로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보링컴퍼니도 일론 머스크가 가진 회사다.
◇가장 무서운 건 트위터… 가짜 뉴스 방치하고 여론 조성
머스크가 미국 정부에 골칫거리로 등장한 것은 미국의 미래를 이끌 주요 사업에서 중국의 비중이 과도한 데다, 그의 좌충우돌식 돌발 행동 탓도 크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최대 공장(연 생산능력 100만대)을 운영 중인데, 지난해 전체 생산의 절반(71만대)이 중국산이다. “테슬라는 미국 자회사가 있는 중국 회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머스크로서도 중국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미 정부는 중국 정부 영향력 아래에 놓인 머스크 사업의 첨단 기술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위험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머스크는 스타링크를 활성화해 우크라이나군에 야전 통신망을 제공했는데, 반대로 이런 첨단 기술을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목적으로 제공할 가능성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특히 미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트위터다.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가짜 뉴스·정보를 삭제·조정해오던 기능을 중단시켰다. 또 팔로어가 1억3210만명에 달하는 머스크 자신도 트위터를 통해 각종 여론을 조성하고 우군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엔 공화당 지지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유력 대선 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공개 지지하는 발언도 올렸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자금 440억달러를 마련할 때, 사우디 왕자 알왈리드 빈 탈랄, 암호 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설립자 자오창펑, 카타르 국부펀드 지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외국 투자자들이 트위터 사용자들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는 미국의 국가안보기구와 정보기관 전체에 불안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머스크가 첨단 산업과 군사·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머스크 리스크’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류정 기자, 조선일보(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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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그리는 큰 그림
내가 망상가라고? 나에겐 다 계획이 있단다
60조원에 트위터 인수
‘머스크 덕분에 트럼프가 컴백한다?’
지난달 28일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51) 테슬라 창업자가 트위터를 인수하자 뉴욕타임스·CNN·포브스 등 미 주요 매체들의 관심은 온통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복구 여부에 쏠렸다. 평소 트위터의 게시물 통제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머스크가 회사 인수 후 가장 먼저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을 살려낼 것이 유력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지지자들의 미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폭력을 선동할 수 있다는 이유로 트위터로부터 계정 영구 정지 조치를 당했다.
예상대로 머스크는 바로 움직였다. 미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에 출근하자마자 ‘콘텐츠관리위원회’를 만들어 트럼프를 비롯해 활동이 정지된 트위터 계정들을 복구하는 절차에 들어간 것. 자신의 정책에 반대한 CEO 등 트위터 경영진을 전부 해고하고, 이사회도 해산했다. 트위터 첫 출근길에 양손에 세면대를 들고 가던 모습은 그의 괴짜 면모를 잘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머스크는 세면대를 든 사진과 함께 ‘싱크를 안으로 들여보내줘(Let that sink in)’라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이는 자신의 행동이나 말이 타인의 마음속에 침투해 이해받길 바라는 것을 의미하는 관용어로, 앞으로 트위터를 자신의 마음대로 손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쓰는 돈은 무려 440억달러(약 62조원)다. 머스크는 왜 전기차, 우주 개발, AI(인공지능) 등 기존 자신의 사업과 연결 고리가 없는 분야의 회사에 이토록 많은 돈을 쓰고, 회사 정책까지 180도 바꾸려는 걸까. 현지 언론들은 “트위터 인수는 머스크의 거대한 꿈의 조각 하나가 모인 것”이라고 분석한다. 어려서부터 꿈꿔온 사업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트위터를 인수했다는 것. 머스크가 그리는 큰 그림을 알아야 트위터 인수의 진짜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트위터 인수한 진짜 목적은 데이터?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배경에 대해 공식적으론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는 트위터의 공정성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혐오 게시물, 가짜 뉴스라는 이유로 사용자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계정을 차단해온 트위터의 콘텐츠 정책을 폐기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것. 스타 기업가이자 800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 세계 대중에 알리기 위한 창구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머스크가 단순히 SNS 용도로 60조원이 넘는 거금을 썼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업계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인수 이유는 테슬라에서 개발하고 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들어갈 AI 개발을 위해 트위터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매일 수억 개 게시물이 쏟아지는 트위터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AI에 학습시켜 성능을 고도화한다는 것. 트위터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비해 사용자 수는 적지만 텍스트 양이 많기 때문에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에 안성맞춤이다. 머스크는 더 많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 현재 영어 알파벳 280자(한글 140자)인 게시물 길이 한도를 없애 더 긴 트윗을 허용하고, 2억9000만명인 앱 사용자도 10억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판교의 한 IT 스타트업 임원은 “트럼프처럼 말썽을 일으키는 사용자를 다시 불러들여서라도 데이터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트위터에 송금, 결제 기능을 넣어 앱 하나로 모든 일상이 가능한 ‘수퍼 앱’을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모든 사업의 종착점 ‘火星 이주’
흥미로운 점은 트위터 인수가 머스크 사업의 종착점이 아닌 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머스크는 세계 최대 간편결제 업체 페이팔 창업을 시작으로 테슬라(전기차), 스페이스X(우주), 솔라시티(태양광 발전), 오픈AI(인공지능), 보어링컴퍼니(굴착) 등 다양한 기업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머스크가 벌이는 이들 사업은 모두 그가 세운 거대한 ‘로드맵’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머스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의 ‘화성(火星) 이주’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주 서적을 탐독하고, 장난감 로켓을 만드는 등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 2002년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를 세운 것도 우주 개발의 꿈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오는 2029년엔 인류를 화성으로 보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한데 테슬라를 비롯해 머스크가 운영하는 모든 사업체가 사실상 화성 이주 자금 마련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 태양광 발전은 화성 계획의 든든한 밑천이자 인류가 화성에 정착할 때까지 지구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친환경 기술이다. 최근 미 라스베이거스 땅 밑에 차량이 다닐 수 있는 터널을 뚫은 보어링컴퍼니(시추 기술), 소형 위성 4만대를 우주에 띄워 지구를 하나의 인터넷망으로 연결하는 스타링크(통신), 시속 1200km로 달리는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교통) 사업도 화성 정착에 필요한 기술 개발 차원에서 시작됐다. 머스크는 노동력이 크게 부족할 화성에서 자신이 개발하는 AI 로봇을 활용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공상과학(SF)에 나올 법한 미래 기술에 대한 포부를 발표할 때마다 ‘몽상가’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최근 2~3년 사이 우주 발사체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스티브 잡스를 잇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고 있다. 우주 발사체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연료통과 로켓 엔진을 발사 후 손상 없이 회수해 다시 쓰는 이른바 ‘재사용 로켓’이 대표적. 스페이스X의 경우 1단 로켓을 10회 가까이 재사용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한국 최초의 달탐사선 ‘다누리’도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에 실려 달로 떠났다.
사생활 추문도 덮는 대중적 인기
탁월한 사업 성과와 달리 그의 사생활은 복잡하다. 3차례 이혼 경력이 있는 머스크는 최근까지 7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미국 한 매체를 통해 그가 운영하는 AI 기업의 임원 사이에서 쌍둥이를 낳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공식 자녀는 9명으로 늘었다. 최근엔 절친인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의 아내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업가로서 윤리 의식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머스크는 가상화폐의 하나인 도지코인 투자로 큰돈을 벌었는데, 한 방송에서 ‘도지코인은 사기’라는 발언을 해 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괴짜’ 머스크의 통제 안 되는 언행은 때로 기업 운영까지 위태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해결 방법을 고안하는 천재성, 하루 17시간 일에 매달리는 근성으로 숱한 위기를 넘겼다. 대학에서 경제학, 물리학을 전공한 머스크는 공학도가 아니다. 하지만 엔진 연소, 항공 전자 장치 등 발사 공학을 독학해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지금도 전기차 개발과 우주복 디자인 제작에 직접 참여한다.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이 될 만큼 혁신가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쌓은 대중적 인기 덕분에 위기 상황에서도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전자시스템공학)는 “머스크는 자동차, 우주 등 기존 강자가 있는 보수적 산업에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혁신을 거두면서 세계적인 혁신가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매년 열리는 테슬라의 AI 개발자 대회에는 전 세계 수만명이 재미없는 기술 발표 내용을 1시간 반 동안 지켜보는데 이는 ‘앞으로의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물음에 머스크가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 때문”이라며 “과거 AI, 바이오 등에서 전방위 사업을 펼치던 구글이 ‘지구를 정복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제는 그 주인공이 머스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 조선일보(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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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와 머스크
빌 게이츠(67)가 20세기 후반의 혁신가라면 일론 머스크(51)는 21세기 초반의 혁신가다. 게이츠는 도스와 윈도 등 범용 운영체제(OS) 개발로 정보기술(IT) 혁명을 주도했고 머스크는 전기차, 재활용 우주선 등의 개발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IT를 자동차, 로켓 등 전통 산업에 접목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머스크는 모범생적인 게이츠와 달리 기계 산업 종사자 특유의 활달하면서도 거친 면이 있다.
▷게이츠는 미국 출신으로 하버드대를 다니다 자퇴했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외가 쪽 고향인 캐나다 국적을 취득해 퀸스대를 다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로 옮겨 공부했다. 이후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합격했으나 이틀 만에 자퇴했다. 머스크는 리버럴(민주당 지지) 일색인 미국 IT 업계에서 특이하게 공화당 친화적인 성향을 보여 왔는데 그가 미국 밖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것과 무관치 않다.
▷게이츠는 머스크가 지난달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트위터를 ‘표현의 자유’가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만들겠다고 한 데 대해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게이츠는 “소셜미디어는 허위 정보 확산을 막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백신이 사람을 죽인다는 이야기에 대해 그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라고 물었다. 트위터광(狂)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폭력을 선동해 계정이 삭제됐다. 사업가이기도 한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라는 새 SNS를 출범시키며 이에 반발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의 배후에 트럼프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가 운영하는 3대 업체인 우주선 스페이스X, 전기차 테슬라, 태양광 솔라시티만 해도 사업의 내적 연관성이 있다. 스페이스X로 화성에 사람을 실어 나르고, 솔라시티 기술로 태양광을 활용해 화성에 기지를 건설하고,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테슬라를 구동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업 구도에서 보면 트위터 인수는 맥락에서 벗어난다.
▷트위터가 트럼프의 계정을 삭제했을 때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는 트위터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게이츠 자신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그가 고의로 바이러스를 만들어 퍼뜨렸다는 음모론에 시달렸다. SNS라고 해서 가짜 뉴스를 방치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기존 언론처럼 가짜 뉴스를 골라내 차단하는 것이 옳은지 세계적으로 논란이 있다. 이 논란에 일도 열심히 하지만 책 또한 많이 읽기로 소문난 두 구루(guru)가 끼어들었다. 그 결론이 자못 궁금해진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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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위 조만장자
코로나발 경제 위기가 세계의 억만장자 수를 크게 늘렸다. 위기 진화 과정에서 10조달러 이상 새 돈이 풀리면서 글로벌 증시 초활황을 낳았다. 비대면 메타버스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가상 화폐 투자 붐이 이어지면서 신흥 억만장자도 대거 탄생시킨 것이다. 지난 4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자산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 부자가 2755명으로 1년 새 660명이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2020년 9월 3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베를린 인근 테슬라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AFP 연합뉴스
▶며칠 전엔 포브스가 ‘미국 400대 부자’ 명단을 발표했는데, 전반적인 자산 증가 탓에 400대 부자 커트라인이 21억달러에서 29억달러(약 3조5000억원)로 올랐다. 올해 처음 진입한 44명의 신입 억만장자 중엔 가상 화폐 사업가 7명이 포함됐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 탓에 25년 만에 처음으로 400대 부자 명단에서 밀려났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 500대 부자 중 1위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다. 1년 새 테슬라 주가가 200% 급등한 덕에 머스크의 재산 총액이 3350억달러(11월 2일 기준)로 치솟았다. 나이키·도요타의 시가총액을 웃돌고, 핀란드·베트남 GDP(국내총생산)보다 더 크다. 2위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의 격차도 1000억달러 이상 벌어졌다. 머스크의 현재 재산엔 우주개발회사 스페이스X의 지분은 반영돼 있지 않다. 모건스탠리는 비상장기업 스페이스X 지분까지 감안하면 머스크가 인류 최초로 1조달러 재산을 가진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류 역사상 최고 부자는 누구일까? 머스크가 아닐 수 있다. 미국 시사잡지 타임지는 19세기 미국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와 석유왕 존 록펠러의 재산이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각각 3700억달러, 3400억달러가 넘는다는 계산을 내놓은 바 있다. 19세기 세계 금융을 좌지우지한 로스차일드 가문의 재산은 최대 1조달러에 달한다는 추정도 있다.
▶세계 500대 부자 중 70%는 새 제품(테슬라), 새 비즈니스 모델(에어비앤비)을 만들어 낸 혁신 기업가들이다. 세계 10대 부자 중 프랑스 LVMH 베르나르 아르노(3위), 워런 버핏(10위) 빼고는 모두 IT(정보통신) 기업 창업주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제치고 1위 부자로 등극했다.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25살 때 1억달러 이상 자산을 모았지만 나는 돈 때문에 일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대 변화를 먼저 읽고 ‘창조적 파괴’를 실행하는 사람이 큰 부자가 되는 세상이다.
-김홍수 논설위원, 조선일보(2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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