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의 일생일대 실수 가운데 관우에 대한 복수로 감행한 동오 침공을 들 수 있다.
황제가 된 후 유비는 관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동오를 치겠다고 했다.
그러자 제갈량을 비롯해 조자룡 등 대부분의 중신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주적은 위나라이고, 현재는 동오와 동맹을 맺어 위나라에 대항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비의 고집은 누구도 꺽을 수 없었다. 결국 유비는 동오 침공을 결정하고,
이를 장비에게 통고하여 관우 복수전에 나설 준비를 하게 했다.
한편 장비는 관우의 복수전이라는 말에 크게 흥분하여 휘하 병력에게 모두 상복을 입게 한 채 출전을 서두르는데...
황제 유비가 군사를 이끌고 성도를 떠나 행군하던 그 날 밤에, 갑자기 가슴이 울렁거리고 살이 저절로 떨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장막을 나와 하늘을 우러러 보니 서북쪽에 크기가 말(斗) 만한 별이 홀연 땅으로 떨어졌다.
유비는 크게 의심이 나서 그 날 밤으로 사람을 제갈량에게 보내어 무슨 징조인지 알아 오라 했다.
성도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제갈량의 대답을 아뢴다.
"한 대장을 잃을 징조니, 사흘 안에 반드시 놀라운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유비는 걱정이 되어 이튿날 행군을 정지시키고 있는데, 시신이 들어와서 아뢴다.
"낭중에서 거기장군의 부장 오반이 보낸 사람이 표문을 가지고 왔습니다."
유비는 발을 구르며 외친다.
"슬프다! 둘째 아우가 끝났도다!"
표문을 받아 살펴보니, 과연 장비가 죽었다는 기막힌 내용이었다.
이렇게 해서 의형제를 맺은 세 사람 가운데 유비 하나만 남고 관우, 장비는 죽었다.
유비는 장비의 죽음에 더욱 노하여 동오 침공을 서둘렀다.
왜냐하면 장비를 암살한 자들이 장비의 목을 가지고 동오의 손권에게 투항했기 때문이다.
도원결의는 유비에게 있어 인생의 일대 전환점이었다. 가난한 시골 청년이 의병대장으로 활약하게 만든 계기였고,
관우와 장비 같은 뛰어난 무장이 곁에 있었기에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일국의 황제라는 지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세월은 흐르고, 모든 것은 변하게 마련이다.
더구나 두 사람은 죽고 유비는 일국의 군주가 되었다.
아무리 안타깝고 비통하고 원한이 사무쳐도, 국가의 지도자가 복수라는 일에만 몰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유비는 격한 감정에 휩싸여 일생 최대의 잘못을 범하고 말았다.
의형제와의 약속이라는 명분에 얽매여 대외정사라든가 자체 역량 등 득실을 냉정하게 계산하지 못한 것이다.
지도자는 사사로운 감정을 억제할 줄 알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하겠다.
유비는 이 때의 실수를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나채훈의 「유비의 리더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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