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후보와 의원 80명의 전화도 조회했다니, 이래도 되는가]
[마구잡이 통신조회 의혹, 공수처 어물쩍 넘길 생각 말라]
野 후보와 의원 80명의 전화도 조회했다니, 이래도 되는가

검찰이 정치인과 기자 등을 대상으로 한 통신 자료 조회로 고발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진욱 공수처장이 29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를 나서고 있다. 2021.12.29/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아내 김건희씨의 통신 자료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수처가 윤 후보와 김씨에 대해 각각 3차례, 1차례 ‘전화 뒷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또 전체 국민의힘 의원 105명 중 76%가 넘는 80명 역시 같은 일을 당했다고 한다. 윤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도 포함됐다. 의원이 아닌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국민의힘이 의원, 당직자, 관계자들의 통신 기록 조회 여부를 개인들에게 일일이 확인해가며 집계한 결과로 피해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공수처는 정권에 불리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인과 법조인, 교수 등을 상대로 수백 차례에 걸친 전화 뒷조사를 벌인 사실이 확인돼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는 일부일 뿐이었다. 대선을 2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공수처가 야당 정치인 대부분의 통신 기록을 살펴보았다는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다.
공수처는 이에 대해 “수사 중인 피의자의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한 것뿐이며 적법한 절차를 따랐다”고만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수사 중인 개별 사건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한다. 국민의힘 의원 70% 이상의 휴대폰 조사가 필요한 수사라면 결국 야당을 겨냥한 수사일 것이다. 공수처의 통신 자료 조회 대상 가운데 민주당이나 정권 측 인사가 포함됐다는 이야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미 공수처가 출범 11개월간 수사해왔다는 사건 10여 건 중 4건이 윤 후보 관련된 것이었다. 이번 전화 뒷조사도 그와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이라고 했던 대장동 개발 의혹 등 실제 심각한 정권 관련 사건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문재인 대통령이 권력에 독립적인 수사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설립을 밀어붙인 기관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인터넷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척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 공수처가 대장동 의혹 등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형 범죄에 대해선 눈을 감은 반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야당 대선 후보와 야당 의원 대다수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야당수사처’가 된 공수처는 해체하고 관련자들에겐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조선일보(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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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 통신조회 의혹, 공수처 어물쩍 넘길 생각 말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의원 105명 중 적어도 78명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윤석열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의 통신자료도 조회했다고 밝혔다. 기자, 교수, 시민단체 관계자 등에 이어 야당 인사들에 대해서도 대규모 통신조회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통신조회 대상 중에는 공수처와 무관한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 등 공수처가 통신조회를 한 이유를 짐작하기 어려운 사람도 여럿 포함돼 있다. 영문도 모른 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가 공수처에 넘어갔으니 더욱 불쾌하게 느꼈을 것이다. 통신조회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라도 공수처가 수사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면 논란의 소지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공수처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를 들어 통신조회를 하게 된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24일 입장문에서 “과거의 수사 관행을 깊은 성찰 없이 답습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수사상 필요에 의한 적법한 수사 절차”라고 했다. 불법은 아니니 비판의 소나기만 피하면 어물쩍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더욱이 언론·야당에 대한 마구잡이 통신조회라는 지적까지 받아가면서 저인망식 수사를 펼친 것에 반해 공수처의 수사 성과는 초라하다. 고발 사주 사건은 손준성 검사를 불구속 기소하고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검찰에 송치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한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등에 대한 수사도 별 진척이 없다. 이러니 설립한 지 1년도 안 된 공수처를 폐지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고개를 드는 것이다.
통신조회 남용은 비단 공수처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검찰 184만 건, 경찰 346만 건, 국가정보원 4만 건 등 수사기관들이 통신자료를 조회한 건수는 총 548만여 건에 달한다. 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수사기관이 통신조회를 할 수 있게 돼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이 조항이 영장주의 원칙에 어긋나고 사생활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며 삭제를 권고했다. 2016년에는 참여연대 등이 헌법소원을 냈지만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국회는 헌재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당장 나서서 수사기관이 과도한 권한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동아일보(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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