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속국으로 사느냐, 동맹으로 가느냐] [‘전쟁하자는 거냐’ 선동이 안보 포퓰리즘이다] ....

뚝섬 2022. 1. 18. 05:41

[속국으로 사느냐, 동맹으로 가느냐]

[‘전쟁하자는 거냐’ 선동이 안보 포퓰리즘이다]

[“시나리오·출연진 똑같은 ‘北미사일 영화’ 재방송”]

 

 

 

속국으로 사느냐, 동맹으로 가느냐

 

[김대중 칼럼]

지금 세계 정세는 ’홀로서기’ 허용 안해
中 택하면 속국 되고 美 택하면 동맹국으로 산다
3·9 대선이 중요한 건 이 때문이다
 

 

우리에게 중국은 어떤 존재인가? 역사는 우리가 중국을 벗어나지도, 중국을 이기지도 못하고 몇 백년을 조공 바치며 숨죽이고 살아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끊임없이 부딪히는 단어는 ‘속국’이고 ‘사대(事大)’였다. 지난 한 세기 가까이 한반도는 남북의 둘로 갈려 각각 다른 이념적 배경으로 중국을 대하고 있고 중국은 이런 상황을 최대한 즐기고 있는 형국이다. 이 문제는 근자에 문재인 정권이 한중관계를 ‘속국’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심각히 부각되고 있다.

 

2019년 12월 방중한 문재인 대통령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뉴시스

 

중국의 시진핑은 지난 2017년 플로리다에서 미국 트럼프를 만났을 때 “코리아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했다. 6·25 전쟁은 ‘중국이 승리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서 조선을 돕는다) 전쟁’이라고도 했다. 문 정권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중국의 ‘속국’론을 수긍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 대통령은 임기가 다 돼 가면서 마지막으로 중국 시진핑의 방한을 학수고대했다. 그것이 여의치 않자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무대로 한중 정상회담을 희망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중국과 시진핑에게 매달리다시피 하는 문 정권의 말기(末期) 노선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아직도 북중관계의 실체를 잘 모르고 있거나 중국 공산당에 심취한 사대적(事大的) 접근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멸공(滅共)’ 논란은 한국 좌파정권의 사상적 경도와 우리 사회의 이념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 대기업의 오너가 했다는 몇마디 말(공산당이 싫어요)을 가지고 우리 사회가 논란을 벌이게끔 됐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야당 대통령 후보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선제공격’ 운운했다고 “전쟁하자는 것이냐?”며 대든 좌파들의 반격도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이런 논란들 자체가 우리 사회가 이념적으로 ‘좌향 좌’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 배경에 북한 못지않게 중국 공산주의가 자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문 정권의 친중 노선이 대북용(用)이 아니라면 우리의 역사의식을 뒤집는 접근으로 인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북한은 어떤 면에서 우리보다 중국에 덜 종속적이다. 북한 지도부에는 중국 예속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서쪽에서는 신장 위구르를 아우르는 서북공정을, 티베트에는 서남공정 작업을, 그리고 동쪽에서는 고구려를 중국역사와 영토에 포함시키려는 동북공정 작업을 벌여 왔다. 또 홍콩을 공산화하고 남중국해를 장악함으로써 이른바 중국몽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벌어지는 인종탄압 인권유린 등은 인류의 공통된 양식을 배반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이 이 ‘중국몽’의 어디쯤에 자리하고 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지난 수백 년(고려·조선) 중국의 지배 하에 살았다. 중국의 ‘속국’처럼 살았다. 그리고 근세에 와서 36년 간 일본에 병탄됐다가 2차대전 종전과 더불어 미국에 이끌려 대륙을 벗어나 태평양 쪽으로 나올 수 있었다. 한국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었던 것은 그 이후 70여 년이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지리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중국과 일본에 의해 수백 년을 한반도에 갇혀 살다가 미국의 안내로 세계로 뛰쳐나올 수 있었다. 우리가 지금처럼 사는 것은 우리 노력과 지혜의 결산이지만 미국이 기회를 제공했음은 사실이다.

 

이 역사는 우리가 앞으로 어디에 서고 어떻게 처신해야 나라와 민족을 보존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지를 실체적으로 보여준다. 오늘의 지리적, 무역적 이해관계에 얽매여 우리를 속국쯤으로 인식하는 중국 쪽에 붙어 있는 한, 우리는 번영은커녕 숨을 쉴 수도 없는 세상을 맞게 된다. 이것은 공산주의냐 민주주의냐의 이념적 차원의 문제만도 아니다. 우리가 군사대국에 빌붙어 영토를 보존하고 몇 푼의 경제적 이득을 얻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더 나아가 이것은 강대국의 영향력에 힘입어 남북한을 통일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인류보편적인 가치인 자유와 인권을 향유하는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다.

 

지금 우리는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홀로서기가 가능하면 왜 안 하겠는가. 하지만 세계의 정세는 지금 홀로서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중국을 선택하면 중국의 속국이 되고 미국을 선택하면 동맹국으로 산다. 3·9의 선택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2-01-18)-

_______________________

 

 

전쟁하자는 거냐’ 선동이 안보 포퓰리즘이다

 

[동서남북]

文은 선제타격 무기도 참관, 킬체인도 여야가 따로 있나
가족·재산 다 있는 이땅에서 전쟁 바라는 사람은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는 정치인이 이런 말을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무모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런 식의 도발을 계속한다면 이제는 김정은 정권의 앞날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요즘 더불어민주당 잣대로라면 펄쩍 뛸 얘기다. 북의 도발을 세게 규탄하는 것도 모자라 김정은이 극도로 예민해하는 ‘체제 안전’까지 건드리다니. “전쟁광이냐” “무책임한 북한 자극”이라며 경을 쳐야 마땅하다.

 

위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나온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던 2017년 2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저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고서는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김정은 정권이 자멸의 길로 가지 말 것을 분명하게 경고한다”며 “우리 군은 북한을 순식간에 무력화하고 재기 불능의 타격을 가할 압도적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한반도에 참화가 벌어지면 나부터 총 들고 나서겠다”고도 했다. 당시 민주당은 ‘강한 안보관’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국민 불안 가중’ 같은 지적은 없었다.

 

지난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 후 민주당이 총궐기했다. 그런데 대상이 미사일 쏜 북한이 아니라 ‘선제 타격’을 언급한 야당 대선 후보다. “평화를 위해 힘 합쳐야 할 시기에 전쟁 부추겼다” “혼란과 불안” “나와 다른 것은 모조리 파괴해버리겠다는 발상”…. 윤석열 후보가 당장 선전포고를 하고 ‘북진(北進)’ ‘김정은 참수 작전’이라도 주장한 듯싶었다. 이 발언은 “마하5 이상 미사일은 요격이 불가능하다. (발사) 조짐이 보일 때 우리 3축 체계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이란 선제 타격 말고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전부다.

 

3축 체계는 국방부의 북한 핵 위협 대응 핵심 전략으로, 이 중 킬체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가 임박했을 때 사전 탐지해 선제 타격으로 무력화한다는 것이다. 용어가 바뀌었지만 개념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23일 충남 태안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 ‘현무2’가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왼쪽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충남 태안의 국방과학연구소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현무2’의 발사 시험 장면을 참관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 킬체인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사람을 꼽으라면 또 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TV 토론에서 홍준표·유승민 후보에게 “왜 킬체인 등 3축을 빨리 못 했느냐”고 다그쳤다. 대통령 취임 후 첫 정부 부처 방문지로 국방부를 찾아 킬체인 조기 구축을 지시했다. 얼마 후에는 ‘현무2′ 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 ‘윤석열 선제 타격 발언은 경솔했다’고 연일 비판하는 친여 신문은 당시 기사에서 “현무2는 북한 공격을 사전 탐지해 발사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요소”라며 “문 대통령의 참관은 안보 불안감을 완화하는 한편, 북한 지도부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해 국군의날 기념식에서도 킬체인을 언급하면서 “3축 체계 조기 구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달라”고 했다.

 

그로부터 4년여가 흘렀다. 북한이 쏘아대는 미사일은 그때보다 훨씬 빠르고 다양하고 은밀하고 변칙적이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도 비약적으로 발전해 위협은 수십 배가 됐다. 이런 변화한 상황에서 공격을 미리 탐지해 저지할 수 있을 만큼 킬체인의 정찰·감시 능력이 되는지, 그렇지 않다면 이를 보완·대체할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또 필요하다. 그런데 집권당은 건설적 토론은 안중에 없고 야당의 선제 타격 한마디 갖고 ‘전쟁광’ 선동하기에 급급하다. 우리 킬체인은 ‘튼튼한 안보’이고, 남의 킬체인은 ‘전쟁 불장난’인가.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는 국민 불안을 자극해 표 얻으려는 낡고 유치한 안보 포퓰리즘이다. ‘멸공’ 욕할 처지가 아니다. 가족·재산 다 있는 이 땅에서 전쟁 나길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임민혁 기자, 조선일보(22-01-18)-

________________________

 

 

시나리오·출연진 똑같은 ‘北미사일 영화’ 재방송” 

 

북한이 탄도, 크루즈,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be presumed to be ballistic, cruise and hypersonic missile) 미상의 발사체들을 잇달아 발사해(fire unidentified projectiles in a row )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한국·미국·일본에선 똑같은 연쇄반응(chain reaction)이 되풀이되고 있다. 미국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이를 두고 ‘너무 뻔한 구성(entirely predictable plot)에 똑같은 출연진이 등장하는 영화’가 반복해서 재방되는(be repeatedly rerun) 모양새라면서 ‘김정은 똑바로 파악하기(Reading Kim the right way)’라는 제목의 분석을 제시했다. 

 

줄거리는 같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한국·일본의 즉각적인 구두 반응을 촉발한다(prompt an immediate verbal reaction). 한국은 ‘매우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하기(release a statement expressing its ‘strong regret’)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call an emergency meeting), 미국은 으레 그러했던 분노로 반응을 보인다(respond to it with the usual outrage).

 

미 국무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이라는 비난을 제기하고(issue a condemnation), 국무장관은 한국·일본과 전화 통화로 굳건한 동맹관계를 몇 번째인지 모르게 재확인한다(reassure their ironclad alliances for the umpteenth time). 그리고 며칠, 몇 주, 몇 달 후에 이 모든 과정은 또다시 반복된다.

 

결론은 두 가지로 가닥을 잡는다. 첫째는 김정은이 미국의 관심을 원하는 어린애 같다는 것이고, 둘째는 대미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have the resumption of negotiations in his eyes) 영향력을 축적하려는 심산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둘 다 아니다. 김정은은 미국과 대화에 다시 뛰어들기(dive back into talks)보다는 당장 급한 식량 증산에 관심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오는 보다 설득력 있는 분석(convincing analysis)이 있다. 김정은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unconditional obedience)에 따른 관료주의의 결과라는 것이다. 군 간부, 과학자, 무기 엔지니어들에게 ‘지도’했던 사항들이 이행되는 수순의 연속이라는 얘기다. 김정은은 1년 전에 다탄두(multiple-warhead) 미사일, 극초음속 활공 비행 탄두(hypersonic gliding flight warhead), 사이버 무기, 드론 등 무기체계 다변화(diversification of weapons systems)를 지시한 바 있다.

 

말하자면(as it were) 최근의 잇단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관심을 절실히 갈구하는(desperately plead for Washington’s attention) 수작이 아니라 ‘경애하는 최고 령도자 동지께서 일찍이 지도하시었던 사항들을 가열 차게 수행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북한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비핵화 환상(denuclearization fantasy) 등에 휘말려 올바른 대북 정책을 구사할 수 없게 된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https://www.washingtonexaminer.com/restoring-america/patriotism-unity/reading-kim-jong-un-the-right-way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2-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