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시의회 의장 줄게 대장동 달라” 그대로 실현, 뒷배 누군가]
[“아들 통해” “고문 모셔서” 드러나는 대장동 ‘검은돈’의 실체]
김만배 “시의회 의장 줄게 대장동 달라” 그대로 실현, 뒷배 누군가

2012년 11월 당시 최윤길(왼쪽) 성남시의회 의장이 성남시 농수산물유통센터에서 열린 김장 행사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김치를 먹여주고 있다. /독자 제공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12년 대장동 민관 합동 개발을 담당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직전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의장직을 줄 테니 의장이 돼서 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되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최 전 의장은 화천대유를 도와 대장동 사업을 성사시키는 대가로 40억원을 약속받은 혐의로 18일 구속됐다. 경찰의 최씨 구속영장에 나온 내용이라고 한다.
김씨의 말은 모두 실현됐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이던 최윤길씨는 당내 갈등 때문에 의장 경선에서 탈락했는데도 상대 당인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지지로 의장에 당선됐다. 성남시 의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이례적 사건이었다. 당시 김만배씨는 인터넷 언론사 기자였다. 1년 전 기자 신분으로 대장동 투기 세력에 합류해 정치권과 법조계 로비를 담당하고 있었다. 인터넷 기자인 일개 브로커가 어떻게 성남시와 수도권 대도시 시의회의 의장을 만들 수 있나. 그것도 상대 당의 몰표를 받아서 이뤄진 일이다.
이 이상하고도 믿기 힘든 일은 이재명 당시 시장이 민주당 의원들을 움직인 결과라고 보는 것이 정말 무리한 억측인가. 이 시장 아니면 누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나. 김만배씨는 나중에 법조 담당이면서 관계도 없는 이 시장을 인터뷰하고, 이 시장을 위해 권순일 대법관에게 ‘무죄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윤길씨는 의장 선출 직후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 시장은 2014년 최씨를 자신의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대장동 사업 100% 공공 개발을 주장하던 이 시장은 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조달할 길이 없자 방향을 바꿔 민간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추진했다. 공사 설립을 위한 조례를 만들어야 했지만 문제는 새누리당의 반대였다. 이런 상황을 의장이 된 최윤길씨가 돌파했다. 이렇게 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 직후 대장동 사업은 이 시장의 설계와 투기 세력의 작전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대장동 의혹 관련자로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은 생전에 쓴 자필 편지에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 부분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고 당시 임원들은 공모지원서와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 결정을 했다”면서 “너무나 억울하다”고 했다. 의문과 의혹이 쏟아져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과 경찰은 이 모든 이상하고 비정상적인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다. 이래도 되는가.
-조선일보(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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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김문기씨, 자필 편지서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세 차례 건의.” 그 제안 묵살한 분이 바로 ‘그분’?
-팔면봉, 조선일보(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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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통해” “고문 모셔서” 드러나는 대장동 ‘검은돈’의 실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간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언론에 일부 공개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대장동 A12블록 아파트를 분양해서 얻은 수익금 420억 원을 어떻게 나눌지 정 회계사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50개(억 원)가 몇 개(명)냐”며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거론된 인사들의 실명을 언급했다.
김 씨는 이들 가운데 곽상도 전 의원과 관련해선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며 “골치 아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채 씨에게 “한꺼번에 돈을 주면 어떻게 해?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라고 말했다고 정 회계사에게 전했다.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는 화천대유에서 6년간 근무하고 퇴직하면서 50억 원을 받았다. 문제가 되자 화천대유 측은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이라고 주장했었다. 곽 전 의원은 부인하지만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검은돈’이었음이 명확해진 셈이다.
녹취록에는 김 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도운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돈을 뭉텅이로 드릴 수는 없는 거고 고문이나 뭘로 모셔서”라고 말한 내용도 들어있다. 실제 최 전 의장은 화천대유 부회장을 맡았으며, 김 씨에게서 41억여 원을 약속받고 그중 8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그제 구속됐다. 김 씨가 최 전 의장의 당선에도 관여했으며, 실행에 앞서 도개공 설립안 통과를 조건으로 “시의회 의장직을 제공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검찰은 이미 지난해 9월 녹취록을 제출받았지만 50억 클럽 수사는 5개월이 지나도록 제자리다. 검찰은 김 씨에게서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을 막아 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곽 전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검은 두 차례씩 소환 조사했지만 혐의를 규명해서 밝히지 않고 있다. 로비 자금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담긴 녹취록까지 갖고 있으면서도 50억 클럽 실체 규명에 실패한다면 검찰이 애초부터 수사할 의지가 없거나, 능력이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동아일보(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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