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뫼비우스의 띠에 갇히지 않는 정권교체] .... [절박함이 자만을 이긴다]

뚝섬 2022. 2. 9. 06:30

[뫼비우스의 띠에 갇히지 않는 정권교체] 

[李 후보 아들 성남 수도병원에 52일간 입원, 일반 병사면 가능했겠나]

[절박함이 자만을 이긴다] 

 

 

 

 

뫼비우스의 띠에 갇히지 않는 정권교체

 

조국 비리에서 일각이 드러난 권력집단 내부의 비리 품앗이
닥치고 정권교체는 의미 없어… 야권마저 교체하는 교체 돼야

 

조국 부인 정경심 씨의 자녀 입시 서류 조작이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됐다. 한 번 하고 마는 표절은 없다. 마찬가지로 한 번 하고 마는 서류 조작도 없다. 한 번 하면 반드시 다시 하게 돼 있는 게 표절이고 조작이다. 7가지 서류 조작이 최종적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조국 부부만 탈탈 털렸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조국 지지자들에게는 그게 불만이었다. 조국에게 분노한 사람들에게도 사실 그게 불만이다.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널리 퍼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리의 일각이 드러나면 그 밑의 빙산을 파헤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국에게 ‘마음의 빚’ 운운하며 막았다. 그로 인해 사회 전체가 조국 찬반으로 나뉘어 하지 않아도 될 싸움을 했고 좀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조국 가족의 비리는 좌파에도 우파에서처럼 똘똘 뭉친 권력 집단이 형성됐음을 보여준다는 심장(深長)한 의미를 갖고 있다. 서민들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품앗이 조작이 일부 교수들끼리는, 혹은 일부 법조인들끼리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것이다. 하나의 기득권이 아니라 두 기득권을 그려봐야 한다. 두 기득권 사이에서 핑퐁처럼 오가는 정권교체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정권교체가 아니다.

조선 영조 때 유수원이란 뛰어난 실학자가 있었다. 그에 따르면 조선은 본래 천민이 아닌 한 누구나 벼슬아치가 될 수 있는 사회였다. 15세기 건국 초만 해도 시골 ‘가붕개(가재 붕어 개구리)’에서 명신(名臣)이 나왔다. 그러나 16세기 후반 벼슬아치의 세습성이 높아지기 시작해 17세기에 이르러서는 그 구조를 깨기 힘들어졌다.

조국 사태는 정치적 색깔을 빼고 보면 부모의 권력 네트워크에 의해 자녀의 삶이 결정되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사회적 이동성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해 조선으로 치면 16세기 후반쯤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대선의 정권교체가 기득권 사이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기득권을 타파하는 정권교체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 벌어지는 대선 경쟁이 진짜 대결이 아니다. 진짜 대결은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국민의힘 밖의 야권과 연대해 서울과 부산의 권력을 교체한 뒤 대선을 혼자 차지하려 하면서 시작됐다. 그 오만불손한 시도는 안철수를 향해 ‘건방지다’고 한 김종인에 의해 스핀오프(spin off)됐다.

김종인의 격세(隔世) 제자 이준석이 젊다는 이유만으로 ‘어쩌다 당 대표’가 돼서는 국민의힘 밖의 윤석열이라는 태풍을 당내로 끌어들여 가두리에 가둔 후 찻잔 속의 바람으로 소멸시키려 했다. 원희룡과의 통화에서 이준석이 ‘그것 곧 정리된다’고 한 말이 그 뜻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남아있는 구태(舊態) 세력의 대표자인 홍준표와 구태 아버지들에 대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가득 찬 쇄신파의 대표자 유승민을 누르고 대통령 후보로 뽑혔다. 국민의힘에서 정치 신인이 기성 정치인을 제압한 것은 재·보선에 이은 가치 있는 두 번째 승리였다.

파리 떼들은 윤석열에 붙어서 권력을 장악하려 했지만 왕파리는 윤석열의 머리 꼭대기에서 ‘연기’나 시키려다 쫓겨났다. 그러나 어린 왕파리는 여전히 남아서 끝까지 국민의힘 단독으로 정권을 차지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지금은 윤석열과 어린 왕파리가 휴전한 모양새이지만 국민의힘이 단독으로 정권을 잡으면 윤석열을 포위해 손발을 묶으려 할 것이다.

가치 있는 세 번째 승리는 재·보선의 연대정신을 되살려 정치 신인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 것을 매개로 국민의힘 안팎이 다시 연대해 대선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래야 뫼비우스의 띠에 갇히지 않는 정권교체가 된다.

대의(大義)를 저버리고 소리(小利)에 집착해 안철수를 불러낸 사람들은 최소한 그에게 물러나라고 말해선 안 된다. 안철수 입장에서 계산하는 정치공학으로는 자진 철수든 단일화든 얻을 게 없다. 이 정치공학의 한계를 깨려면 얻을 게 있는 쪽이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준석이 주장하듯이 국민의힘만으로도 승리에 자신이 있다면 4자 대결로 가면 된다. 다만 높이 멀리 내다보는 국민들은 국민의힘으로의 정권교체에 절실해야 할 이유가 없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2-02-09)-

______________________

 

 

李 후보 아들 성남 수도병원에 52일간 입원, 일반 병사면 가능했겠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추미애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2021.12.16 이덕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장남은 2014년 7~9월 경남 진주 공군기본군사훈련단에 근무할 당시 발목을 다쳐 경기 성남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에 52일간 입원했다. 민간 병원에서 발목 인대 수술을 받은 뒤 추가 치료와 재활을 위해 수도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진주가 근무지인 병사가 재활 치료를 위해 수도병원에 입원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한다. 더구나 입원에 필요한 인사명령서도 없었다. 후속 국군대전병원 입원일(8일)까지 따지면 무려 60일간 군 병원에 있었다. 일반 병사라면 가능한 일이었겠나.

 

진료 기록을 보면 이 후보 장남은 발목 불안정 증세로 관절경 인대 수술을 받았다. 의료 전문가들은 비교적 쉬운 수술이라 입원 기간은 통상 1주일 이내이고 이후 통원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했다. 군 복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입원 기간이 3주일을 넘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더구나 국군수도병원은 군의 최상급 병원으로 지역 군 병원에서 치료하기 힘든 위급 환자나 중증 환자를 많이 담당한다. 환자 수요가 많아 장기 입원도 힘들다. 민간에서 수술받은 병사가 52일간 이곳에서 치료받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자신의 근무지와 가까운 진주의 군 병원에 입원한 뒤 통원 치료를 받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씨는 근무 부대와 수백km 떨어져 있고 아버지가 시장으로 있는 성남의 수도병원에 들어갔다. 이 후보 영향력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군 병원에 입원하려면 인사명령서를 받아야 하는데 이씨는 명령서도 받지 않은 채 입원했다. 한 달 뒤에 근무 부대가 인사명령서를 요청했다지만 이 또한 발급되지 않았다. 군은 “실무진의 실수”라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 아들도 19일간 병가를 쓰면서 휴가 명령서와 병원 진단서, 군의관 소견서가 없었다. 전화 한 통으로 휴가를 연장했다고도 했다. 군은 “행정 절차상의 오류”라고만 했다. 유독 유력 정치인의 아들에 대해 이런 실수와 오류가 잦은 이유가 뭔가.

 

이씨는 수도병원 입원 중 지인의 휴대폰을 이용해 병원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당시엔 병사의 휴대폰 소지가 금지돼 있었고, 그날 이씨에 대한 면회 기록도 없었다. 면회 특혜까지 봤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군 내부에선 “발목 재활을 위해 두 달간 자기 집 근처 군 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는 병사가 얼마나 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이 후보 측은 “법과 원칙에 따른 입원과 치료”라고 했지만 이를 그대로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이 후보는 반칙과 특권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하기 앞서 이 문제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

 

-조선일보(22-02-09)-

___________________

 

 

절박함이 자만을 이긴다

 

[정진홍의 컬처 엔지니어링] 

 

# 지난 주말 오랜만에 서점 나들이를 했다. 코로나에도 아랑곳 않고 서점은 사람들로 붐볐다. 서가를 오가다 신간 코너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매대에 넓게 깔린 한 책에 손이 갔다. 왜 우리 손으로 괴물을 뽑는가?”라는 자극적 문구가 띠지에 붙은 책이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국제정치학과 부교수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클라스가 쓴 ‘권력의 심리학’이었는데, 서서 훑어보다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왜 우리는 끔찍하고, 무능하고, 심지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를 지배하게 둘까?” 순간 섬뜩했다. 마치 읽어서는 안 될 금서를 읽다 들킨 듯한 심정으로 슬며시 책을 다시 매대에 내려놨다. 솔직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미 우리가 그런 상황에 처해있다는 생각에 굳이 그것을 책에서까지 재확인하면서 읽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1940년 런던 공습 당시의 처칠을 다룬 75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 ‘폭격기의 달이 뜨면’을 집어 들고 서점을 나왔다. 하지만 서점을 빠져나오면서도 여전히 “왜 우리 손으로 괴물을 뽑는가?”라는 구절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우리 손으로 또다시 괴물을 뽑게 되는 건 아닐까? 현실 속 우려를 떨칠 수 없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 6719명으로 집계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2.02.08./뉴시스

 

# 지하(서점)에서 지상으로 올라오자 이번엔 광화문 광장 한편에서 거친 확성기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당신은 3개월마다 접종 후 살아남을 자신이 있습니까?” 애써 귀를 닫고 그 시위 현장을 지나쳐 가며, 누군가 나눠주는 전단도 뿌리친 채 미 대사관 방향으로 가다가 나도 모르게 돌아섰다. 오던 길을 되돌아가 그 전단을 나눠주던 이에게 이번엔 내가 손을 내밀었다. 솔직히 나 역시 3개월마다 접종 후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 손으로 받아 든 전단에는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 명의로 ‘백신 접종 후 10대 청소년 6명 사망!’이란 타이틀과 ‘백신 강제 접종 반대!’라는 구호가 어지럽게 적혀 있었다. 나는 3차 접종까지 끝냈지만 세 번째 백신 접종 후에는 다소 부작용을 경험했던 터라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더구나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낮은 10대 청소년들이 백신 맞고 애꿎게 변을 당했다면 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정말이지 복장 터질 노릇 아니겠는가. 그 전단을 자세히 훑어보니 질병관리청 올해 2월 통계에서 뽑았다며 적어놓은 코로나 백신 피해자 중 사망자가 1766명이었고, 중증 이상이 1만3164명이었으며 부작용을 경험한 전체 인원은 43만명에 달한다고 했다. 물론 논란의 소지가 있는 수치지만 가볍게 넘기거나 무시해버릴 수 있는 내용 또한 결코 아니었다.

 

# 방역 패스도 문제다. 사실 방역 패스를 엄격히 적용한다면 역설적으로 식음료점 등 영업장을 4인 혹은 6인으로 제한할 이유도, 영업시간을 밤 9시다, 10시다 하며 제약할 까닭도 없는 것 아닌가? 적어도 방역 패스를 적용받은 업장 안에서는 몽땅 풀어야 맞는 것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4인이다, 6인이다 숫자 놀음 해가며 9시다, 10시다 하며 마치 실제 무슨 구분의 확실한 근거라도 있는 것처럼 선 긋기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꿎은 자영업자들은 정작 코로나가 아니라 그 숫자 놀음과 선 긋기에 죄다 녹아나고, 살아도 산 게 아니지 않은가. 그것을 이제 와서 100만원 아니라 1000만원씩 보상한다 한들 죽은 자식 매만지는 것이 아니고 뭐겠는가. 게다가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미어터지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방역 패스는커녕 그 흔한 체온계조차 통과 안 하지 않는가. 이 와중에 코로나 특히 오미크론 변이는 그 확산세가 이미 정부의 방역 한계치를 넘어서 사실상 K방역의 지침이 각자 알아서 하라는 식의 각자도생 방식이 돼 버린 것 아닌가. 이달 말이면 일일 확진자가 17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질병관리청의 공식 발언까지 나오는 판이니 이제는 K방역이란 기만적인 괴물의 허울을 벗어던지고 정직하게 집단면역으로 이행하자고 하는 것이 차라리 맞는 것 아닌가! 더구나 이런 확진자 증가 추세로 정작 내달 4, 5일 사전 투표일과 9일 대선일 전후에도 일일 확진자가 20만명 이상인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자가 격리로 투표장에 나가지 못할 사람이 얼추 140만명에서 200만명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칫 남발된 자가 격리로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에 제한이 가해진다면 이거야말로 괴물 정부의 괴선거가 아니고 무엇인가!

 

# 지난 주말 서점을 나오며 집어 든 ‘폭격기의 달이 뜨면’을 읽다 보니, 처칠이 2차 대전 중인 1940년 5월 10일 총리가 된 후 그해 말까지 나치의 런던 공습으로 영국 국민 1만3596명이 사망하고 1만8378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한다. 하지만 처칠은 나치에 굴복하지도 않았고 영국 국민들을 공포 속에 매몰되게 하지도 않았다. 되레 처칠은 꼭 81년 전인 1941년 2월 9일 저녁에 방송 연설에서 나치가 떨어뜨린 폭탄의 3배, 4배로 갚아줄 것이라고 말하며 영국 국민들을 죽음과 공포에서 일으켜 세웠다. 그 연설을 듣고 난 후 당시 영국 국왕 조지 6세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이보다 나은 총리를 보유할 수는 없다”고! 우리는 과연 앞으로 코로나를 극복한 후 그가 누구이든 “이보다 나은 대통령을 보유할 수는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려면 분명하게 명심할 것이 있다. 우선 우리 손으로 괴물을 뽑지 않도록 지금의 공포를 이겨야 한다. 그리고 누구든 정녕 국민의 최종 선택을 받고자 한다면 숫자에 자만하지 말고 절박함으로 승부해야 한다. 끝까지 절실하고 절박하게 대한민국을 이 수렁에서 건지려고 몸부림치는 자가 결국엔 이긴다!

 

-정진홍 컬처엔지니어, 조선일보(22-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