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경찰청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올 2월 퇴직 경찰 모임인 경우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되면 경찰청장의 직급 상향을 반드시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경찰청은 차관급인 경찰청장의 직급을 장관급으로 올리는 방안을 보고했다. 대통령령에 정해진 경찰청장 보수규정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방향만 정해지면 쉽게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 경찰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찰청장이 지금의 직위를 갖게 된 데는 그럴 만한 이유와 역사가 있다.
▷제헌의회가 헌법 제정에 이어 통과시킨 ‘1호 법률’은 정부조직법이다. 내무부 산하 치안국이 경찰 업무를 맡는 것이 원안이었다. 그런데 제헌의원 198명 중 40명이 내무부와 별도로 치안부를 두고, 치안부장을 장관급으로 하자는 수정안을 냈다. 격론 끝에 원안이 채택됐다. 광복 직후 일부 경찰의 횡포에 대한 반감이 컸는데, 경찰의 위상을 키우면 자칫 ‘경찰국가’가 될지 모른다는 경계론이 의원들에게 있었다.
▷미군정 3년 동안 경찰총수는 경무부장이었다. 현재 법무부 장관이 사법부장이었다는 점과 비교한다면 사실상 장관급이었다. 정부 수립과 함께 경찰총수의 지위가 이사관급인 내무부 치안국장으로 내려갔다. 유신 때인 1974년 치안국장을 치안본부장으로 승격시키면서 경찰총수는 차관급이 됐다. 1991년 경찰청 설립 때 야당은 경찰청장을 국회 인준을 받아 임명하되 직급을 장관급으로 높이자고 제안했지만 여당이 거부했다.
▷이승만 정부 때 경찰총수 아래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 경사 순경 등 6개의 계급이 있었다. 당시 순경에서 경무관으로 진급한 곽영주는 ‘부부통령’이라고 불릴 만큼 위세가 대단했다. 박정희 정부 때인 1969년엔 경찰총수의 계급이 치안총감으로 바뀌고, 치안감과 경정, 경장이 신설됐다. 1980년 치안정감이 추가되면서 현재와 같은 11계급 구조가 만들어졌다. 군사 독재 시절 권력에 충성한 경찰은 그 반대급부로 5000명이던 경찰 조직을 현재 13만 명으로 늘렸다.
▷전체 경찰의 85%인 비간부는 3계급, 15%인 간부는 8계급 구조다. 경찰청장 직급을 올리면 간부가 9계급이 된다. 과거 경감과 총경 보직이던 경찰서장은 현재 경정과 총경, 경무관 등 3계급이 맡을 수 있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부터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 경찰청장의 직급을 올리면 차관급 제복조직의 수장인 소방청장, 해양경찰청장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으로 장관급인 검찰총장과의 대등한 관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찰 6명 중 1명 정도만 수사 업무를 맡고 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수사기관장이지만 차관급이다.
-정원수 논설위원, 동아일보(22-04-09)-
_______________________
경찰기다린다?
[車 방치땐 2차 교통사고 被害]
-증거사진은 차선 꼭 보이게 전후좌우 등 6장이면 충분…
-파손 부위 위주로 촬영하면 과실 가리는데 별 도움안돼
-車 빼면 불리? 사고후 도로에 장시간 놔두면 되레 벌점 10점·범칙금 부과
지난 16일 강원도 횡성 중앙고속도로 하행선에서 벌어진 43중 추돌 사고의 발단은 도로 위에 방치된 준중형차 라세티 한 대였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윤모(58·주부)씨는 자기 차가 1차로를 가로막은 상태 그대로 둔 채 갓길로 몸을 피해 보험사 조사원이 오기만 기다렸다.
편도 두 차로 중 한 차로가 막히자 뒤따르던 차가 위태롭게 곡예 운전을 벌였고, 약 4분 뒤 한 SUV 차량이 윤씨 차를 피하려다 찻길 오른쪽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후 차 량 40여대가 연쇄적으로 부딪치면서 큰 사고로 번졌고, 임신부를 포함한 3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안개가 많이 낀 날씨와 도로에 방치된 차가 화(禍)를 키웠다. 운전자 윤씨는 "보닛에서 연기가 나는데,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보험사 직원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사고가 난 뒤 차를 방치한 채 보험사만 기다리다가 2차 사고가 벌어져 목숨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4년 7월까지 고속도로 2차 사고는 442건이 발생해 268명이 사망했다.
사고 처리를 하느라 도로 위에 차를 방치할 경우 심각한 교통 정체도 유발한다. 지난 7일 오후 1시 30분쯤에도 수서·분당 3차선 도로에서 벌어진 접촉 사고로 10㎞ 구간 전체가 꽉 막혔다. 본지 취재팀이 만난 교통 전문가 30명은 "가벼운 사고가 났을 때는 도로 위에서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재빨리 사고 증거만 확보하고 안전지대로 차를 옮기는 것이 추가 피해와 교통 정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 했다.
사고 증거를 남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안전지대로 빠지는 것이다. 강남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대다수 운전자는 사고가 났을 때 차를 빼면 불리하다는 생각에 도로 위에서 버티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사고 후 차를 장시간 방치할 경우 면허 벌점 10점과 범칙금 부과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접촉 사고가 났을 경우 ①차에서 5~10걸음 떨어진다. ②차와 차선이 함께 나오도록 사진을 찍는다. ③전후좌우 네 방향에서 한 장씩 찍는다. ④차량 진행 흔적(스키드마크나 기름·흙 자국)을 찍는다. ⑤파손 부위를 확대해 촬영한다는 사진 촬영 5계명을 제시했다. 교통사고 조사 17년 경력의 정해준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 조사관은 "차량 파손 부위나 번호판만 열심히 찍는 운전자들이 있는데, 이런 사진은 과실 여부를 가릴 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고 증거를 남기기 위해 필요한 사진은 최소한 6장 정도다. 최주필 동부화재 교통사고 상담실장은 "교통사고 현장을 찍을 때 '망원경'과 '현미경'만 기억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중앙선 또는 차선을 중심으로 파손된 차 전체가 나온 사진(망원경 사진)을 전후좌우로 넉 장 찍고, 파손 부분이 보이게(현미경 사진) 차량 전체 사진을 한 장 촬영하고, 다음으로 파손된 곳을 확대해 찍으라는 것이다. 최 실장은 "사진 6장을 찍는 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데, 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당황하거나 목소리를 높이느라 초반 5분을 허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무런 조치 없이 기다리는 시간만큼 차량 정체는 심해지고, 2차 사고 위험도 커진다"고 했다.
6장을 찍을 여유도 없을 때는 딱 두 장만 찍어도 된다. 경력 13년 차 현영호 삼성화재 사고 출동 에이전트는 "사고에 당황해 '멘붕'에 빠졌을 때는 차선이 보이게 차의 20m 앞에서 한 번, 20m 뒤에서 한 번 이렇게 두 장만 찍어도 전문가들은 분석이 가능하다"고 했다.
스마트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활용, 차 앞에서 180도로 둘러서 한 번, 뒤에서 둘러서 또 한 번 촬영하면 사고 모습을 다 담을 수 있다. 동영상은 사고 지점에서 5~10걸음 떨어진 뒤 차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돌면서 촬영하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사진을 찍고 사고 차량을 갓길 등 안전지대로 옮긴 후엔 안전 삼각대를 설치해 다른 운전자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30~ 50m 뒤에 안전 삼각대를 설치하거나, 안전 삼각대가 없으면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어 알려야 한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예전에는 경찰과 보험 회사 조사원이 카메라를 들고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폰카'를 찍어 사고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15-01-30)-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國內-이런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옷은 영혼, 신분, 돈] [富者의 옷장] (0) | 2022.04.11 |
|---|---|
| [‘경무대’를 ‘청와대’로 바꾼 윤보선... 작명의 주역이 제 아버지랍니다] (0) | 2022.04.10 |
| [퇴계 정신 ‘매화’] [순천의 畿湖南人 집안] (0) | 2022.04.04 |
| [정부보다 ‘장사의 신’] [기대 낮추기] [덜 쓰고 덜 먹기] (0) | 2022.04.03 |
| [혼존의 시대] [남아있는 직원 대상 ‘스테이 인터뷰’도 중요하다] (0) | 2022.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