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대북 감시 레이더 연결이 이제야 된다니]
[결국엔 한·미·일 ‘3국 협력’으로 가야 한다]
[중·러, 북 핵실험 용인하나]
한미일 대북 감시 레이더 연결이 이제야 된다니

한국 해군 잠수함사령관 이수열 소장과 미 7잠수함전단장 릭 시프 준장,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함대사령관 타와라 타테키 중장이 지난달 18일 미국 괌 미군 기지를 방문해 SSBN '메인함'에 승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미 국방부·DVIDS 제공
한국·미국·일본 3국이 북한 미사일 비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대응하는 시스템을 이르면 다음 달 구축한다. 한일 양국이 자국의 레이더를 통해 각각 입수한 발사원점, 비행 방향, 탄착 지점 등의 북한 미사일 정보를 미국의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거쳐서 즉각 공유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일 양국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중심으로 주로 사후에 북한 미사일의 제원, 궤적 관련 정보 등을 교환하는 차원에 그쳤다. 이번 조치로 한국군과 주한 미군, 일본 자위대와 주일 미군의 레이더 등 지휘 통제 시스템이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와 24시간 연결돼 북한의 도발에 좀 더 신속,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한·미·일 3국의 레이더 연결 조치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 아직 이런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았다는 뉴스에 놀라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그나마 이제라도 가능하게 된 것은 윤석열 정부 이후 한미 동맹이 굳건해지고 한일 관계가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인근 수역에서 한·미·일 3국 군사훈련까지 거부했다. 일본과 최악의 관계로 서로 수출 규제와 GSOMIA종료로 맞서기도 했다. 한·미·일 레이더 연결은 생각하기도 어려웠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한·미·일 안보 협력이다. 그만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의 도발은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모의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시험에 성공하고, 수중 폭발 핵 드론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8종의 공중·해상 미사일에 탑재할 전술 핵탄두를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이 오늘 당장 7차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관측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의 연합 경계 태세와 안보 협력은 우리 국민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다. 다시는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3국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조선일보(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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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한·미·일 ‘3국 협력’으로 가야 한다
[朝鮮칼럼]

한미일 3국 정상이 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뉴스1
지난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는 3국 정상회담 사진을 찍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세 정상은 주요 합의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동 선언문 발표도 없었다. 예전에 필자가 백악관 근무 때 정상 간 다자 무대를 준비한 경험이 있기에 이런 종류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다. 성과에 비해 품이 너무 많이 든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번 한·미·일 3국 회담은 지난 몇 년간 외교적으로 급락한 관계를 정상화하는 매우 중요한 노력으로 봐야 한다. 3국 정상 간 만남이 약 5년(4년 9개월) 만에 이뤄졌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3국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세 나라 간 협력이 많을수록 각 정상은 물론이고 나라의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국·일본과의 협력은 중국과 북한에 맞서 안보 연합을 형성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도움이 된다. 미국이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 등 주요 동반국들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에서 ‘3국 협력(Trilateralism)’은 논외였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3국 협력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전보다 대등하게 나서려는 새 정부의 바람과도 잘 맞는다. 한국 혼자 중국을 상대하면 중국으로부터 형편없는 대우를 받지만, 한국이 미국·일본과 관계가 돈독하면 중국은 한국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또 3국 협력은 아시아는 물론이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국가 전략과도 어울린다. 한국 일각에서는 일본과 관계가 불편해도 손해볼 게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 너무나 잘못된 생각이다. 사실 이전 정부가 안보 협의체 쿼드(Quad)나 인도·태평양 전략에 발언권을 갖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일본과의 관계가 나빴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 홀로 남겨져 중국을 상대해야 했다.
3국 관계가 더 나아지면 기시다 총리는 중국을 상대할 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만을 노리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도 강화할 수 있다. 한국과의 관계 회복은 기시다가 자신을 아베 전 총리와 차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한 미군 고위 관계자가 사석에서 밝힌 대로 지금 안보 환경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이 하나의 안보 블록이 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냉전 이후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푸틴의 전쟁은 유럽의 평화를 산산조각 냈고 국제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핵탄두를 1000개로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을 현실화하고 있다. 어느 해보다 더 많은 탄도미사일을 2022년 상반기에 시험 발사한 북한의 핵무기 개발도 멈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 공조가 제기능을 못하거나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은 3국 모두에 결코 이롭지 않고 위험하다.
그렇다면 3국 협력을 어떻게 이행할 수 있을까. 우선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발족한 한·미·일 3자 대북정책조정감독회의(TCOG)를 활성화해야 한다. 둘째, 3국은 미사일 방어에 관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는 정보 공유뿐 아니라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을 추적하고 요격하는 훈련도 포함되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앞서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중국에 약속한 것을 무효화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협력 분야는 공급망이다. 각 정부는 이를 경제 안보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았다. 한·미·일은 공급망 관련 회담을 열어야 한다. 넷째, 3국은 핵 억제에 대해 보다 협력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과 중국의 탄도미사일과 핵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전술핵에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하는 그룹에 두 동맹국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한·미·일은 방위 현대화 계획과 방위비 지출 우선순위 등을 공유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끝으로, 미국은 일제 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일본이 나서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일본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양국 간 타협이 반드시 필요한 때다. 적대적인 한일 관계는 양국의 국익과는 거리가 먼 정책이다. 한·일 양국이 갈등을 이어가면서도 미국에 기대면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조선일보(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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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북 핵실험 용인하나
[특파원 리포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5일(현지 시각) 호주국립대학 연설에서 “위성사진으로 보면 그들(북한)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준비는 끝났고, 언제라도 7차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한·미 당국의 평가와 일치한다.
이미 여섯 차례나 겪어본 북한의 핵실험이건만, 다음 핵실험 가능성을 생각할 때 유독 더 마음이 어두워지는 것은 한 가지 의문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차 핵실험에 나선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그 반응에 따라서는 1968년 ‘핵무기 비확산 조약(NPT)’ 체결 이래 54년간 유지돼 온 국제 비확산 체제가 와해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
그간 미국과 러시아, 중국은 이런저런 일로 대립하면서도 북한의 핵개발, 특히 핵실험을 제재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일치된 입장을 보였다. 대북 제재 수위나 이행 방법에 대한 생각은 다를지언정, 불법적 핵실험에는 대가가 따라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이 여섯 번의 핵실험을 하는 동안 ‘핵실험을 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가 대북 제재를 결의한다’는 공식이 성립된 것도 그 덕분이었다.
그런데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에 따른 서구와 중·러 간 분열의 심화는 그 공식마저 흔들어 놓았다. 북한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한 탄도미사일을 십여 차례나 발사했다. 원칙대로라면 추가 제재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안보리에 상정된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은 비토(거부권)를 가진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지난 5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만장일치 안보리 결의가 채택될 가능성은 희미하다”며 “북한의 핵실험 후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처음 있는 일로 비확산 체제의 신뢰성을 더욱 손상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핵실험을 해도 아무 제재를 받지 않는 사례가 나온다면, 이란처럼 핵 야심이 있는 국가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냐는 것이다.
NPT는 합법적 핵보유를 인정받은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 5국이 핵무기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전제로 성립된 체제다. 러시아와 중국 같은 핵보유국들이 그 책임을 저버리고 불법적 핵실험을 한 북한을 감싸고 돈다면, 비확산 체제는 곧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이다. 핵위협에 노출된 핵 미보유국들도 그만한 자구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반세기 넘게 유지해 온 비확산 체제를 풍계리 갱도에 파묻을 것인가? 선택은 중·러의 몫이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조선일보(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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