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靑 밑에 있으면 독립이고, 행안부 아래 있으면 종속인가]
[집단 행동으로 어떤 ‘경찰 독립’ 지킨다는 건가]
[초유의 총경회의… 警 통제 필요해도 ‘경찰국’은 문제 있다]
경찰이 靑 밑에 있으면 독립이고, 행안부 아래 있으면 종속인가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의 반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린 데 이어 30일엔 경감·경위급 전국팀장회의가 예정돼 있다. 일선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참여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일부 경찰서장들이 해산명령을 어기고 회의를 연 데 대해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찰이 군과 비슷하게 무력을 행사하는 집단인 만큼 경찰청장의 해산명령을 거부한 것은 쿠데타에 준한다는 것이다. 양측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경찰은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이 경찰 독립 훼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금까지 경찰은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민정수석의 지시를 받는 조직이었다. 그러면서 권력이 시키는 대로 경찰력을 행사해 왔다. 이때는 어떤 경찰관도 ‘경찰 독립 훼손’ 주장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대로 민정수석실을 없애자 경찰을 통제할 기구가 없어졌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도 완전히 박탈돼 경찰 권한은 엄청나게 커졌다. 막강한 경찰을 통제할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가 공백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국을 신설하는 것이다. 경찰청은 법률상 행안부 장관 소속이기도 하다. 청와대 통제를 받으면 독립이 지켜지고 행안부 통제를 받으면 독립이 훼손되나.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프랑스와 독일도 내무부에서 경찰 인사와 예산, 치안 정책을 관장한다. 경찰의 집단 행동은 명분 없는 일로 당장 멈춰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온 데는 이상민 장관의 책임도 없지 않다. 이 장관의 언행에 자존심이 상했다는 경찰이 적지 않다고 한다. 경찰 반발엔 이 장관에 대한 반감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장관이 경찰 집단행동에 대해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그렇게까지 생각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권 초반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할 필요는 있다고 해도 최소한 설득하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조선일보(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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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행동으로 어떤 ‘경찰 독립’ 지킨다는 건가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마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뉴스1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경찰 간부들이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 개발원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 현장에는 50여 명, 온라인으로 140여 명이 각각 참석했다고 한다. 회의를 제안하고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은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면 법적 제도적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 지휘부는 “모임 자제를 촉구하고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면서 류 총경을 대기 발령했다. 복무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해 다른 참석자에 대해서도 엄정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 산하 민정수석을 폐지하면서 경찰을 통제하고 조종할 새로운 체제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경찰청이 법률상 소속돼 있는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경찰 간부들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명분 삼아 경찰국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 수족이나 다름없는 민정수석 지휘를 받는 종전 시스템이 권력으로부터 독립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인가.
문재인 정권에서 경찰이 대통령실 의중을 떠받들기 위해 해온 낯 뜨거운 일들은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대선 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드루킹 사건 때 대통령 최측근이 개입한 증거가 나오자 경찰은 수사를 뭉개며 증거 인멸을 도왔다.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려는 민정수석실 지시에 따라 경찰은 야당 후보에 대한 하청 수사를 했다. 초대 공수처장으로 거론됐던 민변 출신 친정권 인사에게 폭행을 당한 택시 기사에게 거짓 증언을 유도한 것도 경찰이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대학에 붙인 청년에게 ‘건조물 무단 침입’ 혐의를 뒤집어씌우기도 했다.
경찰국에 반대하는 취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 경찰이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집단행동에 나선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치안과 질서 유지를 핵심 업무로 하는 경찰이 숫자의 힘에 의존하는 행태를 보이면 다른 집단들의 불법 집회나 시위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나.
자신들의 범죄를 덮기 위해 검찰 무력화에 앞장섰던 민주당 사람들이 수사의 독립성을 외치며 경찰을 거들고 나서는 것도 볼썽사납다. 울산시장 공작에 앞장선 공로로 집권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경찰 출신 의원은 “후배들을 응원한다”고 했다. 없는 죄 뒤집어씌우고, 있는 죄 덮던 사람들이 어떻게 수사의 독립성 운운할 수 있나.
-조선일보(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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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총경회의… 警 통제 필요해도 ‘경찰국’은 문제 있다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마친 서장(총경)들이 회의장에서 논의하고 있다.
전국 경찰서장들이 그제 회의를 열고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 제정을 보류해 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서장급인 총경 710명 가운데 189명이 참석했다. 또 이들 중 일부를 포함해 총경급 간부의 절반이 넘는 357명이 동의 의사 표시로 무궁화 화환을 보냈다. 전국 경찰서장 회의 개최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회의를 주재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은 회의 종료 1시간 반 만에 대기발령 조치됐고, 오프라인 참석자 56명은 감찰을 받게 됐다.
경찰서장 회의 자체는 피켓을 들거나 시위를 하는 집단행동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런데도 경찰지휘부는 국가공무원법상 복종 의무 위반으로 서장들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다. 일선 경찰들은 “평검사 회의 때 누가 징계를 당한 적 있느냐” “과도한 조치”라며 추가 회의 개최까지 예고했다. 국가공무원법은 경찰뿐만 아니라 다른 공무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국회에서 이른바 ‘검수완박법’을 추진하자 평검사와 부장검사, 검사장이 각각 회의를 열었지만 회의 참석자를 징계 대상으로 삼은 적은 없었다. 경찰의 지휘 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경찰들이 의견을 밝혔다고 해서 징계까지 하는 것은 지나치다.
행안부는 경찰국 부활을 추진하면서 경찰 내부 의견 수렴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 친검찰 출신 위주의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경찰국 신설을 제안하자 행안장관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일선 경찰들이 삭발과 단식으로 반발하는데도 행안부는 거꾸로 속도를 냈다. 통상 40일인 입법예고 기간을 “국민 일상과 무관하다”며 4일로 단축하기까지 했다. 경찰국 신설을 시간에 쫓기듯 추진한 것이 총경들의 반발을 부른 것은 아닌지 행안부는 되돌아봐야 한다.
전국 경찰서장 회의는 입장문에서 “견제와 균형에 입각한 민주적 통제에는 동의하지만 경찰국 설치는 역사적 퇴행”이라고 했다. 실제로 박종철 고문치사 및 은폐 사건과 같은 권력의 부당한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1991년 행안장관의 직무에서 경찰 사무가 빠졌다. 경찰에 대한 견제와 통제는 필요하지만 ‘권력의 시녀가 아닌 국민의 경찰이 필요하다’는 31년 전 논의를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경찰의 의견을 먼저 귀담아듣고, 위법 시비를 없앨 수 있는 국회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동아일보(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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