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에 이은 또 하나의 헛발질, 노란봉투법]
[고물가·경기침체에 고용 한파, 기업 투자 활성화 외 답 없다]
[민주당,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불법 천지 감당할 수 있나]
[약자 외면하는 진보의 위선 ‘노란봉투법’]
[대우조선의 470억 손배訴 ‘노조는 불법해도 된다’ 인식 끊어야]
[괴물이 된 민노총에 날개까지 달아주기]
[가장 시급한 노동 개혁은 불법·폭력에 대한 엄정 대응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이은 또 하나의 헛발질, 노란봉투법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노란봉투법이 그대로 시행되면 노조가 파업 등 실력 행사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들게 돼 노사 갈등 비용이 커진다"고 말했다. /뉴스1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15일 국회 소위에서 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이 법안은 하청 기업 노조가 실질적 지배권을 가진 원청 사업주를 대상으로 단체교섭·단체행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불법 파업 시 기업이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게 만드는 조항들은 당초 우려보다는 완화됐다.
하청 기업 근로자의 임금·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원청 기업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다. 대부분 하청 기업은 독립적 경영 판단과 수익 배분권을 갖고 운영한다. 이런 하청 기업의 노조에 원청 기업주를 상대로 한 노동쟁의를 하게 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원청 기업이 하청 기업 근로자의 임금·근로조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지금도 대우조선해양 하청 기업 노조가 51일간의 작업장 불법 점거로 대우조선해양 측에 8000억원의 생산 차질을 끼쳤다.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 수많은 하청 기업을 거느리는 대기업이 하청 기업 노조들과 일일히 교섭해야 한다는 것도 극히 비현실적이다. 노동조합법은 96개 조항과 부칙으로 이뤄져 있는데 노란봉투법은 제목만 바꿔놓고 내용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통과됐다. 이대로면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다.
2013년 60세 정년연장도 보완 조치 없이 국회가 마구잡이로 통과시켰다가 기업들에 큰 부담을 안겼다. 작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국회가 명분만 앞세워 통과시켰는데 재해 발생 건수가 감소하는 등의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노란봉투법도 또 하나의 헛발질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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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경기침체에 고용 한파, 기업 투자 활성화 외 답 없다

미국은 파격적인 지원을 앞세워 한국 반도체,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대기업 특혜론에 막혀 법인세 인하, 투자 세액 공제 확대 등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미국 SK실트론 공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는 장면/연합뉴스
1월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41만명 늘어나는 데 그쳐 22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작년 1월 취업자 증가 수 113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양질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는 3만5000명 줄었다. 고용 허리층인 40대 취업자는 6만여 명, 노동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20대 취업자도 4만여 명 감소했다. 늘어난 일자리의 97%는 60세 이상 고령자 몫이었다. 고용의 내용도 나빠진 것이다. 경기 침체 속의 물가 급등과 전기·가스비 폭탄으로 국민 생활에 시름이 커진 상황에서 약 2년 만에 최악의 일자리난까지 겹쳤다.
일자리는 기업만이 만들 수 있다. 지난 정부는 “정부가 최대 고용주”라며 공공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양산했지만 세금 지원이 끊기자 바로 사라지는 가짜 일자리였다. 윤석열 정부는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한 법인세 3%포인트 인하,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의 기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의·무역협회 등 경제6단체들이 작년 말 법인세 인하를 호소하는 공동 성명까지 냈지만, 민주당 반대로 법인세 인하는 1%포인트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의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늘려주고, 반도체 인력 육성을 위한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완화도 야당의 ‘대기업 특혜’, ‘지역 차별론’에 부딪혀 반쪽짜리 법이 되고 말았다. 거기에 더해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노란봉투법 등의 입법 횡포도 계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업 설비투자가 작년보다 2.8%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위축돼 있는데 어떻게 일자리가 만들어지겠나.
-조선일보(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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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불법 천지 감당할 수 있나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한 노동자나 노동조합에 대한 회사의 손배가압류를 제한하는 법이다. /2022.09.15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의원 46명이 정의당 의원들과 공동 발의한 이른바 ‘노란봉투법’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법안은 불법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이라도 폭력·파괴로 인한 직접 손해가 아니라면 사측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22개 입법 과제에 포함시켰고 패스트 트랙(신속 처리 안건) 지정을 통해 강행 처리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이 법안을 뜯어보면 불법을 조장하고 현행 노동법 체계를 뒤흔드는 등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먼저 노란봉투법이 노조의 ‘폭력·파괴 행위’에까지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무조건 불법을 면책하자는 것이 아니고 폭력·파괴 행위로 발생하는 건 당연히 처벌하고 손해배상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발의안대로 하면 노조원들이 회사 점거 과정에서 회사 시설과 기물을 파괴하더라도 노조 차원에서 계획한 것이라면 개인에게 소송을 걸 수 없다. 또 ‘소송으로 노조 존립이 불가능해지면 소송을 청구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도 달아 노조까지 빠져나갈 수 있게 뒷문을 열어두었다. 대형 폭력·파괴 사태를 일으켜 회사 손해액이 커질수록 노조가 소송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또 발의안대로 하면 8000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은 대우조선 하청 노조의 독(dock) 점거, 지난해 현대제철 하청노조의 통제센터 점거, 화물연대의 잇단 물류 출고 방해 등 어느 것 하나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재계와 법조계 분석이다. 근로자와 사용자의 범위를 직접 계약 관계가 아닌 경우로 확대하고, 노동 쟁의 대상 범위를 넓히는 조항도 기존 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든다는 지적이다.
노란봉투법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다. 19·20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발의됐지만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입법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다. 자신들도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야당이 되더니 통과시키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야당이니 기업과 노사 관계가 엉망이 되고 불법 천지가 돼도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조선일보(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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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野, 단가 인하도 모른 채 “장병 팬티 예산 5억원 깎아” 주장. 혹시 속옷 납품 회사와 무슨 관계?
-팔면봉, 조선일보(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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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 외면하는 진보의 위선 ‘노란봉투법’
올가을 입법전쟁의 예상 격전지가 여럿이다. 그중 무엇으로도 합리화되지 않는 싸움이자, 어떻게든 사수해야 하는 고지가 바로 ‘노란봉투법’이다. 노란봉투법은 폭력·파괴만 아니면 불법 파업이라도 손실에 대한 책임을 면책시켜야 한다는, 즉 ‘입법으로 불법을 보호’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다.
요즘은 국가가 불법 파업 관련 형사처벌을 자제하는 추세이니 금번 대우조선 사태에서 봤듯, 근로자들이 불법 파업을 강행할 때 마음에 걸리는 건 손배소로 신용불량자가 될 위험뿐이다. 그러니 이를 면해준다는 것은 파업의 무법지대 선언과 같다. 현재 국회의원 60여 명이 6개 발의안에 이름을 올렸고, 거대 야당은 역점 민생 법안으로 이를 지정해 놓았다. 다른 나라에는 이런 법이 없다니,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참으로 특이하긴 하다.
그런데 우려되는 것은 이를 근로자와 경영계 간 갈등으로만 단순화하는 접근이다. 불법 파업의 비인간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속성은 기업 재산권이나 생산 활동 유지를 훌쩍 넘어서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내용을 정확히 알리고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입법 전쟁에서 핵심은 ‘약자를 위한 정의로운 입법’이라는 프레임이 얼마나 허위인지를 폭로하는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의 파업 원칙은 ‘쟁의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일하고자 하는 근로자의 근로할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이다. 파업 근로자도 시장의 약자지만, 파업에 불참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근로자 역시 약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업을 하더라도 주요 생산 시설을 점거해 업무를 마비시키는 행위, 일하고자 하는 근로자를 막거나 협박하는 행위가 용인돼서는 안 된다. 이런 행위가 모든 나라에서 불법으로 엄히 다스려지고 손배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모든 근로자가 다 귀하기 때문이며, 불법을 행하려거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 하청 근로자의 열악한 근로 조건은 무능한 경영이든, 다단계 하청이든, 구조적 요인을 살펴 개선할 일이다. 그러나 손실을 모두 없던 일로 하겠다는 것은 불법을 부추겨 다른 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탄압하겠다는 것이니, 이를 어찌 근로자를 위한 법이라 할까. 요즘 반미자주 투쟁을 당당히 내건 민노총의 행태를 보면, 약자를 위한다는 것은 핑계일 뿐 불법 정치파업을 일삼는 민노총에 백지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이 이 법의 진의라는 게 뻔히 보인다.
파업의 합법성 요건이 너무 까다로워 아예 불법을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는 방어논리 역시 결정적 순간에는 약자 편이 아니라 우리 편을 드는 우리나라 진보 진영의 고질적 병증일 뿐이다. 2014년 쌍용차 파업 근로자에게 성금을 모아 보낸 노란봉투 캠페인 때 당시 문재인 의원은 ‘손배와 가압류는 노동3권을 무력화시키기에, 노란봉투법을 꼭 관철시키겠다’는 편지를 썼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이었던 동안 거대 여당과 정부가 노란봉투법 통과를 위해 노력한다는 말은 들리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합법성 요건이 별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하다는 조항들을 ILO협약 비준으로 개정했을 때에도 파업 합법성 요건 완화는 언급조차 없었다. 설사 요건이 과하다 해도 불법을 없던 일로 칠 게 아니라 요건을 고쳐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
민주화 이후 지난 30년은 상생의 노사관계를 향한 지난한 과정이었다. 건강한 관계의 기본은 노사 갈등이 있을 때 각자의 주장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며, 법을 지키는 것은 그 책임의 최소한이다. 그 최소한을 없애버리겠다는 입법자들이라면 30년간 쌓은 공든 탑을 부숴버리려는 철거 깡패와 무엇이 다를까.
-윤희숙 전 국회의원, 조선일보(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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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의 470억 손배訴 ‘노조는 불법해도 된다’ 인식 끊어야

20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도크에서 파업 중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왼쪽) 조합원들과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대우조선해양 사무직 노조단위 조합원들이 격벽 하나를 두고 각각 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선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50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이에 반발해 김모 대우조선해양 사무직 노조단위 노동조합장이 이날 선박 내 25m 높이 구조물 위에 올랐다. 2022.7.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불법 점거 파업으로 회사에 큰 손해를 입힌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 하청노조를 상대로 47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노조가 지난 6월부터 51일간 선박 제조 작업장을 불법 점거하면서 8000억원의 손해를 봤지만 소송에서 이겨도 피해액을 다 받아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청구 금액을 낮췄다고 한다. 여러 차례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은 22년간 국민 세금에 기대 존속한 부실 회사다. 이런 회사가 불법 파업으로 인한 손해에 눈감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임이다.
이 당연한 결정에 대해 노조와 일부 시민단체는 “노동운동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말이 되지 않는다. 지금도 합법적인 쟁의 행위로 인한 손해는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법에 명시돼 있다. 대우조선 하청노조는 작업장을 불법 점거해 위험 물질인 시너까지 반입했다. 불법에 책임을 묻는 것은 탄압이 아니다. 그동안 회사 측은 불법 파업이 벌어져도 파업이 끝나면 노조를 달래느라 손배 청구를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비정상 때문에 불법 파업이 이어졌던 것이다. 이제는 ‘노조는 불법을 저질러도 유야무야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반드시 끝내야 한다.
지금 민노총 소속 노조는 공권력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이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것이 손해배상이다. 실제 대우조선 파업 때 하청노조가 모든 것을 양보하면서도 끝까지 매달린 것이 ‘손배 면제’ 요구였다. 하이트진로 주류 출고를 방해하던 민노총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최근 본사를 기습 점거하면서 요구한 것도 회사가 제기한 28억원의 손배 소송 철회였다. 사측이 여기서 또 흐지부지하면 불법 폭력을 끊을 수 없다.
선진국 중 불법 파업에 책임을 묻지 않는 나라는 없다. 뉴욕시는 2005년 12월 대중교통 노조가 불법 파업에 들어가자 바로 파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노조에 대해 파업 하루당 100만달러, 파업 노조원에겐 파업 일수 하루당 이틀치 임금을 벌금으로 내라고 명령했다. 결국 노조는 3일 만에 파업을 끝냈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서 미국에선 불법 파업이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지금 민주당과 정의당은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한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불법 파업에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이다. 무책임한 법안 추진을 멈춰야 한다.
-조선일보(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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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경찰청장 “도 넘은 불법 점거·시위에 공권력 투입 주저 않겠다.” 떼법에 무력한 선배들 전철 밟지 않아야.
-팔면봉, 조선일보(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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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된 민노총에 날개까지 달아주기
[박정훈 칼럼]
감옥도 무섭지 않은 좌충우돌 민노총이 단 하나 겁내는 게 손해배상 소송인데
거대 야당은 이것마저 면책시켜 주겠다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지난 16일 하이트진로 서울 본사를 기습 점거했다. 시너통을 들고 옥상에서 농성 중인 이들은 "경찰이 투입되면 뛰어내리겠다"거 하고 있다./뉴시스
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집단 활극을 벌이는 블랙박스 동영상이 온라인에 나돌고 있다. 화물연대가 봉쇄했던 전국 어느 공장이나 물류센터 중 하나였을 것이다. 캄캄한 밤, 파업에 불참한 기사가 어둠을 틈타 트럭을 몰고 사업장에 진입하려 한다. 그러나 잠복 중인 조합원들에 발각되고 네댓 명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달려든다. 놀란 기사가 후진해 도망치려 하지만 조합원들은 놓아주지 않는다. 트럭에 몽둥이질을 해대더니 돌덩이를 던져 운전석 유리를 깨버린다. 영상은 기사가 절망적인 욕설을 내뱉으며 큰 길로 탈출하는 것으로 끝난다.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지난 5·6월 화물연대 파업 때 체포된 조합원은 78명이었다. 동영상 속 등장 인물들이 여기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설사 체포되었어도 이들은 겁내하지 않았을 것이다. ‘노동 단결권’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쟁의 중 불법을 관대하게 처리하는 것이 우리의 사법 관행이기 때문이다. 입건돼도 기소유예가 대부분이고 기소까지 가더라도 벌금형이 고작이다. 화물연대 파업이 끝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도로를 막고, 폭력을 휘두른 주동자들은 아직 검찰 송치조차 되지 않았다, 공권력과 법원마저 흐물흐물하니 무서울 것이 없다. 그러니 마음 놓고 불법을 저지른다.
민노총은 우리 사회 최대의 문제 집단이다. 모든 부문이 선진화로 향하는 대한민국에서 민노총은 비정상을 넘어 통제 불능의 기형적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민노총 하면 조폭 이미지를 떠올린다. 공장을 멈춰 세우고, 공사를 훼방 놓고, 집단 괴롭힘으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이 동네 조폭을 빼닮았다. 시너 통을 들고 분신하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다. 자해 공갈단과 다르지 않다.
민노총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많다. 민노총은 노동자 편이라고 할 수 없는 집단이다. 입으론 “노동자가 주인인 세상”을 말하지만 결코 다수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 올 연초 CJ대한통운을 쑥대밭으로 만든 민노총 조합원은 1600명이 전부였다. 택배 기사 2만명 중 92%는 일하고 싶다고 했지만 8%의 소수가 다수를 제압하고 택배망을 마비시켰다.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 주동자 역시 116명에 불과했다. 대우조선과 협력업체 노동자 10여만명은 조업을 원했지만 1%도 안 되는 116명이 작업 라인을 56일간 멈춰 세웠다.
민노총이 노동자 단체라는 것도 절반만 진실이다. 노조라기보다 1980년대 운동권식 세계관에 빠진 정치·이념 집단에 가깝다. 이들이 노동 문제와 상관없는 한미 동맹 해체를 주장하고 북한 입장을 앵무새처럼 대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 주말 민노총은 대규모 집회를 열고 “미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우리는 반미다”를 외쳤다. ‘미국과 싸우자’는 반미는 노동자 이익에 반하는 반노동적 주장이다. 한미 동맹이 흔들리면 경제가 악화되고 일자리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 단체라면서도 노동자 권익을 반미·종북 아래에 두는 것이 민노총의 실체다.
‘괴물’ 같은 존재가 된 민노총에겐 무서울 것이 없다. 법 제도는 노동 편향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짜여져 있고, 행정과 사법 관행은 강성 노조의 일탈에 관용적이기 때문이다. 감옥 가는 것도 겁내지 않는 이들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 손해배상이다. 피해 입은 기업에서 손배 소송을 당하고 가압류가 들어오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한다. 대우조선 파업 때도 하청노조가 모든 것을 양보하면서 끝까지 매달린 것이 ‘손배 면제’ 요구였다. 감옥이야 다녀오면 되지만 민사소송을 당하면 재산이 압류되고 경제적으로 괴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노총의 폭주를 견제할 유일한 수단마저 막아버리려는 입법이 거대 야당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올 정기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겠다는 이른바 ‘노랑봉투법’이 그것이다. 해고 통지서를 노랑봉투에 담아 보낸다는 것에서 이름 따온 이 법은 노동쟁의로 인한 손해는 폭력·파괴를 제외하고 다 면책시켜 준다는 것이 골자다(임종성 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안). 사람을 때리거나 기물을 깨뜨리지만 않으면 공장을 점거해도, 도로를 봉쇄해도, 업무를 마비시켜도 손해배상 당하지 않게 특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오로지 민노총만을 위한 것임은 명백하다. 지금도 합법적인 쟁의 행위는 모든 민형사 책임이 면제되도록 법에 명문화되어 있다(노동조합법 제3·4조). 선의의 노동 약자들은 이 조항으로 충분히 보호받는다. 합법을 넘는 불법적 방식으로 투쟁하는 것은 오직 민노총과 그 산하 강성 노조뿐이므로 ‘노랑봉투법’이 통과되면 만세 부를 곳은 그들밖에 없다. 안 그래도 겁날 것 없는 좌충우돌 폭주 조직에 면책 특권의 ‘날개’까지 달아주겠다는 것이다.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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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시급한 노동 개혁은 불법·폭력에 대한 엄정 대응이다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린 '고공 농성 투쟁 승리 결의 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산업구조하에서는 노동법 체계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2000년대 초 독일 사민당 정권의 노동시장 유연화 개혁을 언급하면서 노동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직적인 고용 시스템,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불균형, 연공서열 임금 구조 등 시대에 맞지 않는 노동 법 제도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자리 창출을 방해하고 산업 경쟁력을 깎아 먹는 불합리한 노동 시스템을 개혁하는 일은 윤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대부분 역대 정권이 노동 개혁을 약속했지만 무위로 끝났거나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끝났다. 산업·고용 현장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데다 거대 노조의 반발로 추진 동력을 잃곤 했다. 노동 개혁은 정부가 하겠다고 쉽게 이뤄질 개혁이 아니다. 더욱이 노동시장 유연화에 소극적인 야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은 쉽지 않다. 윤 정부는 이해 당사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야당을 설득해가면서 개혁 플랜을 구체화해 가야 한다.
국회 손을 빌리지 않고 행정부가 당장 할 수 있는 노동 개혁도 있다. 불법·폭력에 대한 엄정한 대응이 그것이다. 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하이트진로의 서울 본사 건물에 들어가 옥상을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위험 인화 물질인 시너 통까지 들고 들어가 협박하고 있다. 민노총 화물연대는 총파업을 통해 안전운임제 등의 전리품을 챙겼다. 그래 놓고 개별 사업장에서 파업이 벌어지면 시위의 장기화, 과격화를 부채질한다. 민노총 소속 현대제철 조합원들은 특별 격려금 400만원을 달라며 석 달 넘게 사장실과 공장장실을 점거 중이다. 정당한 노동권 행사를 넘어 조폭 수준의 과격 폭력 시위가 횡행한다. 이토록 막무가내식 불법·폭력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것은 세계에서 한국뿐일 것이다.
민노총을 싸고돌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법과 원칙’을 강조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체감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불상사를 우려해 공권력 투입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을 막고 물류를 멈춰 세우는 불법을 방치하면서 무슨 노동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가. 산업 현장에 만연한 강성 노조의 과격 불법 투쟁에 대해 공권력이 원칙대로 작동하기만 해도 노동 개혁의 절반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조선일보(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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