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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여당 대표의 처신] [윤석열표 대표 정책, 여전히 안 보인다] ....

뚝섬 2022. 9. 14. 06:44

[보수 여당 대표의 처신]

[윤석열표 대표 정책, 여전히 안 보인다]

[대통령실 ‘군기 잡기’]

 

 

 

보수 여당 대표의 처신

 

[선우정 칼럼]

보수주의는 순결한 사람만 정치해야 한다고 위선 떨지 않는다
문제가 생겼을 먼저 도덕성에 따라 처신하라는 것이다

 

정치인에게 감동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재작년 제주도 광복절 경축식 때 원희룡 제주지사의 모습이 그랬다. 광복회 관계자가 이승만 대통령과 백선엽 장군을 맹비난하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독설을 기념사라며 대독했다. 그러자 원 지사는 단상에 올라가 이를 반박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치우친 역사관을 기념사라고 대독하게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입니다. 김일성 공산 군대가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고 왔을 때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던 군인과 국민이 있습니다. 그중엔 일본군에 복무했던 분도 있습니다. 역사 앞에서 우리는 공과 과를 겸허하게 보는 것입니다.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받아야 된다는 식으로 역사를 조각내는 시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듬해 김 회장은 야당을 향한 노골적인 저주로 발언 수위를 올렸다. 과거 보수 정부를 ‘친일 정권’으로 단정하고 “이들은 대한민국 법통이 조선총독부에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경축식 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침묵했다. 같은 편이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야당 대표는 다르다. 연설은 화상으로 진행됐다. 원 지사였다면 송출 중단을 요구하고 항의했을 것이다. 퇴장해도 괜찮았다. 정당 대표가 굴욕을 당하고도 그냥 앉아 있는 자체가 다른 굴욕이기 때문이다.

 

작년 8월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원중 광복회장,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김 회장은 영상을 통해 국민의힘을 친일 정당으로 모욕했다. /연합뉴스

 

그런데 이준석 대표는 반응이 없었다. 경축식이 끝나자 대통령 부부에게 꾸벅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이날 그를 사로잡은 건 야당 내에서 일어난 이른바 통화 녹취록 유출 공방이었던 것 같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쏟아낸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대부분 이 문제에 대한 변명이었다. 언제나 그에겐 외부 공격보다 내부 공격이 훨씬 중대한 문제인 것이다.

 

역사적 정당성, 보수의 가치, 이런 말은 재미없다. 원 지사가 “김일성 공산 군대”라며 반론을 시작했을 때 “아, 또 저 얘기”라며 외면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일반인은 그래도 된다. 하지만 당대표는 다르다. ‘거인의 어깨 위에 있는 난쟁이’ 표현은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주의에 대한 비유로도 유명하다. 이준석 대표가 강한 발언권을 가진 이유는 앞선 보수 정당 선배들의 위대한 업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들의 어깨 위에 올라탄 난쟁이에 비유할 수 있다. 거인을 모독하는데 대표가 침묵했다. 원 지사의 말처럼 “역사 앞에서 공과 과를 겸허하게 보는 자세”로 “치우친 역사관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대표의 의무였다. 그런데 지키지 않았다.

 

지난달 이 대표의 눈물 회견은 ‘개고기 발언’ 말고도 보수의 시각에서 주목할 부분이 많았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 절반이 태극기를 보면 자동으로 왼쪽 가슴에 손이 올라가는 국가 중심의 가치를 중시하는 당원”이라고 했다. 국기에 대한 애정으로 표현되는 애국주의와 국가주의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표는썩어서 문드러진 반공 이데올로기” “60년째 북풍의 나발을 부는 집단이라고 정권을 비판했다. 하지만 반공은 썩어서 문드러지지 않았고 북풍 나발 역시 멈출 수 없다. 윤핵관 때문이 아니라 북핵과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 때문이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말에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도 틀렸다. 세율 인상 없이 경제를 키워 복지를 감당한 사례가 많다. 필요하면 증세를 할 수 있지만 마지막까지 자제하는 게 보수다.

 

이준석 대표가 8월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보수의 관점에서 이 대표의 핵심 문제는 도덕성이다. 논란이 많은 성 매수 주장을 들추려는 게 아니다. 보수주의는 좌파처럼 순결한 사람만 정치를 해야 한다고 위선 떨지 않는다. 다만 문제가 생겼을 법에 앞서 도덕성을 처신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 어떤 총리 후보자는 변호사 수임료 16억원 때문에 물러났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도덕성을 중시해 자진 사퇴했다. 보수적 가치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정무실장은 성 매수 주장과 관련된 제보자에게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줬다고 한다. 만약 대통령 부인의 비서관이 유흥업소 취업 주장과 관련된 제보자에게 투자 각서를 써준 사실이 드러났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차이가 없다고 본다. 보수 정당 대표라면 그는 일만으로 스스로 물러났어야 한다. 그런데 그는 일가족 비리 수사 때 조국 교수와 당시 집권자들이 보여준 행동을 따라 하고 있다. 도덕성이 아니라 대중 선동을 처신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전후 고도 성장을 정치 영역에서 지원하면서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다수 국민을 대변해 왔다. 업적으로 말하면 세계 보수 정당 가운데 손꼽히는 정당이다. 맨파워도 밀리지 않는다. 그런데 자신의 가치를 모르는 듯하다. 가치를 모르니 보수에 어울리는 내부 인재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 문제만 생기면 특정인의 인기에 의존해 우르르 몰려 다닌다. 이번 파동도 그러다가 일어난 일이다. 이런 체질을 바꿀 수 있다면 더 세게 당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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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표 대표 정책, 여전히 안 보인다

 

이명박(MB) 정부 마지막 해의 일이다. 당시 과천 관가에선 군의 암구호처럼 ‘VIP 사업’이란 단어가 자주 떠돌았다. 사석에서 만난 관료들이 “곧 치러질 대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VIP 사업은 비판받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식이었다. 누구도 이름을 말하진 않았지만 모두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바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정부 안에선 아직도 대통령을 ‘VIP’나 ‘1호’ 등으로 우회 지칭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현직 대통령이 큰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는 사업을 VIP 사업이라 부르곤 했다. 물론 문서상으로는 ‘정부 역점 사업’ 등으로 순화해 표현한다.

VIP 사업은 토건 사업일 수도, 정책일 수도 있다. 노무현 정부의 세종시 건설, MB 정부의 4대강 사업이 대표적인 토건 VIP 사업이다. 둘 다 대선 공약에서 비롯됐다. 충남 연기군 일대에 인구 50만 명의 행정수도를 만드는 세종시 건설 계획은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6년 첫 삽을 떴다. 4대강 사업은 MB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 11월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공사를 마무리하면서 끝났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VIP 사업에 ‘최소 20조 원 든다’는 말이 있었다. 실제 세종시 건설에 투입된 공공자금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예산 포함 22조5000억 원, 4대강 사업에 쓴 사업비가 약 22조 원이었다. 한 예산 당국자는 “민의로 뽑힌 대통령이 시대정신을 반영해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바꾸려고 할 때 그 정도 비용이 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직전 문재인 정부도 정책 분야에서 VIP 사업이 있는 것 같다. 5년 내내 추진한 소득주도성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2개월 만인 2017년 7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1번 과제로 소득주도성장을 무대 위에 올렸다. 구체적으로 최저임금 시간당 1만 원, 실업급여 증액, 건강보험 보장 비율 70%를 제시했다. 지금 되짚어 보면 문재인 정부의 이후 5년은 그때 내건 구호를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대통령직을 걸고 추진하는 대형 사업이 잘 보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 노동 교육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3대 개혁론이다. 다만 그 뒤에 이어지는 정부 측 움직임은 생각보다 굼뜨다. 대통령이 나서서 느린 진척 상황을 독려하는 모습도 없다. 정부 안팎에서 “급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연금 노동 교육개혁이 윤 대통령이 염두에 둔 VIP 사업이 아닐 수도 있다.

 

VIP 사업은 한국식 대통령 5년 단임제하에서 개별 정부의 철학과 브랜드를 정립하는 역할을 해 왔다. 단 하나의 예외 없이 모두 극단적 찬반에 휩싸였고, 그런 경험이 다른 정책을 추진할 때의 추진 동력이 되기도 했다. 이들 사업에 대한 최종 평가는 역사가 내릴 것이다. 다만 확실한 건 ‘총력전’을 벌인 사업이나 정책을 갖지 못한 정부는 평가할 여지조차 없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가 더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박재명 정책사회부 차장, 동아일보(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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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군기 잡기’

 

“모든 보고는 내게 먼저 하라.” 2017년 7월 취임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전 직원을 소집해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4성 장군 출신의 켈리는 파벌 간의 암투와 보고체계 붕괴로 혼란스럽던 도널드 트럼프 초기 대통령실의 기강을 잡기 위해 투입된 소방수였다. 그는 실세로 평가받던 백악관 공보국장을 내쳤고, 대통령의 딸과 사위까지 먼저 자신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그가 근무했던 1년 반이 트럼프 시절의 백악관에 그나마 질서가 유지됐던 때였다.

▷한국에서도 대통령실의 기강이 해이해지면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이 나서곤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비서관들의 ‘새만금 헬기 유람’으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직원 조회를 주재하면서 “(대선 공로에 대한) 보상의 유효기간은 어떤 경우는 6개월, 어떤 경우는 1년”이라고 경고했다. 이명박 정부 정정길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실 직원의 성폭행 혐의 등으로 어수선했던 2009년 직원회의를 소집해 “작은 실수 하나도 국민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며 기강 잡기에 나섰다.

▷김대기 비서실장이 13일 첫 직원 조회를 연 것도 흐트러진 대통령실의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대규모 감찰 및 업무평가를 통해 행정관 및 행정요원급 직원 50여 명을 교체했다. 이렇게 단기간에 대통령실 실무진을 대거 교체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그만큼 내부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 실장이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짱돌”이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쓴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을 것이다.

 

문제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초반부터 대통령실의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것은 대통령실 첫 인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감찰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윤핵관의 비서들로 가득 찼다”는 말이 나올 만큼 여권 핵심 인사들의 사람 심기가 만연해 있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 지인의 아들,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전 직원 등이 대통령실에 근무해 ‘사적 채용’ 논란도 있었다. 인사 라인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쳐 채용한 것인지 의문이 여전하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실에서 민정수석이 폐지되면서 공직기강비서관은 비서실장 직속으로 바뀌었고, 인사검증은 법무부로 넘어갔다. 오랫동안 유지돼온 시스템이 바뀐 만큼 관련 업무에 공백이 생길 여지가 있다. 또 수석비서관 이상에 대한 감찰을 강화하려면 특별감찰관 임명이 필요한데, 대통령실과 국회 간에 원활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과 개선이 병행돼야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있다. 비서실장 혼자서 군기 잡기에 나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장택동 논설위원, 동아일보(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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