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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지 ‘만년 적자’ 반전시킨 한류의 힘] [3년 만의 일본 여행] ....

뚝섬 2026. 5. 11. 15:39

[여행수지 ‘만년 적자’ 반전시킨 한류의 힘]

[3년 만의 일본 여행]

[싸이와 김정은 vs. 우영우와 인도인]

 

 

 

여행수지 ‘만년 적자’ 반전시킨 한류의 힘

 

6일 오후 5시경 대통령궁 발코니에 방탄소년단(BTS)이 모습을 드러내자 ‘아미밤’ 응원봉이 반짝이며 함성이 터져 나왔다. 북미 투어 중인 BTS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환담한다는 소식에 대통령궁이 보이는 소칼로 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BTS 팬 5만 명이 운집했다. 이들의 떼창과 춤으로 소칼로 광장은 마치 거대한 공연장 같았다. 멕시코 상공회의소는 세 차례 BTS 공연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1억75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3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BTS의 복귀 공연 당시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이들은 평균 8.7일을 머물며 1인당 353만 원을 썼다. 올해 1분기 외국인 관광객보다 평균 2.6일을 더 체류하고, 108만 원을 더 소비한 것이다. 이 영향으로 3월 여행수지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국이었는데 136개월 만에 반전을 쓴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 관광의 주 손님은 쇼핑하러 오는 유커들이었다.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불었던 2014년 여행수지가 반짝 흑자를 냈던 이유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자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았고, 그 여파가 오래갔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K팝, K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중동에서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급증했다. 식도락 관광, 한류 스타 관련 장소 방문 등 한국 관광의 내용도 달라졌다.

 

2024년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1위로 꼽혔다. 3월 방한한 외국인들은 BTS 공연 전후로 서울 용산, 홍대, 성수 일대를 방문했다. 용산은 BTS 소속사인 하이브 사옥이 있고 인근은 ‘하이브 거리’로 불린다. 성수에는 SM엔터테인먼트 사옥이, 홍대에는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이 있다. 이 지역들은 아이돌 팝업스토어, 화보 촬영의 성지로 특유의 ‘힙’한 분위기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을 보면 K팝, K드라마로 한국을 알게 됐지만 굴곡진 역사와 이를 극복한 끈질긴 한국인, 한국에 오는 비행시간 동안 배울 수 있을 만큼 체계적인 한글, 맛있고 푸짐한 한식, 개인주의 문화권에선 느끼기 힘든 친밀한 정서 등이 점점 궁금해졌다는 외국인이 많다. 과거 우리가 서구의 삶의 방식을 동경했듯이, 우리의 삶의 방식이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2000년대 초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인기를 끌고 그룹 ‘H.O.T.’가 활동하던 당시만 해도 한류는 짧은 유행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 전망과 달리 이제는 한국 문화가 품은 가치관과 정서가 보편적인 공감을 얻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 같다.

-우경임 논설위원, 동아일보(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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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일본 여행

 

일본에 야리가타케(槍ヶ岳)라는 산이 있다. 도쿄에서 차로 5시간 가고 등산로에 들어서 9시간 넘게 올라가야 해발 3180m 정상에 오른다. 첩첩산중 한가운데 있는 준봉(峻峯)이다. 2008년 일본에서 근무할 때 이 산 정상 부근 산장에 머문 적이 있다. 익숙한 냄새에 돌아보니 한국인 중년 등산객 수십 명이 김치통을 열고 밥을 먹고 있었다. 한국 100 명산 등반을 끝내고 일본 100 명산 등반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놀랐는데 곧 평범한 얘기가 됐다.

 

일본 정부가 3년만에 외국인 관광객의 비자 면제 및 개인 여행을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 게시판에 일본 하네다행 여객기 탑승 정보가 안내되고 있다./뉴스1

 

▶일본에 있으면서 틈이 나면 등산을 하고 여행을 다녔다. “후지산을 4번 올라가고 47개 지자체를 모두 여행했다”고 하면 일본 사람도 대개 인정한다. 그런데 3~4년 뒤부터 이런 자랑도 별 게 아니게 됐다. 인스타그램 유행과 더불어 한국 젊은이들이 일본 구석구석을 후벼 파듯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웬만한 일본인은 평생 발들일 일 없는 서태평양 절해고도까지 간다는 말을 듣고 “역시 젊음은 다르다”고 느꼈다.

 

일본이 뭐가 좋으냐고 물으면 , , 먹을 것이 많고, 게다가 싸다 한다. 한 달 전 3년 만에 도쿄 편의점에 갔더니 서울 편의점에서 2100원인 코카콜라가 160엔(약 1600원)이었다. 생활 물가를 비교할 때 자주 쓰이는 빅맥 햄버거는 서울 4900원, 도쿄 390엔. 도심 한식당의 점심 냉면값은 1000엔을 받았다. 일본 샐러리맨에게 물어보니 “심리적으로 점심값 1000 벽이 아직 높다”고 했다. 교통비는 여전히 비싸지만 식음료 값은 서울의 70~80% 정도인 듯했다.

 

▶2018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753만명이었다. 국민 7명 중 1명이 그해 일본을 다녀왔다. 5년 전보다 3배 늘었다. 일본 여행을 늘리는 정책이 나온 것도 아니다. 외교 관계도 좋지 않았지만 “싸고 좋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일본으로 떠났다. 2019년 한국의 ‘NO 재팬’ 운동, 이듬해 코로나 대유행과 장기간의 국경 봉쇄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연 1000만명을 내다보고 있었을지 모른다.

 

▶일본이 3년 만에 무비자 입국과 자유 여행 재개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일본 여행 예약이 822% 늘었다고 한다. 꽉 눌린 것이 터질 조짐이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요즘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도 일본이다. 엔화 하락으로 더 싸졌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한다. 한때 대일 여행수지 적자가 37억달러에 달했다. 무역수지까지 적자인 마당에 과소비가 걱정되기는 한다. 그래도 여행은 좋은 것이다. 많이 보면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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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와 김정은 vs. 우영우와 인도인

 

“한국인들은 모두 똑같아 보인다(look alike). 비슷비슷하게 생겨서(look similar),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하는(differentiate between men and women) 것조차 힘들다.”

 

인도의 의사이자 배우(doctor actor)인 시버카터케인(37)이 현지 학교 행사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가 인종차별주의 발언(racist remark)이라는 맹비난을 받고 있다(face flak). 한국인들이 아니라 인도 내부 K팝·K드라마 등 한류(韓流)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get beaten wildly). 타(他)인종 차별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하는(demand for an apology for his discrimination against people of different races)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인도에서도 높은 시청률(high viewer ratings)을 보인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은 자기 이름이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be read straight or flipped) 우영우”라면서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별똥별을 예로 들었다(hold up as examples). 영어권에는 kayak, deed, noon, rotator, racecar 번역돼 방송됐다. ‘우영우’ 드라마 대사를 영역한 그분은 그래서 참으로 존경스럽다(be admirable). 그런데 ‘역삼역’까지 설명했던 그분이 놓친 하나는 ‘인도인’이었다.

 

그 인도인 중 한 사람인 시버카터케인이 먹고 살만 해지면(make ends meet) 어줍잖게 주접떨기 시작하는 인간 본성을 주체하지(hold back his human nature) 못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의 인격·품성은 그렇다고 치더라도(set aside his personality and character), 다른 인종 개개인을 구별하는 쉽지 않은 과학적 사실이라고 한다. 우리 눈에도 나이지리아에서 왔다는 N씨, 카메룬 출신 C씨, 잠비아 Z씨, 인도인 I씨, 파키스탄 P씨, 방글라데시 B씨는 다 똑같아 보인다. 아프리카에서 N Z, 서남아시아의 I B 구별하기 어렵다.

 

이런 현상을 전문 용어로는 다른 인종 효과(other race effect)’라고 한다. 인간은 가까이 있는 존재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질 수 있어(get into a desperately dangerous situation) 시각·지각을 극도로 발달시켰다. 상대적으로 주변에서 자주 보지 못하는 다른 인종은 제대로 식별·경계하지 않게 됐다. 미국의 어느 흑인 갱단은 한국·일본·중국 아시아에서 관광객만 범행 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어쩌다가 붙잡혀도 피해자인 아시아인이 흑인들 얼굴을 분간하지 못해 범인을 특정해서 지목하지 못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2012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대박을 터뜨렸을(hit the jackpot) 당시, 외국에선 난데없이(out of nowhere) 싸이와 김정은을 연관시킨 보도가 나오곤 했다. 북한 독재자 김정은만 알고 있던 신출내기 기자(cub reporter)들에겐 김정은이 갑자기 말춤을 추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심지어 영국에서조차 ‘싸이와 김정은’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역삼역이 어딘지 모르는 인도인이 싸이와 김정은이 너무 닮아 구분하기 힘들다고 하면 둘 중 누가 더 화를 낼까? 싸이는 접촉하지 못했고, 김정은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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