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민의 자세]
[김정은의 위험한 ‘최후의 날’ 게임]
[핵의 절차]
[미국이 화내는 건 무섭지 않나]
세계 시민의 자세
[송평인 칼럼]
핵전쟁 피하면서 러·中 다루려면 새로운 봉쇄와 압도적 군사력 필요
북한도 러·中과 함께 다룰 때 효과적… 거대 악과 맞서는 일엔 고통 따른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세계 시민’을 언급했다. ‘세계 공화국’과 한 묶음인 ‘세계 시민(weltb¨urger)’이란 말은 칸트에서 비롯됐다. 칸트가 실제 언급한 것은 세계 공화국이 아니라 민족연합(民族聯合·v¨olkerbund)이다. 하지만 독재가 아니라 공화적 가치가 중심이 된 민족들의 연합은 세계 공화국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 공화국을 통한 영구평화(永久平和)는 철학에서나 하는 말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참사를 겪고 난 뒤 국제연맹(The League of Nations)이 탄생했다. 이 명칭은 칸트의 민족연합을 영어로 직역한 것이다. 물론 말만 그럴 뿐이다. 국제연맹도, 그 후신인 국제연합(United Nations·유엔)도 세계 공화국과는 거리가 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명백한 잘못에도 유엔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러시아의 거부권 때문이다. 유엔 체제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 나머지 국가들에 우월성을 갖는 체제다. 그런 점에서는 19세기 빈 체제나 다를 바 없다. 전승국의 우월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이 상임이사국으로서 갖는 거부권으로 나타난다. 이들 국가는 나중에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만들어 핵무기를 보유할 권리까지 독차지함으로써 우월성의 군사적 토대를 완성했다.
유엔 체제는 정확히는 전승국 중에서도 핵 선제공격으로부터 살아남아 응징할 수 있는 광대한 영토를 가진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세 나라의 핵 균형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사용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지만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는 순간 NPT는 깨지고 NPT가 그 위에 서 있는 유엔 체제도 끝난다. 유엔 체제는 핵전쟁으로는 극복될 수 없다. 핵전쟁은 인류의 전멸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후의 체제가 있을 수 없다. 어렵기는 하지만 핵전쟁을 피하면서 유엔 체제를 넘어설 수 있는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뒤이은 공산권의 몰락을 초래한 내파(內破·implosion)다. 전쟁과 같은 외부적 힘에 의해 초래되는 외파(外破·explosion)가 아니라 스스로 무너진다는 점에서 내파다. 물론 내파라고 해서 순수하게 스스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공산권의 내파는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된 봉쇄(containment) 정책의 결과였다.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더라도 서방의 제재를 피할 수 없고 또 한 차례의 내파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스스로 무너지던 중국을 수교를 통해 구해주고 세계화에 합류시켜 준 것은 미국이다. 그런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신(新)봉쇄 정책으로 돌아섰다. 군사적으로 아시아·태평양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라고 할 수 있는 쿼드를 출범시키고, 경제적으로는 중국을 배제하고 동맹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급망을 짜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다른 하나는 러시아나 중국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정밀하고 압도적인 재래식 무기로 초토화시키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재래식 군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러시아에 대해 상응하는 핵무기를 쓰지 않고도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미국과 나토의 자신감은 그로부터 왔다. 시진핑이 연임된 후 대만 침공을 시도해도 미국과 아시아 국가의 협력 태세가 확고하면 중국의 전술핵무기 사용 위협에 핵전쟁을 피하면서 대응할 수 있다. 물론 전술핵무기가 아니라 전략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공멸을 뜻하기 때문에 더 생각할 것도 없고 단지 인간 유전자 속에 새겨진 자멸 본능을 한탄해야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가 통하려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봉쇄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북한의 핵 도발 역시 중국과 러시아의 핵 도발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때 막을 수 있다. 어쩌면 이제야 비로소 북한을 다룰 실효적인 궤도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다. 봉쇄는 봉쇄하는 측에도 고통을 요구한다. 세계가 지금 겪고 있는 경제위기가 그것이다. 군사력의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도 인적 물적 고통을 수반한다. 열정(passion)은 동시에 고통이다. 그 고통을 견뎌낼 각오가 세계 공화국을 준비하는 세계 시민의 자세일 것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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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위험한 ‘최후의 날’ 게임
“날 노리면 모두 죽는다” 자동 核타격 협박
한미, 더욱 정교한 확장억제전략 만들어야
이른바 ‘페리미터(Perimeter)’ 시스템은 냉전기 소련이 극비리에 운영했다는 자동 핵 반격 기계다. 그 실존 여부를 두고선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수뇌부가 외부 공격으로 무력화되거나 통신 두절 사태가 나면 지진과 방사능, 광선, 기압 계측을 통해 핵 피격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전면 핵보복을 수행하는 장치다. 사람의 개입 없이 인류 절멸로 몰아가는 전자동 기계, 그래서 ‘죽은 손(Dead Hand)’이라고도 불린다.
북한이 이달 초 공표한 ‘핵무력 정책’ 법령은 소련식 핵전쟁 기계의 북한판이라 할 수 있다. 법령은 핵무기에 관한 김정은의 독점적 결정권을 명시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국가핵무력 지휘통제체계가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방안에 따라 적대세력을 괴멸시키기 위한 핵타격이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된다.’ 김정은의 생명이 위협받으면 곧바로 공멸(共滅)의 ‘물귀신 기계’가 가동된다는 협박이다.
북한의 이런 극단적 위협은 예견된 일이다. 수령 1인 독재국가에서 국체(國體)라는 핵무기도 유일영도체계를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수령이 사라지면 핵무기도 작동 불능에 빠지게 되니 자동기계 같은 보완 장치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새 법령은 김정은을 보좌하는 ‘국가핵무력지휘기구’를 명시했지만 구성과 운영 등 모든 것을 베일 속에 감춰뒀다.
그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 ‘북한의 핵지휘통제(NC2): 선택지와 시사점’은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북한이 채택할 수 있는 NC2 시스템으로 △독단적 자동작동(automaticity) △정치적 차원의 권한 이양(devolution) △군사적 차원의 재량권 위임(delegation) △조건부 사전위임(pre-delegation) △무기 유형별 혼종(hybrid) 체계 등 다섯 가지 모델을 제시한다.
보고서는 자동작동 모델에 무게를 두면서도 다른 선택 가능성을 함께 점검한다. 수령 유일체제에서 ‘2인자’란 존재가 있을 수 없고 군부 역시 잦은 숙청과 물갈이 대상이 되는 북한이다. 하지만 내밀하게 여동생 김여정이나 최측근 조용원 최룡해에게 권한을 부여하거나 군사작전의 즉응성을 높이기 위해 야전부대에 위임할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유형에 따라 다원적 지휘체계를 가동할 가능성에 보고서는 주목한다. 전략핵은 김정은의 독점적 통제 아래 두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전략사령부에, 전술핵은 포병사령부에 위임하는 식이다. 권한 위임은 우발적 핵사용과 확전의 위험성을 더욱 높인다. 새 법령이 ‘작전적 사명’ ‘작전상 필요’를 언급한 대목은 심상치 않다.
그렇다면 한미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략적 안정성 제고를 위한 대북 메시지 발신이 필요하다. 어떤 핵무기의 사용도 체제의 절멸을 낳을 것임을 경고해야 하지만, 선제타격을 공언하는 것은 김정은의 발작적 충동과 권한 위임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전문가들도 일찍이 참수작전이나 킬체인, 대량응징보복 같은 과잉 레토릭을 경계해왔다. 가공할 핵무기를 둘러싼 전략게임은 생존과 멸망의 딜레마 속에서 상대를 발끈하게 하거나 겁먹게 만드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미국 본토를 전략핵으로, 휴전선 남쪽을 전술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에 맞설 대응 능력을 갖추는 것 못지않게 북한이 위험천만하게 날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미가 확장억제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하는 이유다.
-이철희 논설위원, 동아일보(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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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의 절차
영화 ‘크림슨 타이드’에서 미국은 러시아 군부의 핵 위협을 받는다. 그런데 미 잠수함에 온 대통령 지시문이 통신 장애로 중간에 끊긴다. 함장은 핵미사일을 쏘자 하고 부함장은 반대한다. 함장·부함장이 모두 동의해야 핵을 발사할 수 있다. 두 사람의 극한 갈등 와중에 러시아 군부 반란이 진압돼 발사 명령이 취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다. 영화 ‘울프 콜’에선 프랑스 정부가 테러 단체의 위장 핵 공격에 속아 자국 잠수함에 핵 보복 발사 명령을 내린다. 뒤늦게 속은 걸 알고 취소하지만 잠수함장이 핵 명령 취소가 적의 기만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핵전쟁을 막으려면 주변 아군 잠수함이 이 잠수함을 격침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미국의 핵 발사 시스템은 영화보다 복잡하다. 대통령이 국방부, 국립군사지휘센터, 전략사령부 등과 회의한다. 결론이 나면 대통령이 핵 가방(nuclear football)의 보안 카드로 발사 지시를 내린다. 국방부 전시상황실은 잠수함과 미사일 기지 등에 암호문을 보낸다. 잠수함에선 선장과 담당 장교·실무진이 복수의 인증을 하고 암호를 넣어야 한다. 지상 기지도 복수 팀이 암호를 맞춰야 발사가 가능하다. 결정부터 발사까지 5~15분이 걸린다. 일단 발사되면 되돌릴 수 없고 자폭 기능도 없다.
▶러시아는 대통령이 국방장관, 총참모장을 통해 핵 발사 명령을 내린다. 대통령이 결정권을 갖지만 실행은 총참모장이 한다. 직할 핵미사일 부대에는 직접 명령한다. 잠수함이나 지역 기지엔 인증 코드를 보낸다. 러시아는 핵 공격을 받을 때뿐 아니라 국가 안보가 위태로울 만큼 전세가 불리해도 핵을 쓸 수 있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핵 가방에 보안 코드와 생체 정보를 입력해 명령을 내린다. 파키스탄도 비슷하다. 인도는 핵집행위원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중국과 북한은 최고 지도자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이 모든 결정권을 갖도록 법제화했다. 김정은이 비화기나 컴퓨터로 암호를 내려보낸다고 한다. 김정은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는지는 불확실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對)우크라이나 전세가 불리해지자 노골적으로 핵 위협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남부 평원이나 흑해 등지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가설도 나온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국방장관이나 전략사령관이 위법·부당한 핵 사용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지만 만에 하나 푸틴이 진짜 미쳐서 핵 명령을 내리면 러시아 군이 항명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지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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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화내는 건 무섭지 않나
사드 반대 여야 의원들, 중국 보복만 걱정할 뿐 미국의 분노는 안중에도 없어…
워싱턴은 찾아갈 생각도 안 해 美에도
아시아는 '핵심적 이익'… 오래 인내하지는 않을 것
30여 년 전 한국과 미국 사이에 무역 마찰이 극심했다. 미국은 한국산 TV 등 여러 품목에 무역 보복을 감행했다. 그러면서도 뒤에서는 협상과 대화가 진행됐다. 우리는 막후 접촉을 통해 보복의 총알을 맞을 품목을 줄일 수 있었다. 미국 정부도 레이건 대통령의 개인적인 부탁을 들어달라고 했다. 그렇게 서울 강남에 메리어트호텔이 문을 열었다. 기자들 앞에선 화를 내면서 방 안에서는 웃으며 식사하고 거래를 마무리했다.
그러던 미국이 얼굴빛을 바꾸고 나타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였다. 김영삼 대통령은 대북정책을 놓고 클린턴 정부와 티격태격했다. 북핵 사태의 초창기였다. 정상회담 도중 김 대통령은 "그만 끝내자"는 말까지 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화를 낸 셈이다. 때마침 무역 적자로 달러 부족 사태가 심각해졌다. 일본계 은행들이 한두 달 만에 수백억달러를 한꺼번에 빼가더니 뉴욕의 미국 은행들은 한국의 구원 요청에 손을 내저었다. 그러면서 워싱턴에 가보라고 했다.
결국 미국과 일본이 요구한 것을 다 내주고도 긴급 수혈을 받지 못했다. 그해 12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그다음 날 미국이 파견한 '면접관'이 서울에 왔다. 재무부 차관이었다. 그는 신임 대통령이 김영삼 정부가 약속한 개방 계획을 그대로 실행할 것이라는 서약을 받았다. 그 뒤 일주일 만에 IMF가 달러를 수혈해주기 시작했다. 많은 한국인에게 망각의 화면 속으로 사라져버린 얘기다. 하지만 미국이 화를 내면 어떤 재앙이 닥친다는 것을 그때처럼 절감한 적은 없었다. 미국과 일본의 연동작전이 처음부터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버릇 나쁜 망아지를 닮은 한국을 길들이기 위해 미·일 간에 어떤 비밀대화가 오갔는지는 그 뒤 많은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미국이 화를 폭발시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여러 단계를 거친다. 처음엔 자기네 요구 사항을 웃는 얼굴로 설명한다. 그것도 다양한 통로를 이용한다. 대답이 시원치 않으면 당사자들을 초청해 현장 견학을 시켜주며 설득한다. 한 번도 공개하지 않던 괌의 사드 기지를 한국 기자들에게 보여주는 식이다. 그래도 풀리지 않으면 슬슬 위협을 가하며 부분적인 타협을 시도한다. 1980년대 무역보복을 하면서도 뒤로는 서로 이득이 되는 거래를 하는 것이다. 이 계단을 넘어설 때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마지막엔 IMF 사태로 번지는 것이다.
지금 사드발(發) IMF란 상상할 수조차 없다. 기껏 중대 규모의 부대 배치 문제로 미사일 방위청장까지 서울에 달려온 것을 보면 미국은 아직 웃으며 설득하는 단계이다. 이런 인내와 설득의 시간이 얼마나 더 갈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자기네 국토와 국민을 지켜주려는데 한국이 왜 이러느냐는 불만이 곧 터져 나올 듯하다.
우리는 중국의 보복만 걱정하고 미국은 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나섰던 새누리당 경북·대구 출신 국회의원 21명이나 중국으로 쫓아간 더민주당 6인방도 미국은 아예 안중에 없었다. 워싱턴을 찾아가 사드의 진실이 뭔지, 한반도에 꼭 필요한지 되묻고 자신들의 반대 논리를 설명하지 않았다. 주한미군사령관을 국회에 불러 미군의 생각이 무엇인지도 묻지 않았다. 처음엔 전자파 괴담에 휩쓸리다 그게 먹히지 않자 중국과 관계를 걱정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석 달 전 히로시마원폭기념공원을 방문했을 때의 화면을 보라. 그의 곁에는 핵전쟁에 대비해 24시간 대통령을 수행하는 핵가방을 든 비서가 있다. 원자폭탄 피폭지에는 어울리지 않는 광경이다. 오바마는 또 히로시마를 방문하기 전 미국의 원폭 설비를 최첨단으로 업그레이드하는 1조달러 프로젝트에도 서명했다. 핵 폐기를 외치며 노벨 평화상을 탔으면서도 국가 안보에는 개인 소신을 꺾은 것이다.
한국에서 사드 논란이 지속되더라도 미국은 인내하며 기다릴 것이다. 오키나와 후텐마 공군기지 이전 문제도 10년 이상 결말을 짓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은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무너지는 유럽에 비해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미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그런 경향은 더 뚜렷해졌다. 하지만 아시아를 중국의 압도적 패권 아래 놔둘 수는 없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핵심적 이익' 중 하나인 한국을 지키기 위해 언제까지 참지는 않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중국 외교를 잘못한 것은 다 알고 있다. 그게 밉다고 미국 쪽을 쳐다보지도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중국의 보복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미국이 화를 낼 줄 모르는 나라라고 오판해선 안 된다.
-송희영 주필, 조선일보(1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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