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한반도 군사력 균형, 바로잡을 때다]
[‘괴물 미사일’ 현무-5]
[‘미션 임파서블’ vs. Mission Kim-possible]
기울어진 한반도 군사력 균형, 바로잡을 때다
[동아시론]
北, 비핵화 아닌 핵군축 회담 노리며 폭주
ICBM 통상궤도 발사, 7차 핵실험 위기
한미일 협력 강화하고 억제 수단 확보해야
9월 하순부터 북한은 미사일 발사, 공군 훈련, 전술핵 운용 훈련 등 대규모 훈련을 계속 진행했으며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 최신 기술도 과시했다. 특히 10월 4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통과했고 4500km를 비행한 후 태평양에 낙하했다. 북한의 최근 요란한 군사활동은 무기기술 발전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정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 메시지를 읽기란 어렵지 않다. 북한은 전략핵·전술핵 그리고 운반수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을 잘 표시했다. 얼마 전까지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많이 저하되어 있었는데, 북한은 세계의 관심을 끌어야만 외교를 잘할 수 있는 국가다. 평양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세계의 관심 유무와 무관하게 북한이 여전히 열심히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메시지의 기본 수취인은 미국이다. 북한은 일본도 한국도 그저 버튼을 ‘잘’ 누르면 현금이 나오는 현금인출기로 볼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북제재 때문에 작동하지 못한다. 따라서 북한의 ‘공갈 외교’ 대상은 제재를 완화·해제해서 대북 지원 및 투자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인 미국이다. 지금 북한은 중국에서 사실상 무조건적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옛날만큼 제재 완화가 중요하지 않기는 하다. 그래도 북한 지도부는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도, 외부의 투자를 받을 수 없는 것도 문제로 생각한다. 제재의 완화나 해제를 바람직하게 생각하고 이를 원한다. 한편으로 김정은은 최근에 자신감이 부쩍 많아진 모습이다. 북한은 제재 완화뿐만 아니라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제한 또는 대규모 원조 등의 추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메시지는 미국이 빨리 ‘양보’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양은 미국이 가만히 있다면 조만간 더 많은 핵탄두를 가진 북한을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 한다. 평양의 전술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최근에 그들의 태도는 많이 경화되었다. 지난달 북한은 핵을 새롭게 법제화했고, 특히 북한 비핵화를 목적으로 하는 회담에 절대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 명언했다. 원래 서울과 워싱턴은 북한과의 회담을 ‘비핵화를 위한 회담’으로 묘사했지만 평양은 이제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선언했다.
물론 비핵화를 주장하는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타협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의 무조건적 지원 때문에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믿는다. 미국이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회담을 거부한다면, 북한은 계속 새 무기를 개발하고 실험할 것이다.
평양의 다음 카드는 많다. 북한은 미 대륙을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1만 km 이상의 화성-14·15·17형 등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고각으로 발사했지만, 통상궤도로 발사한 적이 없었다. 조만간 ICBM을 발사할 수 있다. 미국 여론을 심하게 자극하기 위해 미국 서해안 해상을 겨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동시에 북한은 국군을 궤멸시키고 남한을 정복하기 위해서 전술핵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7차 핵실험은 전술핵 시험 가능성이 큰데, 시간문제로 볼 수 있다.
현 상황에서 한미일은 뾰족한 대응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신냉전 때문에 새로운 대북제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미일 측에는 사실상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북한의 압박을 무시하는 것인데, 이 경우 북한은 무기를 더욱 열심히 개발하고 갈수록 위험해질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핵군축 회담을 하고, ‘양보’를 주고, 어떤 합의에 서명하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북핵 개발 속도를 둔화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 북한 군수경제의 성장을 도와주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몇 년 후 북한은 그 합의를 파기하고 다시 핵 질주를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미일, 특히 서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한국 입장에서 제일 핵심 과제는 구멍이 난 미국 핵우산을 수리·강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자신과 유사한 위협에 직면한 일본과의 협력을 많이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서울과 도쿄가 같은 목소리를 낸다면 워싱턴이 진지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물론 미국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와 같은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 다만 이 정책들 모두 결정적인 대책은 아니다. 어느 경우든 핵 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이다. 그래도 서울은 한미일 협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심하게 흔들리는 한반도의 군사력 균형을 바로잡을 간절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 동아일보(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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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미사일’ 현무-5

한국형 유도탄인 현무 시리즈 중에서는 현무-1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탄도미사일 현무-2와 순항미사일인 현무-3가 실전 배치돼 있다. 우리나라는 사실 미사일 강국이다. 현무-3의 사거리는 1500km로 이 정도 사거리의 순항미사일은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한국 정도만 보유하고 있다. 현무-2는 2021년 5월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 전 사거리가 800km로 제한돼 있을 때도 약간의 개량만으로도 중거리미사일로 전환할 수 있었다.
▷현무-4부터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 있다. 탄도미사일인 현무-4는 2017년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한 이후 개발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1t에 불과한 현무-3의 탄두 중량을 2.5t까지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현무-5는 ‘괴물’로만 알려져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현무-5가 배치되면 재래식 전력으로도 북한의 핵 공격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8초가량의 흐릿한 탄도미사일 발사 영상이 공개됐다. 그것이 현무-5였다. 군이 이 영상을 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추정 제원도 나오기 시작했다. 탄두 중량이 무려 8t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될 때까지 한국이 개발하는 미사일은 사거리 제한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 폭발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탄두 중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 왔다. 그렇게 쌓은 노하우로 현무-5의 탄두 중량을 현무-4보다도 3배 이상 늘렸다.
▷재래식 무기의 폭발력 최대치는 10t 정도다. 탄두 중량 8t이면 세계 최대급이다. 전술핵무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수십 개를 동시에 터뜨리면 핵 배낭과 맞먹는 폭발력을 지닌다. 관통력에서는 재래식 무기가 우수하다. 핵폭탄으로는 지하 50m 정도밖에 뚫을 수 없지만 현무-5로는 지하 100m보다 더 깊은 갱도 속의 표적도 파괴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과 군 지휘부의 위치는 한미 정보자산에 의해 감시되고 있다. 김정은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즉각 현무-5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다만 현무-5를 현 시점에서 정식으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현무-5는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된 후 개발됐기 때문에 현무-4까지 사거리가 800km로 제한돼 있던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탄두 중량을 줄이면 3000km 이상까지 날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사거리면 중거리탄도미사일이다. 중국과 일본으로서는 크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맞서 국민의 안보 불안을 잠재울 필요가 있지만 더 적절한 공개 시점을 찾아야 한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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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vs. Mission Kim-possible

김정은이 눈 덮인 백두산에서 백마 위에 걸터앉아(sit astride a white horse) 찍은 사진은 김씨 왕조를 ‘백두 혈통’으로 신격화하기(deify the Kim dynasty for their ‘Mount Baekdu bloodline’) 위한 것이다. 그의 아버지 김정일은 김일성이 피란해 있던 옛 소련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으나, 백두산의 높이 216m, 무게 216t인 정일봉 바위에서 2월 16일에 태어난 것으로 선전한다.
선전 목적으로 조작된 터무니없는 주장들(outrageous claims fabricated for propaganda purposes)에 따르면, 김정일 출생 전날 백두산 기온은 영하 40도였으나 생일에는 영상으로 올라갔고(rise above freezing), 제비 한 마리가 나타나 출생을 예고하자 천둥이 세 번 울리면서 쌍무지개(double rainbow)가 떴다. 이어 16명의 신선이 내려와 절하고 올라가자 큰 별이 생겨나 하늘을 비추기 시작했고, 겨울이 봄으로 바뀌었다(turn into spring).
김정일은 태어나면서 3년 뒤인 1945년 해방을 예고했다. 생후 3주 만에 걷고, 8주 만에 말을 했으며, 세 살도 되기 전에 쌍안경을 보며 권총을 들고 공격 명령을 내렸다. 일본 지도에 먹칠을 하니(smear with ink) 일본에 태풍이 몰아치는 등 기분으로 날씨를 조절할 수 있었으며, 군사분계선(MDL·Military Demarcation Line)에서 쌍안경으로 남쪽을 살피니 남측 장병들의 눈이 멀었다(lose their sights).
김씨 일가를 신(神) 같은 존재로 묘사하는(portray them as God-like figures) 기이한 선전은 이뿐만 아니다. 김일성 때부터 대대로 화장실에 가지(use the bathroom) 않는다. 체내에 분뇨(human waste)가 생기지 않아 소변을 보거나(urinate), 대변을 보지(defecate) 않아도 되는 초자연적 생체 기능(supernatural bodily functions)을 갖고 있다. 1984년 김정일이 보낸 쌀로 남한 수재민(flood victim)들이 밥을 짓자 한 줌이 두 가마 분량으로 불어났다. 책을 1500권 저술했고, 오페라 6편을 썼으며, 골프 신동(golfing prodigy)이어서 난생 처음 필드에 나가 홀인원 11개 38언더파로 모든 세계 기록을 깨뜨렸다. 또 ‘고기겹빵’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초의 햄버거를 만들었으며, 고난의 행군 시절엔 톱밥(sawdust)이 영양소로 가득하다며(be full of nutrients) 인민들에게 대팻밥을 먹게(chow down on wood shavings) 하는 지도를 하기도 했다.
그의 아들 김정은은 3세 때 운전을 했고, 9세엔 요트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타고난 작곡가이자 음악가이며, 2015년엔 시계를 30분 늦추도록 하면서 일제시대 때 빼앗겼던 30분을 되찾아 부당함을 바로잡았다고(right the injustice) 했다. 2018년 방북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백두산에 올랐을 때는 신통력을 발휘해(display his supernatural power) 날씨를 맑게 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3대에 걸친 이 왕조의 황당한 주장들(sheer nonsense of the three generational dynasty)을 영화 ‘미션 임파서블’ 제목에 빗대 북한 김씨들에게만 가능한 ‘Mission Kim-possible’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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