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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탑압’] [쌍방울 ‘대북 송금.. ]....[알맹이 빠진 대장동 재판]

뚝섬 2022. 10. 19. 08:42

[정치 ‘탑압’]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이재명 대표는 몰랐나]

[망치로 PC 부수고 ‘이화영 파일’ 없앤 쌍방울, 뭘 감추려 하나]

[알맹이 빠진 대장동 재판]

 

 

 

정치 ‘탑압’

 

최근 책을 읽다 ‘르포이센’이란 단어를 발견했다. ‘프로이센’의 오자이지만, 이런 오류를 찾아내는 게 명백한 오탈자 찾기보다 더 어렵다. 뇌과학에선 ‘뇌가 가진 선입견이 시각을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눈으로 본다 것은 객관적 정보를 파악하는 아니라 뇌가 대상의 기억을 떠올려 연상하는 과정이다. 뻔히 눈앞에 있었던 것을 못 봤다고 하는 사람도 나온다. 여러 사람이 공 뺏기 놀이를 하는 와중에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을 그들 가운데 들어가게 한 실험이 있었다. 놀이가 끝난 뒤 참가자들에게 물었더니 60%가 “고릴라가 있었느냐?”고 했다.

 

공에만 집중하느라 고릴라를 보는 현상을 무주의 맹시(盲視)’ 한다. 무주의 맹시는 원래 생존을 위한 진화의 결과였다. 동물은 눈앞에 나타난 것이 천적인지 사냥감인지 단숨에 파악해야 했다. 꾸물대다간 목숨이 날아가거나 굶는다. 이때 뇌의 전두엽과 두정엽이 주변 풍경 등 덜 중요한 정보를 삭제한다. 복잡한 사회 관계를 맺고 사는 인간은 여기에다 호불호와 윤리 등의 가위질까지 더한다.

 

▶민주당 의원 17명이 그제 서울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정부가 야당을 탄압한다며 항의 시위를 했다. 그런데 손에 ‘정치 탑압’이라고 잘못 쓰인 피켓을 들고 있었다. 어른 손바닥만 한 큰 글씨였는데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뇌가정치 탄압이라는 기억을 꺼내 연상 작용을 하면서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보이지 않은 것이다. 이 사진이 신문에 실리자 인터넷에선 ‘국어 탑압’이라는 풍자도 나왔다.

 

▶정치 탄압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정치 탑압 말라’는 피켓을 들고 엄숙하게 선 모습은 묘한 아이러니도 느끼게 한다. 문 정권 시절 혹독한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전 정권 사람이 4명이었다. 전 정권 사람들의 징역 합계는 100년을 넘었다. KBS·MBC를 장악하려 김밥 값까지 문제 삼았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선 수사 뭉개기, 재판 질질 끌기로 흐지부지시켰다. 그래 놓고 야당이 되자 ‘정치 탄압 말라’고 한다.

 

▶뇌에 대한 지식이 없던 고대에도 인간은 눈이 마음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시인·철학자 루크레티우스는 “정신의 과오를 눈에 전가하지 말라”고 했다. ‘탄압’을 ‘탑압’으로 쓰고서 못 본 것도 단지 눈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불과 얼마 자신의 모습에 눈을 감은 이들의 정신적 과오가 아닐까 한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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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이재명 대표는 몰랐나

 

쌍방울 그룹의 수십 억 원 상당 달러 밀반출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추가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10월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뉴스1

 

쌍방울그룹이 2019년 5월 중국 단둥에서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 물류·유통 등 6개 분야의 우선적 사업권을 얻는 내용의 합의서를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체결했다고 한다. 여기엔 쌍방울이 대가를 북측에 추후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은 그 합의서 체결을 전후해 임직원 60여 명을 동원해 수십억 원을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쌍방울 직원들이 수천만~수억원에 달하는 달러나 위안화를 개인 소지품에 숨겨 밀반출했다는 것이다. 대북 사업 대가일 가능성이 크다.

 

쌍방울의 대북 사업엔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 전 의원이 깊게 관여돼 있다.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북측과 합의서를 체결할 때 이 부지사와 민간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모 회장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의원은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시절 부지사로 발탁돼 대북 사업을 추진했다.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가 주최한 남북 교류 행사를 총괄한 것도 그였다. 당시 쌍방울은 북한 고위 관료들이 참석한 이 행사에 수억원의 자금을 지원했고, 경기도는 행사를 지사의 치적으로 홍보했다. 이를 부지사가 지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추진했다고 보기 어렵다. 아태협은 2018년과 이듬해 경기도와 남북 교류 행사를 공동 개최했고, 쌍방울은 이 단체에 후원금을 줬다. 아태협 안 회장은 쌍방울 계열사 이사로 영입됐고, 이재명 대선 후보 불법 선거 운동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데도 이 지사가 쌍방울의 대북 송금을 몰랐느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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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로 PC 부수고 ‘이화영 파일’ 없앤 쌍방울, 뭘 감추려 하나

 

쌍방울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쌍방울 측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과정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지난해 11월 쌍방울 직원들은 컴퓨터에서 ‘이화영’을 검색해 관련 파일이 있는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 컴퓨터를 망치로 때려 부수기도 했다.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쌍방울 계열사 대표의 휴대전화를 미리 다른 사람에게 맡긴 적도 있다고 한다.

쌍방울그룹 부회장으로 대북사업을 총괄한 방모 부회장이 증거인멸 작업을 총지휘했다. 2019년 1월 수십억 원을 미국 달러로 환전해 직원 60여 명에게 나눠주고 책이나 화장품 케이스에 몰래 숨겨 인천에서 중국으로 당일치기로 운반하게 한 것도 방 부회장이었다. 특히 방 부회장은 중국 선양공항 화장실 등에서 직원들을 만나 달러를 수거했다고 한다. 상장회사 직원들에게 마약을 은닉하듯 달러를 몰래 숨겨 해외 공항 화장실로 출장을 보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쌍방울의 중국 사업을 총괄했던 방 부회장은 쌍방울그룹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의 최측근이다. 올 5월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도피할 당시 싱가포르와 태국으로 함께 출국했다가 귀국한 뒤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최근 구속 기소됐다. 중국에서 북측 인사를 접촉한 김 전 회장, 방 부회장 정도만 중국에 밀반입된 달러를 북측에 건넸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방 부회장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고, 김 전 회장은 언제 귀국할지조차 알 수 없다.

 

대북 사업은 위험 부담이 워낙 커 사기업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쌍방울이 북한의 희토류 공동개발과 같은 생소한 대북 경제협력 사업에 갑자기 뛰어든 배경부터 석연치 않다. 쌍방울이 대놓고 증거를 인멸하고,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 출국한 것은 대북 송금 의혹의 꼬리를 감추려고 했던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 쌍방울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배후까지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동아일보(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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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빠진 대장동 재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뉴스1

 

지난 1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려 온 ‘대장동 재판’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만배씨 등 민간 업자와 공모해 이들에게 최소 681억원의 개발 이익을 독식하게 했다는 배임 등의 혐의로 민간 업자들과 함께 기소된 이 사건은 다음 달 5명의 피고인에 대한 신문만을 앞두고 있다. 최근 이들 중 일부가 기소된 위례 개발 비리 사건이 병합되지 않는다면 다음 달 내 재판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재판 막바지의 법정 분위기는 느슨한 경우가 많다. 변호인들도 유무죄 여부는 어느 정도 판가름 났다고 보고 ‘양형’에 집중하기도 한다.

 

그러나 재판은 마지막까지 변호인들이 내고 있다. 피고인 중 한 명인 회계사 정영학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7일 변호인들은 오후 늦게까지 정씨를 신문했다. 변호인들은 4000억원이 넘는 배당 수익이 배임의 결과가 아니라 부동산 상승에 따른 반사 이익이라 주장하고 있다. 오는 21일에도 정씨 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몇몇 변호인들은 무죄 가능성을 높게 예상한다 말도 나온다. 검찰은 나름대로 ‘전력 방어’를 하고 있지만 변호인들의 거센 주장과 잦은 이의 제기에 다소 치이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은 납득하기 힘든 기소 내용에서 비롯된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시가 100% 출자한 법인이다. 정관에 따르면 주요 사업 내용 및 의사 결정을 시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검찰은 수사 개시 3 성남시청을 늑장 압수수색하고서 시장실은 빼놓았었다. 결과 공소장에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등장하지 않는다. 위례 사건에서 이 대표의 이름이 18번 등장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다 보니 간부였던 유동규씨는 나에게는 결정권이 없다’, 민간업자들은배임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빠져나가려 한다.

 

수사 결과 이 대표의 관여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을 수도, 기소됐어도 재판을 통해 무죄를 받을 수도 있다. 대표는 당시 시장으로서 일부 보고를 받은 것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현재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당시 검찰이 대표의 관여 여부조차 가리려 하지 않고 칸으로 남겨 놨다 점이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배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비워 놓은 상태에서 나머지를 갖고 공소 유지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공백은 결백을 밝혀야 할 이 대표에게도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 사건은 머지않아 사법 판단을 받게 된다. 만일 주된 혐의가 무죄가 나온다면 수천억대 개발 이익 독점으로 국민들을 허탈감에 빠뜨렸던 사건은 권력형 비리가 아닌 민간업자들의횡재 결론 나게 된다. 지연된 정의에 따른 허무한 결말,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것이다.

 

-양은경 기자, 조선일보(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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