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오작동]
[北 응징용 미사일이 강릉에 떨어지다니]
[北, 日 넘어 괌 타격 위협… 무모함 꺾을 확장억제력 보여줄 때]
[北 ICBM 발사와 핵실험은 정해진 수순, 실질 군사 대비를]
[핵전쟁, 불가능한 시나리오인가]
[北 SLBM 막을 한·미·일 해상 훈련, ‘친일 몰이’ 이용 안 돼]
[“2022년 유럽이 1945년 日보다 위험하다”]
미사일 오작동
2012년 7월 동해.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에서 국산 대잠(對潛) 미사일 홍상어가 발사됐다. 홍상어는 날아가다 적 잠수함 부근 상공에서 물속으로 들어가 목표물을 스스로 찾아가는 방식의 ‘미사일+어뢰’이다. 당시 목표물은 20㎞ 떨어진 수면 60m 아래의 컨테이너였다. 홍상어는 10여㎞를 날아간 뒤 낙하산이 펴지면서 정상적으로 바닷속으로 들어갔지만 이내 실종됐다.

▶홍상어는 2004년부터 1000여 억원을 들여 개발한 뒤 2009년부터 실전 배치된 무기였기 때문에 군과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실전에 배치된 지 3년이 지난 무기가 ‘행방불명’된 것이다.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하기 위해 8발을 추가로 시험 발사했지만 5발만 명중하고 3발은 또 수중에서 유실됐다. 어렵게 원인을 찾아냈다. 어뢰가 입수(入水)할 때 충격으로 일종의 ‘뇌진탕’을 일으킨 것이었다. 1발당 20억원에 달해 4발만 쏴본 뒤 3발이 명중하자 성급하게 실전 배치한 탓이었다.
▶어뢰나 미사일 실패는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북한도 2016년 연속 실패했다. 사거리 3000~4000㎞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을 총 8차례 발사했지만 7차례나 실패했다.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 적도 있었다. 당시 미국이 사이버 전자전을 의미하는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작전으로 무수단의 연속 실패를 만들어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미사일 선진국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7월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새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용 로켓인 ‘미노타우로스Ⅱ’가 발사 직후 11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 B-52 폭격기에서 발사되는 AGM-183A 극초음속 미사일도 성공과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 개전 1100발 이상의 각종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 국방부는 러 미사일 실패율이 최대 6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대공 미사일이 발사 직후 유턴해 발사 장소로 되돌아가 러시아군을 덮친 것은 그중에서도 충격적이었다.
▶지난 4일 우리 군 현무-2C 미사일이 발사 직후 추락했다. 워낙 비싼 비밀 무기여서 개발 과정에서 많이 쏴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10년 전 홍상어 미사일의 경우와 비슷한 사례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제 중장거리 미사일에서 보기 드물게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무수한 실패가 ‘약’이 된 것이다. 무기만이 아니라 모든 개발의 역사가 그렇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조선일보(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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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응징용 미사일이 강릉에 떨어지다니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에 맞서 우리 군이 4일 밤 동해상으로 발사한 현무-2C 미사일이 정반대로 방향을 틀어 강릉 공군기지 내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굉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아 놀란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연합뉴스
군이 4일 밤 동해상으로 발사한 현무-2 미사일이 고장을 일으켜 강릉 공군 기지 내에 떨어졌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맞서 한미가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심야 시간에 굉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자 크게 놀란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현무-2는 축구장 3~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탄두를 달고 있었다. 다행히 탄두 안전 장치가 있어 폭발하지 않았지만 이마저 고장이었으면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다. 불과 700m 떨어진 곳에 민가가 있었다. 강릉 시내에 떨어졌다면 인명 피해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번 사고는 최근 이틀에 한 번꼴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어났다. SNS 등에는 불길이 치솟는 영상과 함께 “포탄이 떨어진 줄 았았다” “전쟁 난 것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가 한동안 이어졌다. 군은 인명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날이 밝을 때까지 정확한 상황을 알리지 않아 불안과 혼란을 더 키웠다.
이번에 고장을 일으킨 것은 사거리 800㎞의 C형으로, 2012년부터 개발해 2018년 실전 배치됐다. 군은 현무-2C 미사일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현무-2의 정상적 운용은 어려워 보인다. 현무-2가 우리 군의 주력 미사일이란 점에서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 현무-2는 우리 군의 북핵 대응책인 ‘킬체인’의 핵심 자산이기도 하다. 군은 이번 사고를 킬체인의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민주당은 이를 “안보 공백”이라고 비판하는데 현무 미사일 오작동 추락은 문재인 정권 때도 있었다. 안보 문제는 단세포적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무기 체계는 어떤 것도 완벽할 수 없다. 미국 등 선진국들도 무기 개발과 전력화 과정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는다. 실전 배치된 무기에서도 각종 결함이 수시로 발생한다. 사고, 고장 때마다 비난하고 매도하면 지금 유럽에 수출하는 전투기, 전차, 자주포 등은 하나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사일 고장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신뢰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느냐이다.
-조선일보(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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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東海로 발사한 현무 미사일, 강릉으로 아찔한 역주행. 안보에 연습은 없다는 교훈을.
-팔면봉, 조선일보(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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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日 넘어 괌 타격 위협… 무모함 꺾을 확장억제력 보여줄 때

북한이 4일 오전 7시 23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지 약 10시간 뒤인 오후 5시경 우리 군 F-15K 전투기가 전북 군산 앞바다의 직도사격장 내 가상 표적을 향해 정밀유도폭탄인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 2발을 발사하고 있다.
북한이 어제 오전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고도 970km로 4500km를 날아 일본 열도 넘어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오키나와의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미국 전략자산의 발진 기지인 괌까지 때릴 수 있는 거리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은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일본은 경보를 발령하고 일부 지역에 대피 지시를 내렸다. 한미는 전투기 8대를 동원해 연합 공격편대비행과 정밀폭격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열흘 사이 다섯 번째인 이번 중거리미사일 도발은 일본과 미국까지 위협한 무력시위라는 점에서 이제 한반도를 넘어 본격적인 전략 도발에 나서겠다는 북한의 협박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앞선 네 차례의 단거리미사일 도발과 달리 이번에 북한은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될 미군 증원 전력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괌에 배치된 B-52 전략폭격기 같은 전략자산은 대북 확장억제를 위한 핵심 전력이다. 한국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시험대에 올리면서 동맹 간 균열을 노리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북한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7차 핵실험 단행으로 도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5년 전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몰아넣은 ‘화염과 분노’의 극한 대결 국면을 재연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지 않는 사실상의 핵보유국, 즉 인도 파키스탄 같은 지위를 굳히고 북-미 대화를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속셈도 깔려 있다.
이처럼 긴장을 높여 가는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는 5년 전보다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당시만 해도 중국까지 대북제재에 찬성하며 김정은 정권을 압박했지만, 지금은 중국 러시아가 제재 전선에서 이탈했다. 북한은 오히려 중-러의 비호 아래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그렇다고 과민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 한층 실행력을 높인 확장억제력, 즉 핵과 재래식 첨단전력을 동원한 압도적인 대응력을 과시하면서 북한 스스로 무모한 도발 충동을 꺾도록 만들어야 한다. 차분히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확장억제 가동 태세를 면밀히 점검할 때다.
-동아일보(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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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발사와 핵실험은 정해진 수순, 실질 군사 대비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이 지난 1월 30일 자강도 무평리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4일 오전 자강도에서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졌다. 비행거리는 4500여㎞로 북한이 지금까지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가장 멀리 날아갔다. 과거 북은 사거리 1만㎞가 넘는 ICBM을 여러 차례 쐈지만 모두 고각으로 발사해 비행거리를 1100㎞ 이내로 조절했다. 이날은 화성-12형을 최대 사거리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 1~2주에 한 번꼴로 도발하던 북은 한동안 잠잠한 모습이었다. 코로나 확산 여파인 측면도 있지만, 시진핑의 3연임을 확정하는 20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이 도발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은 다시 최근 열흘간 5차례에 걸쳐 8발을 집중 발사했다. 이번에 발사한 화성-12형은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의 발진 기지인 괌을 타격하는 용도라고 한다.
북이 도발의 빈도와 수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은 내부 사정 탓도 있다. 북이 ‘민족 최대 명절’인 김일성·김정일 생일과 함께 중시하는 노동당 창당 기념일(10월 10일)이 코앞이다. 주민들에게 내세울 경제 성과가 전무한 상황에서 김정은이 권위를 지키려면 군사적 성과가 필요하다. 앞으로도 ICBM 발사와 7차 핵실험은 정해진 수순일 것이다.
지금 국제 정세로 볼 때 북이 핵실험을 해도 유엔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유엔 차원에서 북을 압박할 아무런 수단이 없는 것이다. 북과 협상의 문은 열어 놓되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군사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평화를 지키는 것은 ‘평화 호소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힘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다.
-조선일보(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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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불가능한 시나리오인가
[윤평중 칼럼]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60년 만의 최대 핵 위협
우크라戰 핵전쟁 비화하면 한반도는 재앙적 상황
北 핵 공격 법제화에 맞서 강력한 대응 방안 강구해야
‘우리는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할 권리가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의 협박이다. 최근 러시아의 핵 위협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논리도 세밀해졌다. 전황이 불리해지자 독재자 푸틴은 핵 버튼을 만지작거린다. 우크라이나의 정당하고 영웅적인 항전 이면에 놓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역설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면 파국’이라는 미국의 거듭된 경고가 상황의 엄중함을 증명한다. 미국과 소련이 핵 대결 직전까지 간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최대 핵전쟁 위기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9월 20일 러시아 오렌부르크에서 열린 군사훈련을 망원경으로 지켜보고 있다. 푸틴은 최근 러시아가 흡수하려는 점령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의 시도를 막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AP연합뉴스
푸틴이 미친 게 아니라면 핵은 사용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 예측과는 정반대로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립된 ‘핵무기는 사용 불가능하다’는 보편 규범이 미국의 쇠퇴와 함께 무너지고 있다. 유엔(국제연합)과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의 유효성이 의심받는 거대한 퇴행의 시대다. 핵 강국 간 전쟁을 억제한 상호 확증 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원칙도 흔들린다. 핵 전면전을 막아온 지구적 리더십이 실종 상태다.
정전 70년 장기 평화에 중독된 한국 사회는 대한민국을 지켜온 유엔과 NPT 체제 쇠락을 보면서도 집안싸움에 바쁘다. 한반도에 갇힌 한국인의 자의식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남의 일로 여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원자재·식량 위기가 전 지구적 공황을 야기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곳은 한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전쟁으로 비화하면 한반도는 아마겟돈 전쟁 한가운데로 휩쓸리게 된다.
‘핵무기 사용 권리’를 강변하는 러시아 수뇌부 공언이 경악스러운 건 이 때문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15%나 되는 동남부 점령지 4주(州)를 러시아 영토로 합병하는 법적 절차를 오늘 마무리할 예정이다. 실지(失地) 회복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이제 ‘러시아 본토에 대한 무력 공격’이 된다. 러시아 핵전쟁 교리는 ‘우리 영토와 주권이 침해될 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러시아가 ‘특수 군사작전’이라는 제한전을 핵전쟁으로 키우면 미국도 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핵 강국들과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엔 핵 버튼을 통제할 겹겹의 제도적 장치가 있지만 러시아와 북한은 다르다. 권력을 잃거나 핵 버튼을 눌러야 하는 처지에 몰린 푸틴을 막을 제어 장치가 러시아엔 없다. 핵 보유를 국체(國體)로 삼은 북한은 더 끔찍하다. 북한은 지난 9월 9일 노동당 창당 기념일에 핵 공격을 법제화했다. 다섯 가지 선제 핵 공격 조건에 ‘유사시 전쟁 주도권 장악 등 작전상 필요’까지 넣었다. 핵 선제공격 ‘권리’를 무한대로 확장한 조폭 국가가 대한민국을 겨냥해도 우리는 강 건너 불 보듯 태평하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투하한 우라늄 핵탄으로 8만여 명이 즉사했고 8월 9일 나가사키에 떨어진 플루토늄 핵탄으로 3만여 명이 죽었다. 생지옥이 된 두 도시에선 후유증으로 사상자가 수십만 명 더 나왔다. 결사 항전을 외친 ‘대일본제국’을 ‘무조건 항복’하게 만든 압도적 위력이었다. 오늘날 소규모 전술핵무기도 히로시마·나가사키를 초토화한 핵탄 위력의 수배~수십 배이고 전략 핵무기는 수백~수천 배 파괴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핵 공격 위협은 북한의 한국 핵 공격 협박과 직결된다. 푸틴의 핵 공갈이 먹힐 때 가장 기뻐할 자(者)는 우리를 노리는 김정은이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핵전쟁 불감증이 치명적인 이유다. 미국의 확장 억제 전략이 북핵을 막는다지만 국제 정치엔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
핵전쟁 위기 국난(國難)에도 우린 ‘대통령 비속어 파문’ 내전(內戰) 중이다. ‘밖으로 싸우기보다 안에서 싸우기가 더 모질어서 글 읽는 자들은 갇힌 성 안에서 싸우고 또 싸웠다.’(김훈 『남한산성』) 외적(外敵)에게 포위된 결정적 순간에 말꼬리 잡아 정적(政敵)을 죽이려는 당쟁 정치가 한국 사회를 질식시킨다. 말도 중요하지만 살아남는 일은 훨씬 절박하다. 북한은 9월 28일 핵무기 탑재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아 올렸다. 올해 북의 탄도미사일 발사만 18차례지만 한국군만으로는 북핵 미사일을 방어할 수단이 없다. ‘한국형 아이언돔’ 방공망 건설은 국가 존망과 국민 생사 문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박한 과제는 나토형 핵 공유나 자체 핵무장이다. 21세기 핵전쟁은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정치철학, 조선일보(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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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SLBM 막을 한·미·일 해상 훈련, ‘친일 몰이’ 이용 안 돼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 한미 해군 함정들이 29일 동해상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30일부터는 한미일 연합 대잠수함 훈련이 열린다. /해군 제공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 자위대는 30일부터 동해 독도 인근 공해상에서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한다. 박근혜 정부 말인 2017년 4월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대잠 훈련을 한 지 5년여 만이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독도에서 불과 150km 떨어진 곳에서 일본 자위대와 기꺼이 연합 훈련을 하는 윤석열 정부의 안보관이 무엇이냐”며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150km면 영해(22km)를 벗어난 곳으로 세계 모든 군함이 지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 군함도 지나는 해역이다. 한미일 연합 해상 훈련은 처음이 아닌데 이를 두고 민주당이 ‘유사시 일본의 한반도 개입’을 말한 것도 없던 일이다. 세계 각 지역에서 연합 훈련이 열리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트집을 잡는 것은 민주당이 유일할 것이다. 유사시 일본의 주일 미군 기지는 주한 미군 지원의 핵심 역할을 한다. 그래서 북한은 주일 미군 기지를 우선적으로 공격한다. 이를 막기 위한 한미일 훈련은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된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쏠 신형 잠수함 진수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7차 핵실험 준비도 마쳤다. 미·중 갈등 격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확전, 중국의 대만 공세 등으로 안보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모두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다. 이러한 때 북 잠수함 탐색·추적 능력을 높이고 해상 안보 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일본은 한국이 16대만 보유한 대(對)잠수함 초계기를 100대 이상 갖고 있다. 그런 일본과 협력을 피할 이유가 없다.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파행을 겪은 한미일 연합 훈련이 이제 겨우 정상화의 첫 발을 떼는데 이조차 흔들려 한다.
지금 한국의 국력과 군사력은 세계적 수준이다. 유럽에 전투기와 전차 자주포를 대량 판매하는 나라다. 육군 전력은 일본의 10배도 넘을 것이다. 그런 한국이 일본에 침략당한다는 것은 정상적 우려와 전망이 아니다. 정쟁에 이용하려는 유치한 친일 몰이일 뿐이다.
-조선일보(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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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유럽이 1945년 日보다 위험하다”
핵무기 1기만 폭발해도 수십만 사망
푸틴 핵위협, 끔찍한 시대 시작되나
미국의 대표적 핵 비확산 전문가 조지프 시린시온이 2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글을 썼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핵 공격 위협을 한 뒤다. 시린시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과시용 발사다. 흑해처럼 사람 없는 곳에 핵무기를 쏜다. 미국이 핵무기로 대응할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시린시온은 푸틴이 이 선택지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방에 충격을 주기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고위력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거론했다. 50∼100kt의 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한다. 1kt은 TNT 1000t 폭발력이다. 수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 미국과 나토가 직접 대응에 나설 것이다. 러시아가 나토를 직접 핵 공격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전략폭격기에서 발사된 크루즈미사일로 중부유럽을 공격한다. 핵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저위력 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도 있다. 단거리미사일 이스칸데르에 10kt 핵탄두를 탑재한다. 수백∼수천 명이 사상할 수 있다. 시린시온은 이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라고 했다.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상황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CNN은 28일 나토군 화생방·핵무기 방어부대 지휘관 출신인 해미시 드 브레턴고든을 인터뷰했다.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전략핵무기는 언제든 발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술핵무기는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미사일을 쏠 이동식 발사 차량들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발사대가 수백 km를 이동해 단거리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위치에 오기 어렵다고 봤다. 그가 꼽은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핵발전소를 공격하는 것이다. 전술핵무기 공격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러시아 소행을 부인할 수 있다.
푸틴의 핵위협 이후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은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논쟁 중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모두 푸틴의 핵 공격이 현실화될지 불안해하고 있다. 미소 간 핵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던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1945년 이후 77년간 핵무기는 사용되지 않았다.
비현실적이던 핵전쟁 공포가 어느새 현실로 다가왔다. 분명한 것이 또 하나 있다. 어떤 시나리오든 너무 많은 피해를 볼 것이다. 전술핵무기 사용으로 시작된 미국과 러시아 간 충돌이 9000만 명 사상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미국 프린스턴대의 시뮬레이션도 있다. 비정부기구(NGO) 연합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푸틴의 핵위협에 21일 성명을 냈다. 2017년 노벨 평화상 수상 단체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특히 유럽 같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재앙적이다. 폭발력 10∼100kt의 전술핵무기라 해도. 1945년 히로시마를 파괴한 원자폭탄의 폭발력이 15kt이었다. 14만 명이 희생됐다. 핵무기 1기만 폭발해도 수십만 민간인이 사망할 것이다.” CNN은 27일 ICAN의 성명을 “2022년의 유럽이 1945년의 일본보다 핵 공격에 훨씬 위험한 지역이라는 내용”이라고 요약했다. 우리는 21세기 가장 끔찍한 시대가 시작하는 티핑포인트(급변점)에 와 있는지 모른다.
-윤완준 국제부장, 동아일보(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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