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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종말 85초 전] [러 ‘종말의 무기’] ....

뚝섬 2026. 2. 3. 07:22

[지구 종말 85초 전]

[러 ‘종말의 무기’]

[종말의 시계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지구 종말 85초 전

 

소련 흐루쇼프가 1950년대 “ICBM을 소시지처럼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미국보다 먼저 인공위성도 쏘아 올렸다. 그러자 미국은 소련 핵이 언제든 날아올 수 있다고 두려워했다. 학교에서 핵 대피 훈련을 시키고 곳곳에 방공호도 팠다. 흐루쇼프 말은 허풍이었지만 핵은 그만큼 무서웠다. 중·소 국경 전쟁 때 소련이 핵 공격을 위협하자 마오쩌둥은 거처를 양쯔강 인근으로 옮기고 미국과 수교했다. 두려웠던 것이다.

 

▶1983년 소련 위성 관제 센터에 “미 ICBM 1발이 소련으로 발사됐다”는 경보가 울렸다. 발사체는 5발로 늘었다. 책임 장교였던 페트로프 눈앞에 핵전쟁 개시 버튼이 깜박거렸다. 몇 분 내 판단해야 했다. 그의 머리에 ‘핵 공격이라면 모든 ICBM이 발사됐을 것’이란 생각이 스쳤다. 지휘부에 “컴퓨터 오류 같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위성이 구름 반사 햇빛을 ICBM 섬광으로 오인한 것으로 판명 났다. 페트로프는 인류를 구했지만 인류의 생존이 단 한 사람의 판단에 달려 있었다는 충격적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영화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는 정체 불명의 핵미사일이 미국에 떨어질 때까지 18분을 그렸다. 믿었던 요격 미사일이 격추에 실패하자 이를 지켜본 부사관부터 대통령까지 패닉에 빠진다. 총알 속도가 마하 2.5 안팎인데 ICBM은 마하 15를 넘는다. 영화에서 요격 성공률은 60%로 표현된다. 대통령과 군 수뇌부 누구도 지구 종말로 이어질 수 있는 핵 보복을 결정하지 못한다. 국방장관은 딸이 있는 곳으로 핵미사일이 향하자 스트레스를 못 이기고 자살한다. 영화만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 이럴 것 같았다.

 

▶트럼프가 미·러 핵무기 감축 협정 연장에 부정적이어서 이 협정이 5일로 종료된다고 한다. 이 협정 덕에 7만개가 넘던 세계 핵무기가 1만2000개로 줄었다. 지금은 중국·북한도 핵 고삐를 풀고 있다. 이때문에 과학자들이 평가하는 지구 종말 시계’의 시간이 ‘자정 85초 전’으로 앞당겨졌다. 1947년 이후 가장 종말에 가깝다. 가장 안전했던 해는 미·소가 핵무기 감축에 합의했던 1991년으로 17분 전이었다.

 

▶핵 가진 푸틴은 핵 없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핵 사용’을 위협했다. 김정은의 핵 협박도 노골적이다. AI가 핵 발사에 개입할 경우 소련 페트로프처럼 인간이 판단할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 러·중·북이 보유한 핵탄두가 세계 절반을 넘는다. 영화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가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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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종말의 무기’

 

1962년 핵전쟁 발발까지 갈 뻔했던 쿠바 미사일 사태에서 물러선 뒤 흐루쇼프는 “나는 무서웠다”고 했다. “겁먹었다는 것이 이 ‘미친 짓’이 일어나지 않는 데 기여했다는 것을 뜻한다면 나는 겁먹었다는 것이 기쁘다”는 말도 했다. 무엇이 핵전쟁을 막았나. ‘공포’ ‘두려움’이었다. 우크라이나에서 오래 살아 우크라이나인으로 오해받기도 했던 흐루쇼프는 2년 뒤 권좌에서 축출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반대다. ‘미친 짓’이라도 서슴지 않을 듯한 태세다.

▷현존 최장 길이(184m)의 러시아 최신 핵잠수함이 핵 어뢰 ‘포세이돈’을 싣고 북극해를 향해 출항했다고 한다. 핵무기 시험 가능성이 있다는 게 나토의 판단이다. 핵무기 운용 부대의 병력과 장비를 실은 러시아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두 개의 뉴스 중에서도 서방이 더 관심을 보인 건 ‘종말의 무기(Apocalypse)’로 불리는 포세이돈이다.

포세이돈은 푸틴의 ‘절대 반지’나 마찬가지다.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만큼 미국 최첨단 미사일 방어 체계로 요격이 불가능한 비대칭 전력으로 개발된 것이다. 길이 24m, 직경 2m로 추정된다. 어뢰 모양의 무인 자율주행 잠수정에 핵탄두가 탑재된 방식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185km, 사정거리는 1만 km에 달한다. 경량 소형의 원자로로 추진기를 작동시켜 ‘은밀하고 조용하게’ 움직인다.

 

▷서방 일각에서 추정한 대로 100메가톤급일 경우 역사상 가장 강했던 1961년 소련의 ‘차르 붐바’보다도 위력이 크다. 히로시마 원자탄의 6700배에 달한다. 이런 핵탄두가 해저에서 폭발하면 높이 500m의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미 해안 도시가 초토화될 수 있는 것이다. 포세이돈 위력이 과장됐다는 반박도 있지만 공포의 핵 어뢰임은 틀림없다.

푸틴의 노림수는 명확하지 않다. 핵 위협이 허풍이 아닐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과대망상이나 판단력 저하 등 오만증후군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서방에 던진 것일 수도 있다. 완전한 광인(狂人)처럼 보이는 것 자체가 수세에 몰린 푸틴의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종전을 위한 협상 전술이란 얘기다.

▷쿠바 위기 직전 케네디는 “세계는 핵의 다모클레스 칼 아래 살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연한 사고, 계산 착오, 지도자의 미친 짓에 의해 어느 순간에라도 절단될 수 있는 가느다란 실에 핵이 매달려 있는 형국이란 얘기였다. 상황은 다르지만 본질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자신의 권력을 지켜줄 거라 믿었던 핵무기가 진짜 ‘종말의 날’을 부를 수도 있다.

 

-정용관 논설위원, 동아일보(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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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시계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미 정부·언론의 말만 보면 한반도는 흡사 전쟁 前夜
 정부 '전쟁 불용' 외칠 뿐 해법도, 사태 수습도 못 해
종잡기힘든 트럼프·김정은이 한반도 운명 좌지우지

 

미국 쪽에서 들려오는 얘기만 놓고 보면 한반도는 전쟁 전야(前夜)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언론은 연일 '군사 수단' '무력' '전쟁' 같은 말을 쏟아내고 있다. 급기야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핵폭탄 사용 때 발생하는 버섯구름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표지에 실으면서 'It could happen(그 일이 일어날 수 있다)'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을 그만큼 위험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다. 그는 엊그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상이 일어나는 것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북이 못 견딜 때까지 압박' '(중국 등의 반대로 유엔 제재에서)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조치가 빠진 게 아쉽다'고 한 것은 '전쟁 불가'라는 말을 하기 위한 포석이었을 수 있다. 대북 압박과 제재만으로도 북을 '핵 포기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으니 섣부르게 전쟁이나 무력 사용 가능성의 문을 열어둘 필요가 없다는 게 이 정권 핵심 인사들의 판단이다.

이 정부는 자칭 '3기(期) 민주 정부'다. 1기 김대중, 2기 노무현 정부를 잇는 정권이라며 스스로 이렇게 부른다. 김·노 정부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실제 이상의 공포를 드러내곤 했다. 김·노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에 따르면 2002년 2월 방한(訪韓)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경의선 철도의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을 찾았다. 부시는 이 자리에서 "북한을 침공(invade)할 의사가 없다"고 선언했다. 방한을 앞두고 북한을 이란·이라크와 더불어 '악(惡)의 축'이라고 했던 부시의 이 발언을 두고 훗날 김 대통령은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부시를 설득했다"고 했다. '부시의 미국'을 북한보다 더 위협적으로 느꼈던 게 당시 정권 분위기였다. 노무현 정부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승주 전 외무장관은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늘 미국의 강경한 대북 정책이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북 군사 조치를 언급하는 빈도만 따지면 트럼프 정부는 부시 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과거 미국 정부는 대북 군사 조치를 언급할 때면 "모든 옵션(방법)이 다 포함돼 있다"는 식으로 에둘러 표현하곤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말(言)은 직접적이고 공격적이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최근 "북이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이라며 그 방안으로 예방 전쟁(preventive war)을 거론할 정도다. 북의 핵미사일 위협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전쟁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못 박고 나섰다.

이달 초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무부 기자실을 찾았다. "미국은 북한의 적이 아니며, 북의 정권 교체나 붕괴를 추진하지 않으며, 북한과 생산적 대화를 하고 싶다"는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틸러슨은 이 회견으로 트럼프 정부 내 인사들로부터 몰매를 맞았다. 그 이후 '대북 대화론'은 자취를 감췄다. 틸러슨의 발언은 그간 한·미 정부가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려 할 때마다 수없이 반복했던 말이다. 이제 그런 말도 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 대화의 불씨를 살리는 마지막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 문재인 정부다. 그러나 '대북 압박을 통한 대화 유도'는 지난 세월 북핵 해결에 실패한 낡은 해법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핵물리학자들이 주축이 돼 만든 '지구 종말의 날 시계(doomsday clock)'는 2017년 초 인류 파멸까지 2분 30초 남았다고 발표했다. 미·소(美·蘇) 수소폭탄 실험을 했던 1952년의 2분과 불과 30초 차이다. 종말의 시간이 앞당겨진 이유 중 하나가 북의 핵실험이다. 올해 북이 두 차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고, 최근 미국의 기류를 반영하지 않았는데도 위험 수위는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북의 핵·미사일 시계는 갈수록 빨리 돌아가고 있다. 조만간 북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 탑재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가만히 지켜볼 나라가 아니다. 이 비상한 시기에 한국의 대응은 더디고 한가하고 엇박자투성이다. 미·일과 중국·러시아가 제각각으로 움직여도 속수무책이다. 위험을 무릅쓸 용기도, 관련국들을 아우를 구상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한반도 운명의 열쇠는 종잡기 어려운 트럼프와 김정은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러다 정말 '그 일이 일어날 수 있다(It could happen)'.


-박두식 부국장, 조선일보(1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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