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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고' '살고 싶었던' 미국의 오늘] [美 마두로 작전 韓이 지휘?]

뚝섬 2026. 1. 31. 08:19

['가고 싶고' '살고 싶었던' 미국의 오늘]

[美 마두로 작전 韓이 지휘? 망상 아닌가]

[주한미군 빠지면... ]

 

 

 

'가고 싶고' '살고 싶었던' 미국의 오늘

 

[강천석 칼럼]

'착취 외교'란 비난 들으며 국제법 무시하는 트럼프 외교
'미국 主導' 국제 질서 代案이 '중국 주도'여선 안 돼
한국, 계산 더 복잡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 가고 싶어 하고 미국에서 살고 싶어 하던 시대가 있었다. 이런 미국을 향한 동경(憧憬) 덕분에 미국은 세계의 인재(人才)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세계의 선두에 설 수 있었다. 며칠 전 “잠자리가 뒤숭숭하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미국을 되돌아보게 됐다. 친구의 딸은 이민세관단속국(ICE) 대원이 며칠 간격으로 두 시민을 살해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산다. 딸은 간간이 들리는 총소리에 불안해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에 나가야 되나’를 묻는다고 한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종잡기 어려운 외교 정책에 큰 나라 작은 나라 할 것 없이 기우뚱거린다는 뉴스를 질릴 정도로 들어왔다. 이런 미국발(發) 연쇄 반응은 역설적(逆說的)으로 지금까지의 세계 질서가 미국에 얼마나 크게 의존해 왔던가를 깨닫게 만든다.

 

한국은 미국 도움으로 북한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보존할 수 있었고 미국 주도(主導)의 자유무역 체제 속에서 오늘의 번영을 일궜다. 한국이 만약 중국이나 소련 영향권 아래 국가였다면 민주화가 가능했을까. 트럼프의 미국이 과거의 그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받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미국 외교 정책에 관여해 온 로버트 케이건은 ‘미국이 만든 세계(The World America Made)’에서 미국 주도 세계 질서의 혜택을 받은 나라로 독일·일본·EU를 꼽는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복지국가의 구호(口號)에 가깝게 도달한 나라들이다. 모두 국방 예산이 GDP의 2% 이하다. 미국은 3.5% 정도다. 미국의 안보 우산 속에서 국방비를 복지 예산으로 돌려 가능했던 성과다. 국방 예산을 증액하라는 트럼프의 강압(强壓)에 복지 예산이 먼저 칼질을 당했다.

 

80년대 이후 미국 대통령 후보들은 너나없이 세계 문제에 대한 개입(介入)을 줄이고 산업 경쟁력 회복과 교육 정상화 등 내정(內政) 개혁으로 예산을 돌리겠다고 공약했다. 일부 외교 정책 전문가들도 ‘외교는 안방에서 시작한다’면서 개입 축소를 뒷받침했다. 그들이 제시한 대안(代案)은 전쟁이 나면 그 지역 국가가 먼저 책임을 지도록 하고 미국은 밖에서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흐름에선 트럼프 외교 정책이 돌발적(突發的) 사태는 아니다. 

People visit the makeshift memorial for Alex Pretti set up in the area where he was recently shot and killed by federal immigration agents in Minneapolis, Minnesota, on January 29, 2026 /AFP 연합뉴스

 

그런데도 100만달러를 내는 사람에게 영주권을 주겠다는 트럼프의 비자 판매 사업 영업 실적은 신통치 않다. 미국이 ‘살고 싶은 나라’인가 하는 의심이 고개를 든 것이다. 1950년대 유행어에 ‘어글리 아메리칸(Ugly American)’이라는 말이 있었다. ‘추악한 미국인’으로 번역되곤 했지만 ‘거들먹거리는’ 또는 ‘밉상스러운’이란 뜻이 함께 담긴 말이다. 죽었던 이 말이 트럼프 덕분에 되살아나고 있다. ‘캐나다를 합병하겠다’ ‘그린란드를 돈 주고 사겠다’는 막말을 수시로 내뱉고 푸틴·시진핑·김정은·네타냐후에게 일방적 애정 공세를 퍼붓는 데 대한 거부감의 표현이다.

 

1945년 2차 대전 이후 등장한 미국 주도 세계 질서를 흔히 ‘규칙(국제법)에 토대를 둔 세계 질서’라고 불렀다. 강대국·중진국·약소국이 섞여 사는 세계는 원래 혼돈(混沌) 그 자체다. 옳고 그름보다 힘의 우열(優劣)이 발언권과 결정권을 행사한다. 국제법은 이 벌거벗은 세계에 신사복 정장(正裝)을 입힌 거나 비슷하다.

 

미국이 그 힘을 반드시 옳게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동독·폴란드·체코·헝가리 민주화 흐름을 탱크로 깔아뭉개고 2차 대전 종전 후 동독과 북한의 공장 설비를 멋대로 뜯어간 소련보다는 낫다는 세계의 평가가 냉전(冷戰) 시대 소련을 누를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이 됐다. 지금 트럼프는 ‘착취 외교’라는 비난을 들으며 신사복 정장의 윗옷을 벗어 내던졌다. 미국이 패권 국가로 등장한 이후 바지만 입은 대통령은 트럼프뿐이다.

 

트럼프는 미국을 회사처럼 운영한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정부 기관은 문을 닫아버린다. 동맹도 수지 맞는 장사인가 아닌가를 우선으로 평가한다. 세계 질서를 주도해 온 미국이 이렇게 변했다. 문제는 미국 주도 질서의 대안(代案)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빈자리를 중국이 메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남(南)중국해 바위에 흙을 얹어 영토로 만들고, 수시로 대만 포위 공격 연습을 하고, 우리 바다 서해에 말뚝을 박는 나라가 중국이다.

 

겉똑똑이처럼 명분만 좇아서는 안 되는 세상이다. 전시 작전권 반환이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탈환해야 할 고지(高地)일까. 중국 견제에는 필요하지만 북한과의 핵 충돌에 휘말려들기 싫어하는 트럼프에겐 입을까 벗을까 망설이는 바지가 아닐까. 한번은 진지하게 물어야 할 질문이다.

 

-강천석 고문, 조선일보(2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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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두로 작전 韓이 지휘? 망상 아닌가

 

[양상훈 칼럼]

트럼프 때문에 유럽 방위 주권론 등장
그러나 나토 총장의 일갈 "모두 꿈 깨라"
전작권은 정치 이슈 아냐.. 우리도 꿈 깨야 한다
 

미군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항해하는 모습. 링컨호에 소속된 전투기 ‘FA-18F 수퍼 호넷’이 항모와 함께 비행하고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5일(현지 시각)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전단과 폭격기들을 중동 지역에 배치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란 정권을 향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이라도 가차 없는 대응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조치”라고 말했다./EPA 연합뉴스

 

미군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작전은 육·해·공·특수·사이버·우주군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으로 미국 외 어떤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다. 이런 미군을 전시에 한국군이 지휘한다는 것이 전시작전권 전환이다. 한반도 전쟁은 마두로 체포보다 수백 배 큰 문제다. 미국이 국방전략(NDS)에서 북한 방어는 한국이 맡아야 한다고 하자 전작권 회수론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에 반드시 전작권을 ‘환수’한다고 한다. 비현실적이고 무의미하며 위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 발발 시 한국 공군 중 북 지역에 들어갈 수 있는 전투기는 스텔스인 F-35 39대밖에 없다. 전자전 능력 부족으로 F-15K 등은 북한 방공망을 피하기 쉽지 않다. F-35 39대도 정비 등 문제로 실제 동원 가능한 기체는 30대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스텔스기는 미군의 사실상 허가를 얻어야 이륙할 수 있다. 이 전력은 전쟁 시 한반도에 전개될 미 7공군 전력의 10분의 1도 안 된다. 10배 작은 것이 10배 큰 것을 지휘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한국 해군은 항모와 원자력 잠수함이 없다.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있는 이지스함은 1척뿐이다. 미 7함대에 비해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이 작고 항모 운용, 원잠 작전을 해본 적도 없는 한국이 전쟁 시 미 해군을 어떻게 지휘하나. 이제 미군은 다영역군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략군과 우주군이 핵심이다. 한국은 이 분야는 아예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미군을 지휘하나.

 

미군을 지휘하려면 미군의 지휘통제체계와 연동돼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군 지휘통제체계는 보안과 기능에 문제가 있고 심지어 육해공군이 나뉘어 있다. 미군은 이 한국군 체계를 자신들 지휘통제체계에 연동시키는 것을 기피한다고 한다. 전시 지휘를 무엇으로 어떻게 하나.

 

전쟁이 나면 킬체인, 미사일 방어, 대량 응징 보복이 수행돼야 한다. 여기엔 전략 정찰 능력이 핵심이다. 한국군 보유 자산 중에 북 군단의 후방을 볼 수 있는 것은 글로벌호크와 위성 5기뿐이다. 격추 위험이 있는 글로벌호크는 평시 정찰용으로 전시 사용은 제한된다. 위성 5기로는 턱도 없고 최소 20기 이상이 필요하다. 전쟁의 시작이자 끝인 정찰을 미군에 의존하면서 미군을 어떻게 지휘하나.

 

모든 전쟁은 군수와 병참이 좌우한다. 한국군이 가장 뒤떨어진 분야 중 하나다. 탄약 비축량은 전면전 시 열흘도 못 버틴다. 연대나 대대의 군수 장비 상당수는 고장 나 있다. 무전기는 아직도 시대에 뒤떨어졌고 심지어 북한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현대전 기본인 야시경조차 거의 없다. 이 분야에서 ‘외계인’으로 불릴 정도로 앞서 있는 미군을 어떻게 지휘하나.

 

어차피 전쟁이 안 날 것이기 때문에 전작권 회수라는 ‘폼’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령관은 한국군 4성장군이 된다. 미군은 같은 계급인 타국 장성의 지휘를 받은 전례가 없다. 미군 측 부사령관은 3성 장군으로 격하될 것이다. 앞으로 미국은 주일 미군과 일본 자위대를 합쳐 단일전구사령부를 만들고 사령관에 4성 장군을 보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주한 미군은 점차 이 전구사령부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갈 것이다. 이 파장은 전시, 평시를 막론하고 우리의 지위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군이 한미연합사 사령관직을 떠나면 그 후 한미 훈련은 한국군이 요청하는 형태가 된다. 미군은 자산 전개 등 비용을 청구할 것이다. 한국에 있는 미 3성 장군은 전시는 물론이고 평시에도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와 일본의 단일전구사령부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역시 위험한 일이다.

 

민주당 한 사람은 “전작권을 우리가 갖고 있어야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전작권이 없어도 한국 대통령이 ‘데프콘(방어준비태세)’에 동의하지 않으면 전쟁이 선포될 수 없다. 전작권에 관해선 이렇게 구체적 사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들이 너무 많다.

 

이 모든 문제를 떠나 한국군 장군들은 전시에 한미 연합군 작전을 기획, 지휘하고 주도할 능력이 없다고 본다. 우리 장교들은 개인적으로는 우수하지만 현대전 전술, 전략, 전사, 무기 체계 등에 대해 연구·훈련할 기회가 너무 적다. 잡무에 시달리고 병사들 뒤치다꺼리에 정신이 없다. 훈련은 대부분 형식적이다. 지금도 한국군은 평상시 북한의 도발 정도는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작권이 발동되는 전면전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전면 전쟁에서 미군을 지휘할 수 있으려면 국방비를 몇 배 올리고, 군 복무 기간을 2년 이상으로 늘리고, 예비군을 이스라엘처럼 실제 전력으로 무장, 강훈련시키고, 장교와 병사를 실전 전사 집단으로 바꿔야 한다. 예비역 장성 한 분은 “국방비를 10배 올려야 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 중 단 하나라도 할 수 있나. 다 된다고 해도 전작권 행사 수준에 오르려면 20년은 걸릴 것이다.

 

전작권은 자존심이나 주권, 국내 정치 이슈가 아니다. 어느 쪽으로 가야 김정은의 오판을 막을 수 있고, 전쟁 발발 시 적은 비용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며 이길 수 있느냐의 문제다. 답은 자명하다. 트럼프 때문에 유럽에서도 방위 주권론이 나왔다. 이것이 비현실적 망상이라는 것을 아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한마디 했다. 모두 꿈 깨라.”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2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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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빠지면... 

 

'눈 가리고 車•包 떼고' 북한과 싸우는 꼴

 

[전문가가 만드는 Fact Check] 

北핵무장 다가오는데… 한국군의 딜레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미군의 최첨단 인공위성·정찰기 없인 북핵·미사일 제대로 탐지하기 힘들어
독자적 
對北 정보력 갖춘 강군 건설 필수… 韓美 연합지휘체계도 새로 구축해야 

 

작전통제권(Operational Control)은 군이 특정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관련 부대를 전개하고 통제하는 권한이다. 군사작전에만 해당하는 제한적 권한으로, 군 인사(人事)나 군수(軍需) 등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원래 주권국가의 작전통제권은 해당 국가의 군 통수권자가 갖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예외적이다. 군사적 위기상황이 아닐 때의 '평시(平時) 작전통제권'은 한국군 합참의장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 위협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 데프콘3(적 도발 징후 포착) 이상이 발령되는 경우, 즉 전시(戰時)의 작전통제권(전작권)은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있다.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발발한 6·25 전쟁에서 후퇴를 거듭한 이승만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로 미군 주도의 유엔군이 결성되자 1950년 7월 17일 맥아더 사령관에게 한국군에 대한 '일체의 지휘권'을 넘겼다. 맥아더 사령관은 이 중 작전 수행에 필요한 '작전지휘권'만을 수용했다. 작전지휘권은 1954년 11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발효되면서 '작전통제권'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주한미군의 법적 근거도 바로 이 방위조약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4년 평시 작전통제권이 한국군 합참으로 이양됐다. 이어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전시작전권 전환도 추진하기 시작했다. 노(
盧) 정부는 이 문제를 '군사 주권'이라는 관점에서 다뤘고, 당시 부시 미국 행정부는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한미는 '2012년 4월에 전작권을 한국군에 전환'하기로 노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2월 합의했다. 그러나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이후 이명박 정부는 미국 측과 협의를 거쳐 전작권 이양 시기를 '2015년'으로 1차 연기했고, 이어 박근혜 정부는 '2020년대 중반'으로 다시 연기했다.

 

한국이 전작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군사 주권이 없다"는 주장을 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전작권이 연합사령관에게 있어도 핵심 사안은 한미 양국 정상과 두 나라 합참의장의 지휘체계를 통해 결정된다. 전쟁 개시와 군사분계선 월선, 전쟁 종료 등은 한국 대통령이 결정한다. 또 연합사령관이 전작권을 행사하는 도중에도 해당 부대에 대한 인사, 군수 등 다른 영역의 지휘권은 한국군이 행사한다. 전작권 행사 대상도 한국군 전체가 아닌 사전에 지정된 부대들에 국한된다.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명목상으로는 회원국들이 각자 작전통제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합작전을 필요로 하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회원국들의 참여 부대는 동맹군 총사령관을 맡고 있는 미국의 작전통제를 받는다. 우리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다. 호주나 일본은 미국과 연합사령부를 구성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작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두 나라는 전쟁 위협이 적어 느슨한 형태의 군사동맹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 우리와 비교하기 어렵다.

한국 안보의 중추적 역할을 미국에 영원히 맡길 수도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전작권 전환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먼저 북한의 도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한미 연합지휘체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또 한국군과 미군의 역할도 조정되어야 한다. 전쟁 수행 기능에서 우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세계 최강의 전력과 실전경험을 보유한 미군을 대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위성·무인 정찰기 등으로 우리 측에 제공해 온 대북(
對北) 정보력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현재로선 미군의 도움 없이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을 정확히 탐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합사에서 미군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다 보니 한국군의 역량이 더디게 성장해 왔다. 주한미군을 뺀 한국 군의 방위 능력은 '눈과 귀를 가리고 차포(車包)를 떼고 장기를 두는 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의존도가 크다는 지적이다.

전작권 전환은 '돈 문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2006년과 2011년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과 국방대학교는 각각 주한미군 보유 장비의 가치를 22조원과 17~31조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간 군 장비가 첨단화되어온 점을 감안할 때 경제적 수치로 환산한 주한미군의 가치는 더 커졌을 것이다. 게다가 미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실전 경험이라는 자산까지 갖추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위해 현재 GDP(국내총생산)의 2.4% 수준인 국방예산을 임기 내에 2.9%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북한의 위협은 5번에 걸친 핵 실험에 이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에까지 성공하면서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고 있다. 핵을 가진 북한은 우리에게 더 빠른 의사결정과 군사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은 전작권을 현 상태로 두는 것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데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한국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할 수는 없다. 답은 하나다. 전작권 문제를 검토하는 데 있어서 정치적 고려를 최소화하고, 군사적 대비 태세 구축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동시에 국방개혁을 통한 강군 건설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전 국방장관 정책보좌관, 조선일보(1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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