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 쇄신이 답이다]
[과거로 진군하는 인류]
[美 오늘 중간선거.. 역시 “문제는 경제”]
일대 쇄신이 답이다
[김대중 칼럼]
지금 세계의 자유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다. 자국(自國) 이기주의를 앞세우는 권위주의형 지도자들이 속속 당선되거나 호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솔리니 파시스트 독재를 승계한다는 이탈리아 극우 정치의 복원이다. 지난날의 정치 체제로 되돌아가는 복고형(復古型) 권력 행태도 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가 있고 브라질의 룰라가 그 대표적 케이스다.
인도의 모디는 급격히 성장하는 힌두 민족주의를 등에 업고 소수 무슬림을 탄압하는 강권 정치를 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은 스스로 ‘황제’의 격(格)에 올랐다. 필리핀은 어제의 독재자 아들이 대통령에 당선돼 복고의 정치를 휘두르고 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93세의 전 총리가 재출마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독재’의 표본은 헝가리다. 12년 전 총리에 ‘당선’된 빅토르 오르반은 민주 억압, 언론 탄압, 사법부 무력화, 선거법 개정 등을 통해 ‘국민이 뽑은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다. ‘부드러운 독재’(soft autocracy)의 전형이다. 중미의 엘살바도르에서도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의회 무력 진압 등 독재국가 뺨치는 강권 정치가 자행되고 있다.
미국 또한 민주주의의 시험대에 올라있다. 오늘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미국의 전범(典範) 격인 자유민주주의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느냐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로 대표되는 미국 국가주의의 복원을 의미하며 공화당 극우화의 실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계는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로부터 비(非)자유민주 또는 ‘자유 없는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로 이행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쿠데타나 혁명이 아닌 적법한 민주 절차를 거쳐 정권을 장악한 뒤 지지층 결집으로 유권자를 분열시키고 편파적 공약과 퍼주기로 한쪽의 세력을 극대화해서 반대자를 약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스웨덴에 있는 브이-뎀(V-Dem)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2년 최고조에 달했던 전 세계의 42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10년 만인 2022년에 34개 국가로 감소했다. 이를 인구 숫자로 보면 자유민주주의 치하에서 살았던 인구가 18%에서 13%로 크게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세계의 자유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고 독재 내지 권위주의는 날로 득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뉴욕대학의 리처드 필데스 교수는 9월 30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글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공약을 이행하지 못할 때 그것은 국민들로부터 유리되고 불신과 신뢰 철회를 초래하게 되며, 이런 사태는 그것을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불러들이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이런 상황이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주의에 대한 단순한 회의를 넘어 반(反)민주 성향으로까지 가게끔 만든다”고 했다. 필데스 교수의 설명은 우리에게도 울림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그에게 닥친 여러 비우호적인 사건들이 그를 왜소하게 만들면 국민은 그로부터 이완되고, 지지층 결집의 구호 아래 국민을 극단적인 대립으로 이끄는 권위주의적인 포퓰리스트에게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나라는 불행히도 ‘선출에 의한 독재’로 떨어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제도 개선책 논의를 위해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지금 윤 대통령을 보면 번번이 사건 뒤처리에 매달려 끌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 터지면 그리 달려가고 저기 막히면 그리 몰려간다. 매일 빈소만 쫓아다니는 모습이다. 믿을 사람 하나 없고 있다고 해야 검사 출신 몇 사람이 사고만 치고 있다. 이 사람 얘기 들으면 그것이 옳은 것 같고 저 사람 보면 그쪽이 길인 것 같다. 야당 쪽 아는 사람 없고 자기편의 ‘제갈공명’도 없다. 그런 그에게 하나 끈질긴 것이 있다. 고집인 것 같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다. 그는 민주주의 앞에 반드시 ‘자유’를 붙였다. 불행히도 세계는 지금 그 ‘자유’를 버리거나 유보하고 자유 없는 민주주의로 가는 위험한 추세에 있다. 심지어 정책이나 이념이 아닌 ‘사람’을 ‘구관이 명관’이라며 되살려내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공세, 야당과 주사-좌파의 집요한 퇴진 압박, 그리고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민심의 불안감 등 초보 대통령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봉착해 있다.
윤 대통령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왜 대한민국 국민은 이런 시기에 그를 대통령으로 불러들였을까? 무엇이, 어떤 섭리가 그를 대통령이라는 리더의 자리에 밀어 올렸을까? 초심으로 돌아가 그 답을 구해야 한다. 일대 쇄신만이 그 답일 것이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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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진군하는 인류
[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
벨라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아름답다! 지중해 바다와 위대한 예술 작품들; 거기에 맛있는 음식과 멋진 사람들의 나라이니 말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일까? 무능한 정부와 마피아, 그리고 능력보다 연줄이 더 중요한 부패 사회가 이탈리아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탈리아는 근대 파시즘을 만들어낸 나라다.
1922년, 수천 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로마로 진군한 베니토 무솔리니는 정권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 과거 사회주의자였던 그는 극단민족주의와 사회주의를 합친 ‘민족사회주의’를 ‘파시즘’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창시한 바 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퇴폐적인” 개인주의와 다양성을 무너트려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은 무솔리니만은 아니었다. 시인 단눈치오는 극단민족주의적 이탈리아를 꿈꾸었고, 미래파 아티스트 마리네티 역시 무솔리니를 지지했다. 일본인 단테 학자 시모이 하루키치는 1922년 로마 진군에 합류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무솔리니 전문가 안토니오 스쿠라티는 파시즘을 “포퓰리즘을 이용해 권력을 장악한 후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기회주의”라고 설명한다. 국가의 미래와 사회 계몽보다는 시민들의 불만과 불평을 증폭시키고 선동해 권력을 독점하는 방식이라는 말이다. 일본 군국주의와 독일 나치즘은 이탈리아 파시즘을 모델로 삼았고, 결국 이 세 나라는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 된다.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상상을 초월한 비극을 경험한 인류는 지난 70년 동안 분쟁보다는 협업, 그리고 과학과 이성을 기반으로 한 ‘룰 기반’ 세계 질서를 구축하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일까? 100년 전 무솔리니의 사상이 이제 ‘탈세계화’, ‘정체성주의’, ‘트럼프주의’, 그리고 ‘포퓰리즘’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계인들을 유혹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성 무솔리니”라고 불리는 신파시스트 정당 출신 조르자 멜로니가 하필 로마 진군 100주년 해인 2022년 이탈리아 총리가 된 역사적 아이러니는 다시 어두운 과거로 진군하려는 인류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조선일보(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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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늘 중간선거… 역시 “문제는 경제”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과 주지사를 뽑는 중간선거가 8일(현지 시간) 치러진다. 여론조사에서는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앞서는 가운데 주요 경합지 곳곳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대혼전 양상이다. 이번 중간선거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만약 여당인 민주당이 양원 장악에 모두 실패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 결과에 따라 외교안보를 비롯한 정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승패를 가르는 핵심은 결국 경제 문제다. 여당인 민주당은 40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고전해 왔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유권자들의 불만이 거세지면서 2년 전 민주당을 선택했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주 등의 판세까지 불리해지는 분위기다. 탄탄한 고용과 성장을 유지해 왔던 미국 경제의 최근 동향은 심상치 않다. 주요 테크 기업들은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실적을 내놓은 데 이어 대규모 감원에 나선 상태다. 금리 인상과 함께 증시는 요동치고 월가에서는 “위기에 대비하라”는 경고가 쏟아진다. 공화당은 이런 흐름에 올라타 집권 여당의 경제 책임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주도한 낙태 금지법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같은 민주주의 훼손을 막아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해 왔다. 그러나 인권, 민주주의 이슈는 경제 현안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지원법, 대학 학자금 탕감 정책 등을 쏟아내며 캠페인 방향을 선회한 이유다.
미국 중간선거의 판세 변화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 먹고사는 문제가 민심을 좌우하는 최상위 이슈임을 새삼 확인시켜 준다. 더구나 지금은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내외 경제가 예측 불허의 도전에 직면한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경제난을 극복할 위기 대응 역량과 리더십이라는 사실을 우리 정치인들도 되새길 때다.
-동아일보(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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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중간선거서 ‘붉은 물결’ 몰아쳐 공화당이 下院 다수당 탈환 전망. 재선 도전 꿈 부푼 트럼프에겐 千軍萬馬.
-팔면봉, 조선일보(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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