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 맞불 놓는다고 ‘이태원’ 서명 운동 시작한 민주당]
[‘양파껍질’ 용산구청장]
[공감 능력 없는 공직자들]
[우리는 지금 ‘환멸의 바다’를 건넌다]
대장동 수사 맞불 놓는다고 ‘이태원’ 서명 운동 시작한 민주당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이 11일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서명을 하고 있다. 2022.11.11/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이재명 대표는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를 장악하고 있으니 그냥 국정조사안을 밀어붙이면 된다. 그런데도 굳이 서명운동을 하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국정조사와 특검은 경찰이나 검찰 수사 결과가 미진할 때 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대대적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전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혐의를 받는 경찰관 한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로 고강도 수사다. 민주당이 이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국정조사를 하자고 하고, 민주당 국정조사를 아무도 못 막는데도 장외 서명운동에 나선 것은 이번 참사를 이용해 대장동 수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목적일 것이다.
이 대표는 추모를 위해 “참사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라”고 했다.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고 공식 추모 기간도 끝났는데 지금 왜 영정 사진이 필요한가. 상당수 유족들은 이름과 사진 공개를 원치 않고 있다. ‘세월호 추모 공간’ 같은 것을 만들기 위한 정치 공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소속 변호사들과 민변 등은 유족의 국가 상대 소송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 또한 유족들을 앞세워 정부를 공격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이러는 것은 최근 급진전되는 대장동·위례 신도시 수사와 무관치 않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진행 과정을 직접 대면 보고 받았고, 대장동 일당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이 대표 측근 3인방이 김만배씨로부터 428억원의 배당금을 받기로 한 뒤 “(자금) 저수지에 두고 (이 대표) 선거 때 쓰자”고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위례 사업 때 이 대표와 정진상 정무실장이 사전에 남욱 변호사 일당을 사업자로 낙점했다는 얘기도 영장에 적시됐다.
검찰 수사가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하자 의도적으로 강경 투쟁 국면을 조성하고 있는 것 아닌가. 민주당은 그동안 이 대표 수사를 막기 위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했고, 기소돼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당헌을 개정했다. 대표직과 국회의원직까지 삼중 사중의 방탄 벽을 세웠다. 그것도 모자라 이젠 참사까지 방탄에 이용하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불법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막을 수 있다면 법치국가가 아닐 것이다.
-조선일보(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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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껍질’ 용산구청장

“참사 충격과 트라우마로 경황이 없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행적에 대해 용산구가 내놓은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이다. 용산구는 박 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8시 20분에 한 번, 9시 반경에 또 한 번 참사 현장 인근 퀴논길을 둘러봤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실제론 사고 전에는 한 번도 순찰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말을 뒤집었다. 박 구청장의 행적을 둘러싼 거짓말 논란은 이뿐이 아니다.
▷용산구는 참사 당일 오후 11시부터 박 구청장이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했다. 하지만 오후 11시 반 무렵 박 구청장이 구청이 아닌 참사 현장 근처에 있었던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또 박 구청장은 사고 이틀 전 구청에서 열린 ‘핼러윈 긴급대책회의’에 불참했다. “부구청장이 관례대로 주재했다”는 게 박 구청장의 설명이다. 그런데 용산구가 핼러윈 대책회의를 열었던 것은 2020, 2021년에는 모두 구청장이 주재했다. 앞뒤를 따져보지 않은 채 전례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박 구청장이 참사 당일 경남 의령에 다녀온 이유도 석연치 않다. 당초 용산구는 “의령에서 축제가 있었고 초청 공문을 받아 다녀온 것”이라고 했다. 마치 지역축제에 공식 참석한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이날 의령군수를 30분 면담했을 뿐이다. 그러자 용산구는 “군수 면담 일정이 잡혀 시제(時祭·음력 10월에 지내는 제사) 참석을 최종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군수를 만나기 위해 차로 5시간 거리를 달려갔고, 간 김에 집안 행사에 들렀다는 것인가. “하나의 거짓말이 많은 거짓말을 낳는다”란 서양 속담이 떠오른다.
▷박 구청장이 참사 당일 오후 9시 반경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인파가 많이 몰려 걱정된다”는 메시지를 올린 것도 상식 밖이다. 구청과 경찰·소방에 사고 위험을 알리는 대신에 용산 지역구 의원인 권 장관에게만 연락한 것이다. 또 그는 행안위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라면서도 “마음의 책임”이라고 답했다. 지자체장은 주민 안전에 도의적 책임이 아니라 실질적 책임을 지는 자리다. 어떻게든 처벌을 모면하려는 심산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경찰은 박 구청장을 7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데 이어 11일 출국금지했다. 핼러윈을 앞두고 안전사고 예방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은 이유 등이 중심 수사 대상이다. 박 구청장이 이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직에서 물러나게 되지만 현재로선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형사 처벌과는 별개로 이미 공직자로서의 품위와 신뢰를 잃은 박 구청장이 설 자리가 있는지 의문이다.
-장택동 논설위원, 동아일보(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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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 없는 공직자들
시인 릴케 작품엔 이런 구절이 있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면 그건 나 때문이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이유 없이 죽어가는 사람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다른 사람 고통을 자기 고통처럼 느끼고 미안해하는 감정. 공감(共感)이라 부른다. 학자들은 인간에게 공감이란 능력이 있었기에 협력하여 선을 이루고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 마련된 애도 공간에 다녀온 많은 시민은 "(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추모 글을 쓰고 국화꽃을 놓았다. 자기들 잘못도 아닌데 그랬다. 이런 게 이웃의 비극을 대하는 평범한 사람들 모습이다.
이 정부 고위 인사나 정치인들은 어땠나. 책임자들은 한참 늦게 사과했다. 그나마 떠밀려 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늦게라도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진심이 아니란 낙인이 찍혔다. 정말 잘못했다 느끼면 곧바로 사과가 나오는 게 인지상정. 책임 있는 지도자라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기 마련이다.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 당시 서울시장은 "머리 숙여 500만 시민에게 사과를 드립니다.… 유가족과 이재민, 상처를 입은 시민들에게 거듭 사과를 올리며 시민 여러분 단죄를 기다리는 심정 간절합니다. 피와 눈물 어린 충정으로 사과 올립니다"라고 했다.
이 정부는 왜 사과에 그토록 인색한 것일까. 한 법조계 인사는 "법조인이 많아 그렇다"고 했다. 법조인들은 사과를 하면 혐의를 시인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간주돼 불리해지기 때문이란다. 변호사들은 고객이 사고를 내도 먼저 사과하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요즘 정부 고위 인사들 발언을 보면 그런 지침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법정에서야 책임을 인정하는 게 불리할지 모르겠지만 정치에선 그 반대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하는 요구는 후진적이다. 사람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다음엔 어떻게 할 건가"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과거 숱한 대형 사고가 터졌을 때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공직자들은 '후진적'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헌법에도 나와 있듯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의 고난에 대해 책임을 지는 존재다. 국민에게 큰 피해가 생겼으면 무한 책임을 느끼란 취지를 담고 있다. 적어도 국민 눈에 그렇게 보이게 행동하란 의미다. 그래서 사퇴한 것이다. 이번 사고 후 많은 공직자들이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는데, 비서실장이 안 하느니만 못한 발언을 보태는 걸 보면 참담하다.
공감의 배신, 공감의 역설이란 말도 있다. 공감이 외집단이 아닌 내집단, 그러니까 자기편에게만 향하면 그건 차별과 혐오로 드러날 수 있다. 우리 편 아픔에는 공감하지만 상대편 아픔에는 무감각, 무관심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지금 이 정부 많은 인사들이 그렇다.
-이위재 사회정책부 차장, 조선일보(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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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환멸의 바다’를 건넌다
도시 재난 이태원 참사
대통령 호위에 급급한 관료
‘망자 정치’ 시동거는 민주당
대중은 몽둥이 들고 감성 놀음
2022년 10월 29일 오후 11시 56분, 뒤늦은 재난 문자가 발송됐다.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앞 긴급 사고로 현재 교통 통제 중. 차량 우회 바랍니다.> 이 문장 어디에 죽음의 그림자가 있던가. 도시 참사는 그렇게 고지됐다. 그로부터 13일 만에 이태원 사건 관련자로 입건된 용산서 정보계장이 숨졌다. 참사 사망자 157명, 거기에 다른 죽음이 보태졌다.
사고 이튿날,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고 ‘국민 애도 기간, 특별재난지역’을 말했다. 유가족에게 공무원을 1대1로 매칭해 돕겠다고 했다. 늦지 않았고, 메시지도 괜찮았다. 딱 그 순간뿐이었다. SNS로 중개된 죽음을 보고 ‘제2의 세월호’를 떠올리는 사람이 적잖았다. 걱정하는 사람도, 기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불안’에 영혼을 잡힌 정부 여당은 잇달아 패착하고, ‘기회’를 잡겠다는 야당은 연일 망발한다. 국민을 혐오의 구덩이로 몰아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은 국가의 무한 책임”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세월호 사건을 바닥에 깔고 하는 말이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임자와 토씨까지 똑같은 표현을 썼다. 좌우 가릴 것 없이 대통령이 되면 ‘나만 믿으라’고 호언장담한다. 오만이다. ‘국민 안전은 국가의 최우선 의무(primary duty)’라는 외국 정부의 표현이 겸손하고, 현실적이다.
윤 정부는 ‘참사 희생자’ 대신 ‘사고 사망자’ 표기를 고집한다. 국민의 ‘말’을 ‘공문서(公文書)’로 단속할 수 있다는 낡고, 위험하며, 무용한 생각은 대체 무슨 발상인가. 총리는 외국 기자들과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영어 회화 능력을 뽐내다 빈축을 샀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첫 반응은 ‘국가는 책임 없다’는 것이었다. 국민은 정치 동물이다. 국민보다 대통령을 먼저 챙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찰청장, 용산서장, 용산구청장 모두 ‘면피’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그들의 공포도 이해가 간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세월호 사건을 거치며 사법을 동원한 ‘공무원 토벌(討伐)’이 흔해졌다. 파직은 다행이고 옥살이가 예사다. 대중의 분노로 펄펄 끓는 기름솥, 그 위에 걸린 외줄, 공무원들은 지금 그 외줄 위를 걷고 있다. 사망한 경찰이 느꼈을 압박감에 마음이 저리다.
야당 행태는 일부만 열거하겠다.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에서 젊은이들을 사지에 좁은 골목으로 몰아넣고 떼죽음을 당하게 만들었다.” “공포탄이라도 쏴서 길을 내든지….” 민주당 당료를 오래 한 양경숙 의원 주장이다. 이런 망언이 나오는 건, ‘애도 비즈니스’ 전문가인 진보 세력이 정부의 ‘애도 선점’에 허를 찔렸기 때문이다.
어김없이 괴담을 양산 중인 김어준씨가 방송을 통해 ‘전략’을 제시한다. “책임을 묻지 않고 떠나보낼 수 없다.” 이후 ‘진정한 애도는 분노’ ‘희생자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자’는 주장이 쏟아진다. 급기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여기 올라탔다. “고인 이름을 부르는 게 패륜인가?” 속셈을 감추고 망자를 동원하는 것, 그게 패륜이다. 신원 공개를 두고 곧 유가족들은 분열되고, ‘꾼’들은 ‘윤석열 퇴진’ 집회용 관광버스 대절에 분주할 것이다. ‘무책임의 몽둥이’를 든 대중은 한 입으로는 “다 잡아 처넣으라”면서, 소방 공무원 입건을 두고는 ‘불쌍하다’고 반발한다. “손을 벌벌 떠셨는데…”가 이유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정치와 종교다. 정치는 진영 지지자를 대리전에 참전시키고, 종교인도, 지식인도, 글쟁이도 진영에 봉사하면서 굉음을 낸다. 누구의 손을 잡고 이 환멸의 바다를 건널 건가. 다행인 건, 바다의 끝은 육지라는 사실이다.
-박은주 에디터 겸 에버그린콘텐츠부장, 조선일보(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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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피해 지원비 받은 일부 단체, 김정은·마르크스 공부에 사용. 유족들은 이 사실 알고 있을까.
-팔면봉, 조선일보(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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