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정권욕의 부산물이 아니다]
[대통령도 처벌된 ‘제3자 뇌물’]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구속...뇌물 수수 등 4개 혐의]
[과연 완성도 낮은 소설일까]
민주주의는 정권욕의 부산물이 아니다
[김형석 칼럼]
운동권 민주주의는 버림받은 지 오래
지도자 과오 불인정, 실정 은폐는 역사가 심판
최선 다하면서도 자성하는 지도자가 아쉽다

오래전 일이다.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아내가 아침 신문을 읽다가 내던지면서 “이런 꼴들을 하고 있었으니까, 나라가 어떻게 되었겠는가.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라고 했다. 구한말이었다. 우리 임금이 덕수궁에 머물면서 언제 수라상에 독극물이 숨겨 들었을지 몰라 며칠 동안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할 수 없이 가까이 있는 러시아 영사관에서 믿을 만한 사람이 2주 동안 식사를 날라다 먹었다는 기사였다. 국론의 분열로 국정의 동질성(Identity)은 상실되고, 임금은 국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불행하게도 최근 정권이 바뀐 후부터 비슷한 우려를 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간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담을 본 사람들의 심정이다.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를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였다. 그 내면의 의도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문 정부 5년간 민주정치가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민주당 사람뿐이다. 운동권 민주주의는 버림받은 지 오래다. 법적 제재를 앞둔 이재명과 반(反)민주적 여론에 몰려 있는 두 사람을 위해 방탄투쟁을 계속해 달라는 암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가득한 때였다. 두 사람의 선배였던 문희상 전 국회의장까지도 한 나라에 분열된 두 진영의 싸움이 국운을 위험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문재인과 야당은 이미 실패한 정당이다. 아직도 우리가 옳다고 주장하는 지도자는 민주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 최고지도자의 무지는 죄악이다. 국민의 불행이기 때문이다. 실정(失政)을 은폐한다면 역사가 심판한다. 두 지도자의 잘못은 스스로의 과오를 인정치 않는 데 있다. 나라 일이야 어떻게 되든지 우리는 지도자로 인정받아야 한다면 더 큰 과오를 범한다. 그것이 인간 사회에 주어진 역사의 교훈이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나는 대학에서 생애를 보냈다. 대학에서 더 많은 것을 받아 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교수는 정년이 되면 대학에서 버림을 받는다. 자신의 인생도 끝난다. 대학을 위해 무슨 봉사를 할까 노력한 교수는 정년이 되면 대학과 더불어 명예를 차지한다. 대학에서의 기여를 넘어 항상 국가와 민족을 먼저 걱정해 온 교수는 정년 후에도 나라를 위해 일하게 된다. 정치인도 그렇다. 관권이나 이권을 탐내는 사람은 버림받고, 주어진 공직과 사명에 충실했던 정치인은 존경을 받는다. 그러나 정당과 함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는 역사를 건설하는 업적을 남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가. 같은 서울시장이라도 그 지위와 직책을 이용해 더 높은 지도자가 되겠다고 수단 방법을 앞세우는 사람은 시민의 존경을 저버린다. 맡은 직책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국민의 상식이다. 그래서 지도자는 겸손해지며 스스로의 품격을 높이게 된다.
또 하나의 현상이다. 왜 이명박 전 대통령(MB)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국민들이 있는가. MB는 경제적 부정 때문에 법적 제재를 받았다. 그에 비하면 문 전 대통령의 실책 때문에 국가와 국민 경제가 받은 피해와 손실은 비교할 수 없이 막중하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은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칭찬과 감사를 기대하기도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실정은 최모 여인과 그 가정 안에서 벌어졌다. 통치자가 재벌 총수를 찾아가 재정적 협조를 요청했던 사실도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하면 이재명 야당 대표와 관련된 경제적 무질서와 혼란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본인은 법적으로 결백하며 잘못이 없다고 항변한다.
국민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같은 사태에 대한 법적 해석과 질서 파괴에 대한 차별이다. 불법은 작더라도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질서 파괴는 처벌의 대상이 안 된다. 정치적 탈출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조인들은 같은 일을 처리할 때도 법적 제재를 회피할 방법을 택한다. 정치적 질서는 법적 판단보다 우위에 있으며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의 공동체의식과 애국심에 따르는 평가와 정신적 규범이 필요한 것이다. 지도자의 범악(犯惡)은 국민들의 범죄보다 더 막중하다.
앞으로는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도 스스로 반성을 아끼지 않는 지도자가 아쉽다. 국민들의 수준 높은 애국심이 국가와 민족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동아일보(23-01-13)-
_______________
사람다워야 인격이다
나라다워야 국격이다
국격(國格)은 나라의 품격(dignity)이자 정신 가치다. 여기서 격(格)이란 우리말로 '~답다'이다. 이것은 국가 이미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일단 독일 하면 견고, 프랑스는 격조, 스위스는 정확이다. 일본은 전쟁 이후 품질관리(TQC)의 종주국으로 부상한 덕택에 '품질'로 각인되어 왔다. 일본 기업들 중에 'Ni'로 시작되는 이름이 많은 것은 일본(Nippon)을 떠올리게 만드는 '원산지 효과' 전략이다. 국격의 5할은 지도자라 하지만, 국민의 사고와 행동 수준이야말로 국격의 핵심이다. 이걸 통과해야 합격(合格)이다. 계묘년 국운 상승기, 대한민국의 키워드가 '격'이 되어야 할 이유다.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조선일보(23-01-13)-
________________
대통령도 처벌된 ‘제3자 뇌물’
최근 ‘제3자 뇌물죄’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받는 혐의인데 일반인들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죄명이다. 이 사건에서 이 대표의 ‘제3자 뇌물죄’와 관련한 궁금증은 크게 두 가지다. 성남FC가 받은 후원금을 이 대표가 직접 쓴 것도 아니고 구단 운영비로 썼다는데 왜 죄가 되느냐, 설령 문제가 된다 해도 제1 야당 대표 구속을 검토할 만큼 무거운 죄냐는 것이다.
형법에서 ‘단순 뇌물’과 ‘제3자 뇌물’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부정한 청탁’의 유무다. ‘단순 뇌물’은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검은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만 해도 처벌한다는 점에서 사건의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다. ‘제3자 뇌물’은 당사자가 직접 돈을 받지 않아도 처벌한다는 점에서 조금 더 까다로운 증명을 요구한다. 바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처벌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넘기 어려운 한 가지 허들을 둔 것이다. 검찰은 성남FC 사건에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가 기업의 현안을 해결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고 제3자인 성남FC에 후원금을 내게 했다고 보고 있다.
후원금을 받아 어디에 사용했는지가 아니라 기업 현안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성남시가 원하는 곳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것인지가 문제다. 설령 성남FC가 후원금을 받아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썼다고 해도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면 처벌된다. 이 대표가 법적으로 무죄를 주장하려면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후원금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해명해야 한다. “시민을 위해 쓴 게 무엇이 문제냐”고 항변할 것은 아니다.
검찰은 성남FC가 기업들로부터 최소 120억원의 불법 후원금을 받았다고 파악하고 있다. 특가법상 뇌물죄는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한 중범죄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현직 대통령 때 롯데그룹 면세점 사업 선정을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하게 했다가 제3자 뇌물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거대 야당 대표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이 대표가 10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가 조사 받을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기업의 현안을 들어준 것과 후원금을 받은 것의 연관성을 잘라내야 하는데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검찰 출석 전후 지지자들에게 했던 말도 정치적 구호에 그쳤다. 실제 범죄가 있었는지는 법정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성남시가 기업들에게 준 혜택과 성남FC 후원금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는 것은 검찰 몫이다. 이 대표도 정치 공세를 벌이거나 측근에게 책임을 떠넘길 게 아니라 사실 관계를 당당히 밝히면 된다.
-윤주헌 기자, 조선일보(23-01-13)-
_______________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구속...뇌물 수수 등 4개 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9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 50분쯤 “증거 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정 실장에 대해 뇌물 수수,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지난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8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영장실질심사 사상 ‘최장’이었던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8시간 42분에 맞먹을 정도로 이례적으로 긴 심사였다. 정 실장 측은 100쪽이 넘는 PPT를 통해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결국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8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부터 불법 대선 경선자금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데 이어, 정 실장이 이날 구속됨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는 이재명 대표를 향할 전망이다. 대장동 일당과 유착된 것으로 조사된 두 사람은 이 대표의 핵심 측근들이다.
정 실장에게는 2013~2020년 남욱씨 등으로부터 총 1억4000만원을 수수하고, 2015년 2월 김용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대장동 사업 수익 중 428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가 적용됐다.
정 실장은 2013~2017년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비밀을 남욱씨 등에게 유출해 이들의 회사가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210억원의 개발 수익을 얻게 한 혐의, 작년 9월 검찰이 유동규씨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기 직전 유씨와 통화하며 “휴대전화를 버리라”며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이 민간업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종 편의를 유동규씨에게 요구하면 유씨가 정 실장을 통해 이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전달, 성남시 의사 결정에 반영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수사는 이재명 대표의 역할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정 실장은 18일 영장실질심사에 출두하면서 “군사 정권보다 더한 검찰 정권”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대표와 정 실장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에서 ‘제3자 뇌물 혐의’ 공범으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유종헌 기자, 조선닷컴(22-11-19)-
_________________
과연 완성도 낮은 소설일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민주당은 앞서 11일 정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을 피의사실 공표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창작 완성도가 낮다.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는 쉽지 않겠다”고 했다. 김 부원장의 공소장, 정 실장의 압수수색 영장 등에 이 대표의 이름이 ‘경위 사실’로 여러 차례 언급된 데 따른 반응이다.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이 연루된 사건은 모두 민간업자들이 성남시 도시개발공사와 결탁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고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대장동 비리’가 근간이다.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18/뉴스1
이 사건은 1년 전 유동규·김만배·남욱씨 등이 배임 및 뇌물죄 등으로 기소돼 이미 재판이 막바지에 와 있다. 이 대표 표현대로 공소장을 ‘소설’이라고 보고 당시 공소장과 이번 수사팀의 공소장·영장의 완성도를 비교해봤다. 8쪽에 불과했던 유씨의 뇌물 공소장에는 성남시가 지분 100%를 출자해 공사를 설립해 사업을 진행했다고 하면서도 이후에 시가 사업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는지에 관한 내용은 빠져 있다. 유씨가 대장동 컨소시엄 사업자 선정 등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3억원 넘는 돈을 받고 700억원 배분을 약속받았다면서도 공사 간부에 불과한 유씨가 어떻게 그 정도의 결정권을 행사했는지는 설명이 없다. 17쪽짜리 ‘배임’ 공소장도 마찬가지다. 공사가 민간업자들에게 수천억원의 특혜를 줬다면서도 인허가권자이자 최종 결재권자인 성남시장은 아예 빠져 있다.
반면 이번 수사팀의 공소장 및 영장에는 김 부원장, 정 실장, 유동규씨가 이 대표의 측근 그룹으로서 성남시장 선거를 도왔고, 대장동 개발 관련 사항도 협의하며 진행해 왔다는 ‘배경’이 들어가 있다. 700억원 약정 또한 유씨 단독 행동이 아니라 김 부원장, 정 실장이 함께 민간업자들의 뜻을 반영해 사업을 도와준 대가라고 했다.
이 대표가 ‘소설’이라고 주장한 공소장·영장의 완성도와 개연성은 법원이 검증할 것이다. 그러나 사안의 핵심이 통째로 빠져 있는 이전 공소장에 비해 적어도 배경 설명과 사건의 경위는 적혔다. 성남시는 쏙 빼고 유씨와 민간업자들이 모든 책임을 지는 이전 공소장은 한계가 분명했다. 변호인들은 검찰의 주장 하나하나를 거세게 반박했다. 결국 유동규씨와 남욱씨의 폭로로 새로운 공소장과 영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변호인단의 한 관계자는 “재판을 해 보니 혼자 다 뒤집어 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게도 곧 ‘법원의 시간’이 올 것이다. 법정에서 설득력 있는 논리와 증거를 통해 검찰의 공소장이 그야말로 ‘소설’임을 입증하면 된다. 그게 ‘소설’에 불과한 내용을 고발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대응이다.
-양은경 기자, 조선일보(22-11-19)-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경제 버블과 정치 양극화의 유사성] [연애도 훼방 놓는 진영 갈등] .... (2) | 2023.01.17 |
|---|---|
| [우크라이나 홀로도모르] [스탈린 때 350만 굶어죽었다.. ] .... (1) | 2023.01.13 |
| [‘방탄 정당’ 된 민주당 처지 그대로 보여준 李 대표 출두 장면] .... (1) | 2023.01.11 |
| [한동훈이 거울삼아야 할 유시민의 ‘싸가지’] .... (0) | 2023.01.09 |
| [‘가치 동맹’ 중부 유럽과 원전·방산 협력 확대해야] [ ..中의존 줄여 경제안보 새판짜기] .... (1) | 2023.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