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4%인데 민노총은 파업 확대, 野는 부추기고]
[국가는 타협하지 않는다]
수출 -14%인데 민노총은 파업 확대, 野는 부추기고

1일 서울역 매표소 앞 알림판에 철도노조 파업 예고 안내문이 붙어있다.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는 오는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KTX,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운행이 줄어들고 수도권 지하철 운행에도 일부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뉴스1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무려 14.0% 급감한 519억달러에 그쳤다. 자동차 수출이 31.0% 늘어나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30%나 감소해 전체 수출액이 크게 줄어버렸다. 10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수출액이 감소한 것이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생산과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하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와중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쳤다. 2일부터는 철도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물류가 막히면서 산업 현장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시멘트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국 건설 현장들이 속속 멈추고 타이어 공장이 생산량 줄이기에 들어가는 등 제조업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1일 오후 기준 기름이 없는 주유소가 49개로 늘어나는 등 주유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 주유소 재고가 2∼3일 남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정유업계로 확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시멘트 업무개시명령 이후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11월 30일 시멘트 출하량이 4만5000t으로, 전날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 12개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지난달 28일 평시 대비 28%까지 떨어졌다가 1일 오전 10시까지 평시 대비 64%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날 우리 입장에서 부러운 일이 미국에서 있었다. 미국 하원은 임박한 철도 파업이 경제에 미칠 여파를 우려해 철도 파업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여야 지도부를 만나 “경제가 위험하다”며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하자 야당인 공화당이 호응했다. 미국은 달러 패권국으로 경제 위기는 우리보다 훨씬 덜한 나라다. 그런 나라 여야는 철도 파업을 막는 법안을 신속히 합의해 처리하는데 경제 위기에 빠진 우리나라의 국회는 그런 법을 만들 엄두도 낼 수 없다. 국회를 장악한 야당이 파업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불법 파업을 부추길 수 있는 이른바 ‘노란봉투법’까지 단독 처리하겠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불법과 폭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거대 야당은 그 뒷배가 돼주고 있다. 이것이 진짜 위기일 수 있다.
-조선일보(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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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민주·공화, 연방하원서 철도 파업 막는 법안 통과시켜. 우리 국회서 여야의 이런 모습 본 지 어언 몇 해던가.
-팔면봉, 조선일보(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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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타협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파업 노조를 향해 “불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불법 쟁의는 ‘얻을 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서민과 약자의 생업까지 집단적으로 파괴한다. 경제 동맥을 끊는 강성 노조의 불법 쟁의는 반국가적 행위에 근접한다. 그만큼 국민 고통이 막대하다. 필수 에너지와 건설 자재를 끊는 것은 전기와 수도를 끊는 것에 버금간다. 잘못되면 회사가 쓰러지듯 노조도 존망을 걸어야 한다.

지난달 29일 광양항 입구가 집회 중인 화물연대 조합원들과 이들이 세워둔 화물차로 가로막혀 컨테이너가 반출되지 못하고 그대로 쌓여 있다./연합뉴스
국가는 노조원과 비노조원을 양분하는 게 아니다. 준법 시민과 탈법 집단을 구분할 뿐이다. 국민은 법 테두리 안에서만 무한대로 자유롭다. 그를 보장하려고 공권력이 존재한다. 공권력은 국민이 국가에 위탁한 최상위 강제 수단이다. 제복으로 상징되고 진압 장비를 휴대한다. 이때 국가는 최후통첩 권한과 업무 명령권과 면허 취소권을 갖는다.
국가는 협상하지 않는다. 국가는 처벌한다. 기간(基幹)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테러적 행위’에는 언제든 같다. 상습적으로 폴리스 라인을 넘든, 남의 집 현관을 침탈하든 마찬가지다. 국가는 비타협적 구성체다. 국가는 노사 협상과 쟁의 과정에서 어느 쪽을 가리지 않고 불법 행위자에게 배상을 물리고 죗값을 치르게 하는 주체다. 국가는 협상 수완을 발휘하는 당자가 아니라 공권력의 삼엄함을 드러내는 심판자다. 이 역할이 뒤집힐 때 국민은 진정한 체제 저항의 명분을 갖는다.
엊그제 만난 은행 임원 한 분이 말했다. 임기 3년인 사용자 대표가 노조에게 항상 무릎 꿇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노조가 쟁의를 일으키면 며칠 뒤 ‘위’에서 전화가 왔다. “사태를 조용히 마무리 지으라”는 지시가 태반이었다. 노조 요구를 적당한 선에서 들어주고 더 이상 언론에 나오지 않게 하라는 뜻이다. 물론 ‘위’는 사용자의 임면권자다. 청와대, 중앙정부 부처, 감독기관 등이다. 이걸 무시하면 목이 달아났다. 절절한 현장 증언이다.
사용자 대표의 목이 스티로폼이라면 노조 위원장의 목은 강철로 돼 있다.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다. 불법을 주도하던 끝에 감옥에 붙들려 가도 지위는 강고하다. 게다가 노조 전임은 10년씩 앉아 있는데, 사용자 임기는 고작 3년이니 협상 테이블은 애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노조는 이것을 잘 알고 있다. 이 짓이 반복돼 왔기에 고질병이 된 것이고, 국가가 앓는 질병, 즉 ‘한국병(病)’이 돼버린 것이다.
파업은 노조가 사용자를 상대로 벌이는 쟁의다. 법이 보장한 권한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도 국민을 볼모로 삼을 수는 없다. 비노조원을 상대로 해서도 안 된다. 지금껏 불특정 다수가 고통을 호소했지만 법과 원칙이 무너져 있다는 자각 증세마저 없었다. 고질병은 치유 불가능 상태로 악화됐다.
반세기 전 일본은 극렬 좌파가 개입한 노동 쟁의로 폭동 수준의 대혼란이 벌어지곤 했다. 화염병 투척, 경찰 구타, 사용자 감금, 출입구 점령, 시설 방화처럼 전쟁 같은 불법이 반복됐다. 이것을 잠재운 것은 철저한 형사 처벌과 끝을 보는 손해 배상이었다. 형사 책임은 당사자만 구속되면 되지만 민사 소송은 전혀 달랐다. 노조 집행부의 재정을 빈 깡통으로 만들고, 전체 노조원의 봉급이 압류되는 지경으로 이어졌다. 노조원 가족들이 나서서 불법 쟁의를 막아서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와 사법부가 합심하고 엄정할 때 가능한 일이었다.
폴리스 라인은 광장에도 그어져 있고, 법조문에도 들어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을 보면 각종 유형의 불법적 쟁의를 금지하는 조항이 10군데도 넘는다. 지금껏 노조는 이것을 “여봐란 듯이” 뭉갰다. 오히려 가슴에 붙이는 투쟁의 훈장쯤으로 여겼다. 국가도 “으레 그러려니” 했다. 무법천지가 된 책임은 양쪽에 있다. 노조는 안 지키고 국가는 방관해왔다.
-김광일 논설위원, 조선일보(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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