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의 길, 김정은의 길]
[후쿠시마만 위험하고 北 폐기물은 괜찮은가]
빈 살만의 길, 김정은의 길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닮은 구석이 있다. 첫째, 둘 다 ‘왕족’이다. 사우디 정식 국가명이 아랍어로 ‘알 맘라카 알 아라비야 앗 사우디야(사우디아라비아 왕국)’다. 의역하자면, ‘아라비아반도에 있는 알 사우드 가문의 왕국’이란 뜻이다. 빈 살만과 그의 부친, 조부의 성씨가 ‘알 사우드’다. 북한은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겉옷을 입고 있지만, 실상은 김씨 세습 왕조다.
둘째, 정식 후계자가 아니었다. 빈 살만은 수많은 왕자 중 하나일 뿐이었다. 왕위 계승 우선권은 그의 삼촌 무끄린 빈 압둘아지즈와 사촌형 무함마드 빈나예프에게 있었다. 그러나 빈 살만은 ‘이방원의 난’을 방불케 하는 권력 투쟁으로 경쟁자를 모두 물리치고 세자에 올랐다. 김정은은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했다. 이미 집권했는데도 불안감에 암살조를 보내 독극물로 살해했다. 김정남은 김일성의 장손, 김정일의 장남이었다. 반면, 김정은은 김정일 넷째 부인 고용희의 둘째 아들이었다. 고용희는 북한에서 ‘반쪽 바리’ ‘후지산 줄기’로 취급받는 재일 교포 출신이다. 김정은은 고모부 장성택도 고사포로 처형했다. 셋째, 둘은 MZ 세대다. 85년생인 빈 살만은 서른둘이던 2017년 실세 왕세자가 됐다. 84년생인 김정은은 스물일곱이던 2011년 집권했다.

지난 19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괴물 ICBM 화성-17형 발사현장에 딸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노동신문 뉴스1
그러나 닮은꼴 두 30대 지도자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빈 살만은 ‘개혁·개방’, 김정은은 ‘쇄국·폐쇄’ 정책을 펴고 있다. 빈 살만은 이슬람 원리주의 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여성 운전’ ‘외국 음악 공연’ 등을 허용했다. 그 전까지 사우디 사람들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를 보려면, 두바이나 유럽으로 원정을 가야 했다. 김정은은 거꾸로다. 그는 2020년 ‘반동사상문화 배격법’이란 걸 만들어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유포만 시켜도 사형을 시키겠다며 외부 유입물 관련 형량을 높였다.
빈 살만은 네옴시티 건설을 발표하는 등 국가 비전을 ‘산업·문화’ 강국으로 내걸었다. 다음 세대는 ‘오일’만 가지고는 살 수 없다고 보고, 산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여전히 ‘핵·미사일’에 집착하고 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흉물스러워 ‘괴물’이라고 불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혈안이 돼 있다. 얼마 전엔 ‘괴물’ 발사장에 열 살 딸을 데리고 간 모습을 공개했다. ‘핵·미사일’로 버틸 것이라는 프로파간다 현장에 어린 딸마저 동원한 것이다.
70여년 전 남과 북의 길도 달랐다. 그 결과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녹화 방영하면서 한국 기업 광고판을 비롯해 관중석의 태극기까지 모자이크 처리해 주민에게 보이는 김정은 왕국의 실상이 안쓰러울 뿐이다.
-노석조 기자, 조선일보(22-11-29)-
_______________
후쿠시마만 위험하고 北 폐기물은 괜찮은가
구글 위성사진은 핵무기용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정련 공장에서 나온 방사성폐기물이 예년보다 많이 쌓이고 있고, 배출 오염수가 인근 하천을 거쳐 예성강으로 방류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산 공장은 우라늄 원석을 화학 처리해 옐로 케이크(우라늄 정광)를 정련한 뒤 농축해 핵무기 제조에 사용한다. 옐로 케이크 생산 과정에서 폐광석과 방사성 불순물을 배출하는데, 배출물 저수지 침전물이 혼탁해 녹조 현상이 나타나는 게 확인됐다.
북한의 폐기물 폐수는 예성강을 거쳐 서해로 흘러가 우리 생태계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0월 한강 및 서해 샘플 조사 결과 특이 사항이 없다며 평산 공장은 방사선 오염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균렬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북한 공장 같은 노후한 시설에서 우라늄을 정련할 때 발생하는 질산우라늄 화합물은 방사성폐기물보다 위험한 독극물로 하천 방류 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미 과학자 최한권 박사도 단순 정련 작업만 아니라 ‘농축 분리’ 단계까지 이뤄진 폐기물을 배출하는 것이라면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국내 친북 좌파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한다고 발표했을 때 방사능 오염 수산물이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북핵 시설 방출 방사능 의혹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후쿠시마는 일본 열도 반대편 1250km 떨어져 있고 정수 단계를 거쳐 태평양으로 방류된다. 반면 예성강은 평산에서 한강 하구까지 약 50km로 서울의 턱밑이다. 방사능마저 일본 것은 위험하고 북한 것은 괜찮다는 의식 구조가 어이없다.
-송봉선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 조선일보(22-11-29)-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백일하에 드러나는 文 정권 검찰의 꼬리자르기 대장동 수사] .... (1) | 2022.11.30 |
|---|---|
| [불가피한 업무개시명령, 노동·연금·교육 개혁도 좌우한다] [화물연대에 얕보인 정부가 자초한 파업, 이번이 기로다] .... (1) | 2022.11.30 |
| [대만 민진당 지방선거 참패] [대만도 거부한 ‘中 운명 공동체’] [차이잉원, 대만 역사상 최초 여성 총통 당선… ] .... (0) | 2022.11.28 |
| [중국도 3년 후 인력 3000만명 부족, 우리에겐 도약의 기회.. ] (0) | 2022.11.28 |
| [민노총 세력 과시에 ‘하청 파업’으로 동원된 학교 급식 파업] [정부·화물연대 첫 교섭… 타결 전에 협상장 안 떠난단 각오로] (1) | 2022.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