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강의 벽은 높았지만… 미래를 쏘아 올렸다]
[10% 확률 뚫고 16강… 세계1위도 깨보자]
[‘한국인의 끈질긴 에너지’]
[월드컵 해설위원의 사과]
세계 최강의 벽은 높았지만… 미래를 쏘아 올렸다

6일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동점골을 넣는 백승호.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은 6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대4로 패배했다. 전반에만 4골을 내주면서 힘없이 무너지는 듯 했지만, 후반에는 대등한 경기와 함께 백승호의 그림 같은 중거리 슛으로 1골을 만회했다.
전반전 한국 수비진은 브라질이 주고 받는 패스 몇 번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전반 4골 중 3골이 전부 페널티 박스 안쪽 공간을 내주면서 이어진 실점이었다. 1골은 네이마르의 페널티킥이었다.
분위기를 바꾼 건 주장 손흥민이었다. 후반이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이 뒤에서 날아오는 공을 향해 달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다. 오른발로 찬 공이 브라질 골키퍼의 손 끝에 아슬아슬하게 맞고 코너킥을 얻어내면서 기세를 끌어 올렸다. 후반 24분엔 한번에 슈팅을 연거푸 3차례나 시도했다.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브라질 입장에서는 가슴 철렁일만한 순간이었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대한민국 손흥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밀어붙인 끝에 마침내 골이 터졌다. 공격 도중 페널티 아크 인근으로 튕겨져 나온 공을 백승호가 논스톱으로 걷어찼다. 공은 빨래줄처럼 뻗어나가 브라질의 오른쪽 골대에 꽂혔다. 25세의 백승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10대를 보내는 등 이강인(21), 조규성(24)과 함께 한국 축구를 이끌어나갈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후반 교체돼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한국팀의 득점을 올린 백승호./AFP 연합뉴스

골을 넣고 포효하는 백승호./AFP 연합뉴스
왼쪽 허벅지 뒷근육 통증으로 고생하다 이번 대회 처음 선발로 나선 황희찬도 경기 내내 분투했다. 브라질의 화려한 수비진을 상대로 날카로운 돌파와 슛을 선보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브라질 팬들의 응원 소리는 전반보다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에 비해 경기장 한켠에 있는 ‘붉은 악마’들은 북을 치면서 ‘일당백’의 응원으로 맞섰다. ‘아리랑’ 오 필승 코리아’ 등이 974 스타디움에 울려퍼졌다. 브라질의 16강전을 미리 예매한 팬들이 많은 반면, 이 경기의 티켓을 미리 구한 한국 팬은 드물었던 탓에 더 귀한 응원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4분이 끝나자 한국 선수들은 모두 두 손으로 무릎을 짚고 고개를 숙였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을 격려했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1대4로 패배한 선수들을 위로하고 있다. 2022.12.6/뉴스1
-도하=이영빈 기자, 조선닷컴(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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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확률 뚫고 16강… 세계1위도 깨보자
한국, 내일 새벽 브라질과 월드컵 16강전… “승리확률 17%”
대표팀, 랭킹 1위國 꺾은 적 있어… 방문대회 첫 8강 도전

잊지 못할 순간 이 장면 다시 한 번 더!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승으로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번엔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한다. 한국은 6일 오전 4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8강 진출을 다툰다. 3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태극전사들이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 위를 함께 달려가고 있다. 알라이얀=사진공동취재단
이번엔 세계 최강 브라질이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고 12년 만이자 방문 월드컵 사상 두 번째 16강 진출에 성공한 태극전사들이 브라질과 8강 진출을 다툰다.
파울루 벤투 감독(53)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 16강전을 치른다. 월드컵에서 통산 최다인 5차례 우승한 브라질은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절대 강자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개막에 앞서 각국의 스포츠 통계 회사와 베팅업체 대부분이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은 나라다. 조별리그를 모두 마친 4일 현재까지도 이들 회사가 꼽는 우승 후보 1순위는 달라지지 않았다. 브라질이 예상대로 조별리그에서도 막강한 전력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거의 모두가 언더도그(이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팀)로 봤던 한국은 3일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FIFA 랭킹 9위 포르투갈에 믿기 힘든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미국의 스포츠 정보 분석 회사 ‘그레이스노트’가 예상했던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11%였다. 스포츠 전문 통계 회사 ‘옵타’는 이보다 더 낮은 9.9%로 봤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바늘구멍 같던 확률을 뚫고 16강에 올랐다. 조별리그가 끝난 뒤 이 두 회사가 예측한 한국의 8강 진출 확률은 각각 23%, 16.5%로 16강 전망치보다 더 높아졌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이번 16강전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FIFA 랭킹 1위를 3차례 상대하는 팀이 됐다. 네덜란드 칠레와 함께 가장 많은 횟수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FIFA 랭킹 1위를 꺾은 경험이 있다. 한국이 1994년 미국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만났던 독일이 당시 1위였다. 1994년엔 독일에 2-3 1점 차로 패했고, 2018년엔 2-0으로 이겼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손흥민은 마법 같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다. 그와 함께하는 한 한국 선수들은 어떤 팀과 붙어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절대 잃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6강에 진출한 대표팀의 벤투 감독, 주장 손흥민과 각각 통화하며 격려와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며 “우리 국민에게 이런 큰 선물을 준 벤투 감독님께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도하=김동욱 기자/장관석 기자, 동아일보(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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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끈질긴 에너지’
2002년 월드컵 4강에 오른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해 쓴 외신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90분을 쉬지 않고 뛰는 한국 선수들은 월드컵 정신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한국 대표팀은 세계의 강호들에 기술로 밀렸지만 그 대신 끈질긴 열정으로 맞섰다. 몸값 비싼 선수들이 다칠까 봐 몸을 사릴 때, 우리 선수들은 이마가 찢어지면 붕대를 했고 코뼈가 부러지면 안면 보호대를 쓰고서 그라운드에 섰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에서 한국 팀은 유효 슛을 하나도 날리지 못했다. 그러나 지루하지 않았다. 많은 축구팬이 오히려 “손에 땀을 쥐고 몰입했다”고 했다. 한국 팀은 기술 우위인 우루과이를 쉼 없이 압박했다. 가나전에선 비록 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 두 골을 넣었다. 그 두 골 덕에 조별 리그 최종 순위에서 우루과이를 제칠 수 있었다.
▶포르투갈과의 3차전 때는 한국이 속한 H조 실시간 순위 그래프가 TV에 떴다. 전반 5분 한 골을 내주자 한국 팀 순위가 주저앉았다. 후반 45분 끝날 때까지 꼴찌였다. ‘역전의 1분’ 드라마가 후반 추가 시간에 펼쳐졌다. 손흥민은 마스크를 쓰고 70m를 질주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것이 스포츠 정신임을 보여준 명장면이었다. 한 축구팬은 “영화를 이렇게 만들면 너무 극적이라고 욕먹었을 것”이란 댓글을 달았다.
▶한국이 포르투갈에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로이터는 “손흥민은 한국이 준결승에 올랐던 2002년 월드컵 정신을 소환했다”며 “한국인 특유의 끈질긴 에너지로 유감 없는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도 “한국 팀이 나쁜 스타트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았다”고 했다. 따지고 보면 한국 근대사도 그랬다. 식민 지배와 전쟁이라는 나쁜 스타트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향해 끈질기게 달려온 불굴의 역사였다.
▶프로게이머 데프트(김혁규)가 지난달 전 세계 2억7000만명이 지켜보는 롤 게임 세계 대항전에서 우승했다. 7전 8기 끝에 정상에 올라 언더도그(약자) 승리의 상징이 됐다. 데프트는 본지 인터뷰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을 그 비결로 꼽았다. “외부에서 무슨 말을 하든 우리끼리만 안 무너지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수천년 패배 의식에 빠져 있던 우리가 이처럼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도전하고 성취하는 민족으로 거듭났다. 대한민국 축구 팀도 첫 두 경기의 좌절을 딛고 조별 리그를 통과했다. 화요일 새벽,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우리의 끈질긴 에너지를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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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해설위원의 사과

지난 1일(현지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일본과 스페인의 경기에서 일본 축구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뉴시스
“일본 축구가 제 오만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일본 축구 팬들에게 사과드립니다.”
서형욱 MBC 카타르월드컵 해설위원은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월드컵 조 추첨식이 열렸던 지난 4월 일본이 독일·스페인 등 유력 우승 후보들과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되자 소위 ‘웃참(웃음 참기)’을 하고, 굳은 표정의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을 보곤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네요” 등 조롱하는 듯한 말을 했던 것에 대한 사과였다. 조 추첨식 당시 MBC 중계진의 발언은 많은 스포츠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본이 강팀들과 조 편성이 된 것에 대해 이들이 즐거워하는 듯한 자막이 담긴 영상이 일본 소셜미디어에도 올라 현지 네티즌들이 분노하기도 했다.
일본 축구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아시아 국가의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도 썼다. 서형욱 해설위원이 일본 축구 대표팀이 ‘기적의 드라마’를 이룩한 직후 곧바로 공개 사과한 것은 용기 있는 행동으로 평가할 만하다. 당시 MBC뿐 아니라 국내 유튜브 방송인들과 일부 네티즌도 일본에 “꼴 좋다” 같은 원색적인 조롱을 쏟아냈다. 하지만 과문한 탓인지 아직까지 이들이 사과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3일 포르투갈을 꺾었고, 가나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2실점만으로 진 덕에 기적적으로 16강에 올랐다. 일본 소셜미디어를 찾아보면 한일 동반 16강 진출에 대해 “이제 아무도 아시아를 (축구) 약소 지역이라고 얕볼 수 없다” “아시아 스포츠의 한층 더 높은 발전을 기대한다”며 축하하는 글이 많다. “양국이 8강에서 만나면 축구 역사상 절대 질 수 없는 대결이 될 것”이라며 두 나라의 8강행을 기원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만난 일본 정부 관계자와 서울 주재 특파원들도 “16강에 오른 한국 팬들의 응원 열기에 나까지 잠을 잘 자지 못했다”며 “두 나라가 또다시 기적을 이뤄 8강에서 맞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일 일본은 크로아티아를,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16강전을 갖는다. 대진으로 보면 한국이 일본보다 더 어려운 상대를 만난 것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 축구 팬들 사이에서 한국 대표팀에 “꼴 좋다”며 조롱하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유럽·남미 국가가 강호로 군림한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8강에 올라 아시아 축구의 위력을 뽐냈으면 한다. 그러나 두 나라 중 어느 한 팀이, 혹은 두 팀이 모두 떨어진다고 해도 서로 격려하는 스포츠 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MBC 해설위원의 사과는 이미 그렇게 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김동현 기자, 조선일보(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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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의 한국 16강 진출, 대이변·대반전에 세계가 감동. 올해 우리 국민이 받은 최고의 선물.
-팔면봉, 조선일보(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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