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잘못 있으면 고쳐야 한다는 당 원로의 충고]
[검찰이 ‘방탄 국회’ 뚫는 법]
민주당, 잘못 있으면 고쳐야 한다는 당 원로의 충고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민주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민주당 신년 인사회에서 “교수협의회가 꼽은 2022년 사자성어가 잘못해 놓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였다”면서 “민주당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고 했다. 문 전 의장은 또 “(2023년 띠 동물인) 토끼는 영민한 동물로 굴을 3개 판다고 해서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말도 있다”면서 “민주당도 플랜2, 플랜3 같은 대안을 많이 마련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새해를 맞아 던지는 의례적인 덕담이라기보다 민주당 모습을 보고 걱정하는 당 원로의 충고로 들린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달아 패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집권 5년 만에 정권을 상대 진영에 넘겨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아 거의 붕괴하다시피 했던 상대 정당에 패배했다는 점에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더욱 뼈아픈 결과였다.
대선 승패는 0.73%포인트 차로 갈렸지만 석달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득표율 차가 10%포인트로 벌어지면서 17개 시도 지사 중 12개 곳에서 민주당이 완패했다. 2021년 4월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세 차례 중요한 선거에서 연달아 진 것이다.
이렇게 거듭된 유권자 심판의 원인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국민이 민주당에게 몰아줬던 행정, 입법, 지방 권력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고 자신들의 정파적 이해와 지지층의 요구에만 맞춰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에 실망한 국민이 선거를 통해 잘못을 지적했는데도 민주당은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문 전 의장이 당의 어른으로서 잘못한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고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지만 지금 민주당은 누군가 용기를 내 이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제2, 제3의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 역시 이재명 당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의 범법 의혹을 감싸기만 하는 민주당의 태도를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문 전 의장의 말까지 무시하면 결국 국민이 또 나설 것이다.
-조선일보(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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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방탄 국회’ 뚫는 법
뇌물 혐의의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 동의안 부결 후, 검찰 선택지는 두 가지다. 구속영장 재청구나 불구속 기소다. 전례는 대개 불구속 기소였다. 왜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을까. 검사들은 “다시 ‘방탄 국회’로 대응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실제 민주당은 1월 방탄 국회를 공언하고 있다. 그럼 또 체포 동의안 표결 수순으로 간다. 검찰이 국회와 기싸움하는 것으로 비쳐 정치적 부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동훈 법무장관은 “돈 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녹음돼 있는 사건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 정도면 정치적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영장을 재청구하는 게 법과 원칙을 수호하는 검찰의 존재 의미 아닐까. 불체포 특권이 없는 일반 피의자의 경우 법원에서 기각된 영장을 재청구해 유죄 판결을 받는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방탄 국회를 뚫는 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입법 로비 대가로 돈을 받은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신학용·김재윤 의원에 대해 검찰은 2014년 7월 국회 회기 종료 날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시 국회 소집은 사흘 전 공고해야 한다는 국회법을 이용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방탄을 위해 곧바로 8월 국회를 소집했지만 사흘의 시간이 비었다. ‘현역 의원은 회기 중 체포되지 않는다’는 헌법상 불체포 특권을 사흘간 상실한 의원들은 법원 영장 심사에 출석할 수밖에 없었다. 김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몇 년 뒤 세 사람 모두 대법원에서 징역이 확정됐다.
검찰은 형식이 어떻든 결국 죄를 처단하기만 하면 사명을 다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방탄 국회는 계속될 것이다. 2018년 사학재단 불법자금 수수와 강원랜드 채용청탁 혐의를 받던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도 국회에서 체포 동의안이 부결된 후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2022년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징역형이 나올 범죄를 저지른 현역 의원 체포가 방탄 국회에서 막혔다는 사실이 4년 만에 명백히 드러난 것이지만, 국민 관심에서는 잊힌 때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불체포 특권 제한 공약을 한 게 2012년 대선 때다. 지난 대선에서 역시 불체포 특권 폐지를 공약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불체포 특권 개정에) 100% 찬성한다”고 했다. 그 후 불과 반년 뒤 벌어진 노 의원 사례에서 보듯 불체포 특권은 국회 스스로는 절대 없애지 못한다.
만약 검찰이 노 의원 구속영장을 재청구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다면, 민주당 주장처럼 ‘검찰의 야당 탄압 수사’가 아닌 ‘방탄 국회의 제식구 감싸기’였다는 사실이 명확히 판가름 난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전에 이렇듯 특권의 실체를 드러내는 사례들을 최대한 쌓아가야 한다. 성난 여론의 압박 없이 불체포 특권 폐지는 요원해 보인다.
-박국희 기자, 조선일보(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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