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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지간 한국 여야 협치의 ‘기적’, 선심성 돈 뿌릴 때] ....

뚝섬 2023. 4. 15. 06:06

[원수지간 한국 여야 협치의 ‘기적’, 국민 혈세로 선심성 돈 뿌릴 때]

[비례대표와 정치 신인들은 좀 다를까?]

[의원 스스로 줄인 독일 의회, 우리 국회선 절대 ]

 

 

 

원수지간 한국 여야 협치의 ‘기적’, 국민 혈세로 선심성 돈 뿌릴 때

 

여야는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과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합의 처리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두 법안에 아무런 이견이 없다”며 본회의에 우선 안건으로 올려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공항 건설과 이전에 20조원의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예비 타당성 조사도 면제했다. 사사건건 충돌하던 여야가 자기들 텃밭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찰떡 공조한 것이다.

 

앞서 여야는 국회 상임위 소위에서 공공 투자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의 면제 대상을 크게 늘리는 법 개정안도 합의로 통과시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도로·철도 지역 민원·선심성 사업을 예타 없이 마음대로 있도록 손을 마주 잡은 것이다.

 

13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과 광주 군공항 이전을 특별법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스1

 

한국 여야는 거의 원수처럼 싸운다. 그러나 포퓰리즘 정책이나 선심성 복지·SOC 사업, 자기들 밥그릇 챙기는 일에는 몸처럼 움직인다. 국회 예산 심사 때마다 한통속이 돼 지역 민원 사업 예산을 무더기로 끼워 넣는다. 쏟아지는 증액 요구로 정부안보다 10조원 이상 불어난 예산이 예결위로 넘어갔다. 비공개 예산소위에는 지역 민원 쪽지 예산이 매년 수천억원씩 들어갔고, 밀실에서 갈라 먹는다.

 

여야는 코로나 보상금과 노인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현금을 뿌리는 데도 예외 없이 한목소리를 냈다. 작년 코로나 손실보상금 지급을 위한 62조원 규모의 추경에 합의하면서 생기지도 않은 추가 예상 세수를 미리 당겨 쓰겠다고 했다. 전례 없는가불·외상 추경이었다. 그간 적자 추경에 반대했던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정책에 발목을 잡아온 민주당이 지방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돈 풀기에 합심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는 민주당이 고교 무상교육을 2년 내 실시하는 안을 내자, 국민의힘은 당장 앞당겨 시행하는 안을 냈다.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표를 의식한 국민의힘도 맞장구를 쳤다. 가상화폐 과세에 청년층이 반발하자 여야는 곧바로 과세 유예에 합의했다. 세금을 뿌리는 데도 손을 잡고 세금을 깎아주는 데도 손을 잡는다.

 

여야는 자신들 세비와 국회 예산 등 제 밥그릇 챙길 때는 완벽하게 한 몸이다. 작년 정부 예산안에도 없던 의원 복지·홍보·출장비와 보좌진 월급 등을 제 맘대로 증액했다. 선거 때마다 경쟁적으로 세비 삭감을 공약했지만 번도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세비를 셀프 인상했다. 세비는 1억5000만원대로 올라 국민소득과 대비할 때 OECD 국가 중 셋째로 높다. 2010년 5급 비서관을 증원하더니 2017년에는 8급 비서를 또 늘렸다. 북유럽은 의원 2명이 비서 1명과 일하는데 우리는 보좌진이 9명이다. 의회 효과성 평가에선 북유럽이 최고인데 우리는 꼴찌 수준이다. 매일 싸움판만 벌이는 여야가 국민 혈세를 선심성으로 뿌리는 일에는 협치를 하는 ‘기적’을 연출한다.

 

-조선일보(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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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와 정치 신인들은 좀 다를까?

 

[동아광장]

21대 국회 표결 4392회 분석해 봤더니
비례대표, 초선이 정치 양극화 극단에 서
다양성, 전문성 기대 저버린 ‘정치의 퇴보’다

 

‘국회의원 정수 확대’ 얘기가 나오니 총선이 다가옴을 실감한다. 극단 대립으로 점철된 국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바닥이다 보니 저마다 ‘정치 개혁’을 외치지만 결국 ‘국회의원 정수 확대’, ‘비례대표제 확대’, ‘공천 컷오프’ 등 ‘단골 메뉴’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단골 메뉴로 지금의 양극화 정치를 바꿀 수 있을까.

‘비례대표제’는 정당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역구 이익이 아닌 다양성과 전문성을 입법에 반영하는 경로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의석 300석 중 47석을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선거제 개편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비례대표 확대 얘기도 들려온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두 거대 정당은 세계 의회 정치사 교과서에 소개될 만한 ‘비례 전용 위성 정당’을 창당했다. 정당 득표율과 실제 의석수 간 불일치를 해소한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이름도 생소한 제도를 도입한다더니 선거가 임박하자 대표성과 다양성 제고라는 본래 취지는 뒷전이 되고 각자 선거 승리를 위해 만든 것이 ‘위성 정당’이었다.

 

필자는 21대 국회에서 이루어진 4392회의 표결 기록을 분석해 각 국회의원들의 표결 성향을 추정했다. 현재 의원직을 유지 중인 296명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했다. 미국 정치학계에서 활용되는 ‘베이지언 문항 반응’ 모델을 적용해, 유사한 표결 경향을 보이는 의원들에게 유사한 점수가 부여되도록 했으며 진보적인 표결 성향을 음수(―), 보수적인 표결 성향을 양수(+)로 점수화하였다.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는 전혀 없는 통계 분석이다.

이번 분석에서 평균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비례정당 소속 포함)은 ―1.288, 국민의힘 의원들은 ―0.172 정도의 표결 성향을 보여 두 거대 정당 간 이념 성향 차이가 1.116에 달했다. 참고로 정의당 의원들은 ―2.195 정도였다. 필자의 과거 분석에서 17대에서 20대까지 거대 정당 간 표결 성향 격차가 0.550점→0.787점→0.889점→0.890점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난 바 있는데 21대 국회 들어 양극화가 극에 달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21대 국회는 ‘양극화 정치의 끝판왕’으로 등극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본래 취지대로 이런 양극화 해소와 대표성 제고에 기여했을까.

기대와는 달리 양 거대 정당의 비례대표 의원들이 오히려 정치 양극화의 중심이었다. 다수당인 민주당의 경우 지역구 의원들의 평균 표결 성향이 ―1.276 정도였던 데 반해 비례대표 의원들은 ―1.394로 ‘진보’ 쪽 극단에 상대적으로 더 가까웠다. 민주당의 8% 정도를 차지하는 비례대표들이 민주당에서 가장 ‘진보’적인 의원 10명 중 5명이나 차지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들의 평균 표결 성향도 ―0.072로 나타나 지역구 의원들의 ―0.196보다 상대적으로 더 ‘보수’ 쪽 극단에 가까웠다. 국민의힘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비례대표 의원들도 국민의힘에서 가장 ‘보수’적인 의원 10명 중 3명을 차지했다. 대표성과 다양성 제고에 기여해야 할 비례대표 의원들이 실제로는 내년 총선 지역구 공천을 받기 위해 지도부의 ‘행동대원화’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국회 개혁’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정치 신인’의 발굴이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바닥 수준이다 보니 현역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신선한 인물로 대체함으로써 개혁을 해 보자는 취지다. 그렇다면 21대 국회 초선 의원들은 정치 양극화 해소에 기여했을까.

정치 신인’들도 기대를 저버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1.320, 재선 이상 의원들은 ―1.258의 평균 표결 성향을 보여 초선이 약간 더 ‘진보’ 쪽 극단에 가까웠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0.081, 재선 이상 의원들은 ―0.280의 표결 성향을 보여 역시 초선이 ‘보수’ 쪽 극단에 더 가까웠다. 비례대표를 뺀 지역구 초선 의원들만 분석했을 때도 민주당은 ―1.299(초선)와 ―1.259(재선 이상), 국민의힘은 ―0.096(초선)과 ―0.284(재선 이상)로 두 정당 모두 초선이 약간 더 극단에 가깝거나 ‘기성 정치권’과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필자가 2010년 동아일보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국회의원(18대) 표결 성향을 분석했을 당시에는 양 정당의 초선 의원 모임들이 주류 의원들보다 중도 성향을 보인 바 있다. 우리 국회는 분명히 퇴보 중이다. 더 이상 비례대표제나 ‘공천 컷오프’가 두 거대 정당의 ‘행동대원 양성 루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동아일보(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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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수 스스로 줄인 독일 의회, 우리 국회선 절대 못 볼 일

 

독일 연방의회는 현재 736석인 의석 수를 630석으로 줄이는 선거법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집권 연립 3당이 주도한 이번 선거법 개정은 나라 규모에 비해 국회의원 수가 너무 많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독일은 중국에 이어 의원 수가 세계에서 둘째로 많다. 의원들이 스스로 의원 수를 14.4%나 줄여 의회의 거품을 뺀 것은 한국 국민들은 결코 보지 못할 국회 자체 개혁이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 70%가 반대하는데도 연금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할 정년을 늘리고 연금 수령 시점도 늦추는 내용이다. 연간 100억유로(13조원)씩 연금 재정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개혁을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유권자가 싫어하고 반대하더라도 국가가 가야 할 길이라면 욕먹으며 가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치 지도자와 의회의 존재 이유다.

 

2021년 12월 독일 연방의회 회의가 열리고 있는 장면. 독일 의회는 지난 17일 연방의회 정수를 736명에서 630명으로 줄이는 선거법 개혁안을 통과시켰다./AP 연합뉴스

 

한국에선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은 “비례대표 의원 수를 현재보다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특위가 내놓은 3개 안 중 2개도 의석을 350석으로 50석 늘리는 내용이다. 정치 개혁을 하겠다더니 자기 밥그릇부터 늘리려 한다. 정치 싸움과 입법 폭주, 비리 의원 방탄과 의원 특권 지키기에 몰두하면서 이런 말이 나오나.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등 야권은 독일을 본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의원 수를 100명 가까이 늘리자고도 했다. 여야가 앞다퉈 비례 위성 정당을 만들면서 선거 제도는 누더기 야바위판이 됐다. 그걸 바로잡자고 선거법을 개정하는데 또 의원 수를 늘리고 연동형 비례대표도 검토하자고 한다. 염치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제안한 이후 국회에선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 모임’이 발족해 논의에 나섰다. 그런데 말만 떠들썩했을 뿐 뒤에선 의원 숫자 늘릴 궁리만 하고 있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의원 증원은 없다”고 했지만 야권이 숫자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

 

국회의원은 연 1억5000만원 넘는 세비와 1억원의 각종 지원금을 받고 10명의 보좌진을 둔다. 각종 의전 혜택과 특혜는 헤아릴 수 없다. 북유럽 의원들은 2명이 비서 1명과 일한다. 한국 국회는 북유럽 의회보다 얼마나 더 많은 일을 하나. 여야는 마치 원수처럼 싸우다가도 세비나 예산을 올릴 때는 의기 투합한다. 이런 의원들이 스스로 보좌진을 줄이고 특권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는 모습은 절대로 볼 수 없을 것 같다.

 

-조선일보(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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