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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道, 초고속 인터넷, 그리고 이젠 세 번째 고속도로… AIX.. ]

뚝섬 2025. 5. 14. 09:09

[경부고속道, 초고속 인터넷, 그리고 이젠 세 번째 고속도로… AIX차례다]

[마지막 관문 하남시에 막힌 동해안 송전선 280㎞ 건설]

 

 

 

경부고속道, 초고속 인터넷, 그리고 이젠 세 번째 고속도로… AIX차례다

 

[김정호의 AI시대 전략]

X는 무한 가능성과 응용·확장 상징… 인공지능도 AIX 등장
美 챗GPT, 中 딥시크 같은 기초 모델이 AIX의 핵심 성장 엔진
대규모 GPU와 광통신 갖춘 'AI 고속도로' 미래 산업의 대동맥

 

영어 알파벳 중 ‘X’는 Z와 Q에 이어 가장 드물게 사용되는 문자다. 두툼한 영어 사전을 펼쳐도 X로 시작하는 단어는 1000여 개에 불과하다. X로 시작하는 나라 이름도 없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미지수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문자다. 미지수를 X로 처음 사용한 사람은 17세기의 수학자 데카르트로 알려져 있다. 흔치 않은 철자였기 때문에 당시 인쇄소에 활자가 남아돌아 선택했다는 일화도 있다.

 

수학에서는 공간의 3차원을 XYZ 세 개의 축으로 나타낸다. 여기에 시간 축 T가 더해지면 4차원이 된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학습과 계산에 사용되는 N차원의 데이터를 X로 표현된 행렬로 표기한다. 물리학에서의 엑스선(X-ray)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빛을 의미한다. 1895년 독일 물리학자 뢴트겐이 처음 발견했을 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자기파였기에 ‘X(미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처럼 수학, 과학, 공학에서 X는 알지 못하는 무한한 가능성과 탐험의 상징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AIX’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여기서 ‘X’는 무한한 응용과 확장을 뜻하며, 동시에 다양성과 지속성을 상징한다. ‘X’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세계를 탐구하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미지의 세계는 인공지능이 열어가고 있다.

 

AIX(AI 전환)는 산업,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무한한 응용 가능성을 지닌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제조업이다. AI가 생산 공정에 도입되면 생산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정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불량을 최소화하고 생산 수율을 높이는 것이다. 인간이 수행하던 정밀한 기술적 판단을 AI가 대신하면서, 그 역할은 마치 최고급 기술자에 가깝다.

 

이러한 AI의 역할은 반도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배터리, 자동차, 철강, 화학 등 핵심 제조업에서도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품질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또한 TV, 스마트폰,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도 인공지능이 탑재되면서 편의성, 몰입감, 그리고 사용자의 요구에 대한 자동화된 반응이 가능해졌다.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선호를 학습하며, 최적의 동작을 자동으로 실행하기 때문이다.

 

AIX의 응용 범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물류, 유통, 교통, 금융, 교육, 콘텐츠, 문화 등 사회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또한 바이오, 제약, 로봇, 법률, 국방 같은 고도의 전문 영역에서도 정확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AI의 도입으로 비용은 감소하고, 생산성과 정밀성은 향상되며, 재고 관리와 금융 비용 역시 절감된다.

 

미래 사회에서 AIX는 국가와 기업, 개인의 경쟁력과 생존을 좌우할 핵심 조건이 된다. 인공지능 없이 미래 산업, 경제, 일자리를 논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AIX가 스스로 진화하고 지속 가능해지려면 무엇보다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생태계란 유기체들이 상호작용 하며, 무생물 환경과 함께 공존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상호 의존성과 완결성이다. 상호 의존성은 각 구성 요소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뜻하며, 완결성은 이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완전한 구조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AIX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다양한 인공지능 응용 분야가 발굴되고 확대되면서 새로운 이윤 창출이 일어난다. 이로부터 발생한 이윤은 다시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에 투자되어 선순환 성장이 반복된다. 이러한 순환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국가는 인공지능 기초 모델 개발과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 구축과 핵심 인재 육성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AIX의 성장을 견인할 핵심 엔진은 바로 ‘인공지능 기초 모델(Foundation Model)’이다. 기초 모델이란 대규모 데이터로 사전 학습된 범용 인공지능 모델로, 마치 기초 교육을 마친 ‘대학 졸업생 수준’의 AI에 비유할 수 있다. 이 모델은 다양한 AIX 응용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기초 모델은 음성 인식, 대규모 언어 처리(LLM), 이미지 생성, 동영상 생성, 자료 검색, 자료 생성 등 다양한 작업을 고도화한다. 즉, 하나의 모델이 여러 분야에 걸쳐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는 강력한 확장성을 지닌다.

 

현재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기초 모델로는 미국 오픈AI의 GPT와 중국 딥시크의 Deep Seek R1이 있다. 이러한 모델의 개발은 수학적 이해가 핵심이기 때문에, 이를 주도하는 개발자들은 수학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기초 모델들은 단순한 학습에 그치지 않는다. 정밀 추가 학습, 강화 학습, 증류 학습, 전이 학습 등 다양한 학습 기법을 통해 특정 업무에 최적화된 전문 모델로 진화한다. 이렇게 특화된 모델들은 AI 비서(Agent) 형태로 구현되어 실생활과 산업 현장에 직접적으로 활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글에 특화된 기초 모델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가적으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사업 전개가 가능하다. 한글도 지킬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공지능 종주국이 아니라 종속국이 된다. 여기에 더해서 인공지능 기초 모델을 AIX 전문 모델로 전환하기 위한 학습용 데이터 확보와 각 분야에 특화된 AIX 전문가 육성이 동시에 필수적이다.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바라는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 발전에는 3가지 고속도로가 필요하다. 먼저 경부고속도로이다. 흔히 ‘국토의 대동맥‘이라 불리며,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고도 발전상을 상징하는 도로이다. 다음으로 정보 고속도로라 불리는 초고속 인터넷도 현대 정보사회에서 똑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고속도로 위에서 디지털 플랫폼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인공지능 고속도로’를 국가 차원에서 강력하게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이 고속도로에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 100만 대 이상이 한 곳에 집중 설치되고, 광통신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이를 ‘AI 수퍼컴퓨팅 센터’라고 부르며, 여기서 기초 모델 학습과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전체 GPU의 동시 통합 운영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다. 또한 대규모 전력 공급 시설과 냉각수 공급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곳은 기업, 연구소, 대학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연구의 중심지가 된다. 일부 GPU 반도체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NPU 반도체로 대체되어 시범적으로 사용된다.

 

AIX는 이제 ‘인공지능 고속도로’ 위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차례다. 이 고속도로가 구축되면, AIX 순환 생태계는 더욱 활성화되어 국가, 기업, 그리고 개인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갈 것이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조선일보(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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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관문 하남시에 막힌 동해안 송전선 280㎞ 건설 

 

한전 HVDC 건설본부 김호기 본부장이 하남 시청 앞에서 동서울변전소 옥내화·증설 사업 관련 1위 시위를 하고 있다. / 한전 제공

 

동해안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건설에 필요한 주민 동의 절차가 경기 하남시를 빼고 모두 마무리됐다. 송전탑 436개와 송전선로 280㎞가 지나가는 강원도·경기도 마을 79곳이 다 동의했는데 종점 구간인 하남시만 마지막 걸림돌로 남았다.

 

동해안 전기를 서울 등 수도권에 보내려면 하남시 동서울변전소를 증설해야 하지만 주민들이 전자파·소음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하남시는 “변전소 증설 불허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정한 경기도의 행정심판까지 무시하고 증설 허가를 1년 넘게 내주지 않고 있다. 전자파와 소음 수치가 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는데도 하남시는 요지부동이다.

 

동서울변전소 증설은 기존 변전소를 옥내화해 확장하는 사업이어서 주민 동의에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증설 반대’를 내걸고 정치 쟁점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당선된 추 의원이 주민들 반대 여론을 모으며 압박하자 결국 하남시청이 주민 수용성 부족 등을 이유로 인허가를 불허해 사업을 중단시켰다. 한전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는데도 하남시는 재판 결과마저 무시하고 있다.

 

통과 지역의 주민 동의가 늦어지는 바람에 동해안 송전선로는 이미 준공 일정이 계획 대비 6년 7개월이나 밀렸다. 동서울 변전소도 원래는 내년 9월 준공할 예정이었다. 송전선로 건설이 지연되면서 민간 사업자들이 수천억원씩 들여 만든 동해시 북평석탄화력발전소, 삼척시 삼척블루파워발전소가 전기를 보낼 방법이 없어 개점 휴업 상태에 놓여 있다.

 

반면 수도권에선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신증설과 폭염 등으로 전기 수요가 급증해 블랙아웃(대정전)을 걱정하는 지경이다. 이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 국가 전략 산업 단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하남시 한 곳의 반대로 수도권 전력난이 더 심해진다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하남시는 한전과 공조해 주민 설득에 나서 이 문제를 조속하게 풀어야 한다.

 

-조선일보(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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