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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6 '007′ 제임스 본드의 첩보 기관.. ] [SKT 해킹도 중국계 추정.. ]

뚝섬 2025. 5. 21. 09:43

[M16 '007′ 제임스 본드의 첩보 기관… ]

[SKT 해킹도 중국계 추정, 中 앞에 무방비인 나라]

 

 

 

M16 '007′ 제임스 본드의 첩보 기관… 

 

영화같은 전쟁 

 

영화 007 시리즈에서 MI6의 수장 ‘M’ 역을 맡은 주디 덴치. 영화처럼, 곧 SIS의 첫 여성 리더가 임명될 예정입니다. /소니픽처스

 

최근 영국의 정보 기관인 MI6의 수장 자리에 창립 116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될 예정이라는 뉴스가 나왔어요. 올가을 취임할 차기 국장 후보에 3명이 올랐는데, 이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것이죠.

 

MI6는 할리우드 첩보 영화에 자주 등장하며 우리에게도 익숙한 조직입니다. 대표적으로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소속된 기관으로 알려져 있지요. 멋진 정장을 입고 세계 곳곳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제임스 본드처럼, 실제 MI6도 해외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해요. 이 조직의 공식 명칭은 ‘영국비밀정보국(SIS)’이에요. MI6는 ‘Military Intelligence, Section 6’의 약자인데, 군 정보를 다루는 6번째 부서라는 뜻이에요. 일종의 ‘코드명’이지만 지금은 공식 명칭보다 더 널리 알려져 있죠.

 

각국에는 MI6와 유사한 첩보 기관들이 존재하는데요. 미국에는 CIA(중앙정보국)가 있고, 러시아에는 과거 냉전 시기 악명 높았던 KGB(국가보안위원회)가 있었어요. 특히 KGB는 냉전 당시 미국과 서방 세계의 첩보 전쟁에서 MI6와 CIA의 주요 상대였고 ‘007’ 시리즈 등 할리우드 영화에서 악당 역할로 등장하기도 했죠. 영화에 나타난 정보 기관은 현실에선 어땠을까요? 오늘은 MI6의 역사와 활약상을 살펴보겠습니다.

 

독일 위협 대응 목적으로 만들어

 

MI6의 탄생은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영국은 신흥 강대국으로 떠오른 독일의 세력 팽창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이에 유럽 대륙에서 벌어지는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정보 기관이 필요하게 됐지요. 그래서 1909년 ‘비밀정보국’을 설립하고 국내부와 해외부로 나누었답니다. 각 부서는 오늘날 ‘MI5’와 ‘MI6’로 더 잘 알려져 있지요. 

 

SIS의 초대 국장 맨스필드 커밍. 해군 장교 출신인 그는 문서에 서명할 때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이름 대신 ‘C’라고 썼다고 해요. /위키피디아

 

MI6의 초대 국장은 영국 해군 장교 맨스필드 커밍이 맡았어요. 그는 보통 ‘C’로만 서명해 자신의 정체를 숨겼는데요. 그래서 MI6의 국장들을 ‘C’라고 부르는 전통이 생겼답니다. 영화 007 시리즈에서 MI6의 수장을 ‘M’으로 부르는 것도 여기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알려집니다. 실제로 창립 초기 MI6는 극비리에 운영되었고 조직의 존재 자체도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MI6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부터였습니다. 중립국과 해외 점령지, 러시아에 뻗어 있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수집했어요. 나치 독일의 위협이 커진 1930년대부터는 독일에 대한 정보 수집에 주력했어요.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주요 첩보를 입수해 분석하며 연합국 승리에 기여했죠. 한 사례로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중심이 된 ‘에니그마’ 암호 해독 작전이 있습니다. 에니그마는 독일군이 사용한 암호인데, MI6 역시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해독에 기여했죠. 이로 인해 영국군은 독일군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했고 전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국 내에 침투한 나치의 간첩을 찾아내고 이들을 역이용해 가짜 정보를 흘리는 ‘이중 첩보 작전’에도 기여하며 성과를 남겼습니다.

 

냉전 시대 ‘첩보 전쟁’ 벌였죠

 

냉전 시대를 맞아 MI6의 중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이 시기 MI6는 소련 첩보 기관인 KGB와 치열한 첩보 전쟁을 벌였어요. 소련의 반체제 인사 및 정보원들과 접촉해 이들을 망명시키는 공작을 펼치기도 합니다. 또 동유럽 국가들의 스파이를 포섭하고, 반(反)소련 운동을 은밀히 지원하는 등 다양한 작전을 수행했죠. 

 

영화 ‘007 스카이폴’에서 MI6 요원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대니얼 크레이그. MI6는 해외 정보를 수집하는 영국 정보 기관 ‘비밀정보국(SIS)’의 별칭이에요. /소니픽처스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경우도 있었어요.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는 ‘1953년 이란 쿠데타 작전’입니다. 당시 이란 총리였던 모하마드 모사데크는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려 했고 이는 영국과 미국의 석유 기업엔 큰 경제적 손실이었습니다. 그래서 MI6는 미국의 CIA와 협력해 모사데크 정부를 전복시키고 친서방 정권을 세우기 위한 쿠데타를 지원하죠.

 

하지만 항상 성공만 거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란 쿠데타 작전은 단기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동에서 서방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죠. 또 소련이 보낸 이중간첩에 의해 정보가 유출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KGB에 포섭당한 ‘킴 필비’는 MI6 요원으로 활동하며 수십 년 동안 영국과 미국의 기밀 정보를 소련에 넘겼습니다. 내부 정보가 새어 나가며 MI6가 동유럽에서 벌인 여러 공작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죠. 필비는 1963년 체포 직전 소련으로 탈출해 영웅 대접을 받으며 여생을 보냅니다.

 

CIA와 협력하며 KGB와 싸워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는 MI6처럼 저마다 첩보 기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첩보 기관 사이엔 협력과 경쟁이 오가기도 하죠. 대표적으로 미국의 CIA는 MI6의 오랜 협력자였는데요. 양국은 소련이라는 공통의 적에 맞서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작전도 수차례 수행해 왔습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SIS 본부 건물. 영화 007 시리즈에서 이 건물은 적들에게 여러 차례 공격받고 폭파당하는 것으로 그려져요. /위키피디아

 

한편 소련 KGB는 냉전 시기 이들과 맞선 정보 기관으로 방대한 정보망과 견고한 내부 감시 체계를 자랑했죠. KGB는 국내외에서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고, 서방 국가들이 보낸 스파이를 색출하고, 공산주의 이념을 선전하는 것까지 전방위적인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소련 붕괴 이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요. 현재 러시아에는 KGB의 후신인 FSB(러시아연방보안국)SVR(해외정보국)이 각각 국내와 국외 첩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현대 전쟁의 승패는 정보에 좌우되는 만큼, 정보 기관은 세계사와 국제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M I 6

해외 정보를 수집하는 영국 첩보 기관. ‘Military Intelligence, Section 6’의 약자로, 군 정보를 다루는 여섯째 부서라는 뜻이에요. 현재 공식 명칭은 ‘영국 비밀정보국(SIS)’이에요.

 

-윤서원 서울 단대부고 역사 교사/기획·구성=윤상진 기자, 조선일보(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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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해킹도 중국계 추정, 中 앞에 무방비인 나라 

 

20일 서울 시내의 한 SK텔레콤 직영점에서 소비자들이 유심 교체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다./뉴시스

 

SK텔레콤 해킹에 대한 민관 합동 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 해킹이 3년 전부터 벌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중국계로 추정되는 해커 집단의 공격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름·생년월일·전화번호·이메일·주소 등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도 추가로 밝혀졌다. 가장 충격적인 점은 악성 코드에 감염된 것이 3년 전이었다는 사실이다. 해커는 3년간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해킹 사고는 돈을 노리는 사이버 범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아직 해킹 세력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서버에서 발견된 악성 코드는 중국 해커 집단이 몇 년 전부터 중동·아시아 지역 통신사를 공격할 때 주로 사용한 것과 일치했다. 얼마 전에도 중국 해커 조직 ‘레드 멘션’이 이 악성 코드를 이용해 한국·홍콩·미얀마·말레이시아·이집트 등의 통신·금융·유통 산업에 대한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벌였다는 글로벌 보안 업체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격화되는 미·중 사이버 전쟁 와중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아시아 안보·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한국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해 12월 백악관은 미국 통신사 최소 8곳이 중국 해커 조직의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하고, 전 세계 수십 나라가 중국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는 북한 해킹 위협도 상시 받는다. 북한도 중국에 유령 회사를 차려놓고 해킹을 하고 있다.

 

사이버 전쟁은 드러나지 않게 감시·첩보 수단으로 악용되고 궁극에는 국가 기간 통신망 등을 마비시켜 사회를 혼란으로 빠뜨릴 수도 있는 치명적 공격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안이한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특히 중국에 무방비 상태라는 점이 심각하다. 현행법상 간첩죄는 북한을 위한 간첩 행위만 처벌 대상이다. 그걸 악용해 중국인들이 점점 더 대담하게 국가 기밀을 탐지·수집하고 있다. 최근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 전투기 사진을 찍다 적발된 중국인들이 이틀 후 같은 장소에서 또 전투기 사진을 찍었는데도 “취미였다”고 진술하고 경찰에서 풀려났다. 작년 1월 미국에서 드론으로 군사 시설을 촬영했다가 체포된 중국 유학생은 징역 6월과 보호관찰 1년을 선고받고 징역살이를 한 뒤 추방됐다. 안보 측면에서 미국과 비교하면 우리는 나라라고 할 수도 없다.

 

-조선일보(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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