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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골퍼가 목격한 미·일 정상의 골프 외교] [골프 홈런을 친 일본]

뚝섬 2025. 8. 14. 10:00

[프로 골퍼가 목격한 미·일 정상의 골프 외교] 

[골프로 홈런을 친 일본]

 

 

 

프로 골퍼가 목격한 미·일 정상의 골프 외교

 

아베와 트럼프, 골프장에서 국익 놓고 단 둘만의 대화
방미하는 李, 아베를 모델 삼아 뭐든 상의하는 관계 만들어 보라

 

프로 골퍼 아오키 이사오(青木功)는 일본 골프계의 상징 같은 존재다. 1980년 US오픈 준우승에 이어 1983년 소니오픈에서 일본 선수 최초로 미국 PGA투어에서 우승했다. 당시 마지막 홀의 그림같은 샷 이글은 골프 팬을 매료시켰다.

 

연간 80회 이상 라운딩을 즐길 정도로 골프광인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오키의 플레이를 좋아했다.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를 적극 활용했다. 정상 만찬장에 아오키를 동석시켰다. 아오키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트럼프는 그의 퍼팅 실력이 예술이라고 칭찬했다. “아오키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퍼팅 기술을 아베 총리는 따라 하면 안 된다”고 농담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2019년 5월, 나루히토 천황 즉위를 기념해 레이와(令和) 시대의 첫 국빈으로 트럼프가 다시 방문했다. 아베는 이번엔 트럼프, 아오키와 세 명이 지바현에서 골프 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데, 아오키가 두 정상과의 골프 회동에 대해 월간지 문예춘추에 남긴 목격담이 흥미롭다. 트럼프와 아베가 머리를 식히며 가벼운 얘기를 나눴을 것으로 생각되나, 그렇지 않았다.

 

아오키는 “(내가) 나이스 샷이라고 말을 걸 새도 없이 두 사람은 공을 치면 곧장 카트로 돌아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에 몰입했다”고 했다. 누구도 골프 스코어를 신경 쓰거나 기록하지 않았다. 그는 “진짜 목적은 둘이서만 본심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고 했다.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도청 염려도 없는 골프장은 안성맞춤이 아니었을까. 뉴스를 통해 영상을 본 사람들은 두 정상이 즐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을지 모르나 가까이서 봤던 내 인상은 다르다. 카트 안에서 진지하게 정치 이야기를 했다. 말 그대로 ‘골프 외교’였다.”

 

트럼프와 아베에게 골프는 외교를 하는 수단이었다는 것을 증언한 것이다. 마치 정갈한 식당에서 정성껏 준비한 요리와 격조 있는 와인이 성공적인 회담에 일조하듯이 말이다. 일본 신문 닛케이(日經)에 따르면, 트럼프와 아베는 2019년까지 모두 5차례 운동을 함께 했다. 총 16시간 10분간 필드를 함께 걸으며 모든 것을 논의하는 사이가 됐다. 정상 간의 유례없는 이 기록은 미·일 동맹을 한층 견고히 한 ‘브로맨스(bromance·남자들 간의 특별한 우정)’로 각인됐다.

 

오는 25일 트럼프와 첫 정상회담을 앞둔 이 대통령이 참고할 만한 성공 모델은 아베에게서 찾을 수 있다. 마침, 한미 두 정상은 지난 6월 첫 통화에서 골프 실력을 소개하고 ‘한미 동맹 라운딩’을 갖기로 약속했다. 이달 말 첫 회담에서 골프가 어려우면, 두 달 뒤 트럼프가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할 때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와 친분을 쌓기 위한 ‘골프 외교’ 제안이 불편하거나 다소 가볍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트럼프로 인해 상식 밖의 일이 현실이 되는 초(超)현실 시대가 아닌가. 트럼프는 스위스 대통령이 자신에게 기분 나쁘게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나라보다 높은 39% ‘관세 폭탄’을 때렸다. 로마 제국 황제를 연상시키는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주한 미군 잔류(殘留) 여부가 결정된다. 반도체, 의약품 등의 품목 관세가 그의 기분에 따라 수십 % 변동 가능하다.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7·8월호엔 ‘불필요한 국가(Dispensable Nation)’라는 글이 실렸다. 트럼프의 비정상적인 통치로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이끌어 온 미국이 필요없는 국가가 됐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미국은 여전히 필수불가결한(indispensable) 나라에 더 가깝지 않나.

 

트럼프와 라운딩하던 아베는 벙커에서 트럼프를 급히 쫓아가려다가 나뒹굴어 넘어질 정도로 그와의 관계를 중시했다. 이번 방미에서 골프 회동이 불발된다고 해도 APEC을 계기로 함께 라운딩하는 관계를 만든다면, 작지 않은 성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하원 외교안보 에디터, 조선일보(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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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마찰 빚은 나라 비판 수위 높인 美 인권 보고서. ‘트럼프 친소 관계 보고서’로 이름 바꿔도 될 듯.

 

-팔면봉, 조선일보(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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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로 홈런을 친 일본

골프 외교로 어디로 튈지 모르던 양국 분위기를 일거에 바꿔놓았다..

 

2년 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보고 '정치인은 뭐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인천 송도에서 열린 미국과 세계연합팀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위해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은 지인들과 인근 골프장에서 라운드했다. 그가 친 공이 벙커에 빠졌는데 공을 치고 나서 친 자리를 평평하게 고르는 뒷정리를 시작했다. 함께 간 사진기자가 "대통령이 손수 벙커 정리하는 장면을 놓칠 수 없다"며 부랴부랴 셔터를 눌러댔다. 그런데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워낙 느긋하게 정리를 하는 데다 사진 앵글까지 배려해서 자세를 잡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의 측근이 "대통령을 두 번이나 지낸 정치인이잖아요"라고 속삭여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대단한 장타에 골프도 잘 쳤고, 한국 남녀 골프 선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며칠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골프 외교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다섯 시간 골프 같이 치고, 네 차례 밥 같이 먹었다'고 압축할 정도로 골프에 방점이 찍혔다.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는 전 세계에 17개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두 정상의 골프 외교도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 두 곳에서 열렸다. 트럼프는 젊은 시절 18차례 클럽챔피언에 오를 정도로 실력이 있었고, 일흔한 살이 된 지금도 280야드를 치는 장타자다. 대선 과정에서 공이 없어지면 새 공을 몰래 놓고 치는 속칭 '알까기' 등 사기 골프에도 능하다는 증언이 잇따르기도 했지만 많은 이가 그가 골프 애호가라고 증언한다. 90~100타 정도를 치는 것으로 알려진 아베 총리는 "나의 타수는 국가 기밀" "내 사전에 잘라 가는 것은 없다"는 농담을 즐긴다.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라운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트럼프와 친해지는 열쇠로 처음부터 골프를 활용할 생각이 뚜렷했던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아베 총리는 고가의 드라이버를 선물했다. 금발의 트럼프가 자신의 방과 빌딩 내부를 황금색으로 장식하기 좋아하는 것에서 착안해 순금 장식된 430만원짜리 드라이버를 골랐다. 아베의 외조부이자 전 일본 총리였던 기시 노부스케도 1957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과 라운드를 하기 전 골프용품을 선물했다. 아이젠하워도 미 대통령 중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골프 애호가였다.

트럼프와 아베의 라운드 당일 기자들의 접근은 완벽하게 차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인승 카트 옆자리에 아베 총리를 앉히고 운전대를 잡았고, "9홀 더 치자"고 제안해 하루 27홀을 돌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한다. 아베 총리는 골프 외에도 각종 현안과 각국 정상 인물평을 하는 등 외교적으로 정말 중요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미국의 아시아 전문가는 아베가 이번 정상회담으로 홈런을 쳤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집권 후 가장 긴장하던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이었다. 그런데 골프 외교로 어디로 튈지 모르던 양국 분위기를 일거에 바꿔놓았다. 우리는 트럼프 시대를 어떤 카드로 헤쳐나갈 수 있을까. 누군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정치 지도자가 있기는 한 것일까?

 

-민학수 스포츠부 차장, 조선일보(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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