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을 염두에 뒀다" 검찰총장 대행의 심각한 언급]
[이러려고 검찰총장 임명 안 하고 대행 체제 만든 건가]
[“신중” “신중” 강조하면 하지 말란 걸로 받아들일 줄 몰랐을까]
[그리 쉽게 ‘소신’ 뒤엎고 뒤늦게 무슨 말을 해봤자]
"용산을 염두에 뒀다" 검찰총장 대행의 심각한 언급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로 검사들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이 대검 연구관들에게 “용산과 법무부는 항상 염두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했다. 항소 포기를 결정하는 데 대통령실의 입장을 고려했다는 얘기다.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법무부, 용산, 국민을 두루 살펴야 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라고 했으나 사퇴 요구를 받는 심각한 자리에서 한가하게 원론 수준의 언급을 했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
이미 담당 수사 검사가 “법무부 장차관이 항소를 반대했다”고 폭로했다. “법무부 차관이 항소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몇 개의 선택지를 제시했는데 선택지 모두 항소 포기를 요구하는 내용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노 총장대행의 말도 같은 내용이다. 구체적인 지시와 압박이 있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법무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를 통해서만 개별 사건에 관여할 수 있다. 그 외의 관여는 직권남용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용산을 염두에 뒀다”는 노 대행의 이례적인 발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의 공동 피의자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지금은 재판이 중단돼 있을 뿐이다. 1심에서 인정된 업무상 배임이 항소심에서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으로 가중될 경우 이 대통령의 대장동 재판에도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이 가능성이 사라졌다. 대장동 일당이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도 없어졌다. 노 총장대행은 항소 포기로 앞으로 있을 이 대통령 재판을 유리하게 만들어 주고 그 대가로 검찰권 개편에서 이득을 얻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질문 자체에도 거부감을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는 권력이 나라의 사법제도를 농락한 국민적 의혹이다. 시간만 끌면 없어질 문제가 아니다.
-조선일보(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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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검찰총장 임명 안 하고 대행 체제 만든 건가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결정하는 과정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노 대행은 애초 수사팀 의견대로 항소하겠다는 뜻을 세 차례에 걸쳐 정성호 법무장관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정 장관은 처음엔 “알아서 판단하라”고 했다가 나중엔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항소하지 말라는 뜻을 밝혔다. 특히 항소 시한일인 지난 7일엔 정 장관이 국회에 가 있어 저녁 늦게 정 장관의 최종적인 의사를 전달받고 노 대행이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고 한다. 권한을 가진 총장 대행이 자신의 권한을 포기하고 마치 ‘진짜 총장’의 결재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중요 사건 항소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해당 지검장에게 있다. 대장동 사건 항소 여부는 서울중앙지검장이 전결권을 갖고 있다.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에겐 그 결정에 대해 보고만 하면 된다. 검찰 수사 중립을 위한 것이다. 다만 검찰 사건을 총지휘하는 검찰총장의 승인은 관행적으로 받아왔다. 결국 대장동 항소 여부는 총장을 대행하는 노 대행이 결정하면 그만인 사안이었다. 그런데 노 대행은 검찰 내부적으로 항소하기로 결정한 사안을 장관의 승인을 받으려 했고, 장관 한마디에 항소 포기로 뒤집었다. 사실상 법무장관이 검찰총장 역할까지 한 것이다.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검찰은 지난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후 넉 달째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역대 최장 총장 공백 상태다. 이를 두고 총장이 없어야 검찰 조직 개편 과정에서 검찰의 조직적 저항도 줄어들 것이란 이유 때문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항소 포기 사태를 보면 정권이 법무장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는 대신 뒤에서 입지가 약한 총장 권한대행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사건을 좌지우지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된다.
검찰총장은 검사로서 마지막 자리다. 그래서 정권의 뜻에 무조건 따라가지는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권한대행은 ‘차기 총장’이란 목표가 있고, 검찰이 1년 뒤 폐지되더라도 ‘차기 공소청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검찰총장과 총장 대행 중 누가 최고 권력자에게 더 충성스러울지는 분명하다. 이 때문에 현 정부는 그간 검찰총장을 임명하지 않은 것 아닌가. 노만석 총장 대행의 행태가 검찰총장 장기 공백의 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 같다.
-조선일보(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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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 “신중” 강조하면 하지 말란 걸로 받아들일 줄 몰랐을까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 장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외압 논란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해명 내용 중 상식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거나 석연치 않은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 장관의 해명이 오히려 “외압 자백”이라고까지 몰아세우고 있다.
정 장관은 두 차례에 걸쳐 “신중”을 언급한 사실은 인정했다. 1심 판결이 나온 지 3, 4일 뒤 법무부 실무진으로부터 “항소할 필요가 있다”는 대검찰청의 의견을 보고받은 뒤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이어 항소 시한이던 7일 위원회 출석차 국회에 머물고 있던 중 또다시 “일선 부서에서 항소하려고 한다”는 보고를 받고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단순한 ‘의사 표시’였을 뿐 ‘지휘’는 아니라는 취지인 셈이지만, 억지논리가 아닐 수 없다.
법무부 보고에 앞서, 대장동 수사 공판팀은 만장일치로 항소 결정을 했고, 서울중앙지검장 결재를 거쳐 대검까지 항소 의견을 냈다. 더구나 7일 오후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지휘부가 대검에 공식적인 항소 허가를 받기 위해 승인을 요청하고 항소장 접수를 준비하던 때였다. 이런 마당에 법무부 장관이 “신중하게 합리적으로 판단하라”는 지침을 내리면 기존 결정을 바꾸라는 압박으로 해석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정 장관은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과의 통화는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 대행은 “7일 오후 8시쯤 법무부에서 ‘항소하면 안 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대검 연구관들에게 밝혔다. 어떤 경로로든 정 장관의 의사가 검찰에 전달됐고 ‘항소하면 안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정 정관은 10일 출근길 문답에서 대장동 사건에 대해 “원론적으로 성공한 수사, 성공한 재판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항소를 안 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 장관의 이런 생각이 타당한지는 차치하더라도, 만약 그런 판단을 했다면 최소한 법에 정해진 대로 문서를 통해 정식으로 노 대행에 대해 수사지휘를 했어야 했다. 이제 와 ‘지침을 준 바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도 없고, 떳떳하지도 않은 책임 회피일 뿐이다.
-동아일보(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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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쉽게 ‘소신’ 뒤엎고 뒤늦게 무슨 말을 해봤자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불허를 지휘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에 대한 사퇴 요구가 검사장부터 평검사까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항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던 그가 법무부 연락 뒤 곧바로 항소 포기로 돌아선 것은 물론 제대로 된 설명도 내놓지 못하는 것이 기름을 부었다. 노 대행은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검사들에게 “법무부에 항소하겠다고 했다가 ‘항소가 어렵다’는 답을 들은 뒤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신중히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한마디를 두고, 검찰 수장이 손바닥 뒤집듯 결정을 바꾼 것이다.
노 대행은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지켜야 할 권력 기관의 수장이다. 법무부로부터 들은 말이 부담됐다 하더라도 항소가 소신이었다면 그 필요성에 대한 법리적 근거를 제시해 설득했어야 한다. 하지만 노 대행은 정반대로 행동했다. 그러고는 결심을 뒤집은 까닭에 대해 ‘용산(대통령실)과 법무부와의 관계를 고려했다” 운운하고 있다.
검찰 수장으로서 기본적 책임을 방기한 것도 모자라 권력과의 관계를 내세워 자신의 표변을 이해해 달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래 놓고 일선 검사들에게 기소와 항소 여부를 소신껏 판단하라고 할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다. 오죽했으면 한 초임 검사가 “검사의 결정 근거는 법과 원칙이어야지, 정부 여당의 눈치를 봐선 안 된다”며 사퇴를 요구했겠나.
뒤늦게 사의를 표명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수사팀 전원의 항소 필요 의견을 들어 항소장에 결재까지 해놓고 노 대행의 지시를 받은 뒤 돌연 항소를 포기했다. 노 대행과 의견이 달랐다고 항변했지만 포기 지시를 따라 놓고는 파장이 커지자 ‘나는 반대했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니 무책임도 이런 무책임이 없다.
검찰은 그간 강력한 권한을 절제하지 못하거나, 권력의 눈치를 보다 뿌리 깊은 불신을 자초했다. 법무부 장관이 한마디 했다고 소신을 너무나 쉽게 바꾸며 외압 논란을 자초한 검찰 지휘부의 행태는 검찰이 자신보다 센 힘 앞에 얼마나 무력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런 이들이 검찰의 수장이고 중앙지검장이니 털끝만 한 신뢰도 얻기 어려운 것이다.
-동아일보(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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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지시한 검찰총장 대행, “파장 클 줄 몰랐다.” 권력의 뜻 대행하는 데 몰두한 탓?
-팔면봉, 조선일보(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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