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비정상 모습 국힘 장 대표와 측근들]
[이 올가미를 벗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용산 대통령실 사우나와 비밀통로]
갈수록 비정상 모습 국힘 장 대표와 측근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 상임고문이 방송에 출연해 “민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라는 것”이라며 “극우에 발목 잡혀서는 절대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국힘 장동혁 대표 들으라는 충고다. 한동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통합도 촉구했다. 장 대표가 한두 군데서 듣는 얘기가 아닐 것이다. “연말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했던 장 대표의 약속을 믿고 참아왔던 당 안팎 보수 인사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나는 형국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얼마 전 계엄과 분명한 선을 그으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다수도 같은 생각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섯 달 남은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정치의 상식이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수용할 태세가 아니다. 오 시장 요구에 대해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거부 뜻을 밝혔다. 장 대표 측근인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오세훈의 배신” “뚜껑 열린다”며 오 시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장 대표 측은 오 시장 ‘컷오프’까지 거론했다. 장 대표와 측근들이 일제히 반격한 것이다. 전국 지방선거가 임박했는데 가장 중요한 지역의 자기 당 소속 시장을 당 대표와 대표 측근 당직자들이 공격한다. 해당 행위나 다름없다. 정상적인 당에서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지금 국힘은 지방선거 전망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지역에서 패하거나 고전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치적 해법은 뻔하다. 그래서 모두 권하고 있는데 장 대표는 계속 거부한다. 그러다 보니 야당 대표가 스스로 고립되는 듯한 모양새다.
장 대표는 자신이 불러들인 이 위기 상황을 측근들을 동원한 사당화로 맞서고 있다. 중요 당직에 자기 사람들을 앉히고 당헌·당규를 앞세워 자신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억누르려 한다. 과거 야당이 몰락해 갈 때 자주 봐왔던 장면들이다. 장 대표는 빨리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 그것이 무너진 보수를 다시 세워 달라고 임무를 맡긴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다.
-조선일보(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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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올가미를 벗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보수 발목 잡는 '배신자 올가미'
부정선거 음모론도 사이비 종교
보수는 배신자 찍기에 중독됐다
이 늪에서 영영 허우적댈 것인가

12월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전국 주일 연합 예배 모습. /뉴시스
얼마 전 토요일 광화문 집회 곁을 지났다. 차가 너무 막혔고 집회 스피커가 고성능이었다. 차 속에서 듣게 됐다. 연단에 오른 어떤 ‘목사’가 외쳤다. “김문수를 끌어내라. 이 자가 여기서 키워준 은공도 모르고 한동훈을 끌어안았다.” 청중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있었다.
이른바 ‘배신자 올가미’다. 이 올가미는 배신자를 묶는 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보수의 발목을 잡았다. 유승민부터 한동훈까지 배신자 낙인은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수 쪽 정치 에너지를 요동치게 했다. 사실상 약화시켰다. 동지끼리 뒤집어씌운 자생적 올가미여서 남이 벗겨줄 수가 없다.
이 올가미는 악성이다. 한번 찍힌 배신자를 눈곱만큼이라도 역성들면 그 역시 배신자가 된다. 접촉하면 감염되는 바이러스 같다. 유승민·한동훈이 옳은 말을 해도 야당 의원들이 침묵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부정선거 올가미’도 마찬가지다. 내 앞에 700쪽짜리 ‘부정선거 해부학’이란 책이 있다. 두툼하다. 전현직 교수, 검사, 의원 등 5인 저자다. 핵심 근거는 ‘사전투표와 본투표 결과가 대수의 법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표본 집단과 모집단이 균질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책이 틀렸다. 그러나 부정선거 음모론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음모론은 사이비 종교와 비슷하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한다. 아무리 반대 증거를 들이대도 그 또한 음모가 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밝힌 지 5세기가 흘렀건만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국제 지평설 연구학회(International Flat Earth Society)’는 회원이 수천 명이다.
‘내란 올가미’는 보다 실전적이다. 현대 정치사와 선거 전략에 유례가 없을 만큼 가장 효과적인 살상 무기가 됐다. 걸리면 죽는다. 이젠 ‘계엄’도 ‘김건희’도 현수막 슬로건에서 뒤로 밀린다. 내란 올가미 하나로 모든 선거를 싹쓸이할 수 있다.
‘내란’이란 두 글자는 정국을 아연 긴장케 했다. 국민 대다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듣는 ‘내란 우두머리’라는 형법 용어 앞에 마른침을 삼켰을 것이다. 군중의 광기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 선고를 기다린다. 기대에 어긋나면 내란 올가미가 본격적으로 판사를 노릴 것이다.
내란 올가미에 약발이 떨어지면 계속 충전한다. 1차 특검, 정부에 내란 색출 TF, 이적죄 적용, 수사 결과 발표, 전담 재판부, 2차 종합 특검 등 저들은 아이디어 전문가다. 무궁무진하다. ‘사골 국물 우린다’는 비난은 무시한다. 이때 안타깝게도 보수는 ‘적(敵)의 언어’를 썼다. “입법 폭주가 곧 내란이다”라는 말도 역공인 것 같지만 적의 언어다.
‘윤어게인’도 다르지 않다. 처음엔 파면된 대통령의 재출마와 재당선을 요구하는 것이 순교자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대안 서사’일 뿐이라고 봤다. 심리적 불안 메커니즘이 만들어낸 인지 부조화의 결과다.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반대 진영이 ‘윤어게인’을 공격용 조롱거리로 더 많이 사용했다. 그 순간 적의 언어가 됐다. 여기에 휘말린 보수는 ‘윤어게인’의 “실체가 없다” “아니다, 실체가 있다”가 충돌하면서 내부 총질 같은 자발적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
배신자 올가미는 라이벌 사이에 매우 솔깃하다. 정체성이 흔들리고 지지율이 반등할 기미가 안 보이면 배신자 낙인찍기 유혹에 빠진다. 주연급 둘을 놓고 배신 장면을 삽입하면 순간 시청률이 솟는다. 보수는 어느덧 배신자 찍기에 중독이 됐다. 좌파의 ‘수박’ 논란도 그런 경향이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보수 쪽이 더 심하다. 이 올가미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보수는 결국 자기모순의 늪에서 허우적대다 국민적 신뢰를 완전히 상실할 것이다.
-김광일 논설위원, 조선일보(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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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사우나와 비밀통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썼던 용산 집무실 귀퉁이엔 비밀의 문이 있다. 3개의 문을 차례로 열면 샤워부스와 대리석 세면대가 나오고 그 옆에 건식 사우나가 있다. 편백나무 마감재에 대형 TV까지 갖춘 고급 사우나다. 그 너머엔 킹사이즈 침대가 놓인 침실이 있고, 더 들어가면 5인용 고급 소파가 있는 응접실이 나온다. 차로 5분 거리의 관저를 놔두고 집무실에 호텔 스위트룸 같은 내실을, 그것도 미로처럼 숨겨 놓았던 사실이 최근 보도로 드러났다.
▷밤낮없이 국정에 매달리느라 그런 시설이 필요했을 리는 없다. 한 언론이 계엄 직전인 2024년 11월 윤 전 대통령의 출근 시간을 추적한 결과 오전 9시 전에 집무실에 도착한 건 주말과 남미 순방을 뺀 18일 중 이틀뿐이었다고 한다. 저녁엔 측근들과 술을 마시는 날이 잦았다고 하니 집무실에 머무는 시간은 길지 않았을 것이다. 그마저도 내실에서 일정 시간을 보냈다면 국정은 도대체 언제 돌봤을까.
▷‘지각 출근’ 논란이 많았던 윤 전 대통령은 출근길 보안에도 신경을 썼다. 대통령실 주차장까지 허물어 집무실과 이어진 비밀통로를 만들었다. 이 길로 다니면 차에서 내린 뒤 출입기자들 눈을 피해 집무실로 직행할 수 있다. 취임 초 몇 달 했던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직후 개통된 걸로 보아 출근 시간대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경찰이 윤 전 대통령이 아침에 출근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경호차량을 비운 채로 먼저 집무실로 출발하도록 하는 ‘위장 출근 쇼’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사우나든 비밀통로든 대통령실이 정식 예산을 집행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대통령실은 사우나 공사업체에 현금 결제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 정부가, 그것도 대통령실 관련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지불한다는 건 일반적 회계처리와 거리가 멀다. 또 비밀통로를 만들 때도 국방부 예산을 끌어다 썼다. 대통령 집무실의 사우나 예산을 국회 등 외부 기관이 알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어쩌면 대통령실에 오래 머물게 될 것으로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계엄 공범 노상원의 수첩에는 “차기 대선 대비, 모든 좌파 세력을 붕괴시킨다” “헌법 개정(재선∼3선)” 같은 내용이 있다.
▷대통령실은 호화시설 논란이 일 때마다 한결같이 부인했다. 정진석 전 비서실장은 국감에서 “아주 검소하고 초라한 대통령 관저라는 말씀을 드린다”는 말도 했다. 감사원은 용산 이전 비리 의혹을 조사하면서 1급 보안시설이란 이유로 현장 확인도 없이 감사를 종결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후 관저에 숨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할 때도 “1급 보안시설” 핑계를 댔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결별하겠다며 용산 이전을 밀어붙인 윤 전 대통령이 완성한 건 국민의 눈으로부터 자신을 가려줄 ‘구중심처’였다.
-신광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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