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양도세 중과 부활, 매물잠김·전세난 최소화해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매물 잠김’ 불안 해소가 관건]
[팔 수 없게 규제하고 팔라니 政·靑에도 다주택 많을 수밖에]
[통근버스 없애면 지방 살아나나]
[대통령 감정적 말 아닌 정책과 결과로 집값 안정을]
[‘무리해서 집 살 필요 없다’는 믿음 커져야 투기 잡힌다]
4년 만에 양도세 중과 부활, 매물잠김·전세난 최소화해야

10일 서울 송파구 한 상가에 입주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불이 꺼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부활했다.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집을 팔 때 기본 세율(6~45%)에 2주택 이상 보유자는 20~30%포인트의 가산 세율이 더해진다. 양도세의 10%인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최고 세율은 82.5%로 높아진다.
정부가 1월 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예고한 뒤 석 달여간 서울 집값은 소폭이나마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다주택자들이 중과를 피하기 위해 시세보다 낮게 매물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15% 상승했다. 서울 25개 구 중 강남구를 뺀 24곳 가격이 올랐다. 전셋값도 전주 대비 0.23% 오르며 2015년 11월 셋째 주(0.26%)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양도세 중과 부활로 매물 잠김과 전세난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세금 부담을 우려해 주택을 처분한 다주택자와 달리 지금까지 버틴 사람들은 장기 보유나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양도세 중과가 시작된 어제(10일) 하루에만 서울 아파트 매물은 1500건 넘게 줄었다. 매물 잠김은 전·월세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 주거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정부는 매물 잠김에 대한 대책으로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하고 있다. 현재 10년 이상 보유(40%)와 거주(40%)가 결합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위주로 바꿔 비거주 1주택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월세로 임대하는 1주택자가 집을 팔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기 위해 토지거래 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비거주 1주택자 규제를 강화할 경우 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집주인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면서 전·월세난을 키울 수 있다.
양도세 중과 이후에도 집값이 연착륙하려면 매물 잠김과 전세난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 전월세 시장 공급자 역할도 맡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는 효과와 부작용을 엄밀히 따져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 세금이나 대출 규제 강화 같은 수요 억제책만 밀어붙일 게 아니라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공급을 대폭 늘리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정부가 지난 1·29 대책에서 밝힌 2030년까지 수도권 6만 가구 공급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정비 계획 절차 간소화처럼 민간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대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조선일보(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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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매물 잠김’ 불안 해소가 관건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한결
10일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재개됐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9일 서울 각 구청에는 주택을 매매하기 위한 토지거래 허가 신청이 몰렸다. 마지막까지 버티던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급매물에 대한 거래가 막판에 성사된 것이다.
그간 정부의 양도세 중과 방침이 다주택자 매물을 끌어내고 강남 등 한강벨트 지역 집값 상승세를 꺾는 효과를 냈다. 문제는 최고 82.5%의 세율이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가 재개된 지금부터다.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팔지 않고 버티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걱정이다.
실제로 아파트 실거래 앱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6914건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7.6% 줄었다. 일부에서는 ‘매물 잠김’을 근거로 집값 급등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매물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1월 23일과 비교하면 여전히 19% 증가한 상태다.
다주택자들이 세를 돌리던 집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전월세 공급이 줄고 전월세난 우려도 커졌다. 전월세 물건은 1월 23일에 비해 20% 이상 줄었다. 다만, 양도세 중과 전후로 매매를 포기한 집주인들이 다시 세를 놓으면서 지난달 말에 비해 전세와 월세가 각각 4.9%, 2.3% 늘었다. 시장을 낙관할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근거 없는 불안감을 부추기지는 말아야 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주택 양도차익 일부를 환수해 투기 수요를 잡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20여 년간 시장 부침에 따라 폐지, 부활, 유예 등을 거듭하며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과거와 다를 것”이라며 큰소리만 칠 게 아니라 양도세 중과 이후 나타날 매물 잠김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살펴야 한다.
양도세 중과는 투자 유인을 꺾지만, 다주택자의 매도 퇴로를 막아 거래도 위축시킨다. 시장에 매물을 끌어내려면 집값 상승 기대심리를 차단하고 임대사업자나 비거주 1주택자 등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다주택자 빈자리를 채울 건설 임대나 공공의 매입 임대도 늘려야 세입자들의 전월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135만 채의 공급 대책에 대해 의심이 아직 많다. “믿고 기다리면 된다”라는 정책 신뢰가 커질수록 집값 불안의 불씨인 무주택자의 ‘포모(FOMO·소외 공포)’도 사라질 것이다.
-동아일보(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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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때문에 이혼 위기 겪는 집 여럿 봐… 집 잘못 팔면 70%를 세금으로 낼 수도"
양도세, 증여∙상속 전문가
안수남 세무법인 다솔 대표

안수남 세무법인 다솔 대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 시행을 앞두고 보유·처분·상속·증여를 동시에 설계하는 전략 상담 문의가 늘었다”며 “무주택자나 갈아타기 수요자는 세금 부담으로 나온 급매물을 무작정 좇기보다 실수요 관점에서 생활 인프라와 장기 보유 계획에 맞는 매물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두 가지로 ‘죽음’과 ‘세금’을 꼽았다. 죽음만큼이나 피하고 싶지만, 반드시 감당해야 하는 것이 세금이라는 의미다. 최근 국내 주택 보유자들에게는 그 부담이 어느 때보다 무거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부동산 세제에 큰 변화가 예고된 상태다. 우선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된다. 6·3 지방선거가 끝나면 다른 부동산 세금도 강화될 전망이다. 비거주 1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를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손볼 가능성이 있다.
주택 보유자, 그중에서도 중장년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양도소득세와 증여·상속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안수남 세무법인 다솔 대표는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한 문의가 4~5배 증가했다”며 “주택 처분을 고민할 때 세금만 볼 게 아니라 입지와 장기보유 가능 여부 등 자산 전략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노후에 전략 없이 부동산 팔았다가 매매 대금의 70%를 세금으로 낸 사례도 있다”며 “세금 때문에 이혼까지 한다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만, 현장에서는 실제로 그런 선택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을 여럿 마주하곤 한다”고 했다.
◇중과 시행하면 매물 잠김 생길 수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기가 얼마 안 남았네요.
“양도세가 복잡해요. 주택이 여러 채 있다고 다 중과 대상이 되는 건 아니에요. 예컨대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지방 주택, 조정대상지역 내 일반주택 1채 보유자가 갖고 있는 장기임대주택(요건 충족 시)은 주택 수 계산할 때 빠집니다. 직접 규정을 뒤지든, 세무사한테 물어보든, 집을 빨리 내놓을지 말지를 개인이 판단해야 하는 거예요. 기한은 다가오는데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요.”
-매물을 유도해 집값을 떨어뜨리려는 거 아닙니까.
“대응할 시간적 여유를 좀 더 줘야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부가 내부적으로 방침을 세웠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발표했어야죠.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세입자 있는 집을 팔려면 여러 경우의 수가 맞아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무주택자에게 팔아야 하는데, 대출 규제 때문에 매수인이 자금 조달 능력이 있어야 하고, 이사 날짜도 맞춰야 하고…. 기한 안에 팔지 못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어요. 압박만 할 게 아니라 집을 팔도록 제도적으로 숨통을 틔워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중과가 시행되면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매물 잠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봐요. 다주택자 입장에선 팔면 세금이 많이 나오니까 절세 측면에서는 증여를 고민할 겁니다. 집을 팔 때 중과된 양도세를 내고, 현금을 갖고 있다 상속하면 또 상속세가 발생하니까요. 증여한 집은 시장에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안 대표는 “지난 20~25년 사이 국민소득은 약 4배, 부동산 가격은 3~10배 이상 올랐는데 현행 상속세와 증여세 과세표준과 세율은 2000년에 마련한 골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세금 부담이 커졌다는 건가요.
“주택 가격이 대략 10억원 정도 넘으면 상속세 대상이 됩니다. 지금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 12억원입니다.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 상속세·증여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GDP 대비 상속세 비율은 최상위권입니다. ‘자식에게 복수하려면 빌딩 남겨놓고 대책 없이 그냥 죽어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어요.”
◇초등학교 6학년 겨울에 가출
안 대표는 전남 함평 출신이다. 초등학교 6학년 겨울. 그는 가출해서 상경했다. 입학을 앞둔 중학교의 신입생 배치 고사에서 원하는 성적을 받지 못하고 나서였다. 그는 “자존심이 상했고, 어린 마음에 상처가 컸다”며 “중학교 등록금을 들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어떻게 지냈나요.
“구두닦이 찍새를 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고향 어른한테 붙잡힐 때까지 3개월 동안이요. 그때 배운 게 많았습니다. 구두를 벗어주는데 세 가지 유형이 있었어요. 발에 걸친 상태에서 휙 던져 주는 사람, 구두를 바닥에 놓고 벗은 뒤 툭 차서 주는 사람, 벗은 구두를 손으로 들어 건네주는 사람. 구두 닦는 형한테 갖다 주면서 구두약을 몇 번 칠할지 얘기할 재량권이 있었어요. 던진 사람 거는 한 번, 손으로 건네준 사람 거는 세 번…. 사람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는 스스로 결정한다는 걸 깨달았죠.”
대학 진학도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탓에 재수를 포기하고 9급 세무직 공무원 시험을 쳐 붙었다. 1977년 국세청에 들어가 1년간 근무한 후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니 연배는 아래인데 급수가 높은 직원이 꽤 있었다. 그는 7급 공채 시험을 봐 합격했다. 1990년 세무 공무원을 그만두고 광명에 세무사 사무실을 열었다. 하안동 일대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던 때였다. 그는 “당시 딱지 거래가 많았는데 매도자와 매수자가 양도세 때문에 싸우는 게 다반사였다”며 “보유기간·단지별·평형별·층별 기준으로 세액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더니 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몰려왔다”고 했다.
-‘양포세(양도세가 너무 복잡해 포기한 세무사)’도 많은데, 양도세 달인이 된 비결은 무엇인가요.
“남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느낄 수 있어야 좋은 직업인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고민하다 보면 방법이 나와요. 그리고 현장에 답이 있어요. 자식에게 부동산을 증여했는데 임야에 세금이 너무 많이 나왔다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고객이 있었어요. 직접 땅을 보러 가봤죠. 그런데 밤나무가 심어져 있는 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과수원은 임야가 아니라 농지로 보거든요. 불복 청구를 통해 임야에 대한 세금 부과가 취소됐습니다.”
◇증여와 상속은 감정의 문제
과세표준과 세율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어떤 구조와 순서로 절세 전략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세금 차이가 클 수 있다는 게 안 대표 설명이다.
-무슨 말씀이죠?
“예를 들어볼게요. 상가와 주택이 함께 있는 겸용 주택을 자식들에게 지분으로 넘겨주면 각각 주택과 상가를 물려받게 돼요. 주택이 이미 한 채 있는 자식은 2주택이 돼 세금 문제가 복잡해지죠. 이런 해결책을 제시했어요. 층별로 따로 등기를 해서 주택은 무주택자인 자식에게 주고 상가는 이미 주택이 있는 자식에게 넘기는 식으로요.”
-세금 때문에 이혼 위기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요.
“살고 있던 집을 파는 과정에서 난리가 난 부부였어요. 남편 분이 아버지에게 상속받은 시골 주택 한 채가 있었어요. 남편은 시골집 때문에 2주택 중과세 대상이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는데 아내 분이 상속 주택은 중과세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매매 계약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세무서에서 상속 주택 특례 적용이 안 된다고 연락이 왔답니다. 아내가 관련 조항을 절반만 알고 있었던 거예요. 남편은 형이 하나 있는데, 아버지가 형제에게 한 채씩 물려줬어요. 특례는 한 채에만 적용이 됩니다. 상속해준 사람이 오래 보유한 게 대상이죠. 남편이 물려받은 집이 등기상으로 아버지의 보유 기간이 짧았습니다. 판 집에 중과세가 적용돼 세금이 꽤 나왔어요.”
-어떻게 됐어요?
“알고 보니 이 집은 아버지가 오래전부터 고향에 보유하고 있던 집을 허물고 다시 지은 거였더라고요. 등기부에 제대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던 거죠. 이런 경우 아버지가 처음 집을 취득한 시기부터 따지는데, 형이 물려받은 집보다 아버지의 보유 기간이 더 길었어요. 결국 중과세 대상에서 빠졌죠.”
그는 “증여와 상속은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실제 현장에서는 남은 가족들의 갈등과 서운함이 폭발하는 ‘감정의 문제’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감정의 문제라고요?
“세 자매가 있었는데요, 상속 재산을 놓고 큰딸이 막내한테는 양보하는데 손아래 동생한테는 아주 깐깐한 거예요. 큰딸한테 왜 그러느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동생이 태어나면서 자신이 불행해졌다는 거예요. 동생이 예쁘고 공부도 잘해서 부모님 사랑을 독차지했다고요. 어렸을 때 감정이 상속 문제까지 영향을 미친 거죠. 아들 둘, 그리고 사위가 있는 집 얘기인데요. 딸은 죽었고요. 아버지가 사위만 빼놓고 사전 증여를 했어요. 딸이 죽은 뒤 사위한테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재산을 노리고 재혼을 안 한다는 생각에 아버지가 화가 난 거죠. 그랬는데 장인 사망 후 사위가 유류분 청구소송을 걸었어요. 사위가 재혼하지 않는 이상 딸의 상속권을 이어받으니까요.”
-증여·상속의 원칙이 있다면요.
“플랜은 미리 짜는 게 좋습니다. 공정하게 나눠야 합니다. 생전에 증여하면 자식이 부모에게 소홀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들 경우 단계적·조건부로 증여하는 방법도 있어요. 물려줄 재산이 있다면 60대에 3분의 1을 증여하고 70대에 3분의 1을 처분하고 나머지는 노후까지 좀 갖고 가는 게 좋다는 설명을 드립니다.”
-김승범 기자, 조선일보(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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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수 없게 규제하고 팔라니 政·靑에도 다주택 많을 수밖에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SNS를 통해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강경한 메시지들을 내놓고 있는 2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아파트 급매 전단지가 붙어 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대통령 발언 이후 아파트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왔다는 기사를 SNS에 인용하기도했다./뉴스1
청와대가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다시 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를 이기려 말고,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길 바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어조도 갈수록 강경해지고 감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성공하려면 국민이 정부 정책을 신뢰해야 한다. 그 신뢰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정부와 청와대, 국회의원들의 움직임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가 다주택자를 범죄자 취급하면서, 자신들은 다주택자이거나 부동산으로 이득을 봤기 때문이다. 다주택을 처분하느니 직을 그만두겠다며 떠난 고위 공직자도 있었다. 이런데 어떤 국민이 정부 정책을 믿겠나.
그런데 이재명 정부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차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176명 중 20명 이상이 다주택자이고 3주택자도 다수 있다. 이 중에는 세종시 생활 때문에 불가피하게 다주택이 된 경우도 있지만, 토지거래 허가구역에만 2주택 이상을 보유한 투기성 다주택자도 있다. 작년 11월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국회의원 299명 중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61명이었다. 민주당 의원 중 다주택자는 15.2%, 국민의힘 다주택자는 32.7%였다.
다주택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집값 급등의 원인이라면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들부터 다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신들은 다주택을 보유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험한 표현을 써가며 집을 팔라고 강요하면 시장은 따라가지 않는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수 있도록 과도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지난해 ’10·15대책‘은 전세 낀 갭투자를 원천 금지했다. 다주택자가 전세 놓은 집을 팔고 싶어도 세입자를 내보내지 않는 한 팔 수 없게 돼있는 것이다. 민주당 정권이 강화한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는 최대 4년간 전세 계약을 유지할 수 있어 강제로 내보낼 방법도 없다. 집을 팔래야 팔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이 규제는 그대로 놔두면서 다주택자에게 집을 무조건 처분하라고 하면 될 일이 아니다.
정부는 환율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를 지목하면서 이들을 국내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청와대 고위직 중 상당수가 해외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고위 공직자들이 정책은 이 방향으로 내놓고 자신들은 저 방향으로 간다면 시장이 정책을 신뢰할 수 없다. 대통령도 다주택자를 압박만 할 것이 아니라 집을 팔 수 있게 규제를 바꿔주고 팔라고 해야 한다.
-조선일보(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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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버스 없애면 지방 살아나나

충북 진천·음성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전세 통근버스들이 직원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오종찬 기자
서울에서 나고 자란 무주택자로서 ‘국토 균형 발전’에 대한 바람은 누구보다 간절하다. 서울 쏠림은 국민 다수를 불행하게 한다. 지방 사람은 살던 곳을 떠나와야 하고, 서울 사람은 살던 곳에서 쫓겨날까 걱정이다.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서울 집값을 보고 있으면, 지방의 여건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균형 발전 정책 가운데 전국 10개 권역에 세워진 혁신 도시는 실망감만 안긴다. 2014년 본격 입주가 시작된 혁신 도시는 지방에도 ‘살고 싶은’ 거주지를 만들겠다는 명분이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공공기관 153곳, 직원(공무원이 아니다) 약 5만명을 내려보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주율이 저조한 곳이 많다. 계획 인구 2만~5만 규모로 흩뿌려진 데다, 인근 대도시와도 떨어져 생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지방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을 위한 수도권-지방 ‘전세 통근버스’를 운영하지 못하게 해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행 전세버스를 대주면 이전 효과가 없다”고 말해 내려진 조치다. 하지만 수천 명 규모로 추산되는 수도권 통근 직원들은 “이미 내려갈 사람은 다 내려갔다”며, 여전히 맞벌이와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통근을 선택하는 현실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공공기관은 순환 근무를 하는 곳이 많다. 2~3년에 한 번씩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해 정착이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많은 공공기관이 예산을 쪼개 복지 차원에서 통근버스를 운영해 온 것이다. ‘주말 가족’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으니, 주말에라도 편하게 집으로 갈 수 있게 마련한 배려인 셈이다.
통근버스가 없어진 직원들은 어떻게든 집에 가기 위한 방법을 찾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사회적 비용만 늘어날 뿐이다. 지금도 경쟁이 치열한 주말 KTX·SRT 열차표 구하기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자가용 모는 직원이 늘어나면 고속도로 정체도 가중된다.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일부 있겠지만, 높아진 교통비 부담 때문에 직원들은 혁신 도시에 머무는 동안 지갑 열기를 주저하게 될 수밖에 없다.
정책의 순서를 바꾼 것도 명백한 실패다. 통근버스 중단 지침이 내려진 후, 정부는 각 기관에 ‘정주 여건 개선 방안’을 추가 제출하도록 했다고 한다. 선후 관계가 뒤바뀌었다. 정주 여건이 나아지는 상황부터 확인하고 통근버스 중단을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더 심각한 것은 공공기관 직원들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자금원으로만 보는 시선이다. 이들은 직장인이자 개인이지 ‘개척자’가 아니다.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제대로 된 인프라 구축과 권리 보장을 전제로 더 신중하고 순차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서울 쏠림은 심화되고 사회적 균열만 더 깊어질 것이다.
-윤상진 사회정책부 기자, 조선일보(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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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감정적 말 아닌 정책과 결과로 집값 안정을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주말 동안 소셜미디어에 부동산 관련 글 4개를 올리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 “정부 정책에 저항하면 개인도 사회도 손해를 볼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내에 집을 팔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또 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해선 “(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난한 데 대해) 언어 해득 능력이 유치원생 수준”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하고, 언론의 비판에 대해선 “억까(억지로 까기)”라고 규정하며 “왜 망국적 투기를 편드느냐”고 반박했다.
대통령 메시지에 이처럼 날이 서 있는 것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치솟은 집값 오름세 때문일 것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1년 사이 평균 15% 이상 급등했고, 일부 인기 지역은 역대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60%에 육박하는데도 부동산 정책은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40%)가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26%)를 크게 웃도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현 정부에서 네 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냈지만 시장은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최근 나온 공급 대책마저 과거 실패한 ‘8·4 대책’ 후보지들을 재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현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언행 불일치도 정책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 최근 정부 고위 공직자 176명의 재산을 분석한 결과, 장차관과 비서관급 이상 140명이 보유한 아파트 가격은 지난 1년 새 396억원이나 올랐다. 1인당 평균 2억8000만원의 평가 이익을 챙긴 셈이다. 자신들은 부동산으로 큰 돈 벌면서 국민에겐 부동산을 내다 팔라니 누가 흔쾌히 따르겠는가.
부동산 가격도 시장 원리로 결정된다. 기본적으로 공급과 수요, 정책 일관성에 의해 움직인다. 대통령이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거나 “계곡 정비보다 쉽다” 등의 감정섞인 언사로 맞서는 순간 시장은 대통령에게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보유세 인상 카드나 양도세 중과 종료를 무기로 시장을 협박하는 방식은 일시적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 더 큰 시장 왜곡과 거센 조세 저항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대통령이 야당과 언론을 적대시할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은 가중될 뿐이다.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등 두 차례 진보 정부에서 반복됐던 현상이다. 국민들은 “표 계산 않고 국민을 믿고 부동산 안정화를 이루어 내겠다”는 대통령 다짐이 이번 만은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려면 대통령이 말보다 실천 가능한 정책 수단을 제시하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
-조선일보(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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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이번이 마지막 기회” 수도권 다주택자에게 집 팔라 연일 압박. 정부 내 다주택자들은 집 내놨나.
-팔면봉, 조선일보(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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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해서 집 살 필요 없다’는 믿음 커져야 투기 잡힌다

1일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에 게시된 매물표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한결 기자
서울에서 지난해 12월 거래된 아파트 평균 가격이 15억 원을 넘었다. 전국 집값 하위 20%에 해당하는 주택 16채를 살 돈이 있어야 서울에 1채를 겨우 장만할 수 있는 셈이다. 한 가구가 서울에 집을 사려면 번 돈을 다 모아도 13.9년이 걸린다는 분석도 있다. 자산이 부족한 청년이나 서민은 집을 사느라 대출을 받고 이 빚을 갚느라 소비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러니 “서울에선 집만 안 사면 ‘현금 부자’”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 아닌가. ‘K자형 양극화’를 극복하려면 망국적 투기 심리를 잠재우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려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정부와 조금이라도 집을 더 비싸게 팔려는 집주인의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거래는 끊겼지만 단기 급등한 호가는 눈에 띄게 내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3주 연속 커졌다.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직전으로 상승세가 돌아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연일 부동산 관련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불안한 시장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집값 안정은) 국민을 믿고 정치적 유불리에서 벗어나면 반드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며 “계곡 정비나 주가 5천 달성에 비하면 더 어렵지도 않은 일”이라고 했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에 맞서 손해 보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 놓치지 말고 감세 혜택 누리며 다주택 해소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로 일할 때 정비사업을 밀어붙여 하천과 계곡을 불법 점거한 민폐 영업을 없앴다. 코스피도 올해 5,000을 넘겼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주식 시장이나 계곡 정비 사업보다 이해관계자가 훨씬 많고 다양하다. 관련 법·제도도 복잡하다.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이다간 매물 잠김과 임대차 시장 불안, 매매 가격 상승을 불러온 과거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난마처럼 얽힌 부동산 시장은 ‘투기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 원칙을 지키며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안정시킬 수 있다.
당장은 투기 수요가 가세하지 않도록 부동산 시장을 관리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 6만 채를 공급하겠다는 ‘1·29 대책’이 실행 가능하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시장에서 “무리해서 집 살 필요가 없다”는 신뢰가 생긴다. 아울러 너무 복잡해 ‘양포세(양도세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누더기가 된 부동산 세제도 원칙을 제시하고 납세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정상화해야 한다. 이런 믿음이 커질수록 집값은 안정될 것이다.
-동아일보(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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