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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나쁜 투기', 주식은 '착한 투자'인가] ....

뚝섬 2026. 5. 12. 09:11

[부동산은 '나쁜 투기', 주식은 '착한 투자'인가]

[수천만원 넘는 종부세, 은퇴한 아버지는 잠 못든다] 

[“종부세법 1조, 조세 형평성·부동산 안정 규정… 달성 못 하고 괴물 됐다”]

 

 

 

부동산은 '나쁜 투기', 주식은 '착한 투자'인가

 

[朝鮮칼럼]

불로소득 잡겠다며 부동산 시장과 싸우면서 주식은 괜찮다는 정부
유상 증자는 왜 틀어막나
어떤 원칙과 명분으로 시장을 이기겠다고 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부활과 관련해 여러 차례 이행 기준을 바꾸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이재명 정부와 부동산 시장의 싸움이 진행 중이다. 과세를 동원하지 않고도 집값을 잡을 수 있다던 초기의 기세와 달리, 1년이 되지 않아 보유세와 양도세를 모두 들먹이고 있다. 공급은 늘리기 어렵고, 부동산으로 자산이 늘게 된 사람들을 닦달하는 형국이다.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혁파하겠다고 한다.

 

하필 ‘불로소득’의 프레임으로 주택 소유자들을 공격한 것이 의아했다. 다른 정권은 몰라도 이재명 정부에서 불로소득 공격이라니, 가장 내세울 만한 성과가 ‘코스피 5000’ 달성인데 말이다. 주식을 사고팔아서 얻은 소득은 ‘노동’해서 벌지 않은, 대표적인 불로소득이다. 물론 주식을 사고판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식 매수와 매도의 결정이 노동에 버금가게 고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집을 사고파는 결정 과정이 그보다 덜 고될 것 같진 않다.

 

‘투기’로 얻은 불로소득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투기는 비교적 단기간의 시세 차익을 노린 모든 매매 행위를 뜻한다. 쉽게 말해 싸게 사서 비싸게 팔 목적으로 거래하면 투기인 것이다. 영어로는 speculation인데, 이 단어에는 없는 부정적 의미가 우리말 투기에는 짙게 깔려 있다. 만약 투기가 문제라면, 지금 집을 보유한 사람과 주식을 보유한 사람 중에 시세 차익이 목적인 사람의 비율이 어느 쪽이 더 클까. 모르긴 몰라도 후자일 것 같다. 애초에 투기가 왜 문제인지도 분명하지 않지만, 그렇더라도 부동산 투기가 더 나쁜 근거는 모호하다.

 

투기가 문제라면 투자이면 괜찮은가? 투기와 투자의 경계는 항상 불분명하지만, 투자는 대체로 적절한 위험을 감수하고 장기적인 수익을 위해 돈이나 시간, 노력을 투입하는 것을 말한다. 주택 소유에 대한 시각이 거주 여부에 따라 크게 갈리는 이유는, 주거 공간이 인간 생존에 필수이므로 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삶의 질이나 노동력의 창출에 필요한 최소한의 투자라고 인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꼭 거주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적절한 위험을 감수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택이라면 투기보다는 투자의 대상이다. 

 

지난해 5월 29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광장에서 ‘코스피 5000시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주식은 생산적 활동의 매개여서 다르다고 할 수도 있다. 기업이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모으면 생산 활동에 쓰기 때문에, 주식 보유는 간접적으로 생산에 기여한다고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기업의 성장에는 관심 없고 이미 발행된 주식으로 시세 차익만 바라더라도, 그 덕분에 주식이 활발하게 거래되면 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수월해진다. 이른바 주식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의 선순환이다. 중고차 시장이 잘되어 있으면 신차 생산도 더 활발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제는 지금 정부의 분위기가 기업의 새로운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다. 유상 증자가 곤란해진 게 대표적인 사례다.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유상 증자는 회사가 상장을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대규모 자금을 필요할 때마다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상 증자를 하면 주식 총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율이 하락하고 단기적으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특히 시세 차익을 바라는 주주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최근 한화솔루션 유상 증자가 금융감독원에서 두 번이나 막힌 것은 상징적이다.

 

모회사가 상장사일 때 자회사를 상장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이른바 ‘중복 상장’도 논란거리다. 사업을 물적 분할한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것, 인수하거나 신설한 자회사를 상장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고 한다. 모회사 주주의 불만이 문제라면 자회사 상장 후 모회사의 주주가 모회사와 자회사의 주식을 일정 비율로 교환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보완책이 가능할 텐데 정부는 금지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 여파로 기업이 신주를 발행하여 미국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ADR(미국주식예탁증서)을 상장하는 것도 부정적인 분위기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잡은 부동산 시장의 표적은 불로소득이 아니다. 주식 시장에서의 관심사도 기업의 성장을 통한 장기적인 주가 상승이 아니다. 그렇다면 무슨 가치와 원칙, 명분으로 시장을 이기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모든 동물이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고 한 권력자의 슬로건은 무서운 풍자였다. 어떤 불로소득은 다른 불로소득보다 더 괜찮은 것인지, 정부가 구분 짓는 대로 따라갈 수만은 없는 것이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조선일보(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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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넘는 종부세, 은퇴한 아버지는 잠 못든다

 

1주택자부터, 월세 받는 2주택자까지... 은퇴자들 패닉

 

올해 급등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든 은퇴 세대와 고령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정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재산세와 종부세로 수백만~수천만원을 내게 되면서 “살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 은퇴 후 월세 수입으로 생활하려고 여분의 주택을 장만한 이들은 수천만 원대의 세금 고지서를 확인하고서 “임대 수입을 몽땅 털어 넣어도 세금을 낼 수가 없다” “은퇴 후 생활 계획이 완전히 어그러졌다”며 울상이다. 정부는 “고령자 공제로 1주택자는 부담이 크지 않다”고 하지만, 공제 혜택을 받는 사람들도 “집 한 채 있다는 이유로 재산세와 종부세, 건강보험료까지 죄다 올라 생활비로 쓸 돈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월세 수입 몽땅 더해도 종부세

 

월세 받을 용도로 집 한 채를 더 마련해둔 은퇴족들은 작년보다 수십 배 오른 종부세에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70대 은퇴자는 “강남 아파트 한 채 값도 안 되는 집 2채 있다고 작년 3만원이었던 종부세가 183만원으로 올랐다”며 “월세 수입이 다 세금으로 들어가면 무슨 돈으로 생활하느냐”고 말했다. 1980년대에 장만한 상가주택에 살던 임모(82)씨는 “남편과 사별하고 좀 편하게 살겠다고 소형 아파트를 하나 장만했는데, 2000만원 넘는 종부세 고지서가 나왔다”며 “돈을 마련할 방법은 없고, 자식들한테 말도 못한 채 속만 끓이고 있다”고 했다. 

 

2021년11월 23일 오후 서울 강남우체국에서 관계자들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집배순로구분기를 통해 분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은퇴한 지 10년이 넘은 박모(68)씨는 매달 30만원씩 나오는 국민연금과 서울 서초구에 있는 20평대 아파트에서 나오는 월세(270만원)가 수입의 전부다. 박씨는 “작년 2000만원이었던 종부세가 올해는 6900만원으로 3배 넘게 뛰었고, 재산세까지 더하면 보유세만 800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종부세 내려고 은행 대출을 알아봤는데 거절당했고, 지금 사는 집을 팔면 양도세로 50%가 나간다고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가구 1주택 은퇴족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3년 전 은퇴하고 자신이 보유한 서초구 아파트에 사는 58세 김모씨는 올해 재산세로 1000만원을 내고, 종부세로 1100만원이 나왔다. 그는 “서울 성북구 빌라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해 10번 넘게 이사 다니다가 은퇴 전 강남에 집 한 채를 마련한 게 전부”라며 “국민연금도 받지 못해 수입이 아예 없고, 자식들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종부세에 놀란 어르신들이 ‘지금 사는 집을 자가에서 전세로 돌리고, 차액으로 월세 받을 수 있는 작은 집 하나를 장만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양도세 떼면 수중에 남는 돈이 적어 쉽게 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 감당 못 할 세금에 자녀까지 전전긍긍

 

수입이 끊긴 부모에게 날아든 종부세 폭탄에 고민 상담을 하는 자녀도 늘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주부 정모(45)씨는 “수입이 없는 친정 부모님이 재산세와 종부세로 1000만원 정도 나와서 매달 생활비로 드리는 용돈을 더 올려야 하는지 형제들과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버지 명의로 강남 30평대 아파트와 시골집이 있는데 2000만원 넘는 세금이 나왔다, 어떻게 하느냐” “한 달에 200만~250만원 월세 받아 생활하시는 부모님이 종부세 700만원을 받고 스트레스가 심한데 도울 방법을 찾고 싶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1가구 1주택 고령 은퇴자의 경우 최대 80%까지 세 부담이 경감된다”며 “종부세 대상인 1가구 1주택자 3명 중 1명인 4만4000명이 최대 공제인 80%를 적용받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설명대로라도 1가구 1주택자 중 최대 공제를 적용받는 인원은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받은 개인(법인 제외) 88만5000명의 5%도 되지 않는다.

 

-이미지 기자, 조선일보(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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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법 1조, 조세 형평성·부동산 안정 규정… 달성 못 하고 괴물 됐다”

 

노무현 정부 종부세 도입 때 비판, 노영훈 전 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 

 

노영훈 전 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은 “기본적으로 세금이 지속 가능하려면 예측 가능하고, 과세 대상자층이 두꺼워야 한다. 세금 감액 대상자와 중과 대상자가 많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종합부동산세는 과세 대상자를 너무 좁게 만들어 놓았다. 1주택자가 까딱 잘못하면 2주택자가 돼 세금을 두들겨 맞는 식이다. 날카로운 면도날 위에 납세자를 세워 놓고 있다”고 말했다./이태경 기자

 

종합부동산세가 처음 시행된 2005년, 3만6000명이 총 392억원을 냈다. 올해는 94만7000명이 5조6789억원을 내야 한다. 대상자는 26배, 세금은 145배가 됐다. 종부세 16년 동안 전국 아파트 가격은 2배, 서울 아파트 가격은 2.2배로 뛰었다(KB부동산통계). 종부세가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국민 98%는 종부세 청구서 받지 않는다” “주택 가격이 26억원이어도 1가구 1주택이면 쏘나타 자동차세보다 적다”고 한다. “여유 있는 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종부세를 내는 사람들은 다른 말을 한다. “2%는 국민 아니냐”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왜 세금에 전가하느냐”고 항변한다.

 

노영훈 전 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은 26일 “종부세가 괴물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종부세 도입 논의 당시 조세연구원(현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원 신분으로 종부세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2005년에는 한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종부세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가 ‘직위해제 3개월, 1년간 언론 인터뷰 등 대외 활동 금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종부세가 괴물이라니.

 

“본질을 잃어버렸다. 조세 체계가 아니라 정치 프레임이 됐다. 모든 세법 1조에는 세금의 목적이 규정되어 있다. 종부세법 1조를 보자.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 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고 쓰여있다. 종부세로 형평성이 높아졌나, 부동산 가격이 안정됐나. 두 가지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종부세가 많이 늘었다.

 

“상식적인 정부라면 조세 저항 가능성을 우려해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급하게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과세표준 현실화라는 정책 목표에 너무 매몰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0~100%로 끌어올려 과표를 현실화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자산 시장도 주식 시장처럼 오르내림이 있는데, 그걸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종부세를 보면 해당 연도 1월 기준으로 주택의 가치를 측정하고 6월에 누가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해 부과한다.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6월 가치로 세금을 매겨야 하는 것 아닌가.”

 

-어쨌든 국민 2%만 낸다는 숫자는 맞지 않나.

 

“공무원들이나 학자나 어떤 숫자가 주어지면 그 숫자를 자기 의도대로 쿠킹(cooking·요리)할 수 있다. 2%는 갓난아이까지 분모에 넣은 숫자다. 전국 가구 수로 따지면 4%, 주택 가진 가구 기준으로는 8%다. 더구나 국민 2%면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해도 상관이 없다는 건가. 0.01%도 부당하게 곤경에 처해서는 안 된다. 형법에도 무죄 추정 원칙이 있지 않은가. 과연 그 사람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나, 그 사람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나. 그걸 어떻게 알고 세금을 무겁게 매기나.”

 

-다주택자 중과는 설득력 있지 않나.

 

30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15억원짜리 주택 2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비교해 보자. 뒤의 사람은 30억원을 나눠서 15억원짜리 한 채에는 자기가 살고, 다른 15억원짜리를 세를 준다. 이것이 비난받아야 할 문제인가. 어차피 임대소득은 따로 세금을 낸다. 15억원짜리 하나를 전세 주고 있는 그 사람들이 임대주택을 공급해 국가 경제에 더 도움을 주는 사람들 아닌가.”

 

-2주택자가 집을 팔면 되지 않나.

 

팔기가 쉽나. 정부가 반대로 가고 있다. 정부는 자꾸 3기 신도시 크레인(기중기)이 올라가는 것을 두고 공급이 충분하다고 세뇌하려 한다. 그런데 신규 주택 공급은 전체 공급의 극히 일부분이다. 공급의 90% 이상이 기존 중고 주택 거래다. 양도소득세를 많이 매겨 공급을 줄여버린 것이 현재 조세 체계다. 시장을 살리는 세제가 나와야 한다. 무엇이 공급 장애 요인인지 봐야 하지 않겠는가.”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다는 통계가 있다(정부는 2019년 기준 GDP 대비 보유세가 0.9%로 OECD 평균인 1.1%보다 낮다고 한다). 

 

“그 통계는 따져봐야 한다. 한국은 재산세가 수많은 지방세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경우 세목이 달랑 재산세 하나밖에 없는 주(州)가 많다. 자동차 취득할 때 세금 한 번 내지, 매년 내는 자동차세도 없다. 미국의 경우 재산세 부담이 커도 이를 재원으로 여러 행정 서비스를 받지만, 우리는 재산세를 내도 특별한 서비스가 없다. 그리고 자산 가격을 1년에 한 번씩 평가해 세금 올리는 나라는 선진국 중 한국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단일 규격 아파트가 많아 평가가 수월하고, 그렇지 않은 외국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 많은 곳은 매입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고, 영국은 5년에 한 번씩 자산 가격을 평가한다.”

 

-정부의 부동산 평가가 적정하지 않다는 것인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정부가 국민의 재산을 평가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나온다. 평가는 신중해야 한다. 세금을 걷기 위한 자산 평가에 가장 모범적인 국가가 덴마크다. 지자체가 납세자와 몇 차례 주고받은 뒤에 공시가격을 매긴다. 한국 방식대로 과세 평가를 무모하게, 달랑 엽서 한 장에 통보하는 식으로 하지 않는다. 덴마크의 경우 1년에 평가액이 몇 배 올라가는 일이 일어날 수 없다. 정부가 평가한 금액이 자신 있으려면 정부가 그 가격에 재산을 사 주겠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가능한가. 급격하게 과표가 오르고 세금이 오르면 국민은 그걸 못 받아들인다.”

 

-종부세는 애초 설계가 잘못된 것인가.

 

“종부세를 도입하면 1가구 1주택자의 납세 능력 범위를 넘어서 강한 조세 저항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처음 종부세를 걷기 전에 청와대에서 회의를 했는데 ‘준비가 부족하니 빈 구멍을 메운 후에 시행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한 적이 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발 하나 들여놓고 조금씩 바꿔 나가자’고 하더라. 설계도 잘못됐지만 운영도 잘못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연합뉴스

 

-운영이 잘못됐다니.

 

“종부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택 지분율이 20% 이하이면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해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빼 준다. 그런데 올해부터 달라졌다. 부모가 주택 한 채를 공동으로 가지고 있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하자. 3형제가 아버지의 주택 지분 50%를 각각 20%, 15%, 15%씩 나눠 상속했다. 그럼 둘째 아들은 주택 전체의 15%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작년까지는 15%니까 보유 주택으로 안 쳤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당신은 아버지 상속 지분 중에서는 30%를 물려받았다’며 20%가 넘으니 주택 수에 포함된다고 통보했다. 내 주위에도 이와 같이 졸지에 2주택자가 되고, 종부세 부담이 커진 사람이 많다. 이런 식이니 앞으로 ‘나는 1주택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이렇게 되면 앞으로 서울 사는 사람들은 시골 부모 집을 상속받지 않으려 할 거다.”

 

-부동산 관련 세율이 너무 높다는 말도 있다.

 

“정부가 속으로 ‘10억 아파트가 20억으로 올랐는데 그건 다 그야말로 불로소득 아니냐.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실패했다고 해도 결국 정부가 올려준 건데, 정부가 가져가는 게 맞지, 왜 떫냐’식으로 접근해 세금을 무겁게 매기겠다는 것처럼 보인다고 할 정도다. 양도세도 세율이 너무 높다. 최고세율이 75%다. 전 세계 어느 나라 세금도 최고세율이 75% 가게 되면 세제라고 볼 수 없다.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없다.”

 

-정 힘들면 집 팔면 되는 것 아닌가.

 

“개인 거주지를 국가가 왜 간섭하나. 예를 들어, 배우자가 중병을 앓고 있고 하루 멀다 하고 투석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물정 모르는 사람들은 시골 공기 좋은 곳에 가서 살면 좋지 않냐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럴 사정이 아니지 않으냐. ‘내가 살아봤는데 강남에서 살 필요가 없다’고 단순하게 얘기하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다.”

 

-종부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데.

 

“그런 논리가 어딨냐. 그렇게 말하려면 ‘국세청에 종부세를 내지 마시고요. 정부가 지정한 기부 단체에 종부세 금액을 내십시오. 연말에 세액공제 100% 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해야 한다.”

 

-종부세가 바뀔 가능성이 있나.

 

“단번에 바뀔 수 없을 것이다. 정권이 바뀐다 해도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법을 존치시키려고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세 조정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주택분 종부세는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후 주거용 토지를 제대로 평가해서 토지에 국한된 종합부동산세 얼개를 다시 그려야 한다. 다만 토지에 대한 평가가 정확해야 한다. 예전 종합토지세는 평가가 정확하지 않아 실패했다.”

 

노영훈

 

1957년 서울에서 나서 중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25년 동안 일한 조세 전문가다. 노무현 정부 시절 종부세를 비판했다가 직위해제 징계를 받았고, 노무현 정부가 물러난 2008년 초 “징계가 부당했다”며 소송을 내 3년 만인 2011년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2018년 퇴직 후에도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미국 링컨토지정책연구소가 진행하는 ‘아시아의 재산세’ 프로젝트 중 한국 부분을 집필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조선일보(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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