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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입장권] [“훈식 형 현지 누나” 돌아온 김남국]

뚝섬 2026. 2. 25. 06:31

[졸업식 입장권]

[“훈식 형 현지 누나” 돌아온 김남국]

 

 

 

졸업식 입장권

 

“사랑하는 아이들아, 이제 우리가 너희를 떠나가지만…” 졸업생 대표가 답사를 하던 중 울컥하자 식장이 눈물바다로 변했다. 여학생은 서로 끌어안고 울었고, 남학생은 벽을 치며 울었다. “누가 죽으러 가느냐”며 호통치던 호랑이 선생님도 결국 울었고, 졸업식을 지켜보던 학부형도 울었다. 울다 지쳐 바닥에 쓰러진 아이들이 속출했다. 더 이상 답사를 읽을 수 없었다. 그렇게 각자의 인생에 다시 없을 눈물의 졸업식은 지나갔다.

 

▶성석제는 소설 ‘투명인간’에서 주인공 만수의 졸업식을 이렇게 그렸다. 1960년 대 많은 학생이 중학교에도 진학 못하는 가난한 시골 초등학교가 무대다. 과장이 섞일 수밖에 없는 소설이지만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되지 않은 삶이 드문 시대였다. 당시 학생의 학교 졸업엔 작든 크든 본인과 가족들의 헌신과 희생, 고생이 담겨 있었다. 그저 그 모든 것이 합쳐져서 눈물로 흘렀다.

 

▶소설의 주인공 만수가 졸업식에서 받은 상은 6년 정근상과 1년 개근상이다. 학생회 간부들은 군수상, 읍장상, 교육장상, 경찰서장상, 세무서장상, 우체국장상을 나눠 받았다. 성적 우수자에겐 교장상과 육성회장상이 돌아갔다. 영어 사전, 만년필, 공책, 주판 등 부상도 받아 부러움을 샀다. 소설처럼 예전 졸업식 땐 실제로 상이 많았다. 사립학교는 이사장이 운영하는 기업이 주는 상도 있었다. 학생들은 우등생의 수상을 부럽게 지켜보면서 학업에 자극도 받았다.

 

▶이런 풍경이 정말로 소설 속 허구가 되어 가는 듯하다. 학부모의 졸업식 참석을 제한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졸업식 입장권까지 등장했다. 사람이 많으면 사고가 날까 우려했다는데 다른 이유도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가족이 적어 졸업식에서 아이가 위축된다”는 항의가 있다는 것이다. 편부모 학생을 배려한다고 부모 한 명만 졸업식에 들이거나 아예 학부모 출입을 막기도 한다. “못 받는 학생이 소외감을 느낀다”는 이유로 상장 수여식을 몰래 하는 학교도 생겼다.

 

▶일부 학교는 “학생이 공에 맞을 수 있다”며 운동장에서 축구·야구를 금지하고, 사고를 우려해 소풍과 수학여행을 없앴다고 한다. “학생이 패배감을 느낄 수 있다”는 불만 때문에 운동회에서 청군·백군이 사라졌다. ‘내 새끼’가 조금이라도 다치거나 홀대당하면 득달같이 덤벼드는 학부모 탓이 크다. 학교는 항의만 있으면 해야 할 일도 쉽게 포기한다. 이것저것 다 없애면 학교에 뭐가 남을 지 모르겠다. 해도 너무 하는 것 같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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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식 형 현지 누나” 돌아온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단에 김남국 전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이 합류했다. ‘훈식이 형, 현지 누나’ 문자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 대변인은 2020년 총선 때 국회에 입성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 당시 검찰을 비판하는 조국백서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민주당에 발탁됐고, 검찰 개혁을 앞당길 30대 젊은 변호사라는 이유로 경기 안산 단원을에 전략 공천됐다. “매일 밤 조국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친조(친조국)’임을 내세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으나, 점차 ‘친명(친이재명)’ 색깔이 뚜렷해졌다. 원조 ‘친명’과 중앙대 선후배들이 뭉친 7인회에 참여해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우군을 자처했다.

▷초선 의원이었던 그가 다선 의원보다 유명해진 건 2023년 5월 거액의 코인을 보유한 사실이 보도되면서부터다. 비록 가상자산을 신고할 법적 의무는 없더라도 고의로 감춘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의정 활동 중에 빈번하게 코인 거래를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2022년 11월 ‘이태원 참사’ 현안 보고가 있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도중 코인 매매를 한 사실이 보도됐고 여론이 들끓었다. 국민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상실한 행동이었다.

▷코인 의혹이 불거진 지 9일 만에 김 대변인은 “부당한 정치 공세”라며 탈당했다. 당의 징계도 없었고, 코인도 지켰다. 당시 당 대표 측근이라 온정적으로 대처한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그는 2024년 3월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슬그머니 입당했다가 그해 4월 총선 이후 민주당과 합당되면서 우회 복당했다.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입성 반년 만에 그는 사실상 경질되고 만다. 7인회 멤버였던 문진석 민주당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우리 중(앙)대 출신. (이재명) 대통령 (경기도) 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도 해서 회장 하는 데 자격은 되는 것 같다.’ 문 의원의 문자에 김 대변인은 ‘넵 형님,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발랄하게 답했다. 그 자리에 맞는 공적 의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한 통의 문자로 청와대가 민간 협회 인사까지 개입하고, 학맥과 그림자 실세가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코인 보유 논란에도, 인사 청탁 논란에도 그를 감쌌던 민주당은 이번에는 대변인 등용으로 정치적 재기의 길을 열어 줬다. 세간에선 ‘남국 불패’냐고 한다. 박수현 민주당 대변인은 한 방송에서 “두 번의 큰 고비를 겪으면서 반성도 했을 것이고, 젊은 정치인이 집에 틀어박혀서 위축된 생활을 보내게 하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고 했다. 반복된 선처를 경험할 기회도 못 가져 본 청년 정치인들은 이 말에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우경임 논설위원, 동아일보(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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