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하메네이 사망 기사로 비판받은 이유]
[중동 13개국 교민 2만여 명… 안전·철수 대책 차질 없어야]
['철의 장막'과 처칠의 경고]
뉴욕타임스가 하메네이 사망 기사로 비판받은 이유
뉴욕타임스(NYT)가 미국의 공습으로 폭살당한(be blown up in a U.S. airstrike)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의 사망 기사 제목 때문에 호된 홍역을 치렀다(face severe backlash).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한 명(one of the most evil people in history)”이라며 그의 죽음을 공식 발표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지만, 뉴욕타임스의 헤드라인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기(strike a completely different tone) 때문이다.
‘Ayatollah Ali Khamenei, Hard-Line Cleric Who Made Iran a Regional Power, Is Dead at 86.’ (이란을 지역 강국으로 만든 강경파 성직자 하메네이, 86세로 사망)

기사 댓글과 소셜미디어(SNS)에는 비난이 쏟아졌다(be flooded with criticism). “제목에 왜 ‘테러리스트’라는 말이 없느냐” ”잔혹한 독재자를 칭송하는 거냐(glorify the brutal dictator)” “피가 끓어오르게 한다(make my blood boil)”는 격한 반응들이 이어졌고, “너무 황당해서 AI가 쓴 기사인지 확인해봤다”고 비꼬기도(sarcastically take a jab at it) 했다.
비판은 NYT의 이중성 논란으로 이어졌다(escalate into a controversy over NYT’s double standards). NYT는 올해 초 전립선암으로 세상을 떠난(pass away from prostate cancer) 만화 ‘딜버트’의 작가 스콧 애덤스의 부고 기사에선 생전 그의 인종차별적 발언(racist remark)을 제목의 일부로 뽑았었다. 이를 두고 “스콧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하더니 하메네이에겐 왜 테러리스트라고 하지 않느냐” “만화가는 평화에 위협적 인물이고, 테러리스트는 강경 성직자냐”고 신랄하게 꼬집는(blisteringly condemn)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NYT는 “해당 기사는 ‘부고(obituary)’ 형식”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공식 입장에선 “NYT의 부고는 삶 전체를 조명하며(shed light on a person’s entire life)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규명한다”며 “뉴스 가치 있는 세부 사항(newsworthy details)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소개할 뿐”이라고 반박했다(refute).
36년 8개월간 이란을 통치해온 하메네이는 국민 재산을 조직적으로 몰수해 950억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사업 제국을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그는 ‘세타드(Setad)’라는 비밀 조직을 통해 금융·석유·통신·부동산부터 심지어 피임약(birth-control pill) 제조와 타조 농장(ostrich farm)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지분을 보유하고(hold stakes) 있다.
그런가 하면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6)는 영국 런던의 초호화 저택 12채, 두바이 전용 빌라, 유럽 곳곳의 럭셔리 호텔 등 천문학적 가치의 해외 자산을 갖고(possess overseas assets of astronomical value) 있으며, 스위스·리히텐슈타인 등에 개설된 은행 비밀계좌와 수많은 페이퍼컴퍼니(numerous shell companies)로 이뤄진 ‘거미줄 네트워크’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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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 논객들 “이란 공습 왜했냐” 잇단 비판에 트럼프 “그들은 MAGA 아냐”. ‘뉴트럼프’ 규합하시려나.
-팔면봉, 조선일보(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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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13개국 교민 2만여 명… 안전·철수 대책 차질 없어야

이란에 체류 중이던 교민 23명이 주이란 한국대사관에서 임차한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중동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는 가운데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현재 이란,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13개국에는 우리 국민 약 2만1000명이 체류 중이다. 대기업 해외 법인만 약 140곳이 진출해 있어 주재원과 가족 상당수가 머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선박에 승선한 한국인 선원도 186명이다. 관광 중 고립된 단기 체류자도 약 400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중동 주요 도시의 하늘길이 봉쇄되고 육지와 바닷길이 마비돼 자력 귀국이 막막한 상황인 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미국에 대한 보복에 나선 이란은 미군 기지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를 대상으로 군사 시설 외 공항, 호텔까지 무차별 공격에 나섰다. 항공 허브인 두바이, 도하 등 주요 도시마저 미사일이 날아들었고 최소 1만2000여 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확전 기류가 점차 뚜렷해진 만큼 현지 교민은 물론이고 귀국 혹은 제3국 피신을 원하는 국민들을 위한 지원 대책을 세우는 일은 한시가 급한 일이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자국민 안전을 위해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민간기, 전세기, 군용기를 모두 동원해 미국인 9000명 귀국을 지원했다. 제3국으로의 육로 대피 안내는 물론이고 여행 경비 면제를 약속하면서 귀국을 독려 중이다. 영국, 독일 등도 귀국 항공기를 급파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3일 이란과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우리 교민, 관광객 140여 명을 육로를 통해 투르크메니스탄과 이집트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현지 체류 국민 규모에 비하면 아직은 일부에 그친다. 정부가 전세기와 군 수송기 투입도 검토하고 있지만 급박한 현지 상황을 감안할 때 더 신속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이제 중동에 안전한 곳이란 없다. 이스라엘 교민 수백 명이 자발적인 피란길에 나섰다. 현지 정보가 어두운 관광객들은 여전히 영사 조력을 못 받거나 귀국 항공편이 없어 공포에 떨고 있다. 타국 땅에서 전쟁에 휘말려 우리 국민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동아일보(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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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장막'과 처칠의 경고

1946년 3월 5일 미국 미주리주 풀턴의 웨스트민스터 대학교에서 '철의 장막(Iron Curtain)' 연설을 하고 있는 윈스턴 처칠(오른쪽). 1945년 7월 총리직에서 한차례 물러난 뒤 보수당 당수로서 야당을 이끌고 있던 때였다. /국제 처칠 협회(International Churchill Society)
나는 1946년 3월 5일, 미국 미주리주 풀턴의 웨스트민스터 대학교 캠퍼스에 서 있다. 지금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며 ‘평화의 원동력(Sinews of Peace)’이라는 제목의 기념연설을 하는 중이다. 처칠은 여기서 ‘철의 장막(Iron Curtai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1991년 냉전이 종식될 때까지 유럽을 정치적·군사적으로 나누는 개념어가 된다. 처칠은 소련의 폐쇄적이고 음험한 긴장 정책과 동구권 소련 위성국들의 경찰국가화를 비난했다.
이어서 1946년 9월 미국 국무장관 번스는 독일 처리 문제에 관해 소련에 반대했는데, 그 이전 조지 케넌의 ‘롱 텔레그램’과 이란 위기, 튀르키예 해협 문제 등이 겹쳐지면서 미·소의 협조 노선은 무너지고 트루먼 정부는 반소·반공 노선으로 전환한다. 처칠의 일생은 항상 자신의 적이 누구인지, 무엇인지를 분명히 설정함과 동시에 지옥에서 온 짐승처럼 그 적과 싸우는 것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미국과 소련의 승리였지만, 영국의 극한 투쟁이 없었다면 절대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이었으며 그런 영국을 이끌고 또 연합군을 그렇게 유도한 게 처칠이었다.
소련이 나치 독일과 싸웠기 때문에 정의롭다는 식의 ‘오인(誤認)된 정의(justice)’는, 소련을 인류의 이상향으로 착각하는 ‘유행’과 더불어 서구 지식인들의 상당수를 ‘강남 좌파 스타일’로 만들었다. 이제 처칠의 적은 히틀러에서 스탈린으로 바뀌어 있었고, 처칠은 선거에서 졌다. 스탈린은 히틀러에게 평화협정(독·소 불가침 조약) 뒤통수를 맞고 그 충격에 멘탈이 붕괴됐었다고 한다. 그 지독한 악당 스탈린을 괴롭힌 악당이 히틀러였을진대, 히틀러가 처칠을 두고서 사악한 미친놈이라며 치를 떠는 기록들을 읽다가 ‘빵 터졌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이건 화두(話頭)다. 적이 분명하지 않은 이에게 정의란 게 있을 수 있을까? 악마는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척한다. ‘쓸모 있는 바보들’을 좋아하고, 악과의 ‘화해’를 주선한다. 원래 모든 악은 그런 태도를 지닌다.
-이응준 시인·소설가, 조선일보(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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