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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아이스 바비’… 스포트라이트 뺏은 죄?] ....

뚝섬 2026. 3. 7. 07:29

[쫓겨난 ‘아이스 바비’… 스포트라이트 뺏은 죄?]

[韓 근로자들 불체자로 전격 체포한 美… 공장은 어떻게 짓나]

 

 

 

쫓겨난 ‘아이스 바비’… 스포트라이트 뺏은 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지휘하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은 ‘아이스 바비’란 별명을 갖고 있다. 바비 인형처럼 ‘풀 메이크업’을 하고 화려한 복장으로 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 현장에 나타나 사진 찍히는 걸 즐기기 때문이다. 지난해 엘살바도르에 있는 테러범 수용소까지 방문해선 문신 가득한 죄수들을 배경 삼아 영상을 찍기도 했다. 영상에서 놈은 불법 이민자들도 이런 신세가 될 거라고 경고했는데 더 주목을 끈 건 반짝이던 그의 7500만 원짜리 롤렉스 손목시계였다.

▷놈은 장관 임명 전부터 구설에 자주 올랐다. “두 살 손녀도 엽총을 갖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총기 옹호론자인 그는 반려견이 거칠다는 이유로, 기르던 염소가 냄새를 풍긴다는 이유로 총으로 쏴 죽였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불법 이민에는 누구보다 강경해서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시절 텍사스 국경 봉쇄를 위해 주 방위군을 5차례 파견했다.

▷놈은 ‘반(反)이민’ 선봉에 섰지만 선을 넘는 일이 잦았다. ICE가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근로자 다수를 구금했을 때도 놈은 “법대로 추방할 것”이라며 사태를 키웠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비즈니스도 생각해야지, 머리를 쓰라”며 놈에게 한마디했다고 한다. 놈이 악명 높은 국경순찰대 간부를 발탁해 이민 단속 작전을 맡긴 것도 실책이었다. 작전이 벌어질 때마다 유혈 진압이 자행됐고 급기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민 2명이 ICE 총에 맞아 사망했다. 놈은 그 두 사람이 테러리스트라면서 여론에 불을 질러 트럼프를 곤혹스럽게 했다.

 

▷트럼프는 5일 놈을 경질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으로 보복 테러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국토안보부 장관을 해임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다양하다. 전쟁으로 지지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무차별적인 이민자 단속을 지속하는 게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하지만 놈 못지않게 불법 이민에 강경한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상원의원을 후임으로 지명한 걸 보면 그걸론 설명이 충분치 않다.

▷놈이 보좌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공금으로 호화 전용기를 타고 다니고,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것도 공(公)과 사(私)의 경계가 흐린 트럼프의 윤리 기준을 고려할 때 해임 사유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 놈이 이민 정책을 홍보한다면서 TV 광고에 3300억 원의 예산을 쓴 게 유력한 원인으로 거론된다. 정책보단 말을 탄 자신을 주인공으로 부각시켜 “셀프 홍보용”이란 비판이 거세다. 놈은 3일 의회 청문회에서 그런 광고에 왜 막대한 예산을 썼느냐고 추궁을 받자 트럼프가 승인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전혀 몰랐다”며 펄쩍 뛰었다. 트럼프로선 놈의 책임 떠넘기기가 괘씸하기도 했겠지만,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는 행태가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보스의 스포트라이트를 가로챈 죄’에 해당했을 수도 있다.

 

-신광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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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근로자들 불체자로 전격 체포한 美… 공장은 어떻게 짓나

 

재발 방지 보장·한국 기업 전용 취업 비자 확보 급하다  

 

4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불법 체류 혐의를 받는 한국인 공장 직원들을 버스에 양손을 짚게 하고 일렬로 세워놓은 모습. 요원들은 이들의 양손과 다리를 쇠사슬로 묶어 약 170km 떨어진 포크스턴 구금소 등으로 이동시켰다. 이 구금소는 오래전부터 열악한 환경으로 비판받았던 곳이다. 사진출처= ICE 홈페이지

 

미국 이민 당국이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미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에 파견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불법 체류 혐의로 구금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실은 사태 이틀 뒤인 7일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며 이들을 전세기로 데려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에 1500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약속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유독 한국 국민을 표적으로 삼은 건 충격적이다. 한미 경제 협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해서라도 석방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미 당국의 급습은 헬기에 무장차량까지 동원됐다. 한국인들이 쇠사슬에 몸과 손발을 묶인 채 호송 버스로 줄줄이 끌려갔다. 이들이 이송된 구금시설은 곰팡이, 벌레, 변기 고장 등으로 심각한 위생 문제가 있다는 미 정부의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열악하다고 한다.

미국은 적법하지 않은 비자로 체류 자격을 위반했다는 점을 단속 이유로 들었다. 회의 참석 등의 목적으로 발급받는 B1 비자나 단기 체류 목적의 무비자 제도인 이스타(ESTA)로 입국한 근로자들이 공장 건설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식 파견을 위한 비자들은 요건이 까다롭고 발급 인원도 제한돼 있는 데다 발급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투자를 늘리라고 압박하면서 비자 발급 문턱은 높이는 모순적 정책을 취해 왔다.

 

현대차-LG 배터리 공장도 미국 내 숙련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년 초 완공 목표를 맞추려면 단기 비자 등을 통해서라도 엔지니어 파견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이들을 불법 체류자로 몬 이번 사태 탓에 10조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8000명 이상의 현지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내 신규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인 한국 기업 중 일부는 벌써 관련 직원들의 미국 출장을 중단했다. 1500억 달러를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는 마스가(MASGA) 참여 기업들도 미국에 인력 파견이 필수적인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투자를 독촉하면서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는 기업을 범죄자 집단으로 취급하면 어느 누가 투자할 수 있겠나.

이번 사태는 삼성, SK 등 한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1만7000명 이상의 직접 고용을 창출한 조지아주에서 일어났다. 한미 제조업 동맹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이 타깃이 됐으니 다른 곳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우리 정부는 원활한 대미 투자를 위해서라도 재발 방지 약속을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 나아가 한국 기업 전용 취업 비자 신설을 통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필요가 있다. 우리처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호주(1만500명)와 싱가포르(5400명) 등은 이미 쿼터를 확보했지만 한국은 단 한 명도 없다. 이런 불합리를 하루빨리 해소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동아일보(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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