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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의 劍과 BTS의 아리랑] [3종의 神器]

뚝섬 2026. 3. 19. 07:51

['케데헌'의 劍과 BTS의 아리랑]

[3종의 神器]

 

 

 

'케데헌'의 劍과 BTS의 아리랑

 

경복궁을 호위하듯 큰 칼을 쥔 이순신 장군 동상이 광화문광장에 있다. 장군을 마주하는 세로형 큰 옥외 광고판에 조선 왕실 검이 등장했다. 조선 왕실의 ‘사인검(四寅劍)’이다. 오스카상을 거머쥔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 ‘루미’가 사용하는 검이 바로 사인검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루미(가운데)가 사인검을 들고 있다. /넷플릭스

 

인검이란 호랑이 기운을 품은 ‘인(寅)’의 시간에 제작한 양날의 칼을 말한다. 나쁜 기운이나 악마를 쫓아내 우리를 지켜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사인검은 인검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믿어진다. 새벽 3시에서 5시까지를 가리키는 인시는 동이 트기 전 양(陽)의 기운이 시작되고 강해지는 방향과 시점을 뜻한다. 그래서인지 인이 여러 번 겹치는 시기에 칼을 만들면 그 칼에 강한 양의 기운이 깃들어 나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여겼다. 사인검은 인년, 인월, 인일, 인시까지 이렇게 ‘인의 시간’이 모두 네 번 겹치는 때에 제작했다. 

 

사악한 기운을 막는 '사인검' /국립고궁박물관

 

사악함을 벤다는 의미로 사인참사검(四寅斬邪劍)으로도 불리는 사인검에는 여러 상징이 결합돼 있다. 칼 한쪽에는 북두칠성을 위시한 이십팔수 별자리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하늘의 질서와 우주의 운행을 상징한다. 다른 한쪽에는 사인검의 의미를 한자와 범어로 새겨 넣어 주술적인 특성을 더했다.

 

칼자루에도 부적과 별자리 문양이 새겨져 있다. ‘여의운두형(如意雲頭形)’의 칼머리는 ‘뜻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늘의 질서와 신성한 힘을 담아 재앙을 막고 세상을 바로잡고자 한 왕실 의례용 검인 것이다. 광화문 옆 국립고궁박물관 소장된 사인검을 마주하면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그 사인검의 길한 기운과 함께 케데헌이 활짝 열어준 화합의 무대에 BTS가 아리랑을 노래한다. ‘영원히 깨질 수 없는’ 우리 문화의 찬란함으로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

 

-윤주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자연유산위원, 조선일보(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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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광화문 컴백 공연 앞두고 세계 아미들 속속 입국. 전쟁 같은 세상에서 지구인 마음의 방탄 이벤트 돼야.

 

-팔면봉, 조선일보(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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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종의 神器

 

2000년 6월 아키히토 일왕의 모친인 나가코 왕대비가 사망했다. 무려 17가지 행사의 장례 의식이 40일에 걸쳐 치러졌다. 일본 언론은 모든 행사를 보도했지만 왕궁 신도(神道)식 제사만큼은 취재진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 무언가 비밀스러운 종교의식이 이뤄졌다는 추측만 있었을 뿐이었다. 일왕가(家)는 몇 안 되는 세계의 왕실 중에서도 가장 비밀에 싸인 곳이다.

 

▶일왕은 국가의 상징이자 신도라는 국가 종교의 최고 제사장이다. 그가 집전하는 수십 가지 제례 중에서도 '다이죠사이(大嘗祭)'로 불리는 제사는 가장 미스터리한 비의(祕儀)로 꼽힌다. 왕궁의 깊숙한 방에서 일왕 혼자 하룻밤을 지새우면서 구전(口傳)으로만 전수돼온 특별한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인신(現人神)으로 군림하던 일왕은 1946년 히로히토 일왕이 신격(神格)을 부정하는 '인간 선언'을 하면서 땅으로 내려왔다. 그래도 여전히 베일이 걷히지 않고 있다.

 

▶단군신화엔 환웅이 천제(天帝)에게 받았다는 천부인(天符印), 즉 청동검·거울·방울이 나온다. 우리는 신화적 상상이지만 일본엔 전설 속의 '3종 신기(神器)'가 실물로 존재한다. 건국의 여신 아마테라스가 건네주었다는 칼·곡옥(曲玉)·거울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이 세 가지를 폭력·돈·지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일왕가는 이를 천손(天孫)의 증거라고 일컬으며 대대로 승계해왔다고 주장한다.

 

▶어제 즉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도 '3종 신기'를 물려받음으로써 왕권 계승을 공식화했다. 아키히토 선왕 퇴위식엔 세 가지 중 검과 곡옥이 등장했는데, 커버로 씌워져 실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 수천년간 존재했다는 '3종 신기'는 단 한 번도 실물이 공개된 적이 없다. 12세기 내전 때 수장(水葬)됐다는 추측과 함께 심지어 일왕조차 보지 못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일본 왕실은 고대 신화와 종교, 신비주의가 범벅된 불가사의한 존재다.

 

▶한 프랑스 기호학자는 일왕을 가리켜 '모든 것이 그 주위를 도는 신성한 무(無)'라고 표현했다. 빈 구멍처럼 실권 없는 존재지만 온 일본이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일왕에 대한 일본인의 충성심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일본인의 혐한(嫌韓) 감정이 촉발된 것도 한국에서 일왕의 사과 요구가 나왔을 때부터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 질서정연하면서도 속으로는 복잡하고 이상한 나라와 잘 지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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