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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죄가 없다] [정부 정책이 대통령 휴대폰 문자로.. ]

뚝섬 2026. 4. 21. 10:03

[아파트는 죄가 없다]

[정부 정책이 대통령 휴대폰 문자로 계속 나와야 하나]

 

 

 

아파트는 죄가 없다

 

[朝鮮칼럼]

주택 문제 해결사이자
'개인의 탄생' 이끈 아파트
좌파는 왜 적대적으로 보나

수요 문제는 공급이 해법
국민은 부동산 정치 아닌
부동산 정책을 바란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며 부동산 문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연합뉴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주택 문제만큼 심각하게 부상한 사회적 의제도 드물다. 주택 ‘공급’이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주택은 전형적인 정책재(政策財·policy goods)다. 일반 상품의 생산이나 배분을 주로 시장 메커니즘이 결정한다면, 주택은 정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전통 사회에서는 ‘식량 정책’은 있어도 ‘주택 정책’은 딱히 없었다. 이에 반해 오늘날 주택 문제 해결은 모든 나라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사안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의 전체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은 60%를 넘어섰다. 신규 주택 건설의 경우 아파트 비율은 80% 정도다. 대안이 별로 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주택 유형 가운데 아파트 선호도는 70%에 이른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의 주택 문제는 곧 아파트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아파트 정책 성패가 정권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 때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는 사정이 어떨까?

 

진보 성향의 정부는 아파트에 대체로 호의적이지 않다.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이재명 정부도 아파트의 양적 공급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물량을 늘리더라도 공공 임대나 공공 분양에 방점을 둔다. 아파트를 많이 지을수록 국민의 주거 기회가 평등해지는 것이 아니라 다주택 투기자들의 이익만 늘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을 악마화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가성비가 매우 높다.

 

주택 소유가 초래하는 정치 이념의 보수화 경향 역시 진보·좌파 진영은 반가울 리 없다. 근대 건축의 대부 르코르뷔지에는 사회주의 혁명을 피하는 방법으로 아파트 건설을 제안했다. 주택 문제로 인한 사회적 불만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닌 게 아니라 대량 생산·대량 공급의 측면에서 아파트를 능가하는 주택 형태는 없다. 더욱이 현대 한국인에게 아파트만 한 항산(恒産)은 없다. 항산이 있으면 항심(恒心)은 아무래도 안정 쪽에 기울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의 운동권 세력에는 1980년대 후반 체제 변혁의 꿈이 ‘넥타이 부대’로 상징되던 아파트 소유 중산층에 의해 좌절된 뼈아픈 추억이 있다.

 

아파트 타입의 공간구조에 대해서도 좌파 이데올로기는 거부감이 적지 않다. 개인보다 사회적 관계나 연대를 중시하는 전원풍 공동체주의와 태생적으로 친화력이 높기 때문이다. 아파트처럼 최대한 개별화된 주거 구조는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교류를 최소화하기 마련이다. 가족 단위의 ‘홈 스위트 홈’ 담론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이 아파트라, 계급 투쟁 같은 바깥세상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무관심해지기 쉽다. 스탈린 시대에 등장한 사회주의식 아파트의 전형 ‘콤무날카’가 취사나 세탁, 육아 등을 위한 공용 공간을 극대화한 것은 ‘공산주의적 형제애’를 고취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에서도 아파트 문을 열어둘 때가 많다고 한다.

 

2000년대 이후 정치 지형의 전반적 좌경화와 더불어 우리나라에는 아파트를 개발 독재 시대의 ‘우파 프로젝트’로 평가하는 시각이 늘어나 있다. 진보연(然)하는 유관 전문 지식인들의 아파트 비판 메시지 또한 ‘박정희 때리기’의 일환일 경우가 많다. 물론 아파트는 최상의 주택 유형도, 최후의 주거 모델도 아니다. 하지만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을 오명(汚名)으로만 받아들인다면 제 얼굴에 침 뱉기가 아닐 수 없다.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주택 문제 해결사로서 아파트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방범이나 안전, 위생, 난방, 온수 등의 측면에서 아파트가 끌어올린 삶의 질은 ‘주거 혁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아파트 시대가 초래한 가사 노동의 감소는 양성평등 및 여성 노동력의 사회 진출에도 크게 공헌했다. 근린 공동체의 붕괴를 아쉬워할지 모르나 이웃의 가치란 개인마다, 시대마다 다른 법이다. 오히려 사적 공간을 중시하는 아파트 구조는 ‘개인의 탄생’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아파트가 아니었다면 메트로폴리스 서울은 없었고, 메트로폴리스 서울이 아니었으면 오늘날과 같은 대한민국의 번영도 없었다.

 

싫든 좋든 아파트는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근대화의 동반자였다. ‘아파트 때리기’의 당사자들 대부분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점 또한 불편한 진실이다. 수요는 억제가 아닌 공급으로 해결될 뿐이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오기 부릴 때가 아니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라는 둥, 도대체 누가 누굴 가르치려 드는지도 모르겠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부동산 정책이지 부동산 정치가 아니다.

 

-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 조선일보(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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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이 던진 ‘장특공 단계적 폐지’, 與 “검토한 바 없다” 급히 수습. 지방선거 뒤에 다시 꺼내려나.

 

-팔면봉, 조선일보(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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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이 대통령 휴대폰 문자로 계속 나와야 하나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뉴델리 대통령궁 광장 라슈트라바티 바반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단계적 폐지 방침을 밝힌 이후 정책적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언급은 1주택자라 하더라도 비거주자까지 세금을 감면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보유 공제를 폐지하면 실거주자 세금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부 여권 의원들이 장특공제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까지 발의하자 장기 실거주자들까지 불안해하고 있다.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20일 야당의 ‘세금 폭탄’ 주장에 대해선 “명백한 거짓 선동”이라면서 “당에서는 세제 개편을 전혀 검토한 적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 발언은 투기를 겨냥한 것이지 실거주자 세제 혜택을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세가 쟁점화되는 것을 차단한 것이다. 그러나 장기 실거주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가 어떻게 변경될지에 대해선 민주당이나 정부 모두 구체적 설명을 못 하고 있다.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책을 발신하기 전에 정부와 청와대, 민주당이 사전에 조율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로 부동산, 설탕 부담금, 생리대 가격 등 민감한 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고 있다. 대통령이 먼저 운을 띄우면 정부와 정당에서 후속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업계에 대해 조사도 하지 않고 “유가 담합 가격 조작은 대국민 중대 범죄”라며 석유가격 억제 정책을 시사했고 이는 최고 가격제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최근에는 최고 가격제로 유류 소비가 늘었다는 비판에 대해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정책 선회를 시사했고,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른 시일 내에 종료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했다.

 

즉흥적이고 거친 표현으로 부작용을 낳은 적도 있다. 이 대통령은 2년전 동영상을 올리고 이것이 최근 이스라엘의 행태인 것처럼 비판했다가 외교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인들에 대한 범죄 문제를 캄보디아 언어로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이라고 올렸다가, 현지 반발로 글을 삭제한 경우도 있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민생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정부 정책이 대통령의 휴대폰 문자로 나오는 일이 잦아지면 정부는 뒷전이 된다. 누구도 원하는 모습이 아닐 것이다.

 

-조선일보(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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