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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은 정치 아닌 군사 기준으로'] [정동영 장관의 적반하장]

뚝섬 2026. 4. 23. 09:44

['전작권 전환은 정치 아닌 군사 기준으로' 韓美 위한 충언]

[정동영 장관의 적반하장]

[북한 눈치만 보다가 한국軍 '종이호랑이' 되나]

 

 

 

'전작권 전환은 정치 아닌 군사 기준으로' 韓美 위한 충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미국 국방부 방송 캡처) /뉴스1

 

브런슨 주한 미군사령관이 미국 상원 군사위에서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해 정치적 편의주의가 (전작권을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시간보다) 조건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과 한국이 더 안전해진다고 했다. 전작권 전환은 정치적 시한을 정해 놓고 밀어붙일 문제가 아니라 한국군의 한미연합군 작전 지휘 능력 등 조건 충족이 우선이란 뜻이다.

 

이 대통령은 자주 국방을 강조하며 전작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국방비가 북한 GDP의 1.4배이고 군사력은 세계 5위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이는 핵을 뺀 평가다. 핵을 뺀 평가가 얼마나 의미가 있겠나. 북핵 하나 만으로도 우리 군사력 전체를 상쇄하고 남을 수도 있다. 그게 핵이다.

 

전시작전권은 자주권이나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쪽이 확실히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느냐, 전쟁이 발발했을 때 어느 쪽이 더 확실히 승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를 무시하고 국내 정치적 선전을 위한 전작권 전환은 우리 안보를 위험하게 한다.

 

전작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전시에 한미연합군을 한국군이 지휘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한국군이 미군과 최소한 동등한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문제다. 대학원생이 고등학생 지휘를 받겠는가. 한국군이 미군 정도는 아니라도 그 비슷한 능력이라도 갖추려면 지금보다 국방비를 몇 배 올려도 10년 이내에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북핵 미사일 탐지, 미사일 방어, 대량 응징 보복은 미군 정찰 자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이 능력을 갖추려면 천문학적 예산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한미 양국은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능력이 되는 지를 검증하고 있다. 지금은 전작권 전환의 3단계 중 2단계 검증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올해 2단계를 끝내고 내년쯤 3단계까지 마무리해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는 시간표를 짰다. 무리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군의 ‘조건’ 충족 여부는 한·미 연합 훈련을 통해서 검증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연합 훈련을 줄이고 있다. 최근 미국은 통일부 장관의 ‘북핵 정보 누설’에 항의하며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하기도 했다. 모두 전작권 조기 전환과는 상반되는 현실이다.

 

노무현 정부도 전작권을 자주 국방과 주권 문제로 몰고 갔다. 당시 미 국방장관은 “미국도 자주 국방을 못 한다. 그래서 한국 등 동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토 회원국은 지금도 전시엔 미군 사령관에게 주도권을 넘긴다. 최근 김정은은 한국을 “영원한 적”이라며 핵 운용 훈련도 지시했다. 북한군은 실전 경험까지 쌓았다. 20년 전보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이 더 중요해졌다.

 

중요한 것은 전작권이 어디 있느냐가 아니라 전쟁 억지와 유사시 승리하는 능력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은 전작권을 보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비용이 많이 들고 부담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는 한국 정부가 달라면 바로 넘겨버릴 것이다. 군 전문가인 브런슨 사령관의 언급은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한 충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조선일보(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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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장관의 적반하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언론 간담회에서 정보기관을 인용해 북한의 90% 고농축 우라늄(HEU) 보유량이 2000㎏까지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 발언이 논란이 되자 통일부는 부랴부랴 장관이 언급한 HEU 보유량 수치는 미국과학자연맹(FAS) 등의 추정치라며 수정했다. FAS 보고서는 HEU 보유량을 2000㎏으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뉴스1

 

지난달 정 장관은 국회에서 또 한번 북핵 관련 ‘민감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발언을 인용해 북한 구성을 제3의 우라늄 농축 장소로 명시했으나 그로시는 구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영변 5MW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16㎏, 지난 30년간 6차례에 걸쳐 플루토늄 100㎏을 추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는데 역시 그로시의 발언엔 없는 내용이다.

 

그로시 발언 내용에 장관이 언급한 구성과 플루토늄 추정치가 없다고 지적하자 통일부는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와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보고서 등의 자료를 긁어모았다. ISIS 보고서는 방현 비행장 인근 소규모 원심분리기 시설을 우라늄 농축 장소로 추정하는 수준이다. CSIS 보고서는 ‘용덕동’의 고폭 실험장 의혹 위주로 작성됐다.

 

정부는 그간 공식적으로 구성 지역을 우라늄 농축 시설 소재지로 확인하지 않았다. 정부 고위 인사가 구성을 우라늄 농축 시설 소재지로 공개적으로 언급한 건 정 장관이 처음이다. 그게 논란이 된 이유는 발언 주체가 민간인도 정치인도 아닌 ‘장관’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민간 연구 기관이 추정한 내용을 정부 인사가 공개 언급하는 순간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정보’로 가치가 부여된다. 기자 출신인 정 장관이 그걸 모를 리 없다.

 

정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국내외 연구 기관 보고서에 공개된 정보라고 항변했다.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 때도 언급했는데 “왜 이제 와서 난리냐”고 한다. 구차하다. 취임 전 발언과 장관 취임 후 발언은 책임과 무게가 크게 다르다. 정 장관은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는 쪽을 향해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역공했다. 적반하장이다. 북핵 동향을 언급할 때 출처만 명확히 했더라도 대북 민감 정보 공개 의혹은 피했을 것이고 이런 소란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동향은 한·미 정보 자산을 통해 수집한 것이라 민감한 정보로 분류된다. 통일 장관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해 북핵·미사일 정보를 접하는 대북 주무 부처 수장이다. 역대 외교 안보 부처 장관들은 민감한 정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정 장관은 현재 NSC 구성원 중 최고참이다.

 

정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발 국익을 위해 돌아보라. 가벼운 언행을 문제 삼는 쪽의 ‘의도’를 의심하고 공격하기 전에 자신의 책임과 발언의 무게를.

 

-김민서 기자, 조선일보(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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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눈치만 보다가 한국軍 '종이호랑이' 되나

 

핵무기, 9·9절 열병식으로 北은 승전보 울리는데…
창군 70주년 시가행진 취소… 핵심 전투력은 오히려 약화
정부, 북한에 더 당당해지고 軍 존중하며 强軍 만들어야

 

9·9절로 불리는 정권 창설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북한에서 대규모 열병식이 내일 열린다. 우리 정보 당국은 이번 열병식 규모가 올 2월 8일 개최된 조선인민군 창군 기념 열병식과 유사하다며 평가절하했지만,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그 규모는 2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화 협상에도 개의치 않고 북한은 그간 자신들이 개발한 각종 미사일을 자랑할 요량이다.

 

냉전이 끝난 후 북한은 핵 개발이란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며 남북 체제 경쟁을 새로 시작했다. 고난의 행군으로 주린 배를 부여잡으면서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만큼은 손에서 놓지 않아 이제는 미국과 대등한 핵 협상국의 지위를 차지했다. 이번 9·9절 열병식은 체제 경쟁에서 승전보를 울리는 행사인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평화'와 '유화'의 사이에서 여전히 갈등하고 있다. 당장 올해 10월 1일은 국군 창설 70주년 기념일이다. 원칙상 올해는 5년마다 한 번 있는 시가행진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국방부는 안보 상황이 변했다면서 이를 취소했다. 북한은 각종 미사일을 동원하며 사상 최대의 열병식으로 정치적 승리를 선언하는데, 우리는 응당 기념해야 할 우리 군의 70주년 생일조차 홀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군(軍)의 본질까지 정면으로 도외시하는 정치 리더십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내년 국방 예산으로 46조7000억원을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8.2% 인상됐고 특히 이 가운데 신무기를 도입하는 방위력 개선비는 15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방 예산 증가로는 1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라고 한다. 2006년 방위사업청 출범 직후 방위력 개선비는 국방비 대비 25%대였는데 내년에는 약 33%까지 오른다. 수치만 보면 대단한 성과로 보인다. 그러나 예산 내역을 뜯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전투력의 핵심은 지휘 정찰과 기동 화력, 군수 지원 능력의 결합에 달려 있다. 그런데 지휘 정찰 분야에서 증가액은 0.7%에 불과하다. 미군으로부터 전시(戰時)작전권을 환수하겠다면서 정작 핵심인 지휘 통신과 감시 정찰의 준비는 미비하다. 적의 공격을 좌절시킬 기동 화력 분야 예산은 오히려 6.4%나 줄었다. 항공기 분야 예산이 47% 정도 늘었다고 하지만 이는 수년 전에 구매하기로 한 F-35스텔스기와 A300 MRTT 공중급유기 등의 대금을 이제 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 후 스스로 전쟁을 준비하려면 필요한 탄약과 물자를 계속 제공하는 작전 지속 지원 능력이 중요한데, 그런 노력은 국방 개혁 세부안에도 없고 예산 반영도 미미하다. 외형상 예산을 많이 늘렸어도 실질적인 국방력 강화 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이는 우리를 위협하는 대상을 명확하게 진단·지목하지 못한 게 근본적 이유다. 국방부가 곧 나올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적(敵)'이라는 문구 삭제를 추진 중이며, 장병들을 교육하는 정훈 교재에서 적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진 게 대표적이다. 애초에 안보 전략은 적과 아군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 오늘의 적이 누구인지 모르면 불시에 뒤통수를 맞기 마련이다. 오늘의 적도 모르면서 내일의 친구가 누구인지 알 리 만무하다. 오늘의 적을 적이라고 일컬을 당당함이 있어야 그들이 진정한 친구가 되었을 때 차이를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국가의 사활이 걸린 안보를 놓고 북한은 핵 개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같은 사안에 대한 현 정부의 태도는 너무도 낭만적인 선의(善意)에 바탕하고 있다. 북한은 대한민국과 미국에 약속한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실행한 게 없는 반면 한·미 양국은 군비 통제의 기본 원칙인 등가성과 비례성까지 저버리고 연합훈련 중지라는 엄청난 양보를 했다. 지난 5일 대북 특사단이 평양에 가서 거래대상으로 받아온 것이라곤 핵무기 해체를 위한 모호한 일정표뿐이다.

우리 정치권과 정부는 지금보다 더 당당해져야 한다. 잘못된 거래는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수 있는 용기야말로 전쟁의 비극을 막는 원동력이다. 군은 전쟁을 일으키는 존재가 아니라 전쟁을 막는 존재다. 그리고 전쟁을 막기 위한 노력은 부끄러운 일도 감출 일도 아니다. 군을 개혁해야 할 구악(舊惡)으로만 취급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 속에 키워서 국민을 지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비핵화 없는 종전 선언과 함께 시가행진조차 없는 창군 70주년은 평화의 메시지가 아니라 패배의 신호탄이 될지 모른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대응센터장, 조선일보(1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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