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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의 변신 “철수는 없다”] [또 불거진 한국GM 철수설..] ....

뚝섬 2026. 5. 2. 11:06

[한국GM의 변신 “철수는 없다”]

[또 불거진 한국GM 철수설, 노조도 정부도 정신 차려야]

[르노삼성·한국GM, 같은 위기 다른 처방이 운명 갈랐다]

[GM 군산공장 노조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가보길]

[GM 먹튀 전략, 악성 노조 그대로면 국민 세금 지원 안 돼]

[GM 군산공장 폐쇄, 제조업 한국 탈출 신호탄일 수 있다]

[GM은 한국에서 철수할 것인가?]

 

 

 

한국GM의 변신 “철수는 없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배라 회장이 요즘 인터뷰에서 빼놓지 않고 거론하는 차가 쉐보레 트랙스다. 지난달 28일 주주 서한에서도 가장 먼저 거론하며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치켜세웠다. 한국GM이 개발해 경남 창원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 차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26만5000대 팔리며 소형 SUV 시장 점유율 27%를 기록했다. 부평 공장에서 만드는 트레일블레이저까지 합치면 점유율은 43%로 절반에 육박한다.

한국GM이 최근 공개한 창원 공장은 대우자동차 시절 티코를 만들던 곳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달라져 있었다. 627대의 로봇이 용접을 전담하고, 3D 비전 카메라를 이용해 부품을 공정에 자동 투입하는 첨단 스마트 공장이 된 것이다. “넘치는 수요를 맞추지 못해 고민”이라는 이 공장의 가동률은 95%로 세계 GM 공장 중 가장 높다. 한국GM은 지난해 차량 46만 대를 만들어 대부분 수출했는데 미국 본사는 올 초 “풀 캐파(최대 생산 능력)에 맞춰 달라”며 50만 대 생산을 주문했다.

▷한국GM이 계속 잘나갔던 건 아니다. GM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보호를 신청한 이후 ‘철수설’은 꼬리표처럼 한국GM을 따라다녔다. 2014년부터 8년 연속 적자가 났고, 2018년에는 군산 공장이 문을 닫았다. 한국산업은행이 공적자금 8400억 원을 투입하며 2028년까지 국내 사업장 유지 약속을 받아냈음에도, 역대 한국GM 대표들은 철수설 관련 질문에 명확한 답을 피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를 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선언한 것도 생산차 대부분을 미국에 수출했던 한국GM에는 악재였다.

 

흐름을 바꾼 것은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였다. 2020년경부터 두 차종이 미국 시장에서 연이어 히트를 쳤다. ‘가성비 SUV’를 찾던 미국 소비자 입맛에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후 GM은 철수 대신 대규모 투자를 선택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말 “3억 달러(약 44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달 3억 달러를 더 투자하겠다고 했다. 트랙스의 미국 판매 가격은 2만1700달러(약 3200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이는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의 절반에 못 미친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흑자를 낸 한국GM은 창원 공장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철수할 생각이라면 대규모로 투자할 이유가 없다”며 철수설을 부인했다. 해외 자본의 한국 직접 투자가 해외로 나가는 국내 자본의 절반에 그치는 가운데 GM의 투자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한국GM이 창출하는 직간접적 일자리는 15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노동 유연성 확보와 세제 혜택 등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도와준다면 제2, 제3의 GM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장원재 논설위원, 동아일보(2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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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거진 한국GM 철수설, 노조도 정부도 정신 차려야

 

메리 바라 미국 GM 본사 회장이 6일(현지 시각) 한국GM에 대해 "현재와 같은 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국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파산뿐이다. 새로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측은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또다시 GM 철수설(說)이 고개를 들고 있다. GM은 몇 년 전부터 유럽 사업 철수,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등 해외 사업을 구조조정해왔다. 다음 차례가 한국GM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선 파다하다.

한국GM은 4년간 3조원 가까운 적자를 내면서 경영난에 빠져 있다. 부채비율이 2016년 말 기준 3만%에 달할 정도다. 기본적으로는 GM의 제품 경쟁력 문제다. 지난해 한국GM의 한국 내 판매량은 27%나 줄었다. GM 본사가 한국GM에 할당된 유럽 수출 물량을 줄이면서 수출도 줄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여기에 한국적 상황이 겹쳤다. 적자가 계속되는데도 민노총 산하 한국GM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등의 강경 투쟁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7일간 부분 파업을 벌여 1만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같은 친노동 일변도 정책들로 기업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GM이 사실상 국민 세금인 산업은행 자금 지원 등을 요청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에 하나 GM이 한국에서 철수한다면 당장 한국GM 직원 1만6000명과 수천 개 협력업체를 포함한 관련 종사자 30여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대우자동차 시절부터 구축한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부평·창원·군산·보령의 지역 경제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다. 그런데도 민노총과 한국GM 노조는 투쟁한다고 한다. 거액 적자가 나도, 철수설이 나돌아도 구조조정에 저항하며 돈 더 내놓으라고 한다. 이러다 철수가 정말 현실화되는 사태가 빚어질지 모른다. 노조도 정부도 정신 차려야 한다.

 

 -조선일보(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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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한국GM, 같은 위기 다른 처방이 운명 갈랐다

 

“르노삼성의 생산성은 그룹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합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주요 전략차종의 개발과 생산은 계속될 것입니다.”

지난 12일 서울 역삼동 푸르덴셜타워에서 열린 르노삼성의 신년 기자간담회. 이 자리에서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해도 철저하게 경쟁력을 높여 그룹 내 강자가 되고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고용 보장과 고용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한국GM은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실적이 크게 악화돼 가동률이 20%에 불과한 군산공장을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이 새로운 성장 청사진을 제시한 날 한국GM은 주요 생산시설의 폐쇄와 함께 한국 시장에서 전면 철수를 할 수도 있다는 뜻까지 밝혔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은 최근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한 때 극심한 위기를 겪었던 르노삼성은 2013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최근 3년간 약 9000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GM은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약 1조 3000억원에 달했다.

과거 비슷한 위기를 겪었던 두 회사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낸 원인은 무엇일까.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은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구조조정에 기꺼이 협조했던 르노삼성 노조와 위기에도 아랑곳없이 제 몫을 찾는데 급급했던 한국GM 노조가 회사의 운명을 갈랐다고 평가한다.

뼈 깎는 구조조정 나선 르노삼성, 성과급으로 불만 달랜 한국GM

“뼈를 깎는 극약 처방 없이는 회사가 살아날 수 없습니다. 지금 임직원의 희생을 기필코 미래의 발전과 성장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2011년 9월 르노삼성의 신임 CEO(최고경영자)로 임명된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취임 직후 대대적인 ‘리바이벌 플랜(회생계획)’을 발표했다. 위기에 몰린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2010년 이후 르노삼성 연간 영업이익(손실) 추이

 

당시 르노삼성은 벼랑 끝에 몰렸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 2010년 27만5000대를 생산했던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12년 생산량이 ‘반토막’ 수준인 13만대로 급감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내수침체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동유럽 등으로 수출하던 준중형 세단 SM3의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이었다. 2010년 약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르노삼성은 이듬해인 2011년 약 21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소방수’로 투입된 프로보 사장은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신속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리바이벌 플랜이 가동된 2년간 르노삼성은 희망퇴직 실시 등을 통해 임직원 수를 5500명에서 4300명으로 약 22% 감축했다. 줄어든 생산량만큼 구조조정에 집중하면서도 1인당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졌다.

극약 처방에 따른 보상은 확실했다. 자발적인 구조조정과 생산성 향상에 주목한 모그룹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북미에 수출하는 소형 SUV 로그의 생산을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배정한 것이다. 매년 10만대 이상 수출하는 로그의 생산을 전담하면서 르노삼성의 실적은 빠르게 회복됐다. 2014년 1475억원을 기록한 르노삼성의 영업이익은 2015년 3262억원, 2016년에는 4175억원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GM 역시 르노삼성과 비슷한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 2013년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가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철수를 결정하면서 한국GM의 수출물량도 급감했고, 결국 이듬해인 2014년 한국GM은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한국GM 연간 영업이익(손실) 추이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은 르노삼성과 너무나 달랐다. 한국GM은 2014년과 2015년 임직원들에게 평균 105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생산물량 감소에 대한 노조의 반발과 파업 등을 우려해 오히려 후한 보상으로 이들을 달래는데 급급했던 것이다.

한국GM의 대응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 생명 연장을 위한 ‘산소호흡기’를 단 것에 불과했다. 2014년 1만7000여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지금도 비슷한 수준인 1만6000여명으로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매년 수출과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거액의 인건비를 지급하면서 실적은 계속 악화됐다. 한국GM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5944억원, 5312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3년간 무분규’ 르노삼성 노조, 최악 실적에도 총파업 거론한 한국GM 노조

비슷한 위기에서 두 회사의 대응방법이 극명하게 엇갈린 배경에는 서로 다른 선택을 한 노조의 영향이 컸다. 르노삼성 노조의 경우 회사의 구조조정과 생산성 향상 노력에 기꺼이 협조한 반면 한국GM 노조는 강한 반발로 맞섰다.

 

지난해 10월 임금협상 조인식을 마치고 기념촬영하는 르노삼성 노사/르노삼성 제공

 

회사가 리바이벌 플랜을 가동한 2012년부터 2년간 르노삼성 노조는 임금 동결에 합의하고 복리후생에 대한 요구도 접어뒀다. 인력 감축을 위해 실시된 희망퇴직도 별다른 잡음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생산성은 빠르게 향상됐다. 르노-닛산그룹 각 지역별 공장 50여곳의 생산성 순위를 보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13년 중간 수준인 25위에서 2014년 19위로 상승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최상위권인 4위까지 올라왔다.

특정 산별노조에 속하지 않은 르노삼성 노조는 2015년 이후 3년 연속으로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경쟁업체들보다 훨씬 빠른 10월에 일찌감치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프로보 전 사장은 지난 2016년 한국을 떠나면서 회사의 체질 개선 노력에 기꺼이 동참해 준 노조에 직접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속한 한국GM 노조는 줄곧 ‘투쟁’으로 회사에 맞섰다. 2011년 이후 한국GM 노조는 2014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에 나섰다. 쉐보레의 유럽 철수 결정 이후 회사의 실적은 빠르게 악화됐지만, 노조는 아랑곳없이 매년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GM 노조는 5차례의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연내 임금협상을 타결하는데도 실패했다. 연말에 사상 최악의 실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오히려 총파업을 하겠다며 회사에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회사의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에 나선 한국GM 노조/연합뉴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인 올리버 와이만이 발표한 ‘2016년 하버리포트’에 따르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차량 1대를 생산하는데 20.86시간이 소요된 반면 한국GM 군산공장은 두 배가 넘는 59.31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20%까지 하락한 상황에서도 생산직 근로자들이 평균 연봉의 80% 지급을 보장받았다. 결국 GM은 세계 최하위권의 생산성을 갖고도 고비용 구조에 허덕였던 군산공장에 대해 폐쇄 조치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서로 달랐던 그룹 전략…글로벌 확장하는 르노닛산, 해외무대 철수하는 GM

모그룹의 사업전략 차이도 르노삼성과 한국GM의 입지가 엇갈린 주된 이유로 꼽힌다. 르노-닛산그룹의 경우 지속적인 글로벌 시장에서의 외형 확대에 나서고 있는 반면 GM은 최근 10여년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자동차 메이커인 르노는 지난 1999년 닛산을 인수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2016년에는 미쓰비시까지 계열사로 추가하며 덩치를 불렸다.

판매량 확대를 위해서는 최근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SUV 차종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현재 르노-닛산그룹의 프리미엄 SUV 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곳이 바로 르노삼성의 중앙연구소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대구에 차량시험센터까지 건립하며 연구개발 분야에서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지금과 같은 확장 전략을 계속 유지할 경우 그룹의 주력 판매차종 개발을 전담하는 르노삼성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GM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한 차례 파산 위기를 겪은 이후 내실 강화에 주력해 왔다. 방만한 글로벌 사업장을 정리해 시장 규모가 큰 미국과 중국에 집중하고, 비용 절감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 신기술에 투입하겠다는 전략이었다.

2014년 메리 바라 회장이 취임한 이후 구조조정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GM은 지난해 독일 자회사 오펠과 영국 복스홀을 매각한데 이어 인도와 남아공 등에서도 잇따라 철수했다. 매년 악화되는 실적과 함께 강성노조 문제까지 거론되는 한국 시장도 자연스럽게 다음 철수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한국GM의 경우 GM의 중·소형차 전담 개발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유럽시장 철수로 수요가 급감한데다 마진도 높지 않은 중·소형차 개발에 GM이 더 이상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 CEO의 역량도 큰 차이…‘판매의 달인’ 선택한 르노삼성, 자동차 非전문가 앉힌 한국GM

중요한 순간 CEO가 보여준 역량의 차이도 르노삼성과 한국GM의 운명이 엇갈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박동훈 르노삼성 전 사장(왼쪽)과 제임스 김 한국GM 전 사장(오른쪽)

 

르노삼성은 지난 2016년 4월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의 후임으로 박동훈 사장을 임명했다. 박 사장은 2005년부터 8년여간 폴크스바겐코리아의 사장으로 일하며 수입차 업계에서 ‘판매의 달인’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2008년부터 4년간 한국수입차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실제로 박 사장 취임 후 르노삼성의 실적은 더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16년 르노삼성은 국내 시장에서 전년대비 38.8% 증가한 11만1101대를 판매했다. 영업이익은 4175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취임 이후 출시한 준대형 세단인 SM6와 중형 SUV인 QM6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게 주효했다.

비록 지난해 10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취임 1년 반만에 자리를 떠났지만, 르노삼성이 확실하게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데는 박 사장의 역할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GM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2016년 세르지오 호샤 사장의 후임으로 제임스 김 사장을 임명했다. 김 사장은 한국GM 합류 전까지 야후코리아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등을 거쳤다. 자동차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그에게 한국GM이 기대한 역할은 노사갈등의 원만한 해결과 방만경영에 대한 구조조정이었다.

그러나 제임스 김사장은 취임 후 중요한 상황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해 초 출시한 신형 크루즈는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국내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고, 노조는 2년 연속으로 부분파업을 벌이며 회사를 압박했다.

김 사장은 결국 재임 기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지난해 8월 카허 카젬 사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중도 퇴임했다.

 

-진상훈 기자, 조선일보(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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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군산공장 노조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가보길

 

예정대로라면 한국GM 군산공장은 석 달 뒤 문을 닫는다. 1만3000명의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파급 효과까지 감안하면 고용 감소는 더 커진다. 노조는 늘 그랬듯 공장 문을 닫는 순간까지도 '투쟁'이다.

9년 전 프랑스 르노가 경영 악화로 폐쇄를 검토했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은 달랐다. 파업으로 맞섰던 노조는 일자리 지키는 길을 선택했다. 임금을 동결하고 1년간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않기로 했다. 주말 특근에도 평일 급여를 받았다. 그러자 르노 본사가 방침을 바꿔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글로벌 주력 차종을 배정하면서 공장이 살아났다. 2013년에는 매년 하던 단체협약을 3년마다 하기로 했고, 최대 임금 인상률을 스페인 경제성장률의 절반으로 못박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그리고 불과 3년 뒤 전 세계 148개 자동차 공장 가운데 생산성 1위 공장이 됐다. 차량 1대당 생산 시간이 16시간으로 최단 시간을 기록했다.

군산공장은 같은 조사에서 59시간을 기록해 130위였다. 지난 4년간 적자였지만 노조는 최고 4%대의 임금 인상을 받아냈고 매년 1000만원 이상의 성과급도 챙겼다. 공장이 멈춰 서도 월급의 80%를 받았다. 그동안 버틴 게 기적이다. 바야돌리드 공장 재기에는 스페인 정부 역할도 컸다. 2010년부터 노동 개혁에 나섰다. 3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하면 정규직도 해고할 수 있도록 했다노조와 협의 없이 임금 삭감, 근로시간 변경 등도 가능케 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에도 국민 세금으로 GM 군산공장 폐쇄를 막으려는 모양이다. 세금으로 노조 월급 주는 것이다. 독의 구멍을 막지 않고 물을 붓겠다는 것이다.

 

-조선일보(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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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먹튀 전략, 악성 노조 그대로면 국민 세금 지원 안 돼

 

미국 GM 본사가 지난 2002년 한국GM을 인수한 이후 약 1조원을 투자했지만 회수해간 금액은 3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경영난을 이유로 군산 공장을 폐쇄하고 한국 철수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GM 본사가 이미 투자비를 다 회수하고 2조원 이상 이익까지 보았다는 얘기다. 미국 본사가 한국 자회사에서 받아간 대출금 이자가 연 5%대에 달하는 고금리이고 2010년 전까지는 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떼어갔다. 한국GM에 대한 부품 공급가를 높게 책정하고 한국GM이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완성차는 저렴하게 공급받는 방식으로 차액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논란이 있지만 한국GM의 지분 17%를 갖고 있는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주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감시 견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GM이 주주권 행사에 비협조적이고 경영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고 해명한다. 실제로 그런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GM의 불투명한 태도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갖고 대처했어야 했다.

한국GM의 매출액 대비 원가율은 2015년엔 97%까지 치솟았다. 100원어치를 팔면 97원이 원가로 나간다는 뜻이다. 이런 기형적 구조로 살아남을 기업은 없다. 기본적으로는 한국GM의 고임금·고비용 구조 때문이겠지만 본사가 지나치게 많은 몫을 챙겨 가는 바람에 원가가 높아진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 GM 본사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데도 GM은 회생 계획은 밝히지 않은 채 먼저 지원 약속부터 하라고 한다. 벼랑 끝 전술이다. 한국GM이 군산 공장 폐쇄 결정을 정부에 통보한 것은 언론 발표 직전이었다. 사전 협의도 없었다. 협력업체 등을 포함해 30만 명 일자리를 볼모로 잡고 있으니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GM이 만성 적자에 빠진 지 4년도 넘었지만 정부는 대책 없이 그냥 손 놓고 있다가 이 지경을 당했다. 외국계 민간 기업에 정부가 개입할 근거가 약한 것은 사실이나 이렇게까지 소홀히 해선 안 될 일이었다. 한진해운도, 대우조선도 정부가 곪을 대로 곪을 때까지 방치하다 최악의 사태를 자초했다. GM의 '먹튀' 식 전략과 악성 노조를 그대로 두고 국민 세금을 퍼붓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GM은 글로벌 생산 물량을 한국에 추가 투입하겠다는 약속을 먼저 해야 하고 경영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노조의 고통 분담은 당연한 전제다.

 

-조선일보(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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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군산공장 폐쇄, 제조업 한국 탈출 신호탄일 수 있다

 

4년간 3조원 가까운 거액 적자를 낸 한국GM이 한국 내 4개 공장 중 군산 공장을 오는 5월 말까지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3개 공장 운영 계획도 정부, 노조와 협상한 뒤 몇 주 안에 결정한다. 국민 세금 지원과 노조 양보가 없다면 다른 공장도 폐쇄할 수 있다는 뜻이다. GM이 철수하면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30만개 일자리가 위협받는다. 한국GM은 산업은행의 증자나 세금 감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국민 세금을 달라는 것이다.

한국GM의 경영난은 기본적으로 제품 경쟁력 약화 때문이다. GM은 한국 국민 세금을 요구하기 전에 경영 책임을 인정하고, 글로벌 생산물량의 한국 내 배정 확대를 포함하는 자구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경영이 어렵다고 쉽게 공장문을 닫고 고통을 한국민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 한국 내 고용을 인질로 잡고 한국민 세금을 내놓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동시에 악화된 기업환경이 GM 사태를 낳은 중요한 원인이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인건비가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생산성은 세계 하위 수준이다. 한국GM의 1인당 연봉(2016년)은 8700만원으로, 2002년 이후 2.5배나 뛰었다.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7700만원)보다 높고, 현대차 중국 베이징 공장(1120만원)보다는 무려 8배 많다. 그런데도 생산성은 해외 경쟁공장에 크게 못 미친다. 이런 기업이 생존하면 그건 마술이다.

 

세계 최악의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생겨난 것은 한국 특유의 철밥통 노조 때문이다. 민주노총 산하 한국GM 노조는 회사가 적자를 내는데도 매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하고 있다. 한국 철수설이 불거진 지난해에도 한국GM 노조는 17일간 부분 파업을 벌여 1만여 대 생산차질을 빚었다. 군산 공장 폐쇄가 결정된 후에도 노조 측은 투쟁을 선포했다. 이 자세로는 나머지 공장 3곳도 어떤 운명을 맞을지 알 수 없다.

한국GM만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가 마찬가지다. 2016년 한국 자동차 5사의 평균 임금은 9213만원으로, 세계 1위 메이커 폴크스바겐(8040만원)이나 일본 도요타(9104만원)보다도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자동차 1대를 생산할 때 걸리는 시간(26.8시간)은 도요타(24.1시간), 포드(21.3시간)보다 길다. 한국 내 자동차 생산량은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7% 감소했다. 자동차 10대 생산국 중 자국 내 생산량이 2년 연속 감소한 곳은 한국뿐이다. 올해엔 멕시코에 역전돼 7위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GM 군산 공장은 1997년 국내에 세워진 마지막 자동차 생산 공장이다. 그 이후 지난 21년 동안 국내엔 단 한 곳의 자동차 공장도 신설되지 않았다. 그사이 현대차만 해도 해외에 공장 11개를 세웠다. 한국 청년들이 누려야 할 양질의 일자리 수십만 개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이다. GM 군산 공장의 폐쇄는 제조업 한국 탈출을 알리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있다. 임금 높고 생산성 낮은 풍토에서 정부 정책마저 기업 활동에 우호적이지 않다. 현 정부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 법인세마저 미국에 역전당하면서 제조업체들이 한국을 떠나 미국 등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1990년대 중국행(行)에 이어 제조업의 2차 엑소더스(한국 탈출)가 시작됐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악성 노조와 우유부단한 기업·정부가 합작한 사태다.

 

-조선일보(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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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한국에서 철수할 것인가?

 

한국GM, 3년 누적 적자 2조원… 매각방지 조항도 10월에 끝나
매년 가파른 임금인상 요구로 본사에 부정적 낙인 찍힌 노조
당장 전면 철수는 안 하겠지만 노조 안 변하면 위기 가중될 것

 

미국 자동차 회사 GM이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만든 한국GM의 철수설이 나돈다. 수년 전부터 나왔지만 이번은 좀 더 심각해 보인다.

왕년에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였던 미국 GM에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회의 도중 뱀이 나왔다. GM 사람들은 하던 회의를 제치고 뱀을 어떻게 처리할지 회의했다. 결론이 안 나 외부 컨설팅 회사에 맡기기로 했다. 그새 뱀은 가버렸더라'는 얘기가 GM 조직 문화를 풍자하는 걸로 회자됐다. 긴 회의와 토론으로 의사 결정이 느렸다. 굼뜬 것보다 더 심각한 건 방만한 경영이었다. 이 자동차 제국은 망해가는데도 노조의 과도한 임금·복지 요구로 직원과 퇴직자들한테 주는 건강보험 보조금만 한 해 8조원에 달했다.

지금의 GM은 뱀도 지쳐 도망간다는 그 GM이 아니다. 2009년 파산하고 미국 정부의 공적 자금으로 기사회생한 새 GM이다. 이 과정에서 노조도 고통 분담을 해 원가를 절감했다. 새 GM은 '선택과 집중'으로 빠르게 글로벌 사업도 구조조정하고 있다. 적자 내는 호주, 러시아, 인도 등지에서 차례로 철수했다. 2014년 취임한 여성 CEO 메리 바라 회장은 구조조정에 더 바짝 속도를 낸다.

이런 여건에서 GM의 소형차 전진 기지였던 한국GM 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 본사가 유럽 사업 등을 정리하는 바람에 한때 완성차와 반조립품 합쳐 200만대 넘게 생산하고 수출하던 물량이 작년 125만대로 40%나 급감했다. 2014년부터 3년간 누적 적자가 2조원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GM 본사가 한국GM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게 산업은행과 합의한 조항이 오는 10월 16일 종료된다. 이런 상황이어서 철수설이 증폭되고 있다.

얼마 전 국회의원회관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재로 한국GM 상황을 진단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온 한국GM 노조원들에게서도 고용 불안에 대한 절박함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이런 위기에도 노조의 생각과 대처 방법이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이었다. "회사가 내놓는 경영 실적을 못 믿겠다" "인건비 실상이 잘못 알려졌다" "대우차를 GM에 팔지 말고 국유화했어야 하는데 헐값에 넘겨 이리됐다"고 성토하는 노조원도 있었다. "한국GM이 더 투명한 경영을 하도록 정부가 구체적 대책을 마련하라" "완전 월급제를 시행하라"고도 주장했다.
 

 

한국GM 부평공장 모습. /조선일보 DB

 

노조 지적처럼 GM 본사가 내놓는 한국GM의 실적에 석연치 않은 점도 있다. 그럼에도 지금 노조가 해야 하고, 마음 먹으면 할 수 있는 건 먼저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동안 GM 본사는 한국의 강성 노조에 여러 차례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본사에서 메리 바라 회장을 만난 지인이 들려준 얘기다. 바라 회장은 그에게 'GM 글로벌 사업장의 임금 상승률 도표'를 보여주면서 다른 나라보다 유독 임금이 가파르게 오른 한국 그래프를 가리키며 "제발 노조 좀 설득해 달라"고 했다. 한국은 고비용 사업장으로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들어있다.

한국GM 실적이 나빠진 게 오로지 임금 인상 때문만은 아니지만 방만한 경영과 강성 노조로 망해본 적 있는 GM 으로서는 그걸 빌미로 한국 사업을 축소할 공산이 크다. 그런 징후에 불안해하면서도 노조는 해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통상임금 문제도 제기하면서 악수(惡手)를 두어왔다.

이들에게 1년 전 칼럼에서 소개했던 국제 생활용품 업체 피앤지(P&G)의 일본 공장 사례를 꼭 다시 들려주고 싶다. 8년 전 인건비 비싼 일본 대신 중국으로 생산 라인이 옮겨질 상황이었다. 실직 위기에 처한 일본 근로자들은 우리나라 노조들처럼 정치권에 읍소하고 '공장 이전 결사반대' 항의 투쟁을 하는 식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본사 경영진을 찾아가 경제 논리로 간곡하게 설득했다. "장인 정신을 발휘해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만들어 회사 사정을 개선하고 싶다"고 했다. 원가를 단돈 1센트(11원)라도 낮추려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제품을 개선하는 혁신을 수년째 이어갔다. 그 간절한 현장 혁신 덕에 일본 팸퍼스 기저귀의 생산 원가가 중국의 평균 원가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P&G 본사는 일본 공장을 문 닫기는커녕 증설했다. 대신 중국 생산 라인을 줄였다. 현장에서 매일 쌓은 '1센트의 기적'이 목청 높이는 투쟁보다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GM이 철수하면 1만6000명이 일자리를 잃고 협력업체 포함해 30만명에 영향을 미친다. 일단 한국GM 측은 철수설은 부인했다. 당장 철수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생산성과 노조 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슬금슬금 한국 사업장을 쪼그라뜨려갈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 위기에 한국GM 노조는 어떤 선택을 할 건가. 지금까지처럼 상급 노조와 손잡고 자승자박의 투쟁만 이어갈 건가. 일본 근로자들 같은 감동 스토리로 GM 본사를 적극 설득해볼 의향은 없는가.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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