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에서 'American'으로]
[美 “주독 미군 5000명 철수”… 자강, 흔들림 없는 동맹의 기초]
'English'에서 'American'으로
Simon & Garfunkel 'America'(1968)

Simon & Garfunkel 'America' (1968)
건국 250주년을 맞이한 올해, 미국 일각에서는 자신들의 국어를 ‘English’라는 이름 대신 ‘American’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 문제 제기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을 쟁취한 지 13년이 지난 1789년, 31세의 사전 편찬자 노아 웹스터는 보스턴에서 한 권의 책을 펴낸다. ‘영어에 관한 논고(Dissertations on the English Language)’. 벤저민 프랭클린에게 헌정된 이 책에서 그는 단호하게 선언했다. “독립 국가로서 우리의 명예는 정부뿐만 아니라 언어에서도 우리만의 체계를 갖출 것을 요구한다. 영국은 더 이상 우리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영국식 영어와 결별한 ‘아메리칸 잉글리시’의 출생증명서였다.
그리고 1923년, 일리노이주는 영어가 아닌 ‘아메리칸 언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정체성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1968년, 베트남전이 진창에 빠지고 마틴 루서 킹과 로버트 케네디가 차례로 총탄에 쓰러진 그해 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팝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은 네 번째 앨범 ‘Bookends’를 발표한다.
한 인간의 일생을 음반 한 장에 압축한 이 콘셉트 앨범의 한복판에 이 노래 ‘America’가 놓였다. 미국을 찾아 떠난 두 젊은이의 노래.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 곳에는 미국이 없었다. “캐시, 길을 잃었어, 그녀가 잠든 줄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지/ 난 공허하고 아파, 왜 그런지 모르겠어/ 모두가 미국을 찾아 왔구나(Kathy, I’m lost, I said, though I knew she was sleeping/ I’m empty and aching and I don’t know why/ They’ve all come to look for America).”
버스 안에서 그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연인은 잡지를 읽는다. 열린 들판 위로 달이 떠오른다. 이것이 미국이었다. 광활하되 공허하고, 함께이되 각자인. 폴 사이먼은 노아 웹스터의 선언이 끝내 채우지 못한 빈자리를 정확히 짚어냈다. 정체성이란 선포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라고.
-강헌 음악평론가, 조선일보(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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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독 미군 5000명 철수”… 자강, 흔들림 없는 동맹의 기초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훈련에 참가한 주독 미군 육군 제2기병연대 1대대가 독일 필제크에서 장갑차 등을 동원해 기동하고 있다. 미국, 독일, 폴란드 등 나토 11개국은 이날부터 북유럽·발트해·폴란드 일대에서 연합훈련을 시작했으며 이번 훈련은 5월 31일까지 ‘동부 측면 억제 구상(Eastern Flank Deterrence Initiative)’에 따라 진행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대한 독일의 비협조를 문제 삼으며 2일 “5000명보다 훨씬 큰 규모로 주독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미 육군 제공
미국 국방부가 1일 독일에 주둔한 미군 병력 3만6000명 중 약 5000명을 향후 6∼12개월 안에 철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기자들과 만나 “5000명보다 훨씬 더 많이 줄일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EU의 대미 자동차 수출 상당 부분은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주독미군 감축과 자동차 관세 인상 결정은 미국의 대이란 전쟁에 비판적인 유럽 동맹들, 특히 독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조치적 성격이 짙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인 동맹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 왔다. 최근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한 나라(미국) 전체가 이란에 의해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주독미군 철수가 곧 결정될 것이라고 예고했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를 경고했다.
다만 그 감축 규모가 예상보다 크진 않아 독일 측도 “예상했던 조치”라며 차분한 반응을 나타냈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결정에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충격을 받았으며, 수개월 전부터 논의된 미군 재배치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대폭 앞당겨 발표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1기 땐 주독미군의 3분의 1인 약 1만2000명 철수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듬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없던 일이 된 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주독미군 감축의 불똥이 주한미군에도 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한국에 대해서도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 바로 옆 위험한 곳에 미군 병력을 두고 있는데도 우리를 돕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정보 누설 논란과 쿠팡 사태를 둘러싼 한미 간 갈등 기류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아시아는 유럽보다 앞서는 데다 한국은 선제적 국방비 투자를 통해 ‘모범 동맹’으로도 불려 왔다. 앞으로 주한미군 전력구조가 육군 중심에서 해·공군 중심으로 바뀌면서 병력이 조정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일희일비할 일도 아니다. 세계 정세가 요동쳐도 미국이 변덕을 부려도 흔들림 없는 동맹의 기초는 우리의 자강력 확보에 있음은 새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동아일보(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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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독미군 감축’ ‘EU 車관세 인상’ 일방 발표. 안보·경제 ‘트럼프 쌍칼’ 맞을라, 亞동맹도 좌불안석.
-팔면봉, 조선일보(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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